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중앙선 청량리~망우 구간의 복복선 사업은 철도청 말기인 2001년,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초창기에 그 검토대상이 되어서 비용편익비 1.01을 간신히 맞춰서 OK가 떨어졌던 사업 중 하나입니다. 이미 중앙선 복선전철화가 돌아가는 와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담이 너무 몰리는거나, 안그래도 부지가 없어서 주변부 개발사업과 토지수용까지 겹쳐 추진해서 그야말로 민원폭발중인 상황에선 도저히 각이 안나와서인지, 이 복복선 사업은 지하화를 넣어서 한다 만다 하다가 그대로 묻힌 사업이 된 바 있습니다. 덕분에 청량리~망우는 그 심각한 병목으로 인해서 서울시내를 가로막는 양대 철벽이 되었고, 이게 결국 20년이 지나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후에야 실현의 전망이 보이게 된 택입니다.
사업 내용에서는 일단 용산~상봉간의 복선 19.95km, 그리고 중앙선 연결구간 4.27km을 넣어서 건설하는 것으로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도중 정거장은 서울시가 요구하던 동대문 정거장을 배제하고 총 4개 정거장으로 확정되었고, A, C선과 수평환승을 전제로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요시간 단축은 현 선로가 우회하는것에 비해서 시내를 가로지르는 선형으로 15분으로 단축효과를 얻는다고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총연장이 20km 가까이 나온건 아마도 상봉까지가 아니라 중앙선 접속선로를 분기점과 구리 갈매동 인근까지의 3~4km정도의 구간까지 포함한 값이 아닌가로 생각됩니다. 대충 전략환경영향평가 상의 개략노선도 등을 감안하면 청계천 하부축 통과를 전제로, 아마도 용산역의 광장 지하 인근이 종점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중앙선 접속구간이 4.27km가 부여된 걸로 봐서는 아마도 구리역 인근, 아마도 망우터널의 동단쪽에서 개착 재시공을 일부 포함해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은 듭니다. 운행선을 공사하는게 워낙 난이도가 높은데다, 선로의 규격상 본선방향을 틀어버리는 방향으로는 공사가 안될거고, 아마 고속분기기를 넣고 수많은 감시기재를 쳐박는 식으로 해결하는 무리수가 있는 방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주변 부지 확보가 된다면 아예 구리~도농 사이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대안도 알아볼 수는 있지 않을까도 싶기는 합니다. 공사여건 망한건 비슷하긴 합니다마는.
일단은 A, C와는 같은 구내를 쓰는 평면환승 구조를 만들겠다고 언급하는 점은 상당히 적극성이 보이고, 지난 20년간 계획이 잡혀왔던 사업들에서 병맛넘치는 역구내 배선을 남발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진일보한 감은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게 되긴 할까... 라는 부분이 있긴 한데, 일단 서울역 주변은 이미 지하구조물이 워낙 많아서 입체교차를 집어넣을만한 상황이 전혀 안된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김포공항식의 배선구조를 짜 넣으면 실용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복층으로 두 선로를 근접시키는 터널을 파는게 상당히 난점이 많을 뿐더러, 지하역 건설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약점도 있어서 실제 가능할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 하나가 나오는데, 바로 GTX-B선이 아마도 ITX-청춘과 장래 춘천속초선 열차의 진입선로이자, 현 강릉선 및 중앙선의 시내 인입선 기능을 같이 떠맡아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EMU-260이후로 고상승강장 대응을 전제로 차량이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ITX-청춘 및 경춘선 구간의 전동차와는 승강문 배치가 극히 상이하고, 이에 따라 안전문을 동일한 사양으로 대응시킬 수 없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지하구간에서 밀폐식이 아닌 상하개폐형 같은 꼼수를 쓸 수 없는지라, 결과적으로 동탄역 처럼 승강장을 분리해야만 하는 조건이 됩니다. 최소한, 청량리와 서울, 용산 3개역은 최소 3면4선(ㅁ||ㅁ||ㅁ) 또는 이른바 스패니시 솔루션이라 부르는, 3면 2선(ㅁ|ㅁ|ㅁ)으로 승강장을 분리하는 변칙형 구조가 따라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나, 간선열차는 정차시분이 긴데다, 반복운전에 필요한 설비가 많기 때문에 승강장 체류시간이 상당히 필요한 만큼 가급적 착발하는 선로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걸 안하면 지금의 경의중앙선 처럼 대책없이 차가 꼬이고 지연이 일상화되는 개판이 벌어지기 좋을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평면환승 구조는 죽었다 깨도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나옵니다. 물론, 승강장이 아니라 착발선까지 공유하는, 광명셔틀식의 방법을 쓸 수도 있긴 한데... 이러면 뭐 개같이 멸망하자는 이야기랑 크게 다르지 않을겁니다. 선로공유가 A, B, C 3선 모두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선 그야말로 지연이 모든 노선에 파급된다는 미친 상황이 벌어지는지라.
물론 GTX 계통들이 일일 운전횟수 100회 언저리로, 시간당 많아야 편도 3~4회 정도의 운행편수가 계획된 수준이기 때문에 일단 착발선로가 적절히 확보된다는 전제 하에서는 간선과 선로공용 문제가 운전상의 지장을 심각하게 가하진 않을거라 생각은 됩니다. 물론 장래에는 그야말로 시궁창이 될 가능성이 제법 나오기는 하겠습니다만서도, 과연 그정도까지 차를 다져넣는 상황까지 교통량 증가가 생길지는 모를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일단 서울역과 용산역의 경우는 어차피 공간상의 제약이 심각하고, 어차피 두 선로가 교차를 해야하는 상황이기도 하니, A선과 B선이 복정역과 같이 아래 위로 배치되는 구조를 취하고, GTX는 섬식 승강장을 사용하고, 간선열차는 상대식 승강장을 쓰는 방식을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게 안된다면, 서울역은 그냥 포기하더라도 최소한 제자리반복이 필요한 GTX-B선의 용산역에 한해서는 3면4선 구조를 채택하는 방식을 취하는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문제는 김부선 직결이 들어온다면 용산역은 북단과 남단 양쪽에서 회차를 해야하기까지 해서, 승강장 배분이 정말 난감하긴 할거같긴 하지만 일단은 수틀리면 간선용 승강장을 재배분하거나 하는 방법을 취하거나 하는 식으로 쥐어짤 여력은 생길테니 B선의 용산역은 분리형으로 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GTX사업이 사업성이나 비용절감을 위해 선로공용을 많이 끼워넣다보니 사업이 점점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나마 B사업은 일단 민자사업 건설이 신안산선처럼 네트워크를 극단적으로 분리하는 삽질을 하거나, 반대로 경춘선이나 중앙선 연선에서 기존 전동차 직결을 요구해서 개차반이 되지 않는 다음에는 가장 안정적인 노선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과연 이런 리더쉽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기는 합니다만서도. 앞으로 잘 관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P.S.:
보도자료에서 신분당선의 용산 접속이 이야기 되는 거야 현행 고시가 강남~신사~용산이니 그런다 치는데, 현재 대통령부 이전 문제가 나와버렸기 때문에 신분당선의 미군부대 부지 통과가 거의 막히게 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보안구역 내에서 지하공사를 하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데다, 그것도 정부사업이 아닌 민자사업을 하는건 더더욱 그런지라. 한번정도 여기에 대해서 다음 정부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