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광명역 활성화 자체는 2005년에 개통 직후 나왔던 셔틀전동열차 운행 당시의 국토부 주도로 나온적이 있는건데, 이번 건은 SR과의 경쟁관계에 대한 일종의 대응 차원이라는 느낌으로 나온 듯 싶습니다. 뭐 그래봤자 고속철 계획실패의 땜방적인 계획이라는 건 큰 변화는 없기는 합니다마는.
계획에서 가장 튀는 포인트라면 고속 셔틀버스를 굴리겠다는 부분입니다. 핵심은 강남순환고속도로 경유로 운행해서 20분 내로 연결하겠다는 이야기 입니다. 철도공사가 직영할 거 같지는 않고 아마 운수사업자에 하청을 주는 식으로 이루어질거라 생각이 들고, 사업면허 부분이나 이런것도 별로 생각하지 않은 구상 정도의 개념이라고 보이기는 합니다. 사실 강남순환고속도로 자체의 문제, 즉 주행시간은 5분인데 IC 드나드는데 30분이라던가 이런 포인트의 난맥이 남아 있어서 이야기대로 잘 될까는 솔직히 의문이 남기는 합니다마는, SR 수서역을 간접 견제하는 사업을, 철도공사의 자체적인 버스 사업으로 벌이겠다는 지점은 좀 눈에 띕니다.
사실 다른 나라의 국철계 사업자들이 이종 교통수단을 운영한 전례가 많은데 비해서, 한국철도는 이점에서 굉장히 클린했던 역사가 있긴 합니다. 일본국철은 자동차과에서 굴리던 버스나 노선화물차, 그리고 연락선 명분으로 굴리던 직영선편까지 있었고, 영국 국철도 페리와 호버크래프트를, 독일연방철도는 트럭 운송과 대체수송 버스, 그리고 내륙여객수운을 운영했던 전례가 있는데 한국철도는 철도청 시절에도 이런 철도 외의 운수부문을 가지지 않은 점에서는 좀 독특하기는 합니다. 그래서 이번의 버스 사업 계획은 좀 튀는 면이 있달까 그렇습니다. 아마도 업무위탁 같은 형태의 언제든지 컷 오프할 수 있는 사업 형태가 될거 같긴 합니다만.
주차빌딩 부분은 파크 앤 라이드 의존도가 높은 광명역의 특성을 반영한 거라 보입니다. 서울방향보다는 경기도나 인천 방향의 수요에 대응한 입지기도 하고, 고속도로 접근성이 양호해서 주차장 소요가 많았는데, 현재는 주차장이 워낙 포화지경이고, 주차장을 수평방향으로 늘리는건 수도권에서는 사실상 한계인 만큼 자주식 고층을 잡는건 바람직하긴 합니다. 문제는 주변 도로가 포화지경이 되면 이런 대규모 고밀도 주차장도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데, 이미 코스트코나 이케아 붐 때 이런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기도 했었습니다. 뭐 그지경이 되면 철도공사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광명시나 국토관리청의 대규모 문제가 될테니 거기까지 오지랖넓게 볼 이유는 없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는 뭐 하면 좋기는 한 사업이고, 사실 공철 직결편 슬롯이 한정된 상태에서는 이게 대안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이게 채산성을 맞출만큼의 규모의 경제를 뽑아내기가 쉽진 않을거고, 버스 베이스로 도는 경우엔 정시성 면에서 약하다보니 아무래도 어정쩡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기는 합니다. 향후 월곶-판교선과 제2공철선 같은걸 종합해서 장기포석으로는 생각해 볼 수 있긴 하겠지만 당장에 활성화 효과를 거둘만한 건인지는 좀 의문은 있습니다.
그리고 좀 모호하게 언급되었지만 셔틀전동열차 대량증편은 이 발표에서 사람들 눈을 제법 끌지만, 그만큼 심각한 폭탄이기도 합니다. 다른 보도에서의 언급을 봐서는 초기 영등포 착발 시절 종일운전으로 하루 60회 좀 안되게 채웠던 다이어를 부활시키려는 거 같은데, 문제는 과거에 KTX 배차량과 달리 호남고속선 증강으로 인해 포화상태는 더 심해지고 있고, 여기에 경부선 전철 증강요구도 점점 강화되는 분위기여서 과연 이게 적정한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깁니다.
특히나, 이렇게 과포화 상태에서 2선과 1선, 연결선을 다 가로질러 다니는 전동차를 마구잡이로 늘리다 보면, 정상으로 굴러갈때는 그럭저럭 돌아가지만 열차 하나가 삐끗하는 순간 정시성이 와장창 박살이 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20편 내외가 다니는 지금도 경부선 전동차가 꼬이던가 KTX가 꼬이던가 하는 일이 나는데 이 상황이 더, 거의 모든 시간대에 발생하게 된다면 이건 그야말로 트롤새끼 그자체가 될 수 밖에 없달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광명셔틀이 다닌지 거의 10년이 되어가지만, 출퇴근시간대에 추가열차 공급효과 정도를 빼면 셔틀전철은 그야말로 공기수송 모드에 가까운 분위기입니다. 통근시간대 일부러 혼잡을 피해 이걸 탄다는 케이스도 보일 지경이고, 과거 몇번 타봐도 입석을 세우는 경우가 별로 보이질 않을 지경인지라. 게다가 객단가 면에서 차라리 KTX 빈자리를 더 적극 채워 다니게 하는 쪽이 셔틀전철을 채워 다니게 하는 것 보다 유리한지라 셔틀을 열심히 늘려준다고 해봤자 별 득이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조만간 역 주변에 아파트와 오피스들 입주가 개시될 기세고, 이러면 이용객 증가가 예상이 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배차가 불편하고 불규칙한 전철은 외려 더 불만만 늘리기 좋을겁니다. 차라리 신안산선이든 월곶-판교선이든 서두르는 쪽이 더 확실하고 효과도 큰 길일겁니다.아예 단기대책으로 갈거면 관악역 셔틀이나 추가로 철산역 셔틀, 아예 오이도 셔틀같은 같은 버스 배차를 강화하는게 나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좀 과감하게 선로를 지을 수 있다면 주박기지에서 오류동선이나 금천구청, 석수까지 선로를 확보하는 방향을 취하는게 더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박기지에서 억지로 급구배를 끼워서 고가 선로를 따면 근래 추가된 강남순환고속도로 JC구조물을 피해서 북상할 수 있을듯도 합니다만, 과연 제때 이런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구상으로서는 좋아보이기는 하는데, 실행 가능성같은데서는 좀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