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큼의 실적이 안나오고 있어 고군분투중인 광주역 셔틀열차가 예산관련해서 시의회의 비토를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800명/일은 그렇게 과한 목표는 아니지만 배차나 접근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보니 그 절반 정도에 미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합니다. 광주시 측에서 체험행사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고, 정차역 마다 환승안내를 게시하는 등의 노력을 상당히 하는데 성과가 잘 안나오고 있어서 주창자 중 한 사람으로서도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다른 나라 같으면 시골동네에서나 나올만한 일이 도심 한가운데의 정규영업선에서 나오는 지경인 셈이니 그것도 기묘하다면 기묘한 일이고 말입니다.
사실 400명 수송이라는 이야기는 실제 전철의 승하차 기준으로 카운트 하면 800명 선에 도달했다는 이야기긴 한데, 이건 일단 차치하고 실적치를 다른 데이터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점에서 광주1호선 광주송정역의 승하차 데이터를 까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송현황 자료의 최근값이 2017년 3분기 9월분 자료인데, 2017년에는 이게 4,489명/일을 달성해서 역대 최고실적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이게 2016년 동월분 값이 3,921명/일, 2015년에는 3, 697명/일, 2014년에는 2,561명/일, 2013년에는 2,517명/일 정도에 그치는데, 이걸 좀 러프하게 보면 호남고속선 KTX 효과로 대충 일일 1천명 정도의 순증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고, 여기에 비교해서 보면 하루 400명 정도의 숫자는 눈에 띄는 그런 레벨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선방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1호선 평일 운행회수가 240회, 휴일에 202회 투입인데 거의 1/6 수준의 배차를 가지고 40% 정도의 실적을 올린걸 보면 굉장히 효율적인 운영이 되는 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연계승차권과 최적화된 열차시각의 효과가 저만큼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랄까. 여기에 셔틀열차가 광주1호선의 수요를 갈아먹냐 하면 데이터 상으로는 거의 그런 효과가 안보이는 편이기도 합니다. 물론 버스에서 대체되는 수요는 나왔겠지만, 도시철도와 함게 신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는 분명이 있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오히려 잠재적으로 보면 셔틀열차와 상호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할 여지도 있어보인달까.
여기에 또 중요한 효율성 문제가 있습니다. 셔틀열차를 대신할 경전철이나 도시철도를 설치한다면 과연 효율을 가질 수 있을것인가 라는 점입니다. 현재 광주2호선은 총 연장 41.9km에 사업비 2조 579억원, 이중 국비 60%에 지역 부담 40%의 구조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포기되었지만 초기에는 시청에서 터미널을 거쳐 광주역에 이르는 7.1km짜리 숏컷 노선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전모는 모르겠지만, 일단 현재 계획의 1km당 단가 491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486억원 정도가 필요한 노선입니다. 이건 사업비의 이자부담 내지 기회비용, 그리고 운영적자를 감안하지 않고 30년간 사업비를 분할 부담한다고 하면 한해 116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셔틀열차의 내년도 예산은 11.1억원이 제시가 되었습니다. 작년 보도에서는 철도공사의 원가가 약 42억원 상당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직접 시 재정에서 부담하는 규모는 저정도에 그친다는 이야기입니다. 건설비 부담은 현재까지 0원이 들어갔고, 차량조차 신조가아닌 전용을 받아서 순수 운영적자 부담분만 11억원이니 그야말로 비용효율성 면에서는 더 할 말이 없다 할겁니다. 물론 지하철 지선으로 수요가 많은 터미널과 상무지구, 시청을 경유하는 쪽이 더 화끈한 이용객을 뽑아낼 수 있기는 할겁니다만, 당장에 광주1호선의 최대수요처인 금남로4가역이 겨우 5천명을 찍는 상황에서는 지선의 트래픽 총량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까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을겁니다. 도시철도 건설비의 국비부담분이 60%가 있으니까 괜찮지 않냐고 하지만, 운영단계에서 1호선 20km정도로 연 700억 수준의 적자를 내는 현상황에 추가 지선 운영부담이 괜찮을 리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광주선 축을 따라 지선 연결을 검토하던 거라면 차라리 그 돈을 광역철도 사업으로 돌려서 복선화 내지 부분복선화를 장려하고, 도중 정차역을 두세군데 더 지어올리고 차량도 전동차를 증비해서 접근성을 개선하며, 운임체계를 도시철도와 연계가능하게 구축하는게 더 비용효율성이 높다 할겁니다. 광역철도 사업으로 하면 도시철도보다 국비보조금도 더 늘어나고, 차량정비단가도 KTX의 광주기지나 광주역의 차량정비시설을 공용하면 그만큼 낮은 원가를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운영비 보조가 같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늘어난다 쳐도 현재처럼 하루 1회 운전에 10만원 꼴의 보조금이라면 보조율을 2배정도 더 올려치고 횟수를 단선구간 최대수준인 70회 정도까지 늘려도 연간 50억 내외로 해결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쪽에서 비난하듯이, 차라리 광주역을 날리고 그 방대한 부지를 행정타운이나 상업지 개발을 하는게 지역 활성화나 시 재정에 기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시지역에서 그런걸 하는데 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뒷받침 되지 않고 가능한가는 매우 의문이 남습니다. 광주역 앞에 오피스가가 성립된 것도 기본적으로 간선철도가 들어오기 때문이지 지역 입지의 우월성이 강해서라고는 하기 힘들고, 근래의 도심지의 고밀도 도시계획에서는 도시철도 없이는 안될만큼 어떻게든 끼워두는게 보통입니다. 광주2호선이 들어온다지만 아직 10년 가까이 남은 상황이고, 이 기간 내에 광주역을 운영중지하고 개발한다고 하면 지금도 망해가는 상권이 더 처참하게 박살이 날건 뻔하다 할겁니다. 대안적으로 역 시설 입지조정을 해서 운행에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한 땅을 부지로 활용하고 행정타운이나 상업지 개발로 돌리면 그나마 가능하겠습니다마는, 그게 아니라 그냥 일괄폐지, 일괄개발 이렇게 가면 그냥 망하는거 한방에 폭삭 망하고 다시 시작하겠단 이야기랑 다를게 없달까.
광주선은 경부선 연선을 제외한 다른 주요 도시에서는 거의 상실된 도심지 철도고, 비록 단선이라는 초라한 시설이긴 하지만 전철화가 완비되어 있고 간선열차의 거점이었다는 점 덕에 운영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로 제약을 받는 부분들도 많지만, 도시철도를 굴릴 만한 인구 기반과 비교적 넓은 시가지 여건을 활용해서 이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행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을 합니다. 현재 대도시 중 유일하게 광역전철 추진 의사가 전무한 곳이 광주광역시 뿐이라는 걸 생각하면 특히 이런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