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위의 컨셉아트에서도 알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DASYE의 발전형에 가까운 차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동력집중식, 2층 객실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 적으로는 엄청난 개량이 들어가는 그런 시스템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력성능은 소폭의 개량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기존 DASYE와 대동소이한 최고속도 320km/h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실 디자인적으로는 다듬어졌지만 기술적으로는 새로운게 별로 없는 그런 모델이 "미래의 TGV"로 제시가 된 셈입니다.
다만, 기술적인 면과 반대로 경제성 면에서는 많은 노력이 들어갈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기욤 페피 SNCF사장의 언급에 따르면, 30% 싼 운임을 공급할 수 있는 차량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그 실체는 2층차를 베이스로 최대한 좌석을 늘리되 여객의 편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합니다. 뭐, 그 제1의 실체는 OUIGO 등지에서 실시했던 카페 공간의 삭감이라고 하는 듯 합니다만, 일단 이걸로 1량분의(실제로는 2층차량의 1층분 정도겠지만) 공간을 더 얻어낼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이것만으로도 좌석공급량을 50석 정도, 약 10% 이상 늘릴 여지가 생길 듯 하긴 합니다만. 이외에 다른 경제성 확보 노력이 더 들어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사실 기술적인 진화보다 경제성에 자꾸 집착하게 되는 것은 고속선 건설 증가로 인한 재정압박으로 SNCF와 RFF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신규 LGV들은 수식성 면에서는 그리 좋지 못한 판에 저가항공이나 카풀의 확대로 수요 이탈이 일어나는 상황이어서 거기에 대한 대응 차원이 큽니다. 항공사들이 이미 많이 해봤던 좌석공급량 증가와 공간설계 극대화 외에도, 유지보수비를 줄일 수 있는 동력비나 시설보수비용 삭감을 위한 기술적인 개량, 차량의 총 코스트 삭감을 위한 대량도입과 기종 단일화 등을 꾀하고 있을거라고 봅니다. 2018년을 목표로,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새로운 프랑스 산업(Nouvelle France industrielle)"계획의 일환으로까지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하니, 어떻게든 이런 목표에 극대화하는 차량을 추구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뭐 이외에도 상하통합 추구 과정에서 강하게 제기되었던 기존선의 보강 문제도 의제화가 되는 듯 합니다. 현재 TGV가 300~320km/h대역을 공급하고 있지만, 그 아래의 기존선은 160km/h이 최대속도로 독일 등 중부유럽 내지 북유럽 국가가 제공하는 200km/h급의 대역이 완전히 비어있는 점이 지적되고 있는 모양이고, 여기에 대해서 대안 모색을 좀 하려는 눈치가 보입니다. 그러나 TGV만으로도 재정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 대역을 위한 막대한 지출을 할 수 있을지는 문제가 되고 있고, 만신창이가 된 알스톰이 따라올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겠습니다.
사실, AGV를 채용한 NTV의 몰락도 그렇지만, 독일 DB가 200km/h 이하 대역의 IC급 열차와 250km/h대역의 ICE-1/2 열차를 통합한 ICx 차량을 대량도입하는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ICx의 경우 아예 철제 차체를 기본으로 하는데다, IC와 ICE-1/2를 통합해서 대규모 발주를 내어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건 결국 차량의 공용화와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겠다는 경제성 우선 논리에 다름아니라 하겠습니다. 결국, 유럽 철도는 지금의 경제상황과 비슷하게 기술적 모험에 운명을 맞기기 보다는 최대한 경제성을 높히는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형태랄까.
기실 현재 기술선도적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철도분야 선도국가는 리니어 고속철을 하겠다고 덤비는 일본 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정말 잘 될 수 있을지, 정말 시장이 있는 영역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인 시각이 들기도 하고, 해외에서도 거의 마지막 남은 프론티어라는 점에서는 JR의 시도를 칭찬은 하지만 뭔가 좀 석연찮게 보는 그런 느낌도 제법 있습니다. 과연 어디가 정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랄까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