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서 청량리간은 청량리에서 망우간 다음으로 용량문제가 제기되는 노선이기도 합니다. 전동열차 외에 ITX청춘에 화물열차, 그리고 임시열차 취급이지만 O트레인 경유도 있고, 또한 종종 임시열차가 지나다니기까지 합니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용량이 한계에 달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근래 경의선과 직결이 들어가면서 증차압력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해당 구간은 이미 주변이 개발되어버린데다, 병행하는 강변북로와 두무개길 등의 시내도로로 인해서 확장의 여지가 그야말로 0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뭘 할 자리 자체가 없고, 한강 교량이 지나가면서 고가화도 어려운데다, 지하공간 또한 지하차도 문제나 한강과의 간섭 문제로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대체선로를 깔아야 할 판이지만, 그것도 현재로서는 도심통과 외엔 답이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시피 합니다. 신안산선을 서울역 경유로 도심을 관통해 청량리로 붙이겠단 구상이 과거 한때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더이상 언급도 안되는 대안이고.
그래서 생각한게, 차라리 이래도저래도 안된다면 정공법으로 3선화를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입니다. 3선화라는게 사실 투자에 비해 실익은 그리 크지 않은 대안에 가깝고, 승객의 불편을 어느정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방식이기는 합니다만. 다만 운용의 묘를 살리고, 역의 구조를 어느정도 잘 짜면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해서 이 방식을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3선화 구간은 서빙고~왕십리 정도로 한정합니다. 제일 시급한 구간은 절연구간 감속이 터지는 용산-이촌간이지만 여긴 지하화 하기 전에는 개량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봐도 되는 곳이고, 용산삼각선 덕에 답도 없다시피 합니다. 또 왕십리-청량리도 용량부담이 있는 곳이지만 3선화 하면서 청량리 쪽에 용량을 받아줄만한 여지도 없는데다 집단민원으로 분당선과 용량경합전을 벌이기 좋기까지 합니다.
3선궤는 완행열차의 대피를 지원하는 식으로 쓸수도 있고, 반대로 급행선으로 쓰는 방식도 가능하며, 아니면 아예 독립된 단선처럼 굴리는 방법도 있을겁니다. 전자로 갈수록 굉장히 융통성있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역시 그만큼 운용의 묘가 극단으로 요구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보통은 급행선으로 쓰되, 아침이나 저녁 RH에 한 방향으로 밀어주기 식으로 쓰고, NH나 심야시간대엔 선로 하나를 막을 경우의 대체운행선으로 쓰는 뉴욕 지하철 식의 방법을 주로 씁니다. 이 부분은 좀 더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만, 가장 심플하게 독립 단선을 끼워넣은 것에 가깝게 쓰는 쪽이 현재로서는 가장 쉽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일단은 상하선 사이에 ITX 및 급행선으로 쓸 선로가 생기는 방식으로 기본적인 구상을 잡되, RH에는 한방향으로 밀어주기를 하는 식으로, 즉, 아침에는 용산방향으로, 저녁에는 청량리 방향으로 밀어주기를 하는 운용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경우 회차문제가 걸리적거리게 되겠지만 경의중앙선 직결운행으로 용산은 회차문제가 풀린 상황이니 적어도 아침 RH 밀어넣기가 불가능하진 않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다만, 서빙고-왕십리 간에 교행이 전혀 불가능하다면 실질적으로 운용가능성이 극히 떨어지는 한계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역 개조 하나 없이는 이걸 풀 방법이 없다는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결국 중간역들을 모두 3선용으로 개조해야 하는데, 이중 핵심적인 교행역, 즉 4선을 확보하는 역으로는 응봉과 한남을 잡으면 어떨까 합니다. 이게 아니면 옥수역을 기존 선로부지까지 털어서 개량하면 대안이 되긴 하지만 역시 좀 무리수가 있을 걸로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개조를 하기 위해서는 한남역은 일단 역을 용산쪽으로 150m 정도 이설을 하면서 선로를 직선화 및 교량화하고, 가운데 2면 4선 구조로 하되, 가운데 2선을 통과선형으로 배선하는 식으로 개량을 합니다. 이 2개 선로를 급행선의 교행신호장으로 쓰되, 안전측선을 따로 확보하기 어려우니 각각 상선과 하선 방향으로 진출하는 전철기를 두어 이걸 안전측선처럼 사용하는 식으로 운용을 합니다. 응봉역의 경우는 위치 이전 없이 선로 직선화를 하면서 통과선을 부설해 넣는 방식을 취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단 한남의 경우 350~400m 정도의 유효장은 나올 수 있을걸로 생각이 들고, 응봉은 교량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더 긴 유효장이 나올 수 있을 걸로 생각이 듭니다.
서빙고역의 경우는 배선이 좀 너저분해 지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리라 보이고, 왕십리는 분당선용 홈을 하나 신설하거나, 아니면 현재의 서측 화물측선 옆에 어떻게든 승강장을 우겨넣어서(아마도 원래 승강장과 홈 위치가 어긋나긴 하겠지만) 3선화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거라고 봅니다. 옥수역의 경우 역 북측의 구 선로 부지에 1선을 더 깔아서 2면 3선 구조로 개량을 하면, 역이 좀 볼품은 없어지겠지만 가능은 할겁니다. 3선으로의 진출입은 원칙적으로 청량리 방향은 서빙고에서, 용산방향은 왕십리에서 실시하되, 운전정리나 급행과 ITX가 동시운용되는 경우, 또는 RH시간대에 한남과 응봉 진출을 용인하는, 즉 1역간에 추월운전을 허용해서 그대로 진출해 나가는 운행을 쓰면 융통성 있는 운용이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실제적으로 이게 어느정도 효과가 날지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할겁니다. 가운데를 단선으로 쓴다고 하면 하루 30회에서 40회 정도의 용량이 추가되는데, 이정도면 ITX청춘을 우겨넣을 여지는 더 생길거고, 더해서 KTX의 직결운행도 어느정도는 커버를 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복선구간으로 남는 서빙고~용산이나 왕십리~청량리의 용량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전체 노선이 아니라 1역 정도의 용량부담이라면 그냥저냥 버텨볼 만은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차원의 언급이고, 좀 더 운용방식이나 배선 등의 궁리가 더해지면 그럴싸한 대안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