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일 먼저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은 인프라의 확보, 그리고 거기에 뭐를 굴릴 것인가, 그리고 그걸 위해서 재원확보는 어디에서 해 올 것인가가 고민이 되어야 할겁니다. 그리고 나서, 그걸로 실제 북한의 제조업이나 경제활동을 어떻게 장려할 것이고, 또한 그렇게 풀리는 재정으로 인해 유발되는 인플레이션이나 인구집중, 소득격차를 어떻게 조정할 것이며, 또한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따라다닐 각종 부패와 불합리를 어떻게 정정불안을 최소화하면서 개선할 것인가 까지도 고민이 가야할겁니다. 철도나 건설에서 다루기에는 너무 멀리 나간 이야기겠지만, 정부 정책에서는 그정도 틀을 가지고 보기는 해야할겁니다.
좀 건설이나 운영에 관해서 몇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결국 재정의 여건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량사업은 사실상 상시사업으로 30~50년 정도 스케일은 가져가야 할겁니다만, 그중에서 우선순위를 높게 잡아야 할 축선들을 정해서 전략적인 고규격화를 밀어넣어야 할거라 봅니다. 당연히 경의선축과 경원/동해/함경선(평라선) 축이 당연히 양쪽의 핵심 축선이 될거라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걸로 커버되는 인구는 제법 되겠지만, 국토 커버리지는 썩 넓다 하긴 어려울겁니다. 따라서 이 축에 보조적으로 만포선, 그리고 함북선 회령까지 구간과 백두산청년선의 혜산까지 구간은 전략적인 고규격 간선을 밀어야 할거라 봅니다. 그리고 북한측의 행정체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평라선 평양~고산 구간 또한 개발노선에 포함이 되어야 할겁니다.
정비의 순서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건 경의선이 될거고, 이후 평라선 동해안 축선 쪽이 될겁니다. 그 이후에 나머지 전략적 간선들을 손을 보게 될거고. 다만, 여기에서 경의선만큼은 특히 좀 더 정비방법을 다르게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즉, 300~350 규격의 고속선을 먼저 깔고, 이거와 병행해서 기존선을 150정도 수준의 간선으로 개량을 하면 어떨까 라는 겁니다. 즉, 고속선과 여기에 직접 연관이 되는 기존선 일부만 선도하고, 이후 나머지 기존선을 개량해 나가는 경부선과 비슷한 방식을 취하는 겁니다.
이 경우 물류는 어떻게 할 거냐 과제가 될겁니다만, 급구배가 적고 평면교차가 거의 없는 고속선이라면 화물 운행의 부담도 적을 뿐더러 속달성을 살리기도 유리할겁니다. 다만, 속도차이가 300과 120~150km/h정도로 워낙 극적인 만큼 운행구간 중간중간에 대피선이 들어가야 하겠고, 아마 30km정도마다 하나 정도의 대피선 설치는 따라가야 할겁니다. 향후 기존선 개량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화물들은 고속화 화물을 제외하고 기존선으로 이전해 나가면 될거고, 어차피 그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국제선 수요나 제한적인 여객유동만 나오고 특히 북한 내부적으로는 이용객이 그리 많지는 않을거라, 혼합 운용이 그렇게 매이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정히 안되면 여객차량 속도를 200km/h정도까지 낮춰서 운용성을 극대화하는 선택지도 있을거고 말입니다.
경원선 축선 등 기타 정비구간의 경우는 경의고속선 투자가 우선되다 보니 빠른 진행에 제약이 많을거라 보는데, 이쪽은 청년이천선이나 평강까지의 맹장선화된 잔여 구간은 놔두고 연결구간의 고속선 투자를 먼저 원산정도까지 올려놓고, 이후는 기존선의 복선개량을 최우선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요즘의 간선 트렌드 처럼 200km/h급 이상의 고속화 선로로 질러놓기 보다는 130~150km/h정도의 복선전철을 정비목표로 해 두고, 향후 트래픽 추이를 봐서 고속선을 구간구간 새로 넣는 방식을 취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이중투자가 아니냐고 하겠지만, 200km/h급 노선을 질러두고 또 300km/h투자를 또 하기는 벅찰거 같은지라. 뭐 비용추계를 봐서 결단은 해야할겁니다마는.
그리고 완전한 별선 투자로 해볼 구간은 평양~고산 구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200km/h급이라도 충분할거라 보기는 하는데, 대신 기존의 단선은 재해대응이나 운행애로 일부를 해소하는 정도만 하고 유지를 하는 걸 고려해 봐야 할거라 봅니다. 일단, 기존선 연선의 인구 자체가 상당기간은 유지가 되어야 할 상황일거고, 시스템적으로도 병행운용을 어느정도 해야 할거라서 이를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도로정비가 따라올 때 까진 철도가 지탱을 해야할거고, 따라서 당분간은 저속철도와 고속선이 병존하는 기간이 있어야 할거라 봅니다.
차량부문에 대해서는 이런 순차적 접근이 필요할건데, 일단 현대적인 철도로 개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직류를 포기하고 교류전철화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한번에 싹 교체가 어렵기 떄문에 구간구간의 개량이 돌아가야 하고, 또 이 기간 동안 잠정운영을 위해서 디젤기관차가 일정수량 운용이 되어야 합니다. 뭐 전차선 등의 설비를 다 갖추고 일시에 절체를 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하는것도 가능하긴 할거 같지만, 이 경우에는 차량을 미리 배치해 놓고 해야할거고, 직류차량은 잉여가 되니 이걸 어디에 유용할지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순차, 별선 우선으로 가는 이유도 이런 차량이나 신호 시스템의 일신을 기존시설 개량으로 하기가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한에 없는 북한 고유의 철도시스템들이 몇개 있는데, 협궤선과 강삭철도 들이 북한에 제법 많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일제때 지은 노선중 협궤인데다 심지어 급구배 급곡선이 난무하는 곳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구간들은 이후 철도개량사업에서 현황조사가 들어가고, 거기에 따른 기술개발이 제법 필요할거라 봅니다. 또한, 기존에 개발하던 산악트램도 이런 구간의 개량을 검토하면서 선형개량이 비싸거나 곤란한 경우엔 적극 활용해 볼 필요가 있을겁니다.
만우절 드립으로 써먹긴 했지만, 북한지역에는 일제때 또는 해방 이후에 만들어진 가치가 있는 기술유물들이 제법 있을거고, 증기기관차도 거의 도태는 되었을거 같기는 합니다만 운영을 위한 조직과 설비까지 어느정도 갖춰져 있을거 같습니다. 남측으로의 잉여분 이전같은것도 해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독일의 증기차 전문 공장인 마이닝언 공장처럼, 특정 작업장 하나를 이런 증기기관차 같은 구식차량의 전문 정비조직으로 존속시켜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증기기관차는 워낙 손이 많이가는지라, 기관구 시설도 그렇지만 전담하는 중정비 시설도 어느정도 남아있을건데, 간선 축에 근접해 있으면서 지나치게 대도시는 아닌 곳의 설비 하나를 지정해서 보존작업장으로 만들어볼 가치는 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개량사업을 하면서 차량과 시스템 등이 일신되기는 하겠지만, 그 기간동안의 잠정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과제가 될겁니다. 경의고속선 투자가 오늘 바로 시작된다 하더라도 완공을 보는건 빨라야 7~8년 후일거고, 다른 간선들의 개량은 15년에서 20년까지 봐야 할겁니다. 이 동안 북한이 자체적인 차량 제작만으로 계속 버틸 수 있을지는 제조설비 용량이나 자재조달, 재원 등이 모두 걸릴거라 봅니다. 그래서 좀 황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새마을 객차들을 폐차 도태하기 보다는 대수선과 개량을 해서 북한에 현물지원 용도로 준비해 두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5년에서 10년 정도 연장사용은 스테인리스 차체인 만큼 큰 무리는 없을거라서, 단기간의 여객차량 확보문제는 이걸로 지탱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화차중 소화물차나 유개화차, 무개화차 여유분도 어느정도 지원사업으로 쓸 수 있을거라 봅니다. 이걸 제공하면서 부품 또한 같이 공용하기 시작하면 철도연결 이후의 운용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재원과 관련해서는 좀 황당한 이야기일수 있지만, SR통합 이후 운임수준을 SR기준이 아닌 현행 코레일 기준으로 올린 상태를 유지해 두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고속철도 재원조달을 경의고속선까지는 그대로 해서, 이 운임증분으로 경의고속선 재원확보 및 경상보조에 충당을 해 두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후 경의고속선에 대해서도 재원조치는 좀 유지를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 금액이 그리 큰건 아니어서 큰 기여는 못하긴 하겠습니다만, 없는거 보다는 좀 효과는 있을거라 봅니다.
아직은 설레발일거 같기는 하지만, 해방이래의 숙원사업이 정말 먼 발치에 보이기 시작하니 기분이 참 묘하긴 합니다. 잘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