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구간이 사실 문제는 문제인게, 유명한 한강대교 하부 통과구간 덕에 절연구간이 거의 100m짜리가 설정되어 있고 그래서 도중 정차 사고 우려때문에 통과열차의 편성 단축을 꺼려했다거나 전기기관차 투입을 기피했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8량편성의 경우도 판토 위치때문에 잘못 정차할 경우엔 해당구간 내에 모든 판터가 들어간 채 정차할 위험이 있고, 전기기관차는 말할것도 없어서. 그래서 과거엔 용산역 상비 입환기가 저걸 구원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던 눈치였고 말입니다.
이런 구간이다 보니 사실 어떻게든 개량을 해 둘 필요는 있기는 합니다. 이 절연구간 애로만 원포인트로 해소해도 이 구간을 지나는 모든 열차가 1분 정도의 시간절감효과는 얻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배차 병목도 다소 해소가 될 가망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하루 300회 가까이의 열차가 다닌다면 편익 자체는 제법 나온달까. 지하화 자체도 도저히 개량견적이 안나온다면 해볼만한 여지는 분명 있기는 합니다...만.
문제는 지하화의 범위를 얼마나 잡을거냐에 있습니다. 용산구 측에서는 서빙고까지를 전부 지하화하겠다고 덤비는 모양인데, 문제는 서빙고 전후해서 설치된 지하구조물들입니다. 서빙고 동측에는 지하차도가 이미 지나고 있는 상황이고, 그리고 서측에는 4호선의 동작대교 접속구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걸 지하로 회피하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위치에 있는게 문제의 핵심이랄까 그렇습니다. 서빙고역 구내의 화물취급이나 예비선로들은 뭐 이런 부분에 비하면 차라리 "돈지랄"로 덮어볼 여지라도 있겠습니다마는.
더욱이 현실적인 과제로, 지하화 공사를 하는 경우 용산삼각선을 죽여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단순히 화물 경로로서의 가치만 있는게 아닌, 차량 회송이나 유사시의 활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경로로의 대체가 지극히 어려운게 이 용산삼각선인지라,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밑그림이 없다면 지하화 자체가 성립이 매우 난해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전기차량 전용이 될 수 밖에 없는 장구간의 지하화는 좀 문제가 있고, 반지하화 같은 대안을 검토하는게 필요할거라 봅니다.
현재로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한강대교 하부 통과부분 전후를 신규 선로로 대체하는 정도일겁니다. 적은 비용으로 끝내고, 운행애로 해소가 되는 정도에서 만족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방음벽이나 방음터널 정도로 대체하는 것이 최선책일겁니다. 다만 이보다 좀 더 진보한 안으로 간다면, 이촌역을 5~7년 정도 사용중지로 돌리고 환승은 신용산-용산 소프트환승으로 대체해 처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촌역~용산역 남부까지 트렌치 구조로 개량하되, 지상 단선을 유지해서 서빙고-용산삼각선 간의 단선구간을 별도로 설치하는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상선을 전폐하는게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삼각선은 선로 특성상 급구배를 줄 수가 없고, 현 한강철교 구간까지의 경사도를 생각하면 지상선을 유지하되, 한강대교 하부구간을 좀 더 굴착해서 대응 하는 정도로 남겨야 할겁니다.
이런 포인트를 공략해서 어느정도 국비 보조는 받을 수 있긴 하겠지만... 뭐 현실적으로는 예산경합에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운 노선인지라 아마 안될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