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 자체는 좀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몇다리 건너서 들은 복수의 이야기들은 다들 비슷한 꼬라지기는 했습니다. 신고해도 안나와보고, 싸움이 붙어서 불려나온 역무원들이 욕먹으면서 정리하면 그제서야 나와서 대충 정리하고, 결국 구공판이건 구약식이건 제대로 하는게 없다던가. 뭐 심지어 출동한 일반경찰하고 관할이 뭐네 어쩌네 감정싸움 하는것도 종종 있단 이야기도 들었고 말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국토부 사무관 이상들 보직 만들어주려고 굴리는 조직이라는 비아냥까지 있다던가.
개인적으로도 수 년 전에 주말 외출에서 겪었던 일이 있었는데, 구로를 지나서 시청까지 1호선으로 가는 동안, 잡상인을 두번 걸리고, 차에는 노숙자가 악취를 내며 널부러져 있었으며, 지상구간에서 구걸하는 거지를 한번, 지하에 들어가자 마자는 단체로 탁발하는 땡중을 한번 마주쳤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냥 재수가 옴붙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공공 안전이 얼마나 방기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사례였다 할겁니다. 알기로 저 구간에 지하철경찰대가 2개, 철도사법경찰 센터가 3개가 있는데 단 한 번도 출동이 없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지는 않을겁니다. 특사경 제도 자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일반사법경찰보다 제한된건 물론이고, 경범죄처벌법 등에 근거해서 과태료 처분을 하거나, 범칙금 통고처분 같은걸 할 수 없어서(예전 뉴스에선 풀렸다고는 하지만) 할 수 있는 처분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었고, 또 조직 자체도 빈약한데다 충원도 제대로 안되서, 현장에 배치된 인력 풀이란게 별게 없다는 문제가 있기는 할겁니다. 문제는 그 지경이 되도록 문제제기가 정말 없었는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잘 씹어드셨는가를 봐야할겁니다. 아마 후자일 가망이 매우 높지 않나 생각됩니다.
앰트랙 폴리스 처럼 전면에 치안력을 현시하는, 경찰견에 카빈으로 무장하고 운임경계선 옆에 서서 경계근무를 서는 수준까지는 기대도 안하지만, 저정도로 역량이 없고 계획된 무능력에 허우적 댈거라면 일본이 국철개혁때 했던 것 처럼 그냥 일반경찰에 편입시키고, 역에 일반사법경찰을 전진배치하는게 차라리 맞을겁니다.
휴일 출근길에는 언제나 상큼하게 구로역 승강장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잡상인... 아니 요즘은 순화해서 이동상인이라 하는 불법자들이 시끌벅적하게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 1호선이 맨날 이모양 이꼴이지 라고 하는 것도 이젠 좀 지겹단 생각이 들지만 뭐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울거라 봅니다. 제 눈의 들보는 안보이는게 국토부 나으리들이라.
P.S.: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00602_0001045304 라고 변명을 하루 뒤에 올렸지만, CCTV 더 단다고 한들 어차피 제대로 일을 안한채 공공안전을 방기하는 상황이 달라질 건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아마 철도사법경찰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는 사람들이 철도 이용객의 80%쯤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