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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의 설 자리는 없는가?

31/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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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U-430x
  오늘 해무 관련 기사 덕에 여러모로 많은 분들이 발끈하는 모양새가 보였는데, 사실 발끈할 만한 바보같은 기사기는 했습니다. 국정감사  중의 배싱용 소재가 좀 크게 번진 감이 들지만, 어느정도 문제제기가 없을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언급이 나온 듯 합니다.

 분명히 430km/h 최고속도는 어디까지나 설계최고속도에 가까운 개념으로, 실제 영업운전 속도는 380km/h정도, 현실적으로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의 설계속도 등을 감안할 경우 350km/h 정도가 실질적인 상한선이라고 봐도 그리 틀리진 않습니다. 이 조차도 결국 도중의 감속구간 등을 종합 감안했을때 실질적인 표정속도 상한선은 219km/h에 그치는 것도 사실관계는 맞을겁니다.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최고속도를 높히는 것은 사실 의미가 부족한것도 맞고, 실제 대대적인 개량사업 없이는 영업운전 속도를 다 써먹기도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해외의 고속철도 개발도 영업운전속도는 360km/h을 목표로 개발했지만, 인프라의 한계 등으로 인해 한때 350km/h운전을 실시했던 중국을 제외하면 프랑스의 320km/h 수준에 머무르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의미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좀 의견이 다른데, 일단 기성 인프라가 없이 새로 고규격 인프라를 까는 다른 나라에 기술이나 차량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그정도의 고성능이 필요하기도 하고, 또 현행 인프라에서 저정도의 고속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 여유 출력을 활용해서 정시성을 높히거나, 구배구간 등에서의 균형속도를 올림으로서 실제 속도향상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다못해 서스펜션이나 차량 차음성능 면에서 이득을 더 볼 여지가 있어서 승차감의 개선효과라도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 독일의 고속철도는 설계속도가 ICE-1에서 280km/h에 이르지만 영업속도는 고속선 하에서도 250km/h로만 굴리는데, 다만 지연회복 등을 위해 허가 하에 초과 30km/h분을 사용하거나 하는 식으로 정시성을 위한 마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표정속도가 219km/h라서 개발해도 별반 무소용이라고 하는 건 좀 더 맛이 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처럼 한번에 1천km이상을 무정차로 달리는 수준이 아니면 표정속도는 당연히 최고속도에 비해 절반 정도, 좀 운행여건이 좋아야 2/3정도를 따라가는게 보통입니다.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의 분포 또한 비교적 조밀한 편이다 보니 당연히 표정속도 향상에는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기도 하고, 이미 고속철도 건설정책의 누적된 실패로 인해서 도중역의 남발, 도중분기합류 빈발 등의 약점들이 잔뜩 존재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오히려, 이런 악조건에서도 표정속도의 향상을 꾀할 여지가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 봐야 할지도 모를 판이랄까.


 해무 개발에 있어서 봐야할 포인트는 사실 최고속도보다는 가감속 성능과 동력분산식 도입에 따른 좌석공급량 개선이라고 봐야 할겁니다. 도카이도신칸센 처럼 등가속구간이 미칠듯이 넓고 기동가속도가 2.6km/h/s라는 전동차 수준의 무지막지한 차량까진 안되지만, 동력분산식 도입으로 좀 더 조밀한 다이어 하에서 고가감속 성능을 써서 열차투입량을 늘릴 수 있는 점이 향후의 과밀경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며, 여기에 더해 기관차 공간분 만큼 객차공간을 늘림으로써 좌석공급량을 동일 길이의 기존 편성보다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개발의 실질적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객차공간은 2층차 쪽이 더 유리하기는 하지만, 2층차라는 구조적 한계도 있는지라.


 사실, 더 문제는 운영측에서 새로운 차량 구입을 할 여력도 부족하고, 유인도 없다는 쪽일겁니다. 차량기지에 수천억의 추가 투자가 소요되고, 차종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운영 부담이 늘어나기까지 하는데 정작 이런걸 지원해 주는 정책적 배려도 없고 한 상황입니다. 유일한 유인은 배차 유연성 증가와 1편성당 좌석공급량 증가 정도인데, 이정도만 보고 차량시스템을 크게 흔들겠다는 결정을 하기엔 이젠 경쟁까지 들어가서 리스크 부담을 혼자하기 지극히 부담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미 해외의 굵직한 차량조달에 들어갈 타이밍도 다 놓친 마당이니 고속차량의 세대교체 등을 포함해서 좀 더 멀리 보고 개발과 양산을 계획하는 준비를 좀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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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사상 최초 흑자?

25/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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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철도 역사 115년만에 흑자 눈앞

  솔직히 말해서, 이건 좀 많이 오바한다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물론, 공사 전환 후 9년만에, 그야말로 피와 눈물로 일궈낸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점에서는 그야말로 전현직 직원 모두의 간난신고가 어린 결과라고 할 수 있고, 공사체제 하에서 이런 업적을 낸건 우리 철도의 자랑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최초의 흑자, 그것도 철도역사 115년에 걸쳐 최초 흑자라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나간 이야기입니다. 실은 조선총독부 시절의 조선철도국은 사철 매수나 대규모 투자가 겹친 경우를 빼면 흑자 기조를 유지해 온 전례가 있고, 또 해방 이후 교통부 현업시절에도, 기업회계 기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수지타산을 맞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첨부한 것과 같이 1970년에도 보조금 전입을 전제로 하긴 해야 하지만 이 시점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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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이미지는 1970년 철도연보에 실린 철도청의 손익계산서입니다. 1970년 기준으로,  총 영업수입은 317억원(여객 181억, 화물 111억, 기타열차수익 16억, 기타영업수입 8억)이었으며, 이에 대해 영업비는 202억원에 일반관리비는 35억원으로 영업이익 78억, 순이익은 45억원을 내고 있습니다. 그 해의 정부재정규모가 결산기준 5,976억원이고, 국민총생산액(GNP)가 2조 5,619억원이니, 철도가 정부사업의 약 5%, 재정의 1% 정도를 책임지는 모양새를 알 수 있습니다. 

 교통부 시절에는 기업회계에 근거한 손익계산이 없다시피 했고, 이보다 좀 앞선 시점인 1967년 철도연보에는 또 손익계산서 항목을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이 표 내용으로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은 대차대조표 상에도 이익잉여금이 기재되어 있는 등, 일시적인 투자과다 등이 아닌 이상에는 흑자가 나오는것이 당시의 철도이긴 했습니다. 물론,  당시 운영되던 관업수입들, 즉 전매사업 등에 비하면 교통사업은 수익의 안정성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계는 있기는 합니다만.

 대개 철도가 적자경영에 빠졌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 철도의 적자가 현재화된건 오일쇼크기 이후부터 유가압력과 물가압력이 겹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고 봐도 될겁니다. 물론, 수려선 등 적자노선의 폐지라던가, 경영의 합리화 노력은 60년대 이래로 계속되었고, 80년대에 실질적으로 경상적자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폐선과 운영 합리화가 시작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문제가 심각해진건 90년대 이래, 즉 자동차화가 현저해지면서 여객수요가 정체되고 화물 수요와 운송구조의 극심한 변화로 사업의 부실화가 진척되면서라고 해도 될겁니다. IMF까지 얻어맞고 나면서 뭐 결국 사실상 자본잠식 상황에 들어갔던 상황이 아니었나 싶고.

 그리고 이번에 영업흑자를 달성했다고 축하하는 건 좋지만, 용산사업의 실패로 말미암아 생긴 막대한 자본 결손과, 10년간 누적된 영업적자 등 각종 금융부채로 인한 이자비용 등이 남아있고, 이로 인해 아직 당기순이익은 적자상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매년 4천억 상당의 이자지출이 터지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상황이 현재진행형이기는 합니다. 다만, 영업적자 7천억을 찍던 상황에서 여기까지 압축해 왔다면 투자일정과 규모의 컨트롤과 적정한 운임 조정만 있다면 현재의 정부재정부담 확대 없이도 어떻게든 될 수 있는 시점에 왔다는 점에서는 그간의 많은 희생과 고난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고 봅니다. 이 상황에서 수서를 직영했다면 운임조정 없이도 용산발 후폭풍을 밀어내고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어서, 누적결손을 메꾸고 나면 정부재정에 기여하게 되는 상황도 기대할 수 있었을거고. 

근래 일본의 철도 관련 미디어에서 국철을 해체하면서 막대한 피를 보지 않았더라도 구조개혁 당시의 부채탕감과 인력조정 등을 실행하였다면 국철도 재생가능했을거란 이야기가 종종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쨌거나 그런 끔찍한 프로세스 없이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봅니다. 부동산이 꼬이고, 수서를 떼이고 해서 차와 포를 앗긴 채로 일을 하고 있지만 3년 내로 당기순이익 달성, 그리고 2020년 경에는 누적결손을 모두 해소하고 시설부채까지 터치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남부내륙선이니 하는 뻘사업들을 막 벌리지만 않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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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공개되어야 한다...

24/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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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어느정도 전에 찍은 광명역의 광경입니다. 본문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철도공사가 로지스 사이트를 통해 알음알음 이루어지던 여객열차 운행 정보 공개를 중단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남용하던 악성 이용자들이나, 별로 공개되서는 안되는 열차들이 공개되어 문제화될 가능성이 있다거나 하는 사정을 이해 못할 건 아니지만, 요근래의 추세가 정보의 개방과 공유라는 점에서 좀 시대역행적인 결정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지연상황을 공개하는데 대해서 부담이 큰건 사실 워낙 악성민원도 많고, 이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좀 엇나간 지적까지 당하는 등 곤욕을 치룬 점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이런식으로 일방적인 정보차단만을 일삼는건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해외에서도 열차의 운행 상황 정보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공개할 뿐더러, 심지어 지리정보와 연계해서 실시간 열차위치까지 제공하는는 케이스도 존재합니다. 일본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상례적으로 노선별 열차지연 상황을 알리고 이용에 대해 조언하는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으며, 정보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철도공사가 이런 "다듬어진" 정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많이 우려가 있습니다. JR각사 수준의 열차운행상황 정보는 커녕, 현재 서울지하철 2사가 기 실시하고 있는 홈페이지 상에서의 지연 조회와 증명발행 조차도 전혀 도입의 기미조차 안보입니다. 그야말로 정보에 대해서는 철의 장막을 치다시피 하는 모양새라고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하겠습니다. 원 정보를 공개하기 좀 그렇다면 이런 가공된 정보라도 제공해서 편의를 도모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아직 관의 태를 못벗은 티가 난달까.

 여하간, 열차 운행상황 정보에 대해서 좀 더 이용자 지향적으로 정보제공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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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진격?

23/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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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소리" 기사 

 갑자기 뉴스 등을 통해 250억 달러(약 26조 원) 상당의 투자를 러시아가 북한 철도에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뭔가 관심을 강하게 끌고 있는 듯 합니다. 일각에서는 광궤로 다 밀리는거 아니냐, 한국의 입지가 없어지는게 아니냐고 말이 나오는 듯 하고, 실제 우려가 없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라선 콘트란스 같은데 들어가는 등 한국이 좀 미적미적 진행하는 와중에 이런 큼지막한 건수가 터지는 건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재미없는 이야기같아 보일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사실 광궤로 다 밀리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단은 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26조 원 정도로는 북한의 철도망 다수를 개량하는데 충분한 재원이기 어려운데다, 교량이나 터널, 역 뿐만이 아니라 화물취급을 위한 각종 지선, 그리고 기관차와 객차, 화차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개량사업을 해야 하는 광궤 개축은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또 절반 정도의 철도망만을 광궤로 전환한다면 철도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동작하기 어려워져서 안하느니만 못한 투자가 되기 쉽습니다. 딱 100년전에 일본에서 광궤개축계획을 혼슈의 주요 철도노선을 개축하는데 나온 견적이 약 8.8억엔이었는데, 이건 러일전쟁 당시의 일본 전비의 절반에 가까운 돈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투자가 아니고 당장의 운영부터 꼬이는 문제를 가졌기 때문에 실행되지 않았던 예가 있습니다.


 실제 기사에서 언급되는 개량대상 노선은 평양을 우회하는 동부간선과 남부간선으로, 동부간선은 평라선 등 동해안 연안 노선을 의미한다고 보이며, 남부간선은 아마도 국내에서도 언급이 있었던 청년이천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이정도 노선에 한해 광궤 개축을 한다면 어느정도 그럴싸한 금액이기는 하지만, 평라선 등에 연결되는 지선망의 규모를 생각하면 광궤 개축은 사실상의 북한철도를 이등분하는 대안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개량가능성은 가능성이 극히 적다고 할겁니다.


 다만, 이게 실제 가능한 사업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듭니다. 우선, 사업의 시행주체로 언급되는 과학제조합동법인(NPO ;Научно-производственное объединение) "모스토빅"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소치 올림픽 건설사업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등의 현지 보도가 눈에 띄기 때문에(번역기를 거치기 때문에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추진력이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듭니다. 또한, 투자회수의 방식도 운영권 같은게 아닌 광물 등의 현물상환으로 상당히 리스크가 넘치는 방식이라는 점도 문제가 됩니다. 북한이 온갖 금융제재를 받고 있다거나 한 점 때문에 이런 방식외엔 방법이 없다는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250억 달러를 이 방법으로 회수할만큼의 자원가치가 있는가조차 불투명한 점을 생각하면 의문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철도를 건설해 자원수송을 한다면 모르지만 언급되는 두 노선은 평양을 제외하고 남북 종단형의 선형을 계획하는 등, 말 그대로 남한의 투자의향을 노리는 노선에 가깝다는 점에서, 중국의 법인이 하겠다고 나섰던 경의고속철도랑 비슷하게 남한측 자금의 유입을 노리거나 사업권 거래를 지향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 어디까지나 의심의 영역이기는 합니다만. 어쩌면 북한이 남한을 충동질시키기 위한 낚시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심층정보를 다룰 수 있는 정보당국이 아닌 이상에야 이런 판단을 정확히 내리긴 어렵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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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은 언제 개통될 것인가?

20/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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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근래 입찰공고문 분석 내용이 관련 게시판에 나오고 있어서 보니, 2016년 4월부터 차량의 납입이 시작된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4량 편성 구성의 차량으로 동해남부선용 10편성, 성남여주선용 12편성을 구매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동해남부선의 복선전철화 타당성조사를 처음 한게 교통부 시절이 처음인데, 그 이후 25년이 지나서야 겨우 개통 카운트다운을 기대해볼까 하는 상황에 도착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수인선보다 더 심한게 여기가 아닌가 싶고.

 일단 어찌되었든 수도권전철과 완전히 독립된 광역철도가 처음 생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번 동해남부선 사업으로 인해 광역철도 시스템이 대도시 단위에서 적용가능한 사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이게 성공적이라면 현재 추진되는 여러 대도시 광역선 사업의 사업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또 이게 실패한다면 도로를 이길 수 있는 철도는 오로지 막대한 투자를 부담해야 하는 고속철도 외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게 될거고.

 문제는 납입이 4월부터 시작해서 8월까지라는 점인데, 시운전 기간이나 신규노선 설치에 따른 인력 확보와 교육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는 2016년 10월 이후가 철도공사가 직영할 경우의 한계선, 만약 당초 정부계획대로 별도의 회사가 차량만 빌려서 한다면 차량기지의 완공시점 이후 내지는 사업준비가 완전히 끝난 2017년 이후의 일이 될거라는 점입니다. 이는 2015년이면 1단계 개통을 한다던 계획과는 매우 크게 어그러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차량도 차량이지만 시설쪽도 좀 뭔가 석연찮은게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당장에 4량편성은 유용해 올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광명셔틀 운행을 전면폐지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보니 의미가 없다시피 합니다. 차량발주가 1년 정도만 빨랐다면 이 문제를 풀 수 있고, 적시 개통이 안되더라도 수도권에서 일단 수요가 저미한 수인선 같은데 알바를 뛰다가 갑종으로 내려온다거나 하는 수도 있었을겁니다. 지선 운영 위탁 따위의 아무 생각없이 집어던진 정책 하나 덕에 차량구매가 꼬이고, 이게 결국 개통일정을 말아쳐먹어주시는 결론이 났는데 이걸 책임지는 정책결정자는 누가 있었는지 매우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번 차량확보에 대해서 불만사항이 몇가지 있는데, 일단 사골국 수준의 110km/h, 이른바 마티즈형 운전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낮추는 것만 생각하는 모양새인데, 130km/h급의 차량을 채용해서 차량회전을 올리는 시도가 없는 점이 가장 큰 아쉬운 점입니다. 또한, 차량에 중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데, 관통문을 전면에 설치하지 않더라도 4량편성+4량편성 구성으로 차량을 운행시키면 출퇴근시간에 9호선이 집중적으로 까이는 혼잡문제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또 평시에는 이걸 쪼개서 배차간격을 조밀화 할 수 있고, 주간에 정비 등을 투입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기게 됩니다. 그럼에도 안하는 건 여러가지로 아쉽달까 그렇습니다.

 또, 전동차 같은 경우 차량규격을 이정도로 묶어두는 상황에서 매년 발주량이 요동치는 구조로 가고 있는데, 공공부문의 장점인 안정성과는 좀 거리가 먼 행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발주량을 모두 픽스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5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어느정도 고정가능한 물량은 아예 고정발주 식으로 잡아주는 식의 제도같은 걸 좀 도입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른바 해외에서 쓰는 차량 발주 프레임워크 계약인데, 산업체 입장에서도 포어캐스팅이 가능해지고 철도공사같은 대규모 운영사라면 신규노선 개발이나 기존노선의 혼잡개선 내지는 고도화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어느정도 여유 스톡이 있다면 임대사업 같은걸 해볼 여지라도 생겨서 중소 민간운영사를 육성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편성에 따라서 차량구성이 달라지니 쉬운 계약은 아니지만, 4량짜리 4~6편성 정도를 매년 발주형식으로 정해두고, 향후 장대편성 소요가 생기거나 하면 추가발주로 M차와 T차를 더 사 끼워넣기 식으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이런 발주는 아예 130km/h급 정도로 하이스펙 차를 잡아두면 향후의 모델체인지 부담도 덜 수 있고, 용도를 넓힐 여지도 있기도 할테고.

 실제 동해남부선은 뚜껑을 열어봐야 겠지만, 이게 어느정도 성공적이라면 부전~부산진간 동해남부선 단선의 전철화 및 개량을 통해 부산역 진입을 하거나, 경부선 및 경전선의 기존선 개량사업을 해서 향후 부전-마산 복선전철 신선 개통 이전까지 전철 서비스를 공급하는 걸 조기에 시도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업모델이 바뀔 수 있을거고. 뭐 꿈같은 이야기기는 합니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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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철도의 다이아 운용.

20/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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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영상을 둘러보다가 취리히 중앙 역의 Time-lapse 영상이 보이길래 링크해 봅니다.

 시간이 바쁘신 분들은 4분 경부터 보시기 바랍니다. 2분경에도 열차가 일제히 모이는 광경이 있지만, 4분경의 영상이 제대로랄까 그렇습니다. 이 즈음에 일제히 ICE(하얀색 차량)를 비롯한 장대열차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5분 넘어서부터 하나씩 일제히 출발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1시간 분의 영상을 60초로 압축한 것인 만큼, 약 10~15분 동안에 열차가 모두 모이고, 환승 후 다시 출발하는 영상이 되겠습니다.

  스위스나 남독일의 스탠다드인 ITF에 의한 열차운용이 바로 이런식입니다. 다만, 이렇게 열차가 다니기 위해서는 동시에 5~6개 노선의 열차가 착발할 수 있을만큼 승강장과 선로가 확보되어야 하는 한계도 있고, 배차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즉 통근이 아닌 장거리 열차에서나 생각해 볼만한 운용법이기는 합니다. 선로와 역에 대한 투자가 방대한 유럽이기 때문에 가능한 운용이랄까. 
 
 저런 다이아 운용은 특급, 장거리 열차를 최단 30분, 보통은 1시간 배차를 기준으로 모두 맞춰놓으며, 좀 나아가면 2시간 배차로 모조리 맞추고 각 주요역까지의 소요시간까지 모조리 맞춰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모양새기는 합니다. 대신 그렇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건 환승을 제때 한다면 직결운행하는 열차를 어거지로 타는 것과 큰 차이가 생기질 않을 뿐더러, 차를 놓쳤다고 하더라도 1시간 정도 뒤에는 접속이 가능해 지는 모양새가 나옵니다. 물론, 심야 내지 조조시간대는 저렇게 되지는 않기는 합니다만, 통상영업시간대에는 그야말로 완벽하게 서비스가 제공된달까.

 물론, 이 방법을 좀 더 응용해서 우리실정에 맞게 굴려야 하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각 노선마다 서울행 직결운행 열차를 다 꼽아주지도 못하고, 그게 시간적으로 불리하게 되는 향후의 상황을 생각하면 로컬화되는 각 노선에 저런 운용법을 연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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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Terraforming...

19/10/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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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형식을 기반으로 좀 확대개편을 해 보고 있습니다.

 해외쪽 서비스를 시험해 보고 있는 중인데, 툴이 강력하다 보니 오히려 적응이 어려운 감도 있습니다.

 여하간 적응기간을 거쳐 방향을 정할 생각입니다.

 "The stakes are too high for you to stay home."

구 티스토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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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 v 2.0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혐한과 개는 출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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