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이미지처럼, 내용은 크게 사업수익 측면과 비용지원 측면에서 접근하고, 후자에 공적 재원을 집중하는 형태로 잡혀져 있습니다. 다만, 수익 확보는 아무래도 비용구조 개선을 위한 공적비용 투입을 합리화하는, 즉 이런저런 경영개선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에 가깝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사실 이미 경영상태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는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기 때문에 수익개선이라는 것도 여러모로 잘 되기가 어려운게 있긴 한데, 그래도 공적 자금을 받는 죄인이니 뭐 어쩔수가 없달까.
일단은, 수익면에서의 대책은 좀 지미한 감은 있습니다. 첫째는 그나마 대도시인 삿포로 시 일대의 비철도부문, 즉 부대영업이나 부동산 부문의 수익 최대화를 기조로, 둘째로 신치토세공항 접근교통의 강화를 통한 운수사업의 최적화, 셋째는 인바운드 관광객 대상의 관광열차 충실, 그리고 제반 비용삭감과 의식개혁운동 등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적자선의 정리도 검토가 들어갔는데, 이미 JR홋카이도가 발표한 수송밀도 200인 미만 구간, 삿쇼선 비전화구간, 네무로선 후라노-신토쿠, 루모이선 잔여구간 등이 물망에 올랐고, 세키쇼선 유바리 지선이나 히다카선 피재구간 등 이미 폐선 및 대체교통 협의가 들어간 선로 등이 대상이 된 걸로 보입니다.
비용면에서의 대책이 사실 이 계획의 본방이라 할건데, 크게 네 꼭지에 대해 국가 지원금 2년간 약 400억엔의 지원을 실시하는 걸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1) 이용이 적은 철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사업의 구축이 필요한 선구에 대한 철도시설 및 차량의 설비투자 및 수선 지원.
(단, 지방자치체 등으로부터도 동일 수준의 지원을 할 것을 전제로, 구체적인 사업 구성에 대해서는 협의 조정.)
(2) 화물열차 주행선구에 대한 화물열차 운행에 필요한 설비투자 및 유지보수의 지원
(3) 세이칸 터널의 유지관리 지원
(4) 경영기반의 강화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설비투자 지원(단, 재정지원 50%, 무이자대부 50% 형식)
이는 일단 급한대로 운수기구의 재정을 활용하는 조치로, 이후에는 국가가 지속 지원을 하기 위해서 입법적 조치를 수행할 계획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 대해서 JR동일본에서도 인적 및 기술적인 협조, 지원을 더할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원의 목표는 홋카이도 신칸센 삿포로 연장 개업 후 어느정도 사업개선효과가 나오는 2031년 까지를 계획년도로 잡고 있어, 단기적 조치가 아닌 10년 이상의 장기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계획은 JR홋카이도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겠습니다. 노선의 포기는 적극 명시는 하지 않았지만 국가의 지방대책이 없는 한에는 대체수송을 추진하는 방향이 될거고, 국철 말기의 지방선 정리와 비슷하게 지자체 부담을 끼고 노선을 유지하거나, 아니면 보조를 받고 공영 버스같은 대체수송으로 전환을 하거나 양자택일의 형태가 될 거라 보입니다. JR 입장에서 대체수송으로 버스를 끼워도 운영비 자체는 철도랑 다를게 별로 없었던 전례가 있어서, JR부담이 아닌 국가 및 지자체 부담 형태가 된 걸로 보입니다. 이 부분이 아마 가장 첨예한, 그러면서도 양보하기 힘든 사안이 될거라 예상이 됩니다.
화물 관련 시설 투자와 세이칸 터널 유지보수 보전은 사실 진즉에 문제가 되었던 사안을 정말 사장 둘이 자살하고 사업이 파탄지경에 가서야 정리를 한 택인데, 늦었지만 일단은 가닥은 잘 잡았다고 봅니다. 기존에 선로등급 상 을선(2급선) 정도로 지어진 시설이다 보니 궤도중량화나 강화도상, 침목 숫자 등의 설계기준이 낮았고, 덕분에 화물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궤도파괴가 빠르게 진행되어 유지보수 비용의 급증으로 이어진 문제가 있었는데, 아마도 궤도중량화 같은 대책이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세이칸 터널의 유지보수 비용은 수백억 엔 수준의 유지보수 비용이 매년 들어가던, 그야말로 사업수지의 블랙홀이라 할만한 사업이었는데, 이걸 국가부담을 늘리는 방향이 된다면 일단 급한불은 끄긴 할 수 있을겁니다. 재정지원 규모로 봐서는 대대적이기 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이긴 할겁니다마는.
경영기반 강화 투자는 일단 인력절감 투자나 자동화 같은데 제법 들어갈거로 보이는데, 이외에 차량구입 보전같은게 어느정도 들어갈 걸로 보입니다. 사업수익 대책에서 공항노선 강화같은 이야기가 언급이 된게 아마 이 사안일거고, 그 외에 디젤동차들의 대체투자 같은게 좀 들어가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좀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나 싶은데, 물론 JR홋카이도 같은 과소지와 나름 근간이 되는 수익사업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한국 철도를 비교하는건 좀 안어울리지만, 수지개선을 위해서 10년 정도의 장대한 기간계획을 잡은 거나, 단순히 자구노력만을 강조하기 보다 적극적인 재정조치를 넣은 것은 좀 참고할 만 할겁니다. 지난 5년 동안 전체 철도가 망하건 말건 체리피킹이나 해먹을 생각만 하던 방향과 정말로 대조되는 자세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