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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량 열차?

31/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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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레일 '50량 화물열차' 운행 검토…효율성 2배 늘린다(종합)

 자료를 잘못 읽은 기자가 객차 50량으로 이해하고 뻘기사를 터뜨려서 "읭?" 하는 반응이 많았는데 좀 정리를 다시해서 나온 기사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객열차를 50량 씩 다는 나라는 없습니다. 19세기 말에 쓰이던 2축차라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 당시의 차량은 쓸데없이 무거운데다 현대적인 제동장치가 달려있지 않은지라 50량씩 달면 죽기 딱 좋은지라 안할거고, 이후의 보기대차 기반인 경우 가장 짧은 량당 길이를 가진 KTX의 18.7m를 적용해도 935m, 표준화차인 14m를 적용해도 700m에 달하는지라, 이걸 처리할 수 있는 역 설비가 없으므로 도저 무리라 할겁니다. 물론 비영업용으로 KTX-1을 중련해서 다니는 경우는 가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영업운전이 아니라 사고처리 목적외엔 쓸 수 없는 짓이고 말입니다.

 사실 여객열차 장대화는 어느수준을 넘어가면 의미가 없어지는데, 대충 그 한계선은 4~500m정도라고 봐도 될겁니다. 500m면 사실상 도시철도 1개역 간의 정거장 끝단 간격쯤 되는 수준으로, 흔히 말하는 역간 간격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데 이정도면 단거리 영업은 의미가 없고 초장거리 영업 목적에서나 쓸까말까한 정도입니다. 이걸 취급하기 위한 역도 이용하기 불편할 정도로 지나치게 커지고, 인간이 아무런 보조구 없이 5분 정도 범위에서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시작하게 됩니다. 1km가 넘는 승강장을 가진 인도 철도의 몇몇 역 승강장도 그걸 가득 채우는 열차가 다니는 건 아닙니다.

 여객열차와 달리 화물열차의 장대화는 경제성 확보를 위해서 상당한 가치를 가집니다. 기관차 1대, 또는 승무조 1팀이 취급할 수 있는 화물 물량이 늘어날수록 량당 운송원가는 당연히 내려가게 되고, 또한 같은 처리용량의 인프라라면 장대열차 쪽이 열차가 길어 발생하는 선로점유 손실을 감안해도 단위시간당 처리량을 더 늘릴 수 있으니 유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극단으로 간 미국 미시시피 이서의 화물열차들은 1마일 길이에 달하는 열차들이 다니고, 광물이나 석탄 열차조차 최소 7천톤에서 1만톤 이상을 수송하는 수준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뭐, 중국의 경우는 2만톤짜리 석탄열차가 10분 간격으로 다니고, 남아공에는 전용철도로 한정되지만 3.2만톤짜리 화물열차가 다니기도 하고 있고 말입니다.

 다만, 생각보다 화물열차를 길게 만드는건 여러 난점이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장대열차가 될수록 중량이 커지고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에 가감속이 매우 둔중해진다는 점입니다. 연결기의 유격으로 인한 유동이나 느린 반응속도 문제가 생기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제동지령의 전파속도가 사람의 생각보다 느리기 때문에 적시에 제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당장에 비상제동을 걸더라도 이 제동지령은 공압 배관을 타고 전파되고, 각 차량의 공압회로 반응시간까지 모두 감안해야 하니 최후미에 도달하면 심하면 십수초가 걸릴 거라 봐야할겁니다. 

 이때문에 실은 이른바 중간 보조기관차라는 기법이 장대열차 운용에 많이 쓰입니다. 통상적으로 보조기관차는 애로구간에 한정해서 맨 앞이나 맨 뒤에 연결되고, 승무원이 승무하면서 급구배 구간에서 무전이나 기적 신호에 따라서 협조운전을 하는 방식으로 운용이 되었는데, 인력소요가 늘어나는데다 수작업이다 보니 상시적으로 쓰긴 어려운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맨 앞이나 맨 뒤에 연결하는 보기는 제동의 반응성 개선이나 성능활용 면에서도 그리 효율적이진 않은 편인데, 미국에서는 이런 방식의 한계를 인지하고 무선으로 제어되는 중간 보기 개념을 적극 사용하면서 초장대열차를 만들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제동의 반응성도 개선하고, 인력소요도 절감하면서 연결기 부담은 줄이고 견인력을 최대한 뽑아내는게 가능해지게 되었달까. 어떤 의미에서는 동력거점식의 개념이라면 개념일겁니다.

 또한, 시설 문제가 같이 나오는데, 한국처럼 혼합교통선이 기본인 나라에서는 화물열차는 여객열차에게 길을 비켜주면서 운행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의왕에서 진례까지 부산신항까지 경부선을 타고 가면 현재 고속화물열차에 한해서 5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걸로 아는데, 동일 구간을 다니는 무궁화 정도도 그보다는 더 빨리 운행하기 때문에 최소한 한번 정도의 대피는 발생하게 됩니다. 더 느린 화물열차라면 더 잦은 대피가 발생하게 될거고 말입니다. 특히 대전~옥천이나 추풍령, 남성현 같은 쟁쟁한 고개 구간에서 한두번의 대피는 피할 수 없을건데, 이때 장대화물열차가 대피를 하기 위해서는 그 열차가 다 들어갈 수 있는 대피선이 필수적이 됩니다. 물론, 이 열차가 착발하는 화물역의 선로 또한 1개열차가 다 들어갈 수 있어야 할거고 말입니다. 문제는 이 선로연장은 시설의 일이고, 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보니 장대화물열차를 도입하는데 가장 큰 병목이 된달까.

 결국 시설과 성능확보라는 양 제약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장대화물열차는 아무리 경제성이 있다 하더라도 무리수가 넘치는 이야기가 된다 할겁니다. 기존 경부선을 다니던 35량 전후의 장대컨테이너 열차에서 더 긴 열차가 쉽게 도입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연유가 있을거고 말입니다. 50량을 연결하고 경부선 상에서 다른 여객열차와 혼합운행을 한다면 중련 대신 중간보기 내지는 후미보기같은 걸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이경우 원격제어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엔 결국 돈낭비에 그치는지라, 그게 아니라면 어디까지나 여객열차가 적은 시간대에나 다닐 수 있는 제한운행에 그칠 가망이 높습니다.

 사실 경부선 화물열차의 장대화가 인력증강 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나름 의미가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서 오봉~부산신항/부산진 간의 열차는 편수가 제법 되는데, 이들 열차를 장대화 해서 횟수를 줄인다면 그만큼 인력절감 효과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역에서 발생하는 화물취급 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편성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화물횟수를 줄인 만큼 여객열차를 증강할 수 있게 됩니다. 뭐 지금으로서는 기존선 여객열차는 장대화도 안하고 있고, 중련운행도 누리로 2왕복에 한정되는 안습한 수준이어서 열차증강의 의미가 얼마나 있나 싶기도 합니다마는. 

 여하간 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없진 않은데 과연 얼마나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도입을 할 수 있는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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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체제 40일, 정말 잘 돌아가는 거 맞나?

19/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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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T 하루 4만명 탑승…고속철 하루 승객 2만5천명↑

 읽고난 소감은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약팔이가 해도해도 너무한거 같은게, SR 설립의 이유 자체는 네트워크 효과고 효율성 개선이고 나발이고 다 족구하시고 닥치고 건설재정 부족하니 운영에서 삥을 뜯겠다는게 핵심 목적인데, 정작 재무성과 자료도 나오기 전에 이렇게 나오는거 부터가 해당정책의 준엄한 평가를 좀 면피해 보려는 꼼수에서 나온다 하겠습니다. 뭐 진짜 적폐들이 어떻게든 칼 안맞아 보겠다는 발버둥이랄까. 

  우선 수요예측이 5.1만명의 85%인 4.3만명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고무적으로 떠들고 있는데, 저것도 꽤 보수적으로 산정한 결과인데 거기서 다시 85%라는 건 사실 개통이 늦고, 개통초기의 감소폭을 감안하면 좀 어중간한 결과치에 가깝습니다. 아주 안나온건 아니지만 잘나왔다 하기에도 만족스럽긴 어렵달까. 사실 호남고속철 개통초기에 비하면 꽤나 실망스러운 숫자인데, 그쪽은 120% 가까이로 그야말로 플라잉 스타트에 가깝게 나온걸 생각하면, 저건 좀 상당히 어중간합니다. 물론 아주 망한각은 아닌게 그나마 꼴아박은 재정을 감안하면 다행이긴 합니다마는.

 승차율 55%를 가지고 자화자찬을 하는데, 그건 그냥 과밀이면 팍팍 나오는 숫자입니다. KTX의 경우 개통 100일째 기록에서는 경부선은 71.5%, 기존선을 타던 호남선이 35.3% 해서 평균 61.1%를 찍었고(링크), 이후로도 이정도 추세가 유지된걸로 이야기가 들리는데, 여기에 비하면 솔직히 말해서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파리 남동선에 비교해도 경부축선의 과밀도는 만만한게 아닌데, 여기에서 저정도 승차율은 그리 좋은 결과치라기는 좀 어렵고, 안정화가 덜되었단 이야기밖에 안된다 할겁니다.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된 전환수요 문제를 이야기 하자니 쪽팔린지 슬그머니 이야기를 뺀 듯 한데... KTX 이용객 감소가 2.8만명이 발생하고, SRT가 4.3만명이 증가했으니 1.5만 정도의 순증분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KTX 자체의 공급개선을 적극 한거보다 과연 수요증가가 충분한가, 그리고 재무적으로 타당한 수준의 증가인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겁니다. 그리고 1.5만이라는 숫자는 여러모로 좀 어중간한 숫자인게, 기존선 직결사업 1개가 새로 생기면 지금까지 1만명/일 정도의 수요증진 효과는 발생해 왔었습니다. 거의 4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해서 얻어낸 결과가 기존선 직결사업 한 개 정도 더 추가한 정도라면 이건 사업효율성에 문제의식이 좀 필요하지 않나 싶달까.

 물론 좌석공급량이 늘어나고 열차나 행선지가 늘어나면 국민의 편익은 확실히 늘어납니다. 문제는 그걸 위해서 조 단위의 예산을 꼴아박는 사업을 하고, 철도공사의 경영결손을 추가시켜가는 작업을 하는게 온당한가에 대해서 고민이 없어서는 안될겁니다. 더욱이 SR자체의 재무성과가 부실하게 나온다면? 이건 그야말로 죽도밥도 안되는 사업을 한겁니다. 정말 정책 추진한 사람들의 손모가지로 그 대가를 받아내야 할 정도의 일이랄까.

 그리고 KTX 수입감소 문제를 차량임대료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좀 낙관이 심하고 앞뒤가 꼬인 감이 있는데, 차량임대료의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리스 사업에서 그렇다시피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으로 대개 지출이 됩니다. 만약 차량의 정비업무나 교체부품 재고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사실상 차량비용의 풀 코스트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1100억원의 수입이라는 건 말 그대로 매출액이고, 순이익률은 거기서 수 %에 불과하게 됩니다. 즉, 순손실 600억원 수준을 여기서 충당하려면 수익률을 거의 50%가까이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당장 그쯤 되면 구토부가 개입하기 전에 공정위가 개입해서 난리를 칠겁니다. 매출과 이익을 착오해서 언급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는 주장인데, 이런 이야기가 아무렇지 않게 언론을 타는 것 부터가 좀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SRT가 완전히 쫄딱 망하지는 않을겁니다. 수요기반이 없는것도 아니고, KTX 자체가 병행하는 기존선의 수요감퇴나 선로용량을 갉아먹어서 열차당 고정비 부담율을 증가시킨 부분에 대해 교차보조 책임이 있어, 어느정도 교차보조를 하기 위한 추가수익률이 부가되어 있으니, 그거랑 비슷한 임율의 SRT가 아주 쫄딱 망하기는 쉽진 않을겁니다. 다만, 재무적 성과가 시원찮을 가능성은 아주 충분하고, 이 부분이 사실 모든 논란의 종점이 될겁니다. 그리고 그게 나올 시점은 그리 멀지는 않았달까. 만약 수 년 내에 재무계획 재구축이나 재자본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 온다면, 이 정책을 추진한 사람들은 단순히 도의적 책임 정도를 넘어서, 실제로 발생한 재정적 손실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책임을 물려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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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 셔틀열차의 다이야.

13/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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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시간적 여유도 있고, 몇가지 궁금증이 있어서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여기서 화물, 회송, 단행열차는 자료가 불충분한 관계로 생략되었는데, 아마도 저 여유공간 어딘가에 잘 묻어 들어가는 있을겁니다.

 대충 그리면서 발견한 거지만, 의외로 극락강이 운전취급상 꽤 요지인데, 의외로 활용도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실제 단행이나 회송열차, 그리고 운전정리를 할땐 종종 써먹겠지만 다이어 상으로는 정작 정규열차간의 교행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다, 광주역 셔틀열차와 정규열차가 단 한번 교행을 하는 정도밖에 쓰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행취급이 리스크가 있기도 하고, 극락강~광주송정 사이에 예외적인 운행계통들이 워낙 많이 있다보니, 덤으로 극락강역은 과선교 없이 건널목을 건너서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구조인데 안전확보 차원에서 저렇게 한게 아닌가 싶은데, 좀 활용도가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그리고, 광주역 셔틀열차 운행상이 단 1개 편성을 가지고 운행하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필요하다면 중간에 편성 교체를 광주역에서 실시하겠지만, 다이어 상으로는 단 1개편성이 계속 구간을 왕복하는 꽤나 심플한 운행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이게 그만큼 최소투입으로 운행한다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시간설정에 제약이 많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기껏 정시각 패턴다이어를 포기하고 광주송정역 착발열차와 환승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각을 설정했지만, 정작 운행패턴으로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는 시간대가 생기는 걸 피할 수가 없달까 그렇습니다. 

 좀 미세하게 다이야 조정을 앞으로 해 나갈 필요가 있을 법 한데, SRT와의 접속같이 별 필요없는 운행중립성에 목을 매기 보다는 확실히 자기부담을 하는 KTX와의 접속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조정을 좀 할 필요는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듭니다. 어차피 그렇게 맞춰도 누가 먼저냐 나중이냐지 대부분 접속이 확보되지 않는 그런 각은 별로 안보이는 듯도 한지라. 

 작도하면서 원 포인트로 좀 생각난 부분이 #1851과 #1854를 좀 조정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1854가 접속이 안되는 이유가 결국 출발시각이 너무 늦어지기 때문에 그런거 같은데,  #1112가 걸리적 거리긴 하지만 10분 정도 당겨보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차원에서 #1851을 15분 내외로 당겨서 #1462와 극락강 교행을 전제로 굴리면 뭔가 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아침차는 시간이 잘 맞으면 수요가 확 터져나오기 좋은 영역인지라. 다만, 새벽시간대 교행을 피하려고 저렇게 하는 거 같단 생각도 들어서 결정을 하긴 좀 어렵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 

 현재 들리는 말로 수요는 일일 200명 선에 턱이 걸리는 정도로 좀 애매하다고 하는데, 그래도 뭔가 좀 계기가 터져주고 정책적으로 관심도가 모여서 광역선으로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 극락강에서 동송정까지, 가능하다면 광주송정 인근까지 부분복선화 사업은 확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열차횟수가 그리 많지 않지만 교행가능한 역이 적고, 또 북송정신호소와 동송정신호장 때문에 다이어 설정에서 제약이 확실히 많은지라 적어도 이걸 풀 수 있는 시설투자 없이는 하루 20~22왕복 정도가 사실상의 설정 상한일듯 합니다. 이는 매시간 1왕복 정도를 설정할 수는 있지만 충분한 빈도라기는 빈말로라도 어려운지라.

 여하간... 왜 이게 안될까를 실제 작도해 보니 어느정도는 이해가 된달까 그런 느낌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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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행 S차.

12/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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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Shuttle Bus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광명역을 들를 일이 있어서 잠깐 타 보았습니다. 좀 쪽팔리기는 했습니다만서도.

 셔틀버스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광명시의 여객자동차사업 한정면허로 돌리는 사업이다 보니 계통번호도 따로 받고, G버스 로고까지 붙이는 등 뭔가 묘한 분위기의 광역버스로 도입이 된거 같습니다. 다만 광역버스 중에서는 가장 설비가 호화찬란한, 거의 관광용 전세버스에 가까운 고급설비를 갖춰놔서 말 그대로 묘하달까 그렇습니다. 기사분의 출발전 브리핑도 그렇고 서비스 퀄리티에 힘을 팍 준게 느껴진달까. 물론 그런건 이미지 마케팅이지 사실 그게 지불의향을 더 얻을 수 있는가는 좀 회의적이기는 합니다만서도.

 개통초기라서 아직은 좀 썰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노선으로서의 경쟁력은 상당하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도중정차역이 없는 노선버스라는게 재미있는 부분인데, 중간에 세워주려고 해도 강남순환고속도로 자체가 그럴 여지가 없이 터널의 연속이어서 그럴 여지는 없어보입니다. 또 해당 도로가 워낙 속달성으로 유명한 도로다 보니 실제 소요시간 면에서도 이득이 충분하고, 열차시간만 잘 맞춘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 경유와 비교해도 그리 꿀릴게 없지 않나 싶습니다. 더욱이, 도착을 아예 지하1층 성큰가든 입구 앞에 내려주기 때문에 동선도 비교적 편리한 편입니다. 이 성큰가든 쪽은 원래 비상용으로 만든 시설물로 자동차 투입을 전제로 했지만 정작 쓴적은 없는 모양인데, 이렇게 활용하는건 좀 재미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좀 과제라면 저 강남순환도로의 고질적인 문제인 진출입 정체가 심해서 정시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출퇴근시간 정체는 악명이 높은 구간이어서 정작 가장 크리티컬한 RH전후의 이용에서는 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이 문제는 뭐 전용도로라도 파던가 하기 전엔 대책이 없는거기는 합니다마는. 

 그리고 좀 외적인 부분으로 우려되는건, 철도공사의 자회사가 이런 버스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생기기 쉬운 지자체의 이해투사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입니다. 당장에 오송이나 공주, 김천구미처럼 수요저미가 심한 구간에서 우리도 셔틀버스 투입해달라고 덤비면 광명역이 전례가 되어서 교섭이 아주 난감해 질겁니다. 또 반대로 이런데서 수요를 제법 살려놓거나 하면 민간사업자들이 왜 공기업이 민간영역에 찝쩍대냐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서 앞으로도 골머리를 썩게 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 범위에 대해서 어떻게 한도를 지을지, 그리고 적자성 셔틀버스 요구를 어떻게 방어를 할지 좀 논리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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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ride : 동해선

10/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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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런걸 가지고도 후기를 적냐 라고 할수는 있지만 그래도 신년벽두부터 돌아보고 온 이야기를 좀 적어두는게 좋을 거 같아 남겨둡니다.

 이용구간은 부전-일광, 일광-벡스코, 교대-거제 정도로 환승코스 중 동래 환승을 빼고는 좀 다 둘러봤습니다. 송정이나 신해운대를 둘러보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좀 빡빡해서 좀 아쉬움을 놔두고 돌아봤습니다. 아직 개통초반이기도 하고, 생활노선이라는게 전환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데다 동해남부선 쪽은 경로변경으로 객이 한번 싹 떨어져 나간지라 낮시간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분위기기는 합니다. 덤으로 새 노선이다 보니 한번 타보자는 분위기도 강하고 마침 관광지도 거쳐가고 하다 보니 이용객 구성에 경로객이 많은 등 아직까지 목적한 그 분위기라기엔 좀 거리는 있기는 합니다. 울산까지 완공되면 또 분위기가 한번 더 바뀔듯 하지만 말입니다.

 이용객 유동 추이는 일단 전구간 완주객이 좀 되는 편이지만, 부산 구도심 구간에서의 승강은 적은 대신 벡스코 정도부터 시작해서 이용이 좀 많은 느낌인게 의외였습니다. 시내쪽에서 수요가 나오고 외곽에서는 꺾이는게 보통 이런 통근노선의 상례인데, 의외로 교외인 기장역이 승강이 확 몰리는 분위기인게 의외였달까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시내구간은 병행하는 노선들이 이미 있다보니 객 유입에서 좀 손해를 보는 분위기인데, 반대로 해운대 너머까지 가는 수요는 도로교통이 열악하다 보니 역으로 여기서는 이득을 보는거 같습니다. 

 다만 당장에 객유입을 크게 끌어들이기에는 아직까지 이쪽 지역의 개발이 본격화되지 못한 점이 있을듯 한데... 2~3년 정도 지나면 상당히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일광역의 경우도 과거엔 자동차가 아니면 접근성이 나쁜 지역이지만, 전철이 들어온다는 이유 때문에 꽤 젊은 취향의 가게가 늘어나고 있고 택지개발도 대규모로 붙는 등 뭔가 동향 변화가 눈에 띌 정도다 보니 긍정적인 징후는 많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경영적으로도 장거리객이 유입되는 쪽이 객단가를 올릴 수 있어서 가치가 있는데 초기 추세도 시내에서 해운대 이동지역을 연결하는 경향이 뚜렷한것도 좋은 분위기라 할겁니다.

 정시성 자체는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잘 다니는 편인데, 시내구간에서는 감속개소가 많고 역이 자잘하게 있어서 그런지 크게 속도를 못내다가 역간거리가 길어지는 안락을 넘기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을 합니다. 마침 안락에서 재송 방향으로 하구배가 길게 있어서 좀 눈에 띄게 가속을 붙여서 그런거 같아 보입니다마는. 앞으로 원동교 옆에 역이 생기면 이 운행패턴도 좀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시리아 정도가 좀 다닥다닥한 역간이지 나머지는 역간거리가 워낙 멀찍해서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있고, 실제 소요시간도 버스나 도로경유보다 짧다보니 승차한 사람들이 다들 벌써라는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리는게 들릴 정도랄까 그렇습니다.

 환승은 이른바 소프트환승으로 일단 게이트에서 하차처리를 하고 가는 식인데 이게 이용추세에서 발목을 좀 잡을듯 싶기는 합니다. 일단은 교통카드를 쓸 경우에는 환승처리에 문제가 없지만, 3회 환승을 하게 될 경우에는 다시 운임을 부과하는 식이어서 수도권전철 식의 무제한환승에 비해서는 제약이 많습니다. 또 수수료 문제로 인해서 후불카드 사용이 제한되다보니, 지하철에 일단 찍었던 카드를 못쓰고 새로 1회권을 쓰거나 다른 카드를 써야하는 불합리가 아직 남아있는게 좀 불편하기는 합니다. 

 환승동선은 좀 괴한데, 부산1호선과의 환승인 교대역은 아예 공사판인 상황이고, 부산3호선 거제역의 환승동선은 정말 이거 누가 설계했는지 좀 맞자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개판이었습니다. 환승통로를 포기한건지 정비중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역이 워낙 높은데 있다 보니 맞이방 배치도 두세번씩 꺾어서 다층으로 구성해 놨고, 이게 180도 턴을 몇번씩 하게 구조를 만들어놔서 이용객에게 그리 친화적인 구조는 못된달까 그렇습니다. 그렇게 돌리고서 다시 역 바깥으로 나가 지하철 입구로 들어가다 보니 이동거리도 길고 길찾기도 복잡하고 좀 문제랄까. 1호선은 공사판이라 개판이지만 그래도 출구에서 바로 유도가 잘 되는 편인데 3호선은 좀 심한 수준이랄까 그렇습니다. 오히려 벡스코역의 동선은 정비가 다 되어 있어서, 거리가 아주 길다는 약점을 빼면 깔끔하게 환승이 되는 편이어서 비교가 되는 편입니다. 그 길다는 약점도 무빙워크로 근 200m정도를 이동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큰 불편감은 없는 편이었고 말입니다. 통로에서 질주하는 자라니들만 없다면 좀 쓸만할 듯 싶습니다.

 일단 아직까지 수요가 충분히 올라가지는 않은 느낌은 있는데, 본격적으로 신규수요가 몰리는 봄 시즌이 기대가 된달까 그렇습니다. 지방광역선 구상 중에서 가장 확실한 노선이고 오래 묵혀 있던 노선이다 보니 꽤 치고나올 분위기고, 앞으로를 낙관해도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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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과한 욕심 같아 보이지만...

7/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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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폐광지 지속 가능…접근망 개선이 유일 대안

 동서고속선에 원강선까지 받아내고 나니 태백선 축에서도 욕심이 뻗어나오는 모양입니다. 무려 고속화된 복선전철을 요구하고, 여기에 강원랜드의 이익잉여금을 때려박아달라는 이야기까지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현재 개량사업이 제천까지 2018년에 완성이 되면 대략 130km 중반 정도의 거리까지 대충 10km 정도 단축이 되고, 여기에 열차운행속도가 신형차량 투입 등으로 최적화되면 1시간 초반에 제천까지 열차가 들어오게 됩니다. 이것만 보면야 여기서 다시 태백선을 개량해서 도중 구배 우회를 터널로 줄여 5~10km쯤 줄이고 고속화 한다면 사북이나 태백까지 30분 정도에 주파할 수 있을테니 2시간 안에 정선, 태백 관내에 열차가 들어오게 할 수는 있을겁니다.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면야 불가능할게 없긴 합니다.

 문제는 돈을 생각하는 순간 많이 깝깝한 발상이라고 해야 할겁니다. 산악지역에 200km/h이상으로 주파가능한 선로를 건설하는데 드는 돈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120km 구간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 4조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태백선의 경우 기 복선개량된 구간과 태백역 이후의 접속구간 개량을 빼고 봐도 최소 70~80km정도의 노선연장이 필요하고, 이 대부분이 터널로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이 기준에서 본다면 최소한 2조 7천억에서 3조 원에 달하는 총 사업비가 필요하게 될겁니다. 이정도면 어떤 국가적인 편익을 산출할 수 있다면 해볼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현실은 매년 이용객이 줄고 수익성도 지극히 불투명해서 이익은 커녕 유지보수비나 동력, 인건비 회수가 걱정될 정도의 사업에 저 돈을 쓴다는건 좀 국민들을 납득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이야기라 할 거 같습니다.

 여기에 고속화 개량을 하게 된다면 기존선의 역들 중에 얼마나 제 위치를 유지할지, 아니 유지는 둘째치고 여객기능을 건사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 됩니다. 태백선에서 그나마 정규 여객 취급역이 말많았던 쌍용과 영월, 예미, 민둥산, 사북, 고한, 태백 정도인데, 이들 역을 유지한 채로 고속화 개량이 가능할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동네가 딱 거기밖에 없으니 선로를 막 틀어서라도 몇 개 정도는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태백선이 가진 가장 큰 난점은 고도차가 격심하다는데 있고 결국 고속화 개량을 하다보면 지표에서 100~200m정도는 들어간 지점에 역이 놓이지 않으면 안되는 각이 나온다거나 할 가망이 높습니다. 태백선 프로파일도를 보진 못했지만, 대충 영상 등으로 체크해 보면 예미서 자미원까지 30퍼밀 구배를 계속 지나면서 쭉 올라갔다가, 거기서 태백까지 계속 급경사 내리막으로 가는 모양새인데, 고속철도 기준 25퍼밀 구배로 선을 뽑는다 치면 민둥산역은 지하 300m쯤 들어간 위치에 있을 가망이 높습니다. 추전부터 태백, 문곡까지는 계속 내리막으로 가는데 아마 사북, 고한도 지하 깊숙히 들어박혀야 할거고 말입니다. 이러면 기껏 철도개량을 하고서도 역이 없어서 지역은 맛이 가는 결과를 초래할겁니다.

 그렇다면 개량도 뭣도 말고 방치플레이나 하잔 말이냐 라고 하면 좀 복잡한데, 일단 시설물의 개량사업 자체는 필요합니다. 태백선도 이젠 50년을 맞이하는 시설물이고, 아무리 당시에 국가적 사업으로 했다고 하지만 기술이나 재정적으로 열악하던 시절에 지어놓은 만큼 재해에 대한 취약성이나 유지보수 부담이 커지는 문제들은 존재합니다. 따라서 복선 고속전철같은 허황된 사업을 밀다가 진이 빠지기 보다는 좀 합리적인 수준의 단선전철이나 부분복선전철 시설개량 정도로 방향을 잡는게 맞을거라 봅니다. 사실 2006년 경에 산악철도 구간의 개량사업 검토가 있었던 모양이고, 이미 10년전 이야기긴 하지만 당시에 예미에서 사북 구간을 단선전철로 R=600, 최급기울기 22~24퍼밀 정도 수준의 개량계획을 뽑아내기는 했습니다. 터널연장이 전 노선의 80%에 달하는 막장상이기는 하지만, 당시 비용으로 2800~3700억원 정도 수준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가 나오기는 했습니다. 이정도 수준에서, 여타 선형불량 구간을 R=400~600정도까지는 개량하는 수준을 추가하는 것 까진 생각해 볼 수는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 수준까지 도달해서 보아야 할 부분은 차량쪽입니다. 바로 틸팅열차 쪽인데, R=400~600내외의 곡선까지 확보되고 장대급구배가 최소화된다면 틸팅열차 투입으로 20% 이상의 시간단축 효과는 끌어낼 수 있을겁니다. 현행 다이아에서 제천~태백간은 무궁화호가 1시간 40분 내외로 주파하는데, 시설개량에 틸팅열차가 가진 곡선통과속도 향상까지 합쳐 들어간다면 1시간 초반까지 당길 수 있을겁니다. 이정도면 청량리~제천간의 개량에 따른 운행시간 단축을 합치면 2시간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단축할 수 있고, 이정도면 경쟁을 해볼 수 있을겁니다. 고속전철 하겠다고 3~4조를 꼴아박고 10여년의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시설개량과 차량 조달에 1조원 내외, 그리고 5~7년 정도기간을 투자해서 현재 청량리 기준으로 3시간 반이 넘는 시간을 1시간 정도 깎아내는 쪽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겁니다. 또한, 연선 각역의 존치를 가급적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을거고 말입니다.

 태백선은 현재로서 장기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노선이기도 합니다. 인구기반이 줄기도 줄지만, 동서간 횡단노선으로서의 중요성도 줄어드는데다, 급구배 덕에 화물수송 면에서 수도권 방향에서는 경강선 축이, 남부지역에서의 접근은 동해선이나 영동선축이 유리해지면서 현재 선구 내의 광업 화물마저 마르게 되면 존속 이유가 희박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먼 미래의 호화찬란한 꿈 따위를 쫓기 보다는, 당장 근시일내에 확실히 할 수 있는 사업을 추구하는 쪽을 중시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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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역의 착발역화 문제.

5/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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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조원 들인 서울~강릉 KTX, 상봉역에서 모두 출발 두고 논란

 기사가 굉장히 공격적인 어투로 나온거 같아 보이고, 저거만 보면 정말 대사업을 삽질해서 "이런 썅봉터미날!" 소리가 나오게 한 거 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이전에 농담삼아 했던 '7호선의 벽' 문제가 동일하게 터진 케이스라 할겁니다.

 현재 서울시내 철도의 병목은 크게 두 지점에 걸쳐 있습니다. 하나는 경부선 금천구청~구로 간의 복복선 구간이고, 다른 하나는 중앙선 망우~청량리간의 복선 구간입니다. 뭐 여기에 성북~청량리 간의 경원선 병목도 칠 수 있고 이것도 따지고 보면 7호선 도봉산역을 거치는 구간의 문제인 셈이라 7호선의 벽에 들어간다면 벽이라 할겁니다. 이 문제 자체는 철도청 말엽에 어느정도 전망이 나와있는 상황이었는데, 이후에도 투자 우선순위가 꼬이면서 제대로 개판이 난 경우라 할겁니다.

 당연히 서울시내 구간의 확충이 되지 않고, 그나마의 운행구상이나 시설정비계획도 아주 개판으로 잡은게 이번 사단의 원인인 셈인데... 풀릴 가망도 거의 없다고 봐야할겁니다. 망우~청량리간의 구간병목 문제는 전동차 만으로도 포화지경인 상황에서 하루 50회 이상, 즉 복복선으로 트래픽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까지 몰려서 생기는 건데, 여기에 ITX청춘도 집어넣고, 경춘선 일반전동열차도 집어넣고 하니 교차지장 만빵의 악성 트래픽으로 더 가득차는 그런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할겁니다. 이래놓고 사업 줄여 예산절감했다고 좋아하던 양반들이 많았다고 하니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관료충들인지.

 그나마 그 상황에서 전동열차 감차는 애저녁에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다시피 한게 현 상황의 문제라 할겁니다. 이미 통근축선으로서 혼잡도가 상당히 올라가 있는 상항이기도 하고, 여기에 ITX청춘까지 영업을 하면서 경춘선 통근까지 모두 이 축선을 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 있으니, 이걸 죽이고 열차를 넣겠다는 상황은 도저히 납득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 할겁니다. 20세기도 아닌 21세기에 혼잡률 230%같은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니.

 선로용량 외에도 사실 청량리역의 처리 용량 문제도 존재합니다. 현재 청량리역은 고상홈 2면 4선과 저상홈 2면 4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문제는 서울역이나 용산역, 부산역처럼 열차의 입환정비를 별도의 조차장으로 분리해서 홈을 통과식으로 운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재래식의 배선구조여서 처리용량이 굉장히 부실하단 문제가 있습니다. 그나마도 전동차 운행을 피해서 평면교차를 전제로 진출입을 해야하는 문제까지 존재하고 말입니다. 게다가 저상홈 2면4선은 입환이 필요없는 전동차로, 차내정리를 집약적으로 30분 정도에 처리하는 수준으로 쪼아대도 15분 이하 간격을 내는게 불가능하고, 여기에 승강장 길이 확보도 난감해서 추정컨대 KTX 20량 편성을 받을 수 있는 승강장은 1면 2선 정도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야말로 답없는 시설이랄까. 그래서 이런 빈약한 시설에 대해 뽑은 궁여지책이 저 일부열차의 상봉착발이라 할겁니다.

 여기에 더 깝깝한 부분은 이미 이 문제가 부각될 걸 알고 있었지만 뭐 해결을 위해서 노력한게 전혀 없고 어떻게든 되겠거니 하고 방치플레이나 하고, 이권 따먹기를 위한 민간개방 드립이나 치면서 놀고 있었다는 점일겁니다. 아마 선로만 깔면 알아서 차 다니고 뭐 우겨넣으면 어떻게 되지 않겠나 하고 놀았던 건데... 정말 참 나쁜 정부랄까. 시간부족과 재정부족은 언제나 따라오는거고, 그걸 알기 때문에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가 되면 총력으로 밀어주기를 해 주는건데, 그걸 강릉역 지하화나 받아주고 딴짓거리나 하면서 다 날리고서는 이제와서 이런 궁여지책을 찾고 있는다는 점에서는 정말 무능하기 그지없다 평할 수 있겠습니다.
 
 이지경이 되기전에 경춘선의 1호선 환승을 망우선 정비로 좀 김을 빼놓고, 또 청량리역도 이 난리통이 나기 전에 차량기지 기능을 분산시키고, 승강장을 어떻게든 증설하고, 경원선 시내구간에서 최대병목이 되는 이촌동의 절연구간을 해소하는 등의 애로개소를 정리하는 노력을 했어야 하지만 이미 시점을 다 놓쳤다 해야 할겁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결국 저 상봉착발 외엔 대안이 없달까. 이 경원/중앙선계통의 20년간 사업추진 전반에 대해 아주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할겁니다.


 일단 상봉착발로 뭘 하겠다고 나온 핵심이유는 아마도 상봉역이 그나마 접근성 면에서 유리한 지점이면서도 예산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라고 봐야할겁니다. 사실 합리적인 방향이라면 망우역이 구내가 넓직하고, 역무시설도 여력이 충분해서 여기를 여객열차의 시종착 거점으로 돌려놓고, 무궁화호 전반을 여기로 돌리는게 가장 합리적인 방향이 되기는 할겁니다. 화물운송이 문제가 되지만, 과거 한때 검토되었던 걸로 추정되는 국수역의 화물거점화로 가닥을 잡아주면 망우역은 최소한의 운전정리와 경춘선 방향 열차의 회두처리 정도로 기능을 줄일 수 있고, 이걸로 구내를 축소해 포입식 구조의 여객시종착역을 만들 수 있을겁니다. 이걸로 용량을 벌어서 고급열차나 대용량 열차만 청량리로 넣는 식으로 처리하는게 일단은 합리적인 대안일겁니다.

 문제는, 이 작업을 하려면 일단 예산 투입량이 지금 이야기 나오는 100억 정도가 아니라 1~2천억은 들어가야 하고, 화물기능의 손상이나 변동으로 발생하는 불만사항이나 불편을 무마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야 하며, 중앙선 용량 자체의 부족이 해결되기는 커녕 저속, 저성능 화물열차의 시내진입으로 역설적으로 악화될 위험도 다분해집니다. 거기다가 무궁화같은 저가 열차가 외곽으로 떨어져 나오면서 생기는 불만 또한 매니지 하기가 쉽지 않을거고 말입니다. 거기다가, 가장 근본적으로 이렇게 정비한게 영구적이지 못하고 일시적으로만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때 저 막대한 비용 투자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게 상봉착발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향후 활용가치가 제한적이거나 자칫하면 매몰비용으로 날아갈 수 있는 투자이니 최소투자로 해보자고 나온거고, 그걸로 봤을때 저상승강장과 관련 여객통로 확보, 그리고 맞이방 등에 시설 보강 약간 정도로 퉁칠 수 있는 사업이 상봉착발이라 그렇게 한게 아닌가 랄까 그렇습니다. 어차피 전 열차의 착발은 어림도 없는건 뻔하니, 시간당 0.5~1편 정도 수준정도의 보조착발역 정도 기능만 하면 족하다고 생각해서 하는걸거고 말입니다. 

 좀 추정에 가깝긴 하지만, 아마도 선로 쪽에 비용 들어가는 요소는 거의 0일거라 가정하면, 구상하고 있는 방식은 현 상봉역 중앙하선 선로를 이른바 중선이라 불리는 착발용 선로로 전환하는 것으로 퉁치려 들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선로용량에 끼치는 부담이 가장 작고, 선로 배선의 변경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망우역과 상봉역 사이에 장비유치 용도로 쓰는 막다른 선이 하나 있는데, 이걸 현재의 망우역의 안쓰는 고상홈에 이어붙여놓으면 사실상 3선운행이 가능하게 되고, 이걸 활용해 교차지장이 거의 없는 시종착화가 가능해 질겁니다. 이 경우 현재의 중앙하선 전동차는 망우선쪽 승강장을 쓰는 것으로 변경하되, 착발열차가 없는 경우엔 현 승강장에서 청량리쪽으로 정차위치를 조정해서 대응할 수도 있을겁니다.

 이 경우 단 1면1선으로 취급을 해야하기 때문에 기관차 견인형태의 열차는 쓸 수가 없고 오로지 고정편성형 열차, 즉 KTX나 ITX새마을 착발 전용으로 굴리는게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임시사용이거나, 거기에 준해서 쓰는 정도라면 못할 이유는 없을거라 생각하고, 장기적으로도 망우~청량리간 복복선화가 될때까지는 계속 써먹게 될수도 있을겁니다. 이렇게 본다면 꽤 그럴듯한 "임시방편"은 되는 셈입니다. 그 임시방편이 오래 쓰일거 같다는 점에서는 좀 우울해지기는 합니다만서도.

 여하간 이 서울동부지역의 철도계획의 실패는 정말 두고두고 욕을 해도 시원찮은 건이고, 이번 상봉역 시종착은 그 실패한 계획을 땜질하면서 나오는 궁여지책의 하나라 평할 수 있을겁니다. 얼마나 과거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긴 합니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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