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슈팅에 꽤 오래 걸리는 걸 보면 원인이 복합적인거 같아 보이는지라 섯부르게 이야기 하기는 좀 어려움이 있긴 합니다. 부외자가 말하기엔 꽤 복잡하고 설명이 쉽지 않은 그런 이슈일거 같단 생각이 드는지라. 다만, 좀 넘겨짚기성 뇌피셜로 드는 생각이 있어 말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해당 노선은 단선에 원래 6량편성 전동차를 투입하기로 했던 그런 구간입니다. 이걸 위해 변전소가 신설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구간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차량 숫자가 늘어 전력량이 변동하기는 할거라 기기의 변경은 있었을걸로 예상은 됩니다. 문제는 당초와 바뀐 차량구성 때문에 증설한 용량에 뭔가 미스매치가 있는게 아닐까 추정이 있습니다. 물론, 교류전철화의 강점이 전력공급능력이 뛰어나고 넓은 구간을 커버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없이 운용가능하단 판단이 있어 개업을 했을거고, 어쨌던 그렇게 굴러가기는 했으니 이게 결정적 이유는 아닐겁니다.
여기에 보도에서 언급되는 “특정 차량”이 올때마다 피뢰기가 오작동한다는 식의 언급이 있습니다. 이거, 사실 90년대 VVVF 초기 도입시에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던걸로 아는데, 전통적인 전력제어 방식인 저항제어 기반에서 빠른 스위칭을 통해 전력을 조절하는 인버터 제어 방식으로 넘어오면서, 이 인버터의 특성이 문제를 일으켰던 그런 경우입니다. 스위칭, 그러니까 전력을 빠른 속도로 On/off 하면서 전압이나 주파수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전력성분에 노이즈라 할 수 있는 요소가 발생을 합니다. 물론 인버터는 실제 접점을 떼고 붙이는건 아니다 보니까, 어릴적에 장난치던 똑딱이 스위치 장난질 하다 스파크가 튀고 이런거랑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일단 전기 역시 파동의 일종이니 저런 과정에서 원치않는 특성의 전력이 발생하고 이건 회로에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 전자기적인 노이즈가 다른 차량이나 변전소에 이상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는데, 실제 인버터 전동차 초기 도입시의 트러블은 전력사용량도 다르고 저런 노이즈는 마구 뿜는 인버터 제어가 문제를 크게 키웠던 것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 오래되어서 어느정도 대처방안이 차량이나 전력설비 쪽에 보급이 되어 있을법 한데, 하필 근래 도입한 차량들에서 이런 대비가 불충분하거나 부실해서 트러블이 터진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들 근래 도입차량들은 들리는 말로는 몇몇 구간에서 이미 트러블메이커 짓을 하고 다니고 있다고 하긴 하지만, 또 어쨌던 경인선이나 경원선의 기존구간에서는 이런 문제 없이 다니고 있긴 합니다. 즉, 단순히 설비만의 문제, 또는 차량만의 문제로 보기엔 문제가 복합적이라 추론이 가능한 상황일겁니다.
여기서 한가지 좀 가설을 세우자면, 비교적 열차횟수, 특히 전기차량의 숫자가 적어서 심할 경우 한 구간 내에 편도 1편성 내지 왕복으로 2편성 정도만 한 변전소에 물려 있는 그런 상황에서 뭔가 트러블이 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경우라면 역행, 즉 가속 조건에서 문제가 나기보다는 감속 조건, 즉 회생 제동시에 문제가 더 집중이 되는게 아닐까도 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특히나 근래 순전기제동 같은 기술들이 나오면서, 거의 최종시점까지 회생 내지 발전제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이 나오는데, 여기에 트러블의 원인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변전소에서 회생제동으로 나오는 전력을 따로 처리하는데 문제, 즉 용량부족이나 재송전 불가가 생기면서 트러블이 커지는것이 아닐까… 라는게 좀 막연한 뇌피셜이랄까. 조금 엇나간 생각이지만 만약 전력저장장치 같은게 이 구간에 적용이 되어 있다면, 그게 배터리건 슈퍼캡이건 플라이휠이건 아예 고전적인 양수발전이건 간에, 이런 문제가 완화되었을 지도 모른단 생각은 좀 듭니다. 뭐 그게 또 다른 유형의 트러블을 만들어내긴 하겠지만서도.
이건 뭐 관여된 각 기술부문의 문제가 복합된 경우인지라 누구의 귀책이라고 명확히 말을 하긴 쉽지 않지만, 시설부문과 차량부문의 기술연계가 부족한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런 판이 벌어진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스펙대로 차를 만들고, 스펙대로 시설을 만들면 무슨 문제가 있겠냐 라는게 사실 상하분리의 발상인데, 실제 철도는 이게 서로 짜맞물려 돌아가는 종합시스템인지라 이런 발상 하에서 니탓 내탓을 따지고 따로따로 기술기준이 놀기 시작하면, 뭐 불필요한 비용과 트러블이 이렇게 생겨나게 되는거라 할 수 있을겁니다. 즉, 크게 본다면 상하분리로 기관이 따로 놀고, 이들이 서로 손발을 맞추지 않게 남남이 되면서 문제가 점점 확산이 된다 할 수 있을겁니다. 특히나, 근래 유지보수와 관제를 가져가네 마네 가지고, 또 경쟁체제를 가지고 서로 엇박자를 넣고, 정부가 노골적으로 공단편애를 가져가면서 사고조사 결과까지 당연하게 비트는 상황에서는 뭐 이런 “합을 맞추는” 일이 제대로 될리가 없고 개판이 날 수 밖에 없었을거라.
물론 이런게 사고조사 결과에서는 천안문™될거라 예상은 됩니다마는, 여하간 이런 복합문제에 대응하는데 현 체제는 굉장히 경직적이고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은 좀 공유가 되어야 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