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부장 집무실
  • Blog
  • Bulletin
  • About

인천역에는 급행이 가야만 한다?

28/3/2020

댓글

 
 ‘경인선 급행열차 종점’ 인천역까지 연장 추진

 지자체에서 지역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정도로 나온거 같은데, 이미 화물열차나 회송열차가 쓰고 있는 분기기를 써서 한다면야 추가 비용도 안들거 같고 그렇게 보이니 들고 온 모양입니다. 

 배선상으로는 사실 추가적으로 고칠게 없는건 사실입니다. 동인천에 이미 분기가 다 있어서 직결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도 하고, 신호 호환성도 문제가 될게 없는데다, 선로용량도 과거에 비해 완행측이 경부선 계통으로의 운행횟수로 많이 빠져나가서 비교적 여력이 있기도 한게 사실입니다. 러쉬아워엔 여전히 빡빡하긴 하지만, 평시라면 10분에서 12분 정도까지 벌어지는 틈에 차를 끼워넣는 거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낮시간엔 급행이 시간당 2~3회까지 줄어드는 상황인지라, 아주 안좋게 끼워들어간다 쳐도 5~6분 시격으로 압축하는건 전성기 경인복복선 시절의 운행량을 생각하면야 안될건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함정이 하나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인천역의 회차처리능력입니다. 인천역은 2면3선의 한국에선 흔치 않은 두단식 승강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1개 선로의 반복시간을 12분 정도로 가정하면 3개 선로를 쓸 수 있으니 4분 시격까지 받아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천역 승강장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승강장은 다른 두 선로를 지장해야 쓰는데다, 주박기지의 입출고에도 사용하는 만큼 배차조정이 필요하거나 할 경우에만 쓰다보니 실제로는 2개 선로로 6~8분 시격 운전을 실시하는 걸로 보입니다. 즉, 막상 급행연장을 하게되면 회차처리가 적체되는 문제가 생기기 쉽단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면 3개 선로를 다 쓰면 안되나? 라고 하겠지만, 일단 주박기지의 입출고가 꼬이게 되면 야간/조조 시간대의 배차가 박살이 납니다. 밤늦게 승강장에 재워둔 차 한두대를 띄우고 나면 한참 뒤에나 출발하는 차가 나오게 되고, 역시 밤 시간대에는 주박입고를 멀리서 하던가 미리미리 틈을 봐가면서 해야하니 막차가 짧아지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 여기에 너무 길고 계통이 많아서 생기는 1호선의 고질적인 지연파급을 생각하면 회차시간이나 시설에 여유를 둬서 빠른 반복이나 순서조정을 통해서 지연회복을 해야 하는데, 이 여력을 날려버리게 되면 뭔가 트러블이 하나 나면 지연이 1시간쯤 줄줄 이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될겁니다. 그리고 거의 죽어간다고 하지만 경인선 화물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화물이 다닐 틈서리를 유지해야 하는지라 급행을 우겨넣기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할겁니다.

  급행연장의 장점이 없는 건 아니기는 합니다. 수인선에서 경인선 축으로 넘어갈때 급행 이용을 하려면 세 번의 환승이 따르는 부담이 있기는 한지라, 동선상으로 보면 수인선 지하구간에서 경인선 부평 이북으로의 이동은 이러나저러나 꽤 불편이 생기는 건 있기는 합니다. 뭐, 애초에 경인급행-수인 직결계통을 높으신 분들이 냠냠찹찹해먹어 버려서 생긴 문제기는 합니다만서도. 다만, 이걸 해소하기 위해서 여전이 혼잡문제가 남은 경인선의 수송체계를 비트는게 적당한가는 좀 우려가 남는달까 그렇습니다. 딱히 시설개량 없이 한다는 것도 좀 우려가 많은 이야기고 말입니다. 
댓글

여객수송을 덮친 코로나 폭풍.

10/3/2020

댓글

 
 이야기는 들리긴 했었지만, 지난달 철도여객수송이 84% 감소를 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한국전 이래로 저정도의 충격파를 철도가 맞았던 일이 있을까 싶은 수준이라 할겁니다. 질병 자체의 전염력이 좀 무섭긴 하지만 치명적인 질병이라기에는 좀 여지가 있는 듯 한데, 그야말로 걸리면 대책이 없다는 점 만으로 이정도 패닉이 벌어지는건 어떤 의미에서는 이례적이라면 이례적일겁니다.

 이 상황에서 여객수요가 정상수준까지 회복하려면 올해 전부가 걸릴거 같고, 마침 수요의 피크점을 지나 온 상황이 되다보니 철도의 경영상태가 상당한 과제가 될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미 항공쪽은 출입국 규제의 국제확산과 수요감퇴로 인해서 사실상 괴멸 수준의 타격을 입고 있는걸로 보이고, LCC붐은 확실히 이번에 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게 다시 금융이나 고용, 거시경제 전반으로 번져나가서 수요 기반 자체를 크게 꺾어버리는 상황으로 번질걸로 보이고, 아마도 수 년 정도의 오랜 구조조정의 세월을 겪을거라 보이입니다. 반면, 철도는 비교적 필수교통에 가까운 면이 있어서 이보다는 낫긴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1~2년 정도의 후퇴는 각오를 해야 하지 않을까로 생각이 듭니다.

 이 상황에서 왜 감축운행을 검토하지 않는가 라는 이야기는 나옴직 합니다. 사실 저정도 수요감축이면 열차편의 30% 정도는 감축운행을 하더라도 수송력에 문제는 없을거라 보이기도 하고. 근래 방역대책으로 사회적 간격 유지라는 이슈가 있고, 열차에서도 가능한 간격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창측 우선배정 같은 시책을 하는 중이라고 하지만, 이거 때문에 감편을 하지 않는다는 건 여러모로 전후가 엉킨 이야기라 생각되기는 합니다. 당장에 수천억의 적자가 더 증가할 게 뻔히 보이는 와중인데 고비용 수송을 하느니 수송을 억제시키고, 아예 감편을 적극 시행하는게 낫지 않나 생각도 드는 면이 있습니다.

 실은 열차 감편은 그리 간단하지 않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할겁니다. 일단 열차를 하나 빼기 위해서는 그 열차에 충당되는 차량을 통으로 빼야 하니 1왕복에서 2왕복 정도가 빠져나가야만 하게 됩니다. 이게 시간대가 적당하게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대개 아침에 이용객이 많은 차는 오후에는 여유가 있고, 오후에 이용객이 많다면 대신 아침엔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 운행을 하는 그런 식으로 짜여지게 됩니다. 또 그 역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비첨두 시간대 열차를 몇개 뺐더니 피크시간대에 열차들이 우수수 강냉이 털리듯 빠져나가게 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렇다면 차량을 좀 더 여유있게 운용하거나 운행구간을 단축하거나 하면 안되나 생각하기 쉬운데, 문제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빠듯하게 맞춰놓은 인력이나 설비때문에 이렇게 하면 또 인력운용의 비효율이 생기거나 해버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단적으로 승무원은 어차피 상시 고용을 해야 하는지라 규정된 근로조건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동하도록 하는게 기업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운행구간, 시간대가 변하면서 승무원의 투입 또한 틈이 늘어나고, 비효율이 늘어나게 됩니다. 역이나 기지측의 인력 또한 이와 비슷해져서, 구내운용이나 검수인력 배치에 허점이 생기거나 하게 됩니다. 

 아예 장기간, 예를 들어서 3~4개월에서 1년 정도의 운행조정이 전망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를 감내하고서라도 감축 조정을 실시하고, 어느정도 시간을 들여서 최적화를 해볼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얼마나 갈지도 예측이 어렵고, 장기조정을 하는게 맞는가 라는 상황에서는 할 수가 없는 결정이랄까 그런 면이 있습니다. 또 한번 체제를 바꿨다가 다시 정상화에 맞춰서 변경을 하는 것은 그만큼 또 비효율과 고통이 따르는 과정이 될수밖에 없고. 

 그래서인지 한국철도에서는 사실상의 정기열차지만 실질적으로 임시열차 편인 관광열차들을 대거 운행정지시키는 정도에 그치는 소폭 조정으로 정리를 한 걸로 보입니다. 이런 열차들은 일단 정규사업 외로 추가로 승무원이나 정비인력을 투입하는 구조에 가까웠을테니 일단은 이정도까지만 조정을 한 걸로 보입니다. 아마 추가적 감편을 한다면 주말 증강편들을 잠정 중지하는 정도가 단기적 처방의 전부일 수 밖에 없을거라 봅니다. 다만, 이정도를 하더라도 수입감소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측의 지원대책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에는 올해 실적은 참담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뭐, SR잘라내기를 고착화 시키려고 배째라를 하는 국토부의 지리멸렬 리더쉽을 보면 국철이 뒈지든 말든 이게 다 방만경영™, 강경노조™ 때문이다만 앵무새처럼 옹알거릴거고, 경영개선이고 나발이고는 되는게 없긴 할겁니만서도.
댓글

    blog v 2.0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혐한과 개는 출입 금지.

    Archives

    1월 2021
    12월 2020
    10월 2020
    9월 2020
    8월 2020
    7월 2020
    6월 2020
    5월 2020
    4월 2020
    3월 2020
    2월 2020
    1월 2020
    12월 2019
    11월 2019
    10월 2019
    9월 2019
    8월 2019
    7월 2019
    6월 2019
    5월 2019
    4월 2019
    3월 2019
    2월 2019
    1월 2019
    12월 2018
    11월 2018
    10월 2018
    9월 2018
    8월 2018
    7월 2018
    6월 2018
    5월 2018
    4월 2018
    3월 2018
    2월 2018
    1월 2018
    12월 2017
    11월 2017
    10월 2017
    9월 2017
    8월 2017
    7월 2017
    6월 2017
    5월 2017
    4월 2017
    3월 2017
    2월 2017
    1월 2017
    12월 2016
    11월 2016
    10월 2016
    9월 2016
    8월 2016
    7월 2016
    6월 2016
    5월 2016
    4월 2016
    3월 2016
    2월 2016
    1월 2016
    12월 2015
    11월 2015
    10월 2015
    9월 2015
    8월 2015
    7월 2015
    6월 2015
    5월 2015
    4월 2015
    3월 2015
    2월 2015
    1월 2015
    12월 2014
    11월 2014
    10월 2014

    Categories

    모두
    1. 영업/정책
    2. 운영
    2a. 화물철도
    2b. 지방광역철도
    3. 기술
    4. 역사
    5. 건설
    6. 행려
    I. 책과 문서들
    K. 남북
    M. 아이디어
    R. 차량
    S. 해외
    雜說

    RSS 피드

제공 사용자 정의할 수 있는 템플릿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