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56년된 산업철도 동해 북평선...관광 도시철도 트램 전환 검토
꽤 생소한 노선인 북평선에 관광 트램 이야기가 갑자기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이 노선은 동해역에서 삼화역 간을 연결하는 화물용 철도로, 한때 여객열차가 다녔지만 그리 이용객이 나오지 않았던 탓인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폐지되었고, 지금은 오로지 벌크시멘트 수송용으로만 사용되는 선로입니다. 보도에서는 하루 8회 운행이라고 하는데, 운행패턴이 동해~삼화간의 셔틀운송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다른 계통과의 직결운송은 거의 없는 상황인데, 아마도 이것조차 삭감이 예상되기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꿈은 크긴 한데, 현실적으로 연선에 딱히 수요처가 많아보이는 상황도 아니고, 종점인 삼화역 주변은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있다고 보기도 많이 어렵다는게 가장 큰 걸림돌일겁니다. 북삼동 인근에 과거 공장부지를 개발해 아파트 개발이 좀 있긴 하지만, 이것만 보고 열차를 굴리기에는 아무래도 수요규모가 많이 모자랄 수 밖에 없을겁니다. 나름 지역명소인 무릉계곡이 있다고 하지만 삼화역에서 도보로 접근가능한 수준의 위치도 아닌데다, 이게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킬러 콘텐츠인가 하면 그것도 아닌지라.
여기에 시설적으로 복잡한게, 동해역에 승강장이 여유롭게 있는것도 아니고 화차의 조성관계로 입환용의 선로가 여럿 널려있는 그런 지역이어서 상당한 시설개량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현재도 부족한 시설여건에서 KTX의 시종착, 바다열차에 영동/태백선 열차 시종착까지 받아치는 그런 상황인데, 관광 트램까지 받아내려면 적어도 과선교로 구내통행 동선을 분리하는 정도는 필수, 가능하다면 승강장을 추가 설치해서 트램의 시종착이 다른 간선열차의 운행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조치는 필요할거라 생각됩니다. 여기에 중간 정차장을 추가하고, 삼화역에 승강장 정비를 넣는 거 까지 가면 꽤 시설비용이 들어갈 거라 쉽게 예상이 되는 상황이랄까 그렇습니다.
이렇게 돈은 들어가면서 수요는 기대가 애매한 노선이라 솔직히 쉽지 않다 생각은 드는데, 한가지만 더 끼우면 이걸 좀 만회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바로, 묵호항선까지 끼워서 여객 기능을 부여하는 겁니다. 영동선 동해~강릉 구간 중에 동해시가지 바로 옆을 지나는 이 구간에 임시승강장 조차 두지 못하는 핵심 이유가 사실 묵호항선이 영동선과 시가지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인데, 묵호항선을 저 북평선과 연계해 트램 운행을 하게 된다면 이 '봉인'을 역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묵호항선 구간 중에 1~2개소 승강장을 만들어두고, 묵호역 건너편에 승강장을 신설해서 트램의 시종착선로로 이용한다면 영동선 용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묵호, 동해를 연계하는 로컬 서비스를 보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남는데, 배차를 어느정도까지 확보하냐라는 문제입니다. 관광열차 용도라면야 매일 운행하지 않더라도 별 무리는 없긴 하지만, 좀 더 본격적인 매일 운행가능한 교통서비스로 맞추려면 최소 3편성 정도를 확보를 해야할겁니다. 이정도 수량이 확보되면 동해역 구내 사정이 관건이지만 주요 시간당 1왕복 정도의 운행을 확보하는데는 충분할거고, 겸사겸사 아침저녁에 증강편을 좀 넣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이정도면 현 영동선 셔틀열차와 시간배분을 해서 묵호까지는 거의 30분 배차까지 맞추는 것도 가능해 질거고, 동해중부선 개통으로 셔틀열차 운용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로컬 서비스의 질은 담보가 가능하긴 할겁니다. 문제는 운영비 쪽이긴 하겠습니다마는.
사실, 여건만으로 보면 트램 차량에 의존하기 보다는 디젤동차나 수소동차를 검토해 보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전차선 설비가 묵호항선과 북평선 모두 없기는 한데, 하필 동해역은 간선용의 교류전력설비가 들어가 있어서 트램용으로는 쓰기가 어려운 여건이고, 노선연장도 북평선 한정으로 보든 묵호항선까지 끼워서 보든 보기보다 꽤 길죽한지라 트램으로는 운전속도가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차량가격을 생각하면 수소동차를 조달하려면 가격이 눈튀어나올 정도에 부대시설 정비까지 들어가면 밑도끝도없는 대규모 투자가 되는지라 이건 많이 무리수긴 합니다만... 무가선 트램 차량을 도입하더라도 어차피 양 끝단역에 별도의 직류급전 설비가 들어가야 하고, 일반철도 차량이 아닌 시점에서 별도의 차량정비시설을 두어야 하기에 이것도 답이 없는 구도인데다, 차량가격 역시도 현재 도입 지자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별로 싸게 들여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럴바엔 철도공사에 정비나 운전을 위탁해서 굴릴 수 있는 수소동차나 디젤동차를 알아보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업성 생각하면 아마 안받을라고 하긴 할겁니다만서도.
현실적으로 기저투자비용도 비용이지만, 운영단계의 경비도 좀 답이 없을거고, 이런 투자를 넣어서 얻어낼 수 있는 편익이 애매한 상황인지라 쉽진 않을거라 봅니다. 물론 KTX이음이 들어오고, 장래 동해중부선 개통 이후 동해선 계통으로 준고속열차 운행이 개시된다면 관광이나 지역발전의 기회가 크게 생기니 욕심을 내볼만은 하겠지만, 광역시 레벨에서 조차 트램 사업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좀 어렵지 않나 라는게 솔직한 감상이라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