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북연결선이 선형이 불량하고 여건이 좋지 못한 선로기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고속선 기준으로 봐서 그렇다는 이야기에 가깝고 일반열차 기준으로 봤을때는 구배가 좀 센 것 정도를 빼면 문제가 있는 선로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 기준으로라면 서대구역 하나를 위해 어거지로 재개통한 대구북연결선도 같은 기준으로 선형불량 선로니 대체투자 내지는 폐지를 해야 할겁니다. 정작 이쪽은 폐지후 철거하려던걸 비상목적이라는 이유로 사용중지만 했다가 되살려내기까지 했습니다.
고속철도 이야기를 하면서 전구간 300km/h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지만 철저하게 기술적 기준에 충실하게 건설하는 토지소유권 불인정의 사회주의 국가 중국조차도 시가지 구간에서 그런 건설은 하지 않습니다. 일단 전열차가 정차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그렇게 건설하는 것 자체가 낭비이자 소음진동 등 환경부담 때문에 치뤄야 할 비용이 많고, 현실적으로 시가지에서는 그정도 선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지매입 내지 수용으로 분쟁도 많이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법령에서 고속철도의 정의를 주요구간을 200km/h이상으로 달리는 철도라고 정의를 한거고.
그리고 기존의 건설 논란 보도에서 보면 그 새로 건설하는 지하경유 개량선의 경우 곡선 선형은 멀쩡할지 몰라도, 선로의 상하 기울기를 다루는 구배쪽은 최대 30퍼밀에 달하는 급구배선으로 계획되어 있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곡선이 취약해서 문제라고 하면서, 구배는 현행 선로보다 더 급구배를 강제하는 건 매우 괴이쩍은 설계라 할 수 있습니다. 고속선 및 연결선에 대해 필요에 따라 25퍼밀까지 허용하는 걸로 아는데, 이 숫자가 정해진 이유는 차량의 부분고장으로 일부 동력이 사용불능이 되었을때에도 일단은 빠져나올 수 있는 최대구배가 그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완전히 차량이 고장났을때 디젤기관차를 연결해 끌고나오거나, 또 탈선 등의 사고가 났을때 기중기 같은 장비류가 들어갈때 무리하지 않고 운행 수 있는 기준선이 그 즈음이기도 합니다. 즉슨 만의 하나에 대응하는 안전기준을 넘어선 설계라는건 그 개량선 구상에서도 바뀌는게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이전에 읽었던 외국 서적에서 전동차를 구배에서 구원하는 시나리오를 개산식으로 분석한게 인상깊어서 옮겨놓은 건데, 이런 검토 하에서 차량성능과 구배조건 등을 정하는게 보통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기존 호남선 직결운행이 불가가 되는 문제를 그저 수요가 적어 공기수송하는 노선 하나를 쳐내는 정도로 다루는데... 일단 그 노선 존치가 단순히 서대전역 지역민원 때문에 유지되는게 아니라는 점은 지적할 수 있을겁니다. 일단, 이쪽 연선에 군 시설이나 정부 시설들의 이용지원 차원에서 일부열차가 존치되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KTX-1을 투입하는 방만경영™의 상징과도 같은 열차들은 실은 세종청사 근무자들 민원 때문에 기존의 대전 시종착 열차를 확대개편해서 만든, 관치체제™ 고속열차들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그게 별도의 예약시스템 하에서 철도공사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운임할인을 하는 방만경영™을 자행하기 까지 하는 건데도 어째서인지 나으리들 누구도 그거 관련해서 도덕적 해이네 방만경영™이네 주둥아리를 털지 않는 무시무시한 RHA 800mm 수준의 철갑밥통 열차기도 합니다.
게다가 서대전 경유 루트는 또 하나의 기능이 있는데, 호남고속선 오송~익산간이 완전히 넉아웃 되었을때 열차를 융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비상통로기도 합니다. 한국의 고속철도는 유럽식의 비상 운영 개념을 받아들여서 필요시 양방향 운전이 가능하고, 심지어 일정거리마다 정거장 외 건널선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열차 통행횟수가 극단적으로 한정이 될 뿐더러, 만약 전력 문제나 토목구조물 문제로 해당구간이 완전히 두절될 경우까지 보면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궤간과 전력이 같고, 신호시스템의 하위호환이 되는 KTX/SRT의 강점이 발휘가 되는데, 바로 기존선 경유로 우회운전을 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시간손실이 상당히 생기지만 아예 운행을 포기하기 보다는 차량이나 승무원 운용을 어떻게든 융통해볼 수 있는 이 방법이 낫고, 또 고속열차의 수송력을 생각하면 버스로 대체수송을 하는 것도 매우 난감하기 때문에 이게 유력한 수송대책으로 쓰이게 됩니다. 비록 서대전 경유로 우회하는 경우엔 워낙 시간손실이 크기 때문에 정말 어지간하면 안쓰고 싶은 대책이기는 합니다만, 아예 배제하는 방향이 되면 곤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더 많이 나가는 이야기지만, 대전북연결선의 선형이 안좋은건 경부선이 터널을 끼고 언덕을 넘는 구간에서 입체교차를 진행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경부선까지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을 취한다면 좀 더 간결한 선형을 가지도록 개량할 수 있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마침, 경부선 쪽도 대전충청 광역철도의 용량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니 이번 기회에 종합적인 개량을 검토해 볼 수 있기도 할겁니다. 물론, 사업비 관할 문제부터 시작해서 일이 많이 커지기는 할겁니다만서도.
사업을 다짜고짜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면야 더 말을 얹어봤자겠습니다마는, 적어도 하더라도 현행의 열차 서비스를 완전히 비틀어버리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될거고, 또한 하나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위험을 만드는 건설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