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강하게 요구되던 중앙선 단선예정 구간의 복선전철화가 결국 확정이 되었습니다. 얼핏 보면 지역민원이 관철되는 정도의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상당히 필요한 사업이 이루어진 것이라 호평할만한 의사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복선전철로 전환함에 따라서 현재 교행용의 신호장으로 설치가 계획된 3개 신호장이 일단 삭감 내지는 기능조정이 되면서 분기기나 각종 기계실 설비 추가의 부담이 줄어드는게 있고, 공사 과정에서 두 단계로 나누어서 작업하는 것에 비해서 공수나 기간의 단축 이익도 발생하며, 운전면에서도 교행취급이 줄어듬에 따라 안전확보와 인공수 삭감이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교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로전환기가 부대되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취약한 장치다 보니 장애가능성이 늘 따라다니고, 또한 오출발이나 과속시의 위험요소가 되는지라, 비용 문제가 아니라면 복선이 되는게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 더 요소가 있는데, 중앙선 영주 이남은 의외로 화물열차의 운행비중이 높은 구간이라는 점입니다. 컨테이너화 되지 않은 재래식 화물이 주류라는 점에서 수익면이나 사회적인 관심도가 낮긴 하지만, 황산을 필두로 해서 시멘트, 광물질류의 수송이 많은 구간인지라 산업 자체가 쇠퇴해서 감소하면 모를까 도로 수송으로 대체가 어려운 화물이 대부분이고, 또한 산악지대에서 나오다 보니 애초에 도로 수송의 부담도 큰 그런 부류들이 다수입니다. 철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화물들은 화차성능이 그리 좋지 못한데다 중량물이 다수라서 고속수송이 어렵고, 또한 수송의 변수가 많아 정시성을 맞추기도 그리 간단치 않은 물자들이라는 점이 있습니다.
이는 230~250km/h에 달하는 고속열차 사이에, 70~100km/h정도의 속도를 겨우 가지는 화물열차가 혼합해 다녀야 한다는 상당히 해골복잡한 구도가 잡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특히나 고속열차에 적합하게 역간 거리를 20km가까이 벌려놓은 단선이라면, 마침 현 단선계획구간 연장이 75.9km, 도중 역과 신호장 숫자가 5개소이니 대충 엇비슷한 거리가 나오는데, 한 구간을 고속열차가 6~7분에 주파해 나가주기 때문에 역간의 선로 점유시간이 길이에 비해서 그리 길지 않고 선로용량 부담도 적게 됩니다. 하지만, 화물열차의 경우 아주 이상적인 평탄선으로 20km를 달린다 해도 느린 가감속과 낮은 최고속도 덕에 2~3배의 소요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역간 선로를 점유하는 시간이 길어져 용량을 까먹게 됩니다. 더욱이 고속열차가 이런 화물열차의 교행을 기다리는 상황이 된다면 정시성을 그만큼 손해보는 상황이 반복되게 마련일겁니다.
복선이 깔린다면 이런 점유문제는 양방향이 아니라 한 방향, 즉 느려서 뒷 차가 추월하지 못하고 꼬리를 무는 문제 정도로 한정이 됩니다. 그나마도 이건 주행속도를 손해보는 정도지 아예 점유 해소까지 멈춰 기다리는 문제가 없기는 하니 말입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중에 화물이 대피해서 후속 고속열차를 먼저 보내는 대피선을 갖춘 신호장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교행 신호장에 비해서는 그나마 숫자가 적어도 되고, 배차가 조밀하지 않다면 그만큼 수량을 줄여도 부담이 적어지기는 합니다.
여기에 복선은 소요시간의 개선효과도 있습니다. 재래식, 그러니까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단선에서 규격개량을 크게 안하고 복선화만 해도 운전시간이 30~40%가까이 단축되는 효과가 발생을 했었습니다. 이는, 교행정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가감속이나 정차대기로 발생하는 시간 손실이 크게 줄어드는데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을 벌충하기 위해서 시각표 상에 여유시간을 상당히 배분해 두는 걸 삭감할 수 있게 되면서 저정도의 극적인 속달화가 이루어지는게 있었습니다. 현대적인 고규격 선로에서는 이런 효과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정차 교행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시간 이득이 약간은 있기는 하고, 또한 단선 특유의 지연확산이 끊어지면서 정시성이 극적으로 개선, 여유시간을 과하게 잡지 않아도 되어 생기는 소소한 이득도 따라오는지라 10%~15% 정도의 단축효과가 나오기는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용량 증가는 추가로 말할것도 없지만, 해당구간 복선화가 된다면 현재 검토중인 강릉선 KTX이음에 적극적으로 중련운용을 시행해서 배차를 화끈하게 늘리더라도 화물이나 영동선 등을 경유해 오는 일반열차의 삭감이나 큰 변경을 검토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시간경쟁력도 소소하게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말은 대구선 직결이나 동해선 포항방향 직결편을 일부 설정하는 것도 검토범위에 넣을 수 있게된다는 이야기기도 할 뿐더러, 시간 설정면에서도 교행 관련으로 세세하게 고민할게 줄어서 융통성있게 시간을 잡는게 쉬워진단 이야기기도 합니다. 물론 배차증강에 따라 대피가능한 신호장을 증강하는게 따라는 붙어야 할거지만 말입니다.
비슷한 이유에서 여객 횟수가 일단 중앙선 안동이남에 비해 확연히 많고, 화물운행도 꾸준한 장항선도 복선화가 급물살을 타게 된 면이 있습니다. 다만, 장항선은 과거의 역들을 다수 승계해서 정거장이 좀 과잉인 부분이 있는데, 중앙선은 현재로서는 복선화 할 경우에 화물의 대피취급을 할만한 역이 너무 적어서 시간표 계획의 병목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일단은 도중역으로 의성과 군위(의흥)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신호장 계획중 탑리와 영천화산 정도는 대피취급 가능한 정차역으로 살려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특히, 탑리의 경우는 현 역세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승하차 자체는 소소하나마 유지는 되는 역이고, 소규모 교통결절로 남겨둘만한 위치인지라 일반열차 한정으로나마 여객역으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장래에도 적어도 화물기능을 분담하는 간선노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복선화를 반영하는 방향이 되면 바람직할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에 비해서 시간가치는 많이 높아졌고, 자본 투입능력은 높아지고 이자부담은 낮아진 만큼 복선전제 단선화를 통해 구태여 노동력을 더 쓰고 자본비용을 절감할 이유가 희박해졌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요구된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