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견해는, 외곽 우회노선은 솔직히 말해서 돈은 돈대로 쓰고 시설은 시설대로 구려지는 망한 대안이라 생각을 합니다. 일단 전라선 공용으로 북쪽 우회안으로 이야기되는건, 초기에는 아파트단지끼리 쌈박질이 붙다가 아예 시가지 구획 밖으로 대우회로 가닥이 잡힌 그런 그림인데, 이건 건설비 면에서 장점도 없는데다 안그래도 용량압박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전라선에 병목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다분하고, 경전선 열차에 추가 시간소요를 만드는 고로 하나마나한 대안이라 할겁니다.
성산역 경유 우회안은 그나마 사업비면에서 합리적일 거 같아 보이지만, 화물이라면 모를까 여객 관점에서는 순천 영업을 완전히 버리는 대안에 가깝습니다. 일단 순천역을 2개를 만드는 거 부터가 낭비가 큰데다, 전라선과 경전선 간의 연계수송이 완전히 망하는 그림이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안으로 성산신호장을 여객역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있지만, 이 경우엔 역간 거리도 애매한 거리인데다 경전삼각선을 복선으로 전면 개량하는 부담이 생기고, 안그래도 택지개발을 돌려서 주변 부지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충분한 설비를 가진 역을 입지시키기도 어려울겁니다. 애초에 이럴거였으면 전라선 개량때 가닥을 정리했어야 할거고 이제와서 갈아엎는 건 2중 3중의 낭비가 생기게 될겁니다. 게다가, 선로 경유지 다수가 하구 퇴적지를 지나가는 만큼 지상 건설을 하더라도 지반 개량 등에 상당한 시간과 재원을 들이게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 루트입니다.
그냥 사업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현 선로 직하부를 지하화하는 대안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되기는 할겁니다. 아마도 순천동천을 하저로 통과하고, 그대로 지하로 남하해서 청암대학교 인근에서 지상으로 진출하는 그런 그림이 현재 검토되는 그림일거라 보이는데, 이게 사실 사업비, 역 위치, 운전시간 및 속도를 모두 만족하는 몇 안되는 대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한가지 문제를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그 한가지 문제는 바로 경전선의 전면 운휴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최소한 벌교~순천 구간의 운휴가 필수적이고, 아마 가능하다면 광주송정~보성까지나 아예 서부선 구간 전부의 운휴까지도 검토범위에 넣을 필요가 있기는 할겁니다. 지금까지 공사 운휴는 노선의 말단구간 1개소 정도에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운행구획을 양단해서 장기 계획되는 경우는 파천황적인 면이 있는 사안이고, 보통 이런건 1일 야간 정도면 모를까, 장기간 운휴를 계획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한번 생각해 볼만은 한건, 어차피 경전서부선 구간은 횟수도 적은데다 이용인원도 상당히 이탈해버린 노선인지라 정치행정적인 이유가 아니라 경제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이미 유지의 한계가 명확한 노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속화 개량이 이루어지고 경전선 구간에 200km/h이상으로 달리는 열차가 운행하면 영업의 반전 여지가 다분한 구간이긴 하지만, 당장에는 하루 100명 정도의 이용객을 겨우 마크하면 다행인 말단구간인지라 버스 대체교통으로도 큰 무리는 없을만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럴바엔, 차라리 과감한 영업휴지 결정을 내리고 공사에 진력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좀 더 양질의 시설을 빨리 확보하는게 바람직할거라 봅니다.
조금 더 붙인다면 순천 시내 구간만 보기 보다는, 벌교, 보성까지의 잔여구간 전체를 시야에 넣고 개량방안을 검토하는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순천~벌교 구간엔 도중 영업역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공사비용과 선형 최적화, 그리고 주민 민원 최소화에 방점을 잡아 선형 계획을 하면 될 일이지만, 벌교부터 보성까지는 아직 영업하는 역들이 남아있고, 또 임성리~보성선 공사로 인해 보성역이 이원화 될 예정이 있는지라 이에 관련해 어떻게 운영하고 사업비 낭비 없이 최적의 공사방안을 찾을지도 검토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걸 그냥 순천 시내만 놓고 생각하면 보성역 처럼 영업 이원화 문제나 불필요한 임시연결선에 재정을 낭비하는 그런 문제가 줄줄히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이구간의 현선로 유지 대안 외의 그림이 정부 내에 있음직 하니, 좀 적극적으로 꺼내들어 협의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 기관과 지방정부간의 이해관계나 지역 님비 민원으로 인해 이상한 대안이 추진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걱정은 되는데, 하기로 했다면 좌고우면의 필요는 별로 없지 않은 사안이라 봅니다. 현 선로는 곡선과 건널목도 많고 선로 방호가 부실해서 건널목 사고의 반수는 이쪽 구간에서 터진다 해도 과한 말이 아닐 정도고, 또 보성에서 서쪽 구간은 개량사업이나 신규 노선이 접속될 예정이고 이에 따라 고속화가 예정되어서 시설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기 좋은 그런 여건이기도 합니다. 해야할 사업을 경제적 이유로 미루고 미뤄서 지금에 이른 만큼 안할 이유보다 할 이유가 많은 사업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