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신분당선이 처음 획정되던 당시에는 GTX 사업은 사실상 구상정도에 머무르는, 언제 될지 모르는 사업에 가까웠지만, 지금 GTX 중 병행선이라 할 수 있는 A선 사업은 이미 상당부분 시공중이며, 빠르면 2027년 경에는 개통가능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용산-서울역-연신내-대곡 이라는 선형은 사실상 신분당선에 요구되는 고양시 연장안의 거의 병행선에 가깝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사업성이 상당히 갉아먹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여기에, 용산으로의 공사 여건이 매우 불투명해졌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분담금의 부담주체가 될뻔한, 그리고 대수요처가 될 수 있을거라 기대된 용산 주변의 개발은 계속 말잔치만 이어지고 있고, 국제업무지구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점점 애매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이건 두고 볼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여기에 쐐기가 박힌게 대통령실의 이전으로 미군부대 주변을 관통하는 공사 진행이 매우 난해해 졌다는 점입니다. 보안지역으로 이래저래 걸려있는 시설 인근에 대규모 공사를 한다는 건 무리수가 너무 많고, 또 한다손 치더라도 그 효율이 지극히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신분당선의 노선계획은 이제는 좀 바꿀 수 밖에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의 향배에 따라서는 5년 뒤에는 상황변화가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걸 기대하고 다시 추가로 건설을 보류하기는 그렇기는 할테니 말입니다.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노선축이라면 한남을 경유하여 녹사평을 거쳐 그대로 소월로를 따라 북상하여 세종대로 축을 따라서 경복궁에 이르는 노선이나, 우정국로 축을 따라서 을지로입구, 종각, 안국을 관통하는 노선을 검토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른바 도심방향 연장안인 셈인데, 용산으로는 경의중앙선, 6호선 축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이 가능하고, 한남역 같은 환승거점 정비에 따라서는 환승이라 하더라도 접근성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또한 장기구상 정도로 돌아가는 신규 노선 중에서 방향의 정합성이 있는 사업을 용산 접근성을 확보하는 용도로 당겨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기도 할겁니다. 예를 들어, 도십접근성이 좀 아쉬운 원종-홍대선을 상수, 마포 경유로 용산으로 당겨온다거나 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또, 용산개발이 한참 치고나올떄 그 부지면적을 유효 활용하기 위해 모노레일같은 구역 교통이 이야기가 되었는데, 보안구역 문제가 걸리긴 하지만 어차피 장기구상이니, 이걸 국립중앙박물관 인근을 경유해 녹사평까지 당겨다 붙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겁니다.
과거에는 가장 강력한 급행노선에 가까웠지만, 이젠 GTX라는 상위호환 시스템이 나오고 있고, 또 역 신설 압력과 노선 연장이 이루어지면서 기능이 많이 변해버린 상황이니, 노선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리오리엔테이션, 즉,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고, 그점에서 가장 나은 대안이 차라리 서울 도심지로 직행하면서 서울시에 부족한 세로축 노선을 보강하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