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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이음,  테이프를 끊다.

5/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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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사람은 이미 다들 알고 있었지만, 철도공사에서 티켓예약에서까지 KTX-OO으로 표기해 여하간 엠바고를 잡아두던 KTX-이음이 오늘자로 영업운행을 개시했습니다. 일반철도 사업으로 건설해서 사실상의 고속철도로 운용되는 이른바 ‘준고속철도’로서는 강릉선에 이어 두번째 사업이고, 기존 노선 중에서는 첫번째 개통 사업이며, 그리고 이른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의 최초 투입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MU-260이라 불리던 차량의 투입은 여러모로 고속철도 시대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시작되는 역사적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강릉선에 투입이 검토되다 급구배, 강설, 혹한 등 환경 적응에 대한 우려, 그리고 무엇보다 신규모델 투입까지 시일이 워낙 촉박해서 검증된 주자인 KTX-산천의 신형이 들어가게 되었던 경우였는데, 절치부심 끝에 2년여의 시간이 지난 오늘에야 그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뭐 좀 걸리는 부분이라면 고유모델이라기엔 봉바르디에 Zefiro 컨셉과 좀 지나치게 닮기는 했다는 거지만 어느정도는 수렴진화의 결과물이라는 면은 있을겁니다.

동력분산식 차량은 고가감속 성능과 더 많은 수용능력이라는 두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경량화로 인한 견인력 등의 성능저하가 덜하고, 발전제동이나 회생제동과 같은 전기제동을 적극적으로 쓰기 유리하다는 점, 그리고 인버터 등의 소자들을 상대적으로 경박단소한 것을 쓸 수 있어서 전력변환 효율면에서 좀 더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종합적으로 보면 전력효율이 높아진다는 강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비용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치이는 점이나, 점착성능 등으로 인해 고속역으로 갈수록 효율이 저하되는 점, 차량하부에 핵심기기가 집증되어 있다보니 자갈비산, 착설 등의 동절기 장애에 취약하다는 점 등의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철도망은 전자의 장점이 점점 더 요구되는 환경이 되어가는지라 장래에는 동력분산식이 주력의 위치를 점차 차지하게 될 거라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음은 또한 두가지 과제를 더 받아든 면이 있는데, 하나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른바 준고속철도로의 개량이라는 사업방식이 운영면에서의 타당성이 있는가 라는 점입니다. 강릉선 사업으로 중앙선 공용 구간에서 전동차, 일반여객, 그리고 화물과 섞여 다니는 운전방식의 타당성을 어느정도 확인한 바 있지만, 좀 더 본격적인 수준, 즉 200키로 이상의 고속운전 대역에서 운행안전이 담보되고, 지연파급 등에서 운행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미지수인 부분이 있는데, 중앙선이 그 검증의 장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경영상의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준고속열차 투입은 노선의 임률을 끌어올려 수익을 증가시킬 것이라 쉽게 예측이 됩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대폭 정리가 따라야 할 일반여객의 정리가 제한된 채로 혼합운행되면서 수요나 수익의 향방이 어떨런지, 또한 어떤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할겁니다. 이는 코로나19 크리를 맞은 철도공사로서는 장래의 전망, 더 나아가 미래의 생존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민감하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라 할겁니다.

앞으로 EMU-260의 강화형인 EMU-320도 조만간 실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동력분산형 고속차량 베리에이션이 전개될 여지도 다분하다 하겠습니다. 고속철도의 제3장을 여는 차량으로서 추후가 기대될 따름입니다.

P.S.:여담이지만 작명에서 철도현업 내지 관계자의 영향이 적긴 한거 같은게, 이음이라는 단어는 좀 예전의 철도 용어긴 하지만 보통 차체나 선로쪽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이상 동작음, 즉 異音이라서 썩 좋은 뜻은 아닙니다. 해무와 비슷한 정도의 어감이라면 어감이랄까. 그런데도 이걸 고른건 아무래도 이런 뉘앙스를 모르는 사람들의 선정이다 보니 그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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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자 시각개정.

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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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펴보기는 좀 일찍 했지만 요즘 연말연시에 이래저래 일이 꼬여들어서 지금에야 이야기를 해봅니다. 

 일단 이번 개정의 가장 메인 포인트는 역시 EMU-260열차의 데뷔를 포함한 중앙선 대개정일겁니다. 원래 강릉선에 투입이 검토되다 올림픽 등의 일정사정이 걸리면서 다음 기회로 밀렸고, 투입이 결정된 서해, 경전, 동해남부 등의 노선과 경쟁 끝에 첫 테이프를 중앙선에서 끊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복선전철화 정비가 완결되기 전의 조기투입이다 보니, 도입된 차량 숫자 대비 노선연장이 긴건 아니어서 예상보다 많은 평일7왕복, 주말 8왕복 체제의 데뷔가 되었습니다. 

 일단 최속달 2시간, 평균 2시간 4분 운용으로 기존 구선 경유 무궁화의 3시간 20분에 비해서 1시간을 단축하였고, 개정후 현재선 무궁화의  2시간 40분에 비해서도 30분 이상을 단축한 그야말로 기록적인 속도향상이라 할 수 있기는 합니다. 다만, 시간단축은 주로 청량리~원주에 거의 20분 이상이 집중되어 있고, 이후 구간에서는 소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도는 말 대로 신설구간에 대해서는 200km/h이상의 운전을 실시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고속화개량이 완비되지 않거나 일단 시설의 안정화 기간을 두는 차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단선운전을 실시하는 구간들은 고속화를 하더라도 그리 실익이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

 중앙선 일반열차 면에서는 가장 먼저 ITX-새마을 전부삭감을 포함한 일반열차편의 삭감이 눈에 띕니다. 안동착발 무궁화의 경우는 전부 폐지되고 2왕복의 누리로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안동역이 기관차의 회차를 실시하기 어려운, 2면4선의 측선이 없는 구조인데다, 마침 중앙선 영주이남 구간은 화물열차 운행도 제법 빈번해서 강릉역 처럼 여유시간대에 어떻게든 회차입환을 할 상황도 아니었던걸로 보입니다. 물론 수틀리면야 할 수는 있겠지만, 고가 위의 좁은 공간에서 곡예를 하는 건 그리 달갑지 않을테니 그냥 쿨하게 다 날리고, 아예 부전까지 전구간을 주파하던가 아니면 제천 아래로는 내리지 않는 방향을 잡은걸로 보입니다.

 또 동시에 태백선 무궁화는 누리로 대체로 전폐 수준까지 갔다가 차량부족인지 야금야금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지금 지역에서 고속열차로 기대를 하고 있는 EMU-150의 데뷔까지 버티기 시간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기대를 너무 키워놓았다가 ITX-청춘처럼 요금논란이 따라오거나, ITX-새마을처럼 서비스 품질 이야기가 나올 위험이 있지 않나 우려가 들기는 합니다. 현실적으로 선로여건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증속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거고, 구 새마을처럼 안락도나 편의면에서 평가를 받을만한 열차도 아닐거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그날까진 쉬쉬하면서 가게 될거라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에서 결국 중앙, 태백선 야간열차가 전폐되었습니다. 예전에 이래저래 돌아다니면서 신세를 종종 졌던 열차들이라 아쉬운 감이 많이 듭니다. 태백선의 경우는 연말연시에는 매진까지 보는, 그래도 꾸준하던 열차였고, 부전착발 열차는 중간구간에서는 좀 이용이 적지만 동해남부선 구간이나 원주 이북에서는 막차, 첫차 기능을 하던 열차라 의외로 흥하는 면이 있었는데 역시 이정도로는 어림없었던 모양입니다. 복선화와 고속화를 하면서 작업시간대를 심야에 한정해야 하는 상황이 왔고, 또 운행하는 열차도 고속운전을 하다보니 인접해서 작업하는 직원의 안전확보 문제도 대두될 수 밖에 없어서 적극적으로 야간열차를 운용하긴 쉽지 않긴 했겠습니다만,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중앙선계 외의 개정사항은 장항선 시각조정, 경부선 및 그 직결계통 열차들의 시간변경과 순서조정, 그리고 몇몇 임시증결/대체열차의 폐지가 눈에 띄는 정도입니다. 영동선 경유 열차 중 부산발 경북선 경유 주말열차가 삭감된게 눈에 띄지만 딱히 호응이 많던 열차는 아니라서 조용조용한 걸로 보입니다. 경부선 통근편, 서울~수원간의 열차횟수 면에서는 변동이 딱히 없어보이지만, 퇴근시간대 하행편은 18시대에 경부선 1개열차가 증강된게 좀 달가운 소식일 듯 합니다. 이 시간대의 급행전동이 민감했던 이유중 하나였는데, 이 불만이 좀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사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KTX의 열번개정입니다. 101번 부터 배정하던 KTX의 열차번호가 1번부터 배정하는 것으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즉, '전설의' #001, #002 열차가 다시금 시각표에 나타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최상위 열차의 상징으로, 20세기 극초반부터 1,2번 열차의 상징성은 엄청났고 한자리수대 열차는 대개 급행 중 최상위 아니면 특급에게 배정되는, 대개 국제편이거나 최속달편에 붙는 번호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서는 그런 의미 없이 그냥 101열차가 1열차가 되는 식의 개정이 되었습니다. 상징성을 생각하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중앙선 KTX개업으로 인해 열차번호가 포화상태였던지라 어쩔수 없었던 개정으로 보입니다.

 번호배정을 살펴보면 0번대가 경부고속선 열차, 100번대가 구포경유나 수원경유 같은 기존선 경유 열차편, 200번대가 경전선 및 동해선으로 변경되었고, 400번대에 호남선, 500번대에 전라선이, 그리고 전라선의 700번대는 중앙선이 가져가는 식으로 들어오게 개정이 되었습니다. SR이 쓰는 300번대와 600번대는 변동이 없는 눈치고, 800번대는 여전히 강릉선이 쓰는 걸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한건 장래의 확장성을 감안한 배정이라 생각이 됩니다. 아마도 100번대는 아직 삽도 안뜨기는 했지만 남부내륙선 직결편이 150번대 대역을, 250번대는 경전선 및 부전마산선, 동해남부선 계통의 EMU-260이, 550번대 대역은 아마도 서해선 및 장항선  EMU-260이 쓰는 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이후 추가로 고속선이 생겨나게 되면 어떤 번호대역이 추가될지 궁금해 지기는 합니다. 유럽처럼 5자리 열번까지 동원되는 상황이 와야할 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고.

 겸사겸사 ITX새마을과 새디자인 새마을도 열번이 살짝 바뀌어서 1000번대에 모두 몰아넣어지는 개정이 되었습니다. 이걸로 1100번대가 결번상태인데, 아마도 장래 추가되는 열차들이 여기에 끼어들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사 출범 즈음해서 열번개정을 할때 1000번대와 2000번대로 열차를 나누어 1000번대가 직결열차, 즉 전국구 열차고, 2000번대가 구간열차, 주로 통근열차에 배정되던 번호로 나눈게 있었는데, 차라리 이런 계열화를 좀 해봤으면 하는 생각은 듭니다. 

 
 일단 중앙선 신설 이설은 안동역에서 모종의 장애 발생으로 좀 모양새를 구기는 개통이 되었고, 들리는 말로는 공정관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일정이 엄청나게 밀려서 1월 개업이라는 좀 기이한 개업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고통의 2020년을 피해 2021년 벽두의 개업이 된 만큼 약간의 버그패치나 해프닝은 따르긴 하겠지만 무탈하게 이행이 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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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역, 새 역으로.

17/1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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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자로 송하동 터미널 옆으로 안동역이 나가면서 1931년 경북선의 종점으로 건설되어 중앙선의 한 축이었던 운흥동의 안동역이 그 사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90년 만의 이전이라고 지역에서는 상당히 시끌벅적한 듯 합니다.

 중앙선 철도가 종관철도로서 양대 간선이라 할만한 노선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고 지형적으로 비교적 평탄한 호남, 전라, 장항 각 선에 비해서는 개량은 그리 빠르지 못한 노선이었습니다. 애초에 '귀축영미'의 해양력으로부터 철도수송을 방호하기 위해 경부선과 달리 산간을 관통하는 내륙선으로 계획된 노선이다 보니 산악을 뚫어가면서 놓은 선로라 개량에 들어가는 비용이 과거 기준으로는 그야말로 재정 참사 급이던게 한 이유고, 그런 간선임에도 막상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충북, 경북선이 개통되면서 연계노선이 확보되고 연선에 대도시가 마땅히 없다는 점에서 여객투자의 우선순위도 적고, 80년대 이후에는 석탄화물의 중요성이 떨어지면서 위상도 내려가게 된게 한 이유일 겁니다.

 중앙선 구간중에서도 개중 안동역 만큼 그 위상의 절하가 컸던 곳은 잘 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2차대전으로 인해 선로공출을 당해 도중역이 되어버렸지만 원래는 경북선의 종점으로 중앙선과 경북선의 연결지점이었으며, 해방 직후에 전국의 지방철도국 중에서는 나름 규모가 있던 곳이 안동철도국으로, 북부의 경기권역을 제외하면 중앙선 연선의 지선들을 총괄하던 위상을 가지고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중부전선의 보급을 추진하는 거점으로서 상당한 중요도를 가지던 역이기도 했습니다. 지방도시의 역 치고 구내가 넓고, 차량기지 등의 기능이 집약되어 있던 것도 이런 연원이 있었다 할겁니다.

 그러나 60년대에 석탄 수급이 중시되면서 영동, 태백선의 화물취급이 국가적 관심사안이 되고, 이에 따라 경북선 복원은 영주 방향으로 집약되면서 영주에 지방철도청이 들어서게 되었고 안동역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많이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경북의 주요 도시 중 하나로서의 위상이 있어서 지금까지 일반열차의 도중 시종착역으로 유지되어 왔지만, 전성기의 위상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아쉽다 할겁니다. 

 이번에 이전해 나가는 안동역은 여기서 차량기지 기능조차 없는 도중역이 되었는데, 고가역으로 짓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비용절감이긴 하겠지만 세월 무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가려면  예전에는 4시간 넘게 걸리고, 지금도 무궁화호 기준으로는 3시간 반이 걸리던 거리였지만, 조만간 2시간 대가 될거고 준고속열차 개통 이후엔 그야말로 극적인 시간단축이 예상되는 만큼 과거와 다른 새로운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거라 기대가 됩니다. 그만큼 시내 연결 교통 대책이나 주변 지역으로부터의 유입교통을 처리하는 문제가 따라오겠지만, 그건 뭐 시의 역량에 딸린 문제가 될거고 말입니다.

 운흥동의 안동역 부지는 재정적인 형편상 주거 또는 상업적 개발을 피하기가 어려울거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도로 구조도 장래 종관도로를 예상하고 계획이 된 느낌이고, 강변으로의 접근성이나 구시가지의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시가지로의 활용이 모색되기는 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역사적인 가치를 감안해서 철도가 존재했음을 알릴 만한 시설을 유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가박물관이 아니라도 좀 소규모의 지역 철도 박물관이나, 부지나 기존 시설을 활용해서 트램거점이나 보존철도 시설로 활용하는 걸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지만 시세가 그리 크지 못하고 대도시로부터 거리가 먼게 좀 발목을 잡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그래도 지혜를 모아보면 뭔가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마는.

 여하간 새 안동역이 지난 90년 만큼이나 앞으로의 90년이 융성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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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경영™ 비난자들의 실제.

24/1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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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난리통 여행상품 홍보·판매에만 열올린 '코레일'

 국K-1 나으리가 철도공사보고 국민상대로 장사질하고 방역에 훼방을 놓았다고 욕을 박는 광경입니다. 같은 사람이 얼마전에는 이런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현 정부서 국토부 산하기관 인력 늘고 경영 악화"
​
 넵. 교과서에 실릴만한 방만경영™ 타령입니다. 비슷한 타이밍에 언론을 탔으니 국감장에서 떠들어 댄 이야기일겁니다. 한쪽에서는 경영개선의 노오오력이 부족하다 인력과잉이다 라고 두들겨패면서 한쪽으로는 경영개선 노력을 위해 여행상품 판매질에만 열을 올린다고 비난을 날리고 있으니 이게 그 유명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흑자내면 국민상대로 장사질한다고 비난하고, 적자나면 방만경영™ 한다고 비난하고 말이죠. 뭐 당연히 국감장에서 자기 지역구에 사업성이 되든 안되든 철도 갓다노라 안갓다노면 방법한다는 기본이고 말입니다. 여기서 가끔 특정기업에 원한있는 사람 투서 좀 받으면 민영화™ 해야겠다고 부들거리는게 아주 전형적이라 할겁니다.

  뭐 이런 소리도 못하냐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국가적인 상황이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에서 영업노력을 똑바로 안한다고 패고 인원감축과 고용유연화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다니는 당국자가 있다는게 참 할 말이 없달까 그렇습니다.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른 그 쪽 사람들이랄까.

 철도공사가 여행상품 문제로 오락가락 하는거야 올해 종종 있던 일이고, 정부 정책과의 일치성이 부족한 부분은 지적할 만한 사안이기는 합니다. 유례없는 거대한 적자의 쓰나미 앞에서 조금이라도 버텨보려는 발버둥이겠지만, 그런 식의 단발적 행동이 왜 생겨나는지 그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그냥 장사질 한다고 욕박기를 하는 건 장삼이사라도 할 수 있는 일일겁니다. 그 뒤에 어떤 사정이 있는가를 보고 그 대안이나 대책을 지적하는 것이야 말로 정책당사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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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분당선 다이야의 평가.

8/9/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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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2일 수인선 전구간 개통 및 분당선 직결운행 개시는 올해 개업선 중 광역에선 가장 굵직한 사업이라 생각이 듭니다. 인천항 반환 후 인입철도 확보를 위한 개궤구상으로부터는 한 두해 빠지는 50년, 수인선 협궤 폐지로부터는 25년만에 완공을 본 사업이니 정말 징하게 오래걸린 케이스라 할만 합니다. 뭐 일제때도 협궤선으로 수려선과 수인선을 하게된게 자재난 이전에 자본모집부터 삐걱댄 결과로 추정이 되니, 일제당시의 협궤 가설론을 기준한다면 거의 100년 가까이 연선 산업과 인구를 배양해 내서야 결론이 났다 할거니, 역시 이 기준으로도 징한 노선이라 할거고 말입니다.

 개업이전에 마침 열차운행 시각표가 공개가 되었습니다. 꽤 선제적으로 자료를 공개한 택인데, 아무래도 민원을 좀 맞을 각오를 하고 꺼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인천에서 수원까지 약 1시간 10분 운전으로 경인선, 경부선 경유시 급행 접속이 완전하다는 가정하에 순 열차운행시간과 비슷한 수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 완행편 위주로 이용할 경우엔 15~20분 정도의 단축효과가 나오고, 환승 및 접속대기 시간을 감안하면 20~30분 정도의 메리트는 있는 만큼 인천 일대에서 수인선까지 버스 접속으로 이용하거나 인천1호선 부평 이남지역에서 출발하는 경우라면 수인선 쪽이 시간단축 효과가 클거라 봅니다. 송도 일대에서는 차 이용을 대체할 수 있을만한 메리트가 좀 모자라기는 할거같지만 대중교통편 이용 조건이라면 충분히 먹힐거 같고 말입니다.

 우려가 되었던 안산선 중복구간의 배차문제는 의외로 한대앞 반복열차가 하나도 없는 수준에서 정리가 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마도 지역 여론도 있었고, 실제로 진접선 개통에 따른 열차운행비율이나 주행키로 조정 필요가 아직은 없어서 그리 된걸로 생각이 드는데, 덕분에 한대앞역의 반복시설은 상시반복용이 아닌 말 그대로 유사시의 운전정리용 설비 정도로 남겨지게 될걸로 보입니다. 

 실제 아침 출근시간대인 안산역 기준  7시대의 배차를 보면, 총 11편의 상행 4호선 열차가 편성되어 있고, 이중 급행이 3편이 투입이 됩니다. 여이에 좀 깍두기 꼴로 8시 1분차까지 넣어주면 실질 12편이 안산~한대앞 구간에 들어가 있는데, 수인선 쪽도 고색 경유 왕십리행이 무려 4편이 배차가 들어가 있습니다. 즉 엄밀한 기준에서는 15편의 열차가 상행으로 투입되는 그야말로 전성기 경인복선 싸대기를 후려까는 수준, 현재로서는 철도공사 관할 수도권전철 구간 최고밀도의 다이야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2분간격 다이야까지 끼어들어서 이게 정말 집행가능한지는 좀 우려가 많이 되기는 하지만 뭐 일단 해보고서 패치를 하는 방향으로 우겨넣어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도저히 안되면 산본반복이나 어쩔수 없이 한대앞 반복을 한두편 정도 RH위주로 잡아볼거라 생각은 듭니다.

 한편으로 분당선 측의 반복역이 수원에서 고색으로 1역간이 연장되었는데, 이건 설비조건 때문에 그렇게 된 걸로 생각됩니다. 수원역은 부본선이 없는 구조인데, 현재 반복용 인상선으로 쓰는 선로를 그대로 본선으로 전용할 것으로 보이고 지하철 쪽의 관행대로라면 불용 선로전환기는 철거해버릴테니, 비상반복 정도 기능만 남겨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고색쪽에 인상선 등을 정비해서 여기를 운전정리 거점으로 사용하는 걸로 보입니다. 뭐, 차내혼잡을 분산시키는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은 대안이긴 한데, 장거리객의 좌석점유를 위한 1역 역주행 정도가 좀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점은 생길거라 보입니다. 이건 역 구조가 안좋으면 꽤 트러블 요인이 되겠지만 대개는 큰 무리 없이 운영이 될겝니다.

 다만 좀 우려가 되는 부분은 수원~고색간의 열차시격이 굉장히 뜸한게 일단 걸립니다. 차라리 오이도 시종착을 여유가 되는 한 수원쪽, 가능하다면 망포나 기흥 정도, 이상적으로는 죽전까지 밀어넣어 주면 좋을거 같기는 한데, 역시 연선이 많이 미약한지라 처음부터 무리하게 배차를 넣지는 않으려는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중앙선 쪽에서 도심, 팔당이 늘 불만이 되듯이, 배차 단차가 확 생겨나고 연선 인구가 비교적 많은 오목천과 사리가 불만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이건 장래에 수요 추이나 지역 민원에 따라 달라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수인선 급행열차가 전부 오이도 시종착으로 인천측 부분에만 집중되는 점입니다. 뭐 당장에 안산선 구간에 여력이 없어서 더 조여넣기가 어렵고, 또한 수원정도까지만 구간운전으로 투입하면 안내가 아주 복잡해지고, 분당급행과 통합시키기에는 혼잡관리 문제가 따르니 이렇게 한거 같기는 한데... 장래에 다이야 안정화가 되면 분당급행과 통합 내지는 아예 죽전 반복의 급행운전으로 잘라내는 그런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죽전이 운전정리가 그리 간단치는 않을거 같지만서도. 

 일단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된게 아닌 만큼,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헬인지 아니면 갓 다이야인지가 판명되겠습니다만, 꽤 도전적인 다이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근래의 코로나 방역 정국 덕에 수요감퇴가 현저한지라 일단 개통 다이야 자체는 몇몇 꼬이는 부분 빼면 그런대로 돌아갈거라 생각은 됩니다만, 뭐 이런건 예측을 불허하는 면이 있는지라. 

 그리고 수인분당선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여담이지만, 장래적으로는 수인-분당 운용과 죽전 반복 운용을 분리하고, 죽전-왕십리간은 8량화 정도를 추진하는 식으로 좀 혼잡대책을 이젠 세워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분당선은 이제 실질적으로 제2의 경부선 전철에 가까운 역할이 요구되는데 비해서, 공급량은 늘 애매하고 지금까진 배차로 쪼아올렸지만 슬슬 이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장래 월곶-판교선 개통이나 여주-원주선 개통 이후에는 더 수요집중이 발생하게 될테니 좀 더 적극적인 공급대책을 미리미리 생각해 두는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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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선 RH급행화 관련 뻘생각 하나.

1/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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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호선 급행화는 계획은 여러곳에 박혀있지만, 현재로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현재 상행 4편, 하행 3편이 투입중이라서, 그래도 개중에선 좀 나은 급행운전 케이스기는 하지만 역시 성에 차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 개량을 통해 급행운전을 하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있는데 기술적 난관이 워낙 많아서 언제 될지도 모르고, 경부선 전철 급행 증강에서 보였듯이 '데즈쿠리' 다이야로는 이걸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추태를 보인지라 실제 추진단계를 가기는 할까 의구심도 드는 지경입니다.

 여러모로 이런 복잡한 여건 속에서 꽤 오래전에 나온 떡밥이, 사당~금정 구간에서 이용객 추이가 애매하고 쓸데없이 우회해 가는 모양새인 대공원역과 경마공원역, 그리고 이용객이 별로 없다시피 한 선바위역과 남태령역 4개 역을 아예 무정차 통과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온바 있습니다. 급행운전에서도 그 이야기가 다뤄진 바 있고, 환승거점인 선바위역 정도를 빼면 뭐 그래도 되겠거니 하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문제는, 이들 역을 무정차 통과할때의 비용 문제입니다. 역 자체를 폐지하는건 이 역들이 아무리 통근통학과 무관하다지만 이용객이 없는 역도 아니고, 또 여기에 부속된 공공시설물들의 경영문제도 엮이게 되니 전부 폐쇄나 주말만 개방 같은 방법은 여러모로 언어도단이라 할겁니다. RH만이라도 무정차를 하겠다고 하더라도, 이 시간대에 이 역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민폐가 상당히 클 수 밖에 없고, 대안으로 셔틀버스같은 서비스를 넣어줘야 대책이 될건데 이건 급행으로 추가수익이 나는 상황이 아니라면 돈낭비라서 재정당국이 "님 맞을래요? 네?"하고 시비를 털 사안이 되니 논외라 할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제"로 한쪽을 운영중지하면 어떨까 라는 겁니다. 즉, 아침 출근시간대, 즉 7시 30분 부터 9시 30분까지는 당고개행 열차는 환승거점이 될 만한 선바위역을 제외하고 대공원, 경마공원, 남태령 3개 역을 전 열차가 무정차통과하도록 하는 겁니다. 반대로 저녁 퇴근시간대인 6시 부터 8시까지는 반대로 하행을 전부 통과로 돌려버리는 겁니다. 대신 반대방향 열차는 전 역에 정차를 유지해서, 반대방향 열차를 일종의 완행열차로서 활용하게 하는 겁니다.

 이 경우 각 역의 접속은 반대방향 열차 접속을 활용하는, 즉, 뒤집어 말하면 반대방향 열차가 완행의 역할을 하도록 떠넘기는 방식입니다. 물론 통과역 접속시간이 굉장히 벌어지는데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문제까지 부담하는 문제가 생기기는 합니다만, 대신 아침저녁의 다수의 통근객들은 3개역 통과로 모든 열차에 대해 6~7분의 시간을 절약시키는게 가능해집니다. 이 메리트는 결코 작지 않으며, 운영기관 입장에서도 차량확보나 지연 내성을 두는게 가능해지는 만큼 정시성이나 배차면에서도 이득이 있을거라 봅니다. 또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수인선 개통 후 한대앞 회차가 생겨나는데, 운전시분 단축분 만큼 투입차량 수를 절감한 만큼 사당행을 한대앞이나 산본행으로 연장한다면 이 구간의 배차개선과 함께 사당착발로 생기는 운전정리 부담도 같이 줄일 수 있을겁니다. 

만약 해당 구간 초입에 위치한 선바위나 과천역이 섬식 승강장을 갖춘 역이라면 접속문제를 굉장히 편하게 풀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긴 한데, 이건 건설단계에서 잡지 못한 사안이니 어쩔수 없기는 합니다. 대신 환승편의 확보 차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확보하거나, 환승통로를 추가하는 조치를 한다면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거고, 환승거점인 선바위 대신 섬식 승강장을 갖추고 있고, 마침 사당역 회차문제가 걸리는 만큼 남태령을 정차역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겁니다. 물론 안내 체계와 역의 운영도 여기에 따라올 수 있게 배려가 되어야 할겁니다. 통과역에서는 안내문은 물론이고 개찰중지와 조명 감축을 통해 잘못 입장하는 일이 없도록 통제하고, 열차 내에서도 안내방송 체계를 바꿔야 할겁니다. 노선도에서도 RH 통과역을 별도 안내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거고 말입니다.

 이 모델은 사실 어찌보면 언론에 간볼때 마다 극혐하는 반응이 나오던 스킵 스톱의 변형판인지라, 잘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반이기는 합니다. 또한, 이걸 실험적으로 해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정말 과감한 결단 없이는 실시하기 어려운 그런 대안이라 할겁니다.여기에 유사시의 운전정리시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문제도 따라오는지라 아이디어에서 실행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할겁니다. 하지만, 토목이나 차량 투자 하나 없이, 역의 동선정비나 안내체계 개선과 시각표 개정 범위만으로 아침시간 전 열차에 5분 수준의 시간절감을 줄 수 있다는 건 메리트가 작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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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상자(Hot Box)

18/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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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은 흔히 영어권에서 Hot Box 내지는 Hot Axle이라 불리는 차축발열 사고의 영상입니다. 인도에서 촬영된 영상인데, 여러모로 열악한 여건에서 대량의 수송을 하다보니 이런 일이 잦은지 영상이 남은 예가 좀 보입니다. 

 몇일 전의 전동열차 탈선사고의 원인이 이 차축발열에 의한 차축절단이었던 걸로 잠정결론이 난 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노후차량 문제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고는 사실 생각보다 사례가 여럿 있긴 합니다. 잘 달리던 차가 신호나 시설 면에서 문제가 될게 없었는데 뜬금없이 탈선사고를 낸다면 거의 이 경우고, 보통은 몇 년에 한번 꼴 정도는 생기는 일이었는데, 대개 관리수준이 그리 높지 못한 화물열차의 화차에서 나는 사고인데 이번건 드물게 전동열차에서 발생한 사례라는 점에서 좀 이례적이라 할겁니다.

 이 차축발열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축베어링을 먼저설명을 해야 합니다. 대차와 차축 사이에서 하중을 전달하면서 바퀴의 회전을 받아내는 축베어링이라는 부속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회전하는 베어링을 쓰지 않고 이른바 평축(Plain Bearing)이라 해서 단순히 내마모성이 좋은 금속 가공품을 끼워넣어 이 부분을 윤활유로 축축하게 유지하는 방식이었고, 이를 위해서 축받이 조립체를 자주 열어 확인하고, 급유를 할 수 있게 상자형의 기구물로 봉해두는게 통례였습니다. 그래서 이 조립체를 축상(軸箱; axle box)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이 축받이는 기계적인 마찰을 다루는 물건인 만큼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물건이었습니다. 가공이 잘못되거나 충격이나 다른 이유로 변형이 와서 이상 마찰이 생기거나, 윤활유가 제대로 공급이 안되거나 할 경우에는 마찰열로 쇠가 달궈지게 되고, 일정 수준을 넘게되면 윤활유가 타오르고, 기구물 자체가 시뻘겋게 달아오르게 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부품이 자기 강도를 유지하지 못해서 끊어지거나 변형되어 차가 탈선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게 고장을 일으켜서 연기가 나거나 불이 나는 걸 Hot box라고 속칭하게 된겁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평축은 열차로서 한번 달리고 나면 반드시 점검과 급유가 따라야 하는 물건인데다, 종종 발열로 탈이 나는지라 차장과 기관조사, 그리고 역무원들은 수시로 연기나 불꽃이 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했던 물건이었습니다. 기관차처럼 크고 육중한 경우라면 새로 교체하고 나면 한동안은 길들이기를 하고 상태를 감시해야 했고, 어느정도 선별과 안정화가 되더라도 정차역에 설 때 마다 손으로 온도를 재고 기름을 부어넣어야 하는 애물단지기도 했습니다.

그림
평축 대차의 사례(출처 : Wikipedia, Harvey Henkelman)

 이 평축은 2차대전 이후에 기계공업의 발달로 고성능의 롤러베어링나 볼베어링이 흔해지면서 이런 베어링 축으로 교체가 됩니다. 이후부터는 축받이의 신뢰도는 과거에 비할바 없이 높아지기도 했고, 재료나 가공기술의 발전으로 정비주기나 내구도가 엄청나게 올라서 과거와 같은 불안불안한 운행은 거의 사례가 줄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서 더 고속의 회전에도 견딜 수 있게 되었기에, 현대적인 기관차들은 2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동륜을 쓰지 않고서도 극소수의 증기기관차만이 도달하던 속도대역에서도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증기시절에는 300~400RPM이면 고속회전이던게, 지금은 그보다 더 높은 회전에서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달까.

 문제는 아무리 좋은 재질과 가공기술, 품질관리로 만든 베어링 축이라도 마모는 일어나고, 불량은 생긴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평축에 비할바는 아니겠습니다만. 뭔가 트러블이 생기거나 해서 이 베어링에 이물질의 유입이나, 윤활유의 누유, 균열이나 변형이 가해지거나, 관련된 기구물이 변형되어 하중이 정상적으로 분산되지 않게 되거나 하는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사고가 나게 됩니다. 역시, 이렇게 되면 Hot Box의 전형적인 현상인 이상발열이 생겨서 연기가 나고,  벌겋게 달궈지기 시작하며, 이 상태에서 어느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이번 사고와 같이 뚝 끊어지거나 하는 기계적 결함을 일으키게 됩니다.


 사실, 이번사고는 정상적인 정비체계 하에서는 아웃라이어에 가까운 경우기는 합니다. 화차라면 워낙에 숫자가 많다 보니 비용사정상 관리가 좀 루즈할 수 있는데, 전동차라면 이른바 동력차에 속하는데다, 심지어 여객을 태우는 만큼 인명문제가 걸려서 비교적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고 실제로도 대규모의 차량기지에서 꼬박꼬박 순번을 굴려가면서 정비를 실시하기까지 합니다. 노후화되었다고 하지만, 전동차에서 비슷한 사례가 난 경우는 근래 거의 본적이 없다시피 합니다. 물론, 이번에 사고가 난 이른바 후기형 저항제어차들은 초기 VVVF차들의 트러블 때문에 좀 땜빵식으로 급조 조달된 차들인데다, 철도청 말기의 심각한 비용절감 압박과 동류전환 관행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는 차가 되어놔서 기본적으로 좀 상태가 좋다고 하긴 어렵기는 한 차들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왜 유독 이 차만 그렇게 되도록 못잡아냈는가는 아쉬운 데가 있달까 그렇습니다. 

 아무리 방대한 정비체계를 굴려도 이 차축발열 사고를 막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철도에는 여러 안전설비가 시설측에 설치되어 있고, 그중에서 HBD(Hot Box Detector)라 불리는 차축발열 방지장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신호나 통신 시스템을 통해 차량측에 통지하고, 관제 등에 경보를 띄우는 식의 연동체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적용이 가능한 경우고, 기존선에 적용하는데는 사실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다종다양한 차량이 개입하고, 대개의 객차나 화차들은 전혀 스마트하지 못한 쇳덩어리에 가까운데다, 열차무선은 여전히 아날로그식 음성통신 전용이다 보니, 경보하고 관리하는데에 한계가 뻔하달까. 거기다가 일반철도는 엄청나게 방대한 네트워크인 만큼 어디에 어떻게 쓸 건지부터 고민이 필요할거라 봅니다. 

 1호선처럼 방대하고 또 한계까지 쪼아내는 시스템은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고, 해외에서도 흔히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 할겁니다. 여기서 더 높은 수준의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차량대차 정도가 아니라, 시설, 운영 전반을 묶어내는 고도화를 해 나가야 할겁니다. 이번 사고는 그걸 지향하라는 한 시그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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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시각 개정의 후과.

13/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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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평가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안 적기 보다는 적어두는게 좋을 거 같아서 씁니다.

 3월 23일에 문제였던 경부선 급행 개정의 버그패치가 단행되었습니다. 일단, 3주 간의 흐름을 보면 과거 급행 대피와 이에 따른 연쇄로 지연이 계속 확산되는 현상은 거의 없어졌고, 아침시간의 승하차 지연 누적 현상 정도에서 어느정도 틀어막히는게 보입니다. 금천구청역 대피를 전폐하고 수원 위로는 군포 대피만 실시하는, 사실상 꼬리물기식 급행운전이 기본이 되긴 했지만 이게 밸런스 면에서는 차라리 나았던 걸로 보입니다. 아직 주말엔 2역 대피가 여전히 운용되고 있고, 덕분에 배차간격이나 지연 문제가 여전한 느낌이지만, 중요한 평일에는 안정화가 확실히 된게 체감됩니다.

 다만, 대피횟수를 삭감한 건 급행 이용객에게는 좀 아쉬운 부분이고, 특히 급행 개정의 핵심원인이었던 금정에서는 추월운행 자체가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 불만이 없지는 않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뭐, 그 추월이라는게 금천구청에서 통과시분만 3~4분씩 까먹는 저속 추월이 되다보니 이것도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겠지만 말입니다. 

 이외에 좀 볼만한 포인트는, 셔틀 내지는 주간시간대의 입출고 형태로 구간열차를 증강한 부분입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병점-천안 반복 셔틀을 낮시간에 8왕복 정도 설정한 부분입니다. 병점에서 역방향 반복이 이뤄지기 때문에 운전면에서는 꽤 불편함이 있고, 또 접속 문제가 늘 만족스럽진 않을거라 예상되지만, 급행으로 인해 배차가 벌어지는 걸 어느정도 메꿔주는 점에서 가치는 있다 할겁니다. 이외에 하행 단 1편이지만, 18시 17분에 설정해 넣은 구로발 서동탄행 열차도 주목의 가치가 있습니다. 하행 수요가 폭발할 즈음에 수완좋게 하나를 꺼내 넣은 덕에 혼잡해소와 함께, 승하차 지연 누적이나 장애로 발생하는 배차 공백을 메꿀 여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잘 뽑아낸 열차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경원선 쪽에서 의정부 시발의 경부선 열차를 새벽시간에 잡아넣은게 좀 눈에 띄는데, 시청에 도착하는 시간대가 7시대로 통근용 치고는 좀 많이 이른 느낌이 있습니다. 이건 통근대책 면이 있지만, 차량운용에서 경인선 충당차를 죄다 동두천이나 소요산까지 올리느라 구간열차가 비고, 또한 광운대에 입출고와 반복이 집중되어 차가 엉키는 걸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땜질로 보입니다. 계통의 일관성이 좀 흐트러지기는 하지만, 어차피 동종차량을 쓰는 상황에서는 이렇게 채워넣는 것도 방편이 되기는 하는지라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조조, 심야시간대라면 이건 운용의 묘를 잘 살린 경우기도 한지라. 


 급행 개정에서 사실 어려움을 겪은 데에는 시설 설계에서 너무 싸게 만들려고 들다가 이도저도 아닌 35짜리 통과부본선을 만들어버린게 가장 크긴 한데,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낡은 4현시 ATS신호에만 의존하는 현 신호 시스템과, 도중 반복 요구를 제대로 처리하기 힘든 거점역 배선구조 같은걸 들어볼 만 합니다. 

 일단, 신호 문제는 ATS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인데, 4현시라고 해도 정지나 감속(45제한) 외에는 보안동작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는 낡은 방식이어서, 기껏 고번분기기를 설치하더라도 45제한 이상을 넘기는 운행을 허용할 수가 없는 구조가 되어 있고, 또한 이리저리 보안동작시의 여유거리를 잡아넣는지라 신호를 넘어서 부본선을 달리면서도 45제한을 계속 받고 다니게 되어 있습니다. ATP라면 좀 더 융통성있는 제한속도를 설정할 수 있고, 45제한을 받는 F12나 55제한의 F15 분기를 넘어서, 65~70제한의 F15 양개분기나, 아예 90까지 제한속도가 올라가는 F18.5분기를 적용해서 통과속도를 개선할 수 있을겁니다. 여기에, 신호가 잘 되어 있으면 제한속도를 정밀하게 설정해 넣을 수 있는 만큼, 지연 파급을 최소화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물론 신호를 고도화하는데에는 상당한 투자가 소요되는 만큼 쉽게 결단하긴 어렵지만, 이미 지상측은 KTX나 간선열차때문에 ATP신호가 광범위하게 적용중에 있는 만큼, 신규 도입 전동차에도 ATP 장비를 올려놓는다면 충분히 이런 성능을 살릴 수 있을겁니다. 실제 경강선 전동차는 이전에 승차할때 경험으로 ATS가 없는 ATP기반으로 다니고 있어서 전동차에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는거 같지도 않고 말입니다. 지하철들이 신호시스템을 개장하면서 고생한 게 있다보니 쉽게 할 일은 못되겠지만, 1호선 축은 앞으로 한동안 과밀 문제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만큼,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구내 배선구조 문제는 한두군데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고 굉장히 방대한 이야기긴 하지만, 일단 경원선 쪽에서는 광운대 외에는 다들 부본선을 활용한 반복운전을 기본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반복지연이 확산되는 문제가 있었고, 경부선 서울 시내구간 역시 용산 아니면 구로 정도 외에는 반복을 대량 처리할 데가 없다는 한계가 있어서, 구간열차를 설정해 넣어도 이래저래 지연 파급이 지속되는 약점이 남아있었습니다. 따라서 좀 더 본격적으로 일처리를 할 수 있도록 구내개량을 적극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일단, 구로의 경우는 이전부터 주장했지만, 급행선쪽에 Y선을 설치해서 반복시의 구내 혼잡 문제를 해결하던가, 아예 완행선쪽으로 구로~신도림간의 3선화를 추진해서 신도림 시종착이나, 상행 완행의 병행운전 같은 걸 걸어보는게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배선을 극혐하는 경향이 있지만, 평면교차가 빈발하는 구간에서는 이렇게 3선 내지는 교차 대기를 위한 일시 대기선로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이외에 영등포도 광명셔틀 발착 승강장을 해외에서 종종 보이는 절취형의 4량 전용 승강장으로 변경하거나 인상선을 어떻게든 끼워넣는 식으로 바꾸고, 현재의 발착 승강장을 급행 하본선으로 써서 중선을 하나 끼워넣는 개량을 해볼 필요는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 광운대역의 반복능력을 지금보다 개선하기 위해서 승강장 배분을 다시 해서 현 경원 상선 및 제자리반복용 승강장을 아예 반복 전용으로 돌리고, 경춘선 승강장을 경원 상선용으로 쓰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때 하행 반복만 처리할 수 있는 배선이 아니라 상하행 양쪽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배선으로 고쳐둔다면, 또 하선쪽은 기존의 인상선과 본선을 바꿔서 포입식 Y선으로 바꿔서 최대한 처리용량을 치우는 방향으로 하면 개선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경춘선 승강장이야 어차피 입출고용으로만 쓰다시피 하고, 망우선 경유 전동차는 하루 2왕복으로 실적이 저조하니 아예 확실히 이렇게 정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긴 할겁니다.

 그외에 수원발착 KTX사업때문에 조만간 할 걸로 보이지만, 수원에 서울방향 Y선을 설치하고 KTX 외에 병점-천안간 구간셔틀의 수원연장을 꾀해보는 것도 검토해 볼만 할거라 생각이 듭니다. 교차지장이 생기니 자주 써먹기는 어렵겠지만, 의왕까지 올리는건 더 무리수가 더 크고, 어차피 천안~병점구간의 수요는 결국 천안, 수원, 평택 3개역의 착발수요가 비중이 큰 만큼, 수원까지만 올려도 체감 배차개선 효과가 확 커질 수 있을겁니다. 선로 사정을 봐야겠지만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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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역에는 급행이 가야만 한다?

28/3/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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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선 급행열차 종점’ 인천역까지 연장 추진

 지자체에서 지역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정도로 나온거 같은데, 이미 화물열차나 회송열차가 쓰고 있는 분기기를 써서 한다면야 추가 비용도 안들거 같고 그렇게 보이니 들고 온 모양입니다. 

 배선상으로는 사실 추가적으로 고칠게 없는건 사실입니다. 동인천에 이미 분기가 다 있어서 직결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도 하고, 신호 호환성도 문제가 될게 없는데다, 선로용량도 과거에 비해 완행측이 경부선 계통으로의 운행횟수로 많이 빠져나가서 비교적 여력이 있기도 한게 사실입니다. 러쉬아워엔 여전히 빡빡하긴 하지만, 평시라면 10분에서 12분 정도까지 벌어지는 틈에 차를 끼워넣는 거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낮시간엔 급행이 시간당 2~3회까지 줄어드는 상황인지라, 아주 안좋게 끼워들어간다 쳐도 5~6분 시격으로 압축하는건 전성기 경인복복선 시절의 운행량을 생각하면야 안될건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함정이 하나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인천역의 회차처리능력입니다. 인천역은 2면3선의 한국에선 흔치 않은 두단식 승강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1개 선로의 반복시간을 12분 정도로 가정하면 3개 선로를 쓸 수 있으니 4분 시격까지 받아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천역 승강장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승강장은 다른 두 선로를 지장해야 쓰는데다, 주박기지의 입출고에도 사용하는 만큼 배차조정이 필요하거나 할 경우에만 쓰다보니 실제로는 2개 선로로 6~8분 시격 운전을 실시하는 걸로 보입니다. 즉, 막상 급행연장을 하게되면 회차처리가 적체되는 문제가 생기기 쉽단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면 3개 선로를 다 쓰면 안되나? 라고 하겠지만, 일단 주박기지의 입출고가 꼬이게 되면 야간/조조 시간대의 배차가 박살이 납니다. 밤늦게 승강장에 재워둔 차 한두대를 띄우고 나면 한참 뒤에나 출발하는 차가 나오게 되고, 역시 밤 시간대에는 주박입고를 멀리서 하던가 미리미리 틈을 봐가면서 해야하니 막차가 짧아지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 여기에 너무 길고 계통이 많아서 생기는 1호선의 고질적인 지연파급을 생각하면 회차시간이나 시설에 여유를 둬서 빠른 반복이나 순서조정을 통해서 지연회복을 해야 하는데, 이 여력을 날려버리게 되면 뭔가 트러블이 하나 나면 지연이 1시간쯤 줄줄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될겁니다. 그리고 거의 죽어간다고 하지만 경인선 화물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화물이 다닐 틈서리를 유지해야 하는지라 급행을 우겨넣기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할겁니다.

  급행연장의 장점이 없는 건 아니기는 합니다. 수인선에서 경인선 축으로 넘어갈때 급행 이용을 하려면 세 번의 환승이 따르는 부담이 있기는 한지라, 동선상으로 보면 수인선 지하구간에서 경인선 부평 이북으로의 이동은 이러나저러나 꽤 불편이 생기는 건 있기는 합니다. 뭐, 애초에 경인급행-수인 직결계통을 높으신 분들이 냠냠찹찹해먹어 버려서 생긴 문제기는 합니다만서도. 다만, 이걸 해소하기 위해서 여전이 혼잡문제가 남은 경인선의 수송체계를 비트는게 적당한가는 좀 우려가 남는달까 그렇습니다. 딱히 시설개량 없이 한다는 것도 좀 우려가 많은 이야기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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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고속철도 탈선 건.

12/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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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테일한 보고가 나오기엔 좀 많이 이른 상황이지만, 대체적인 초동분석은 보도가 나오는 눈치입니다. 영어 보도 중 하나(링크)에 따르면 일단은 사고의 원인은 야간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선로전환기의 제어를 끈 상태인데, 작업종료 이후 이를 복귀하지 않은 채로 방치했고 그래서 열차가 그대로 보수기지의 측선으로 허용 최고속도로 돌진해 탈선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덜 탄 상태라서 그나마 승무원 2명, 아마도 선두차량의 기관사들로 추정되는 인원의 사망과 다수 부상으로 끝났지, 스페인 고속철 탈선사고에 비견할만한 대형참사가 났을만한 사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고의 유형으로 보면 강릉역 탈선사고와 굉장히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정상진로가 구성된 것으로 착오하고 분기기를 고속통과하다 탈선한건 거의 판박이에 가깝달까. 다행히 강릉쪽은 곡선구간의 끝이긴 해도 단선구간에 신호장 분기를 앞두고 있어 전속력을 내지 않은 상태여서 그정도로 끝났지만, 저쪽은 복선에 부본선 방향으로의 탈선인데다 너무 고속이었던 탓에 사망자가 나온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보통 신호나 선로전환기는 그야말로 오작동시의 치명도가 높기 때문에 운영 중인 노선상에서 보안을 끄거나 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걸로 알고 있고, 상식적으로 신호가 났다면 선로전환기가 전부 정상상태임을 입증한 상태여야 하는데 이게 깨진것은 굉장히 이상한 케이스라고 해도 그리 틀리진 않을겁니다. 보수목적으로 손을 댔다면 사후적인 동작 확인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게 없었다는 것도 이상하다면 이상한 경우고 말입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사실 구식의 철도에서는 인원이 배치되는 역에 모든 분기를 집약시키는게 기본이고, 도중분기는 극히 예외적으로, 여러 보안조치를 한 이후에 설치하는게 보통이었는데, 무려 고속철도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는건 여러모로 충격적인 일이라면 일일겁니다. 사고조사에서는 이 부분이 아마 주로 다뤄지고 있을거라 보이는데, 그 결론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여담이지만 이탈리아의 경쟁체제, 즉 국철인 FS와 민간업체인 NTV의 경쟁은 우리나라 경쟁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열심히 인용했던 케이스인데, 국철의 경영상태 악화와 경쟁압력이 유지보수의 허술함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의심이 됩니다. 경쟁체제가 국철의 안전과 경영개선에 기여한다고 약팔던 사람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 이게 다 FS때문이다라고 할지 많이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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