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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골룸합니다.

28/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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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부터 '분당선 청량리역 연장운행' 사업 착수

 얼핏 보면 꽤나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걸 하게 되면 경의중앙선 정시성은 그야말로 해방직후 혼란기 수준에 맞먹는 막장상을 벌이게 될겁니다. 아무리 정치인 치적과 부동산쟁이들 먹거리 창출이 엮여있다지만 이런 미친 짓을 하겠다는 건 중앙정부 차원에서 좀 뜯어말려야 할겁니다.

 명시적으로 내건 예산이 80억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걸 가지고 하는 범위는 뻔해서 건넘선용 전철기 4~5개 정도 신설하고, 왕십리역 신호설비를 개량하는게 전부일겁니다. 차량증비도 못할 돈으로 사업을 벌이겠다는 이야기인데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는 정말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할겁니다. 그나마도 처음 건설할때 멍청돋게 배선하지 않았다면 좀 땜빵적이긴 해도 큰 비용이나 운전상 난맥 없이 직결을 해볼 수 있었을거지만, 이미 틀려먹은 이야기라서 이대로라면 평면교차에 휘둘리고 착발선 부족에 환장하는 아침마다 고통받는 노선이 될겁니다.

 정말 합리적으로 연장운행을 하려면 경의중앙선 왕십리~청량리간 구간을 복복선화 하는 수 밖에 없지만 부지 확보가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길이 전혀 없는건 아닌게, 구로~개봉간 처럼 복선을 고가로 올려서 마장동 구간에서 분당선이 고가로 경의중앙선 위쪽으로 올라가서 복층화를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고가가 30퍼밀 이상의 급구배가 되겠고, 그러고도 부지매입이 어느정도 들어가야 하지만, 중앙선의 구 단선시절 사용하던 부지등을 활용해 선로배열을 고치고 하면 궁상이나마 어떻게든 되긴 할겁니다. 청량리 쪽 착발선 부족은 차량기지 기능을 축소정리하고 승강장을 1면2선 증비해서 현 ITX착발 승강장을 분당선용으로 쓰는 방식이면 해소가 가능할겁니다. 

 문제는 이게 너무 많은 비용과 난공사를 부담해야 하는데 있습니다. 만약 분당선이 중앙선 사이로 들어와서 시종착하는 구조를 애초부터 만들었다면 이런 고민을 안하고도 제한적인 연장운행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나중에 복복선화가 매우 난감해 지겠지만 어차피 여객흐름에서 불필요한 환승동선을 배제할 수 있어서 그 소요시점을 대폭 늦출 수 있었을겁니다. 이제와서 이렇게 개량을 하려고 하면 고가도로 개축에 전철변전소 이설, 그리고 왕십리역 북쪽 구내 배선의 대대적인 변경이 병행되어야 하니 80억이 아니라 최소 800억은 가져야 일을 해볼까 말까한 상황이 되었달까. 정말 그야말로 철도판 바루스의 참화 수준이라 할겁니다.

 이제와서 저걸 저렇게 추진하게 되면 경의중앙선-분당선 직결하는 사람 일부는 조금 편해지지만, 경의중앙선 해당 지점을 지나는 모든 사람이 고통받는 상황이 될겁니다. 이건 그야말로 실패를 실패로 덮는 일이니 정말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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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택배"는 가능할까?

25/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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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와급편과 호쿠호쿠선의 객화혼재열차 시험
 최근에 뉴스에 보이는 이야기거리 중 하나는 서울교통공사가 전동차를 사용한 택배수송을 추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2000년대 이래로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나오는 거라 식상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논의는 해볼만 합니다.

 지금은 합리화 과정에서 KTX특송으로 명맥만 남고 전부 폐지되었지만 과거엔 주요역 한켠에 소화물이라 해서 택배편 비슷하게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원래 연원을 따지자면 여행객이 들고다니던 수화물을 같은 열차편에 따로 수송해주던 서비스가 바뀐거라고 하는데, 이걸 위해 전용 열차가 다닌다거나, 장거리 완행열차편에 연결해서 수송한다거나 했던 시절이 그리 멀진 않습니다. 다만 이후 택배편의 발달이나 도로수송이 늘어나면서 노동집약적인데다 요금 규제도 심했고, 무엇보다 문전수송이 안되는 점 때문에 말년에는 도서류나 신문, 농산물 정도나 좀 수송하는 정도였던걸로 압니다.

 이런 시대에 밀려난 서비스를 전동차를 통해 하겠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데에는 교통체증 외에 워낙 폭주하는 택배수송량 덕에 노동력 소요량이 어마어마해졌고, 반면 요율을 조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서 합리화가 필요한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경향은 일본이 더 빠르게 돌고 있는 편인데, 아무래도 직고용 인력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단체협약 같은 것에 의해 제약받는 것도 많기도 한데다, 노동력 부족현상은 그야말로 심각해지고 있어서, 대도시 서비스 외에 전국망의 유지도 한계에 부딛히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기존 버스나 철도를 활용한 수송모드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굉장히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시도 자체는 좀 시의성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다만 문제는 기반 시스템이 제대로 지탱할 수 있는가에 있을겁니다. 택배가 근래 한계에 도래한건 교통체증같은 것 보다는 노동력 투입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시피 한데 있습니다. 상하차, 분류, 배달 등의 과정이 전부 인력을 갈아넣어 돌아가는게 기본이다시피 한 상황이고, 워낙 쥐어짜기 운영이 되다보니 대대적인 터미널 투자같은걸 생각할 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게다가 기성의 택배 시설들이 이미 도로기반으로 완비된 상황에서 지하철이 끼어든다고 해봤자 트럭수송 구간의 일부를 대체하는 정도에 그칠 뿐, 노동력 투입의 절감같은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감이 있습니다. 즉, 어디에서 인력작업 소요를 절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단순히 저가노동을 투입하는 걸로 해결본다는 건 더 이상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 시대인지라.

 물론 10여년전에 그저 "좋은 생각"정도에 그치던 구상에서는 좀 진일보 했을거라 생각되고, 10여년전과 달리 무인택배함 같은 인프라가 역에 갖춰졌다거나 전동카트같은 어시스트 장비들이 비교적 싸고 합리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고, 드론이나 자율주행같은 기술들이 나오고 있어서 사회나 기술적 기반은 많이 바뀌기는 했습니다. 배리어 프리 차원이기는 하지만 역들은 이젠 엘리베이터가 거의 완비되다시피 한 모양새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걸 어떻게 꿰어 쓸 것인가, 또한 어떻게 합리적인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립된 무언가도 없다보니 아직은 스타트업 수준의 초보적이고 위험투성이의 영역이라 할겁니다. 

 좀 개인적으로 생각이 드는건 지하철 무인택배함이나 대규모 빌딩의 중계수송, 그리고 역내 또는 역 인근의 매장들 기본물류에 우선적으로 적용해 보고 이후의 연계수송은 이 수송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시점에서 확장해 나가는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중간한 투자와 사업이 되어 실패할 위험은 있긴 합니다마는, 할 수 있는 범위부터 해보는게 낫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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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날 논쟁 유감.

18/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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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당시의 모가형 기관차.
 9월18일 ‘철도의 날’ 6월28일로 변경 추진

 이런걸 두고 한마디로 보통 평가합니다. 수정주의라고. 역사를 편한대로 재단하고 필요하다면 날조도 서슴지 않는 그런 행태의 시초가 이렇게 적당한 구실을 붙여서 이것저것 논리를 비틀기 시작하는 겁니다. 딱 비슷한 행태가 건국절에서 있었는데, 국토부 나으리들은 그게 그렇게 보기 좋으셨나봅니다?

 일단 철도의 날로 지정된 9월 18일이 일제의 잔재라는 이야기는 어느정도 논리적으로 글러먹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일제 당시의 조선 통치를 합리화하는데 가장 잘 써먹은 논리가 문명개화고, 그 첨두중 하나가 철도와 같은 교통 인프라의 확충이다 보니 어느정도는 당시의 식민화적 요소가 없는 건 아니라 할겁니다. 

 다만, 1899년에 개업한 경인철도 자체는 기원 자체가 고종이 미국인 모어스에게 부여한 것으로 일본의 침탈의 결과라기 보다는 이미 일본의 우선권이 부여된 것을 작정하고 무시한 채 미국에 부여한 것으로 이이제이를 의도하여 일본에 대한 견제를 꾀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후 일본의 집요한 방해공작과 회유 끝에 부설과 운영이 일본 손에 넘어가기는 했어도 기본적인 설계나 자재는 전부 미국으로부터 충당되다시피 했습니다. 일제때 쓰여진 기록들에서는 모어스를 이권 브로커로 제대로 건설할 능력조차 없어서 인수 이후 다시 재시공을 했다는 식으로까지 폄훼하는 기록을 남겨두고 있는데, 반면 모어스가 자본모집을 시도했다가 일본의 방해로 실패했다거나, 모어스의 사업이권을 어떻게든 나눠가지기 위해 미국과 외교적 접촉을 했던 걸 보면 단순히 말할 것은 아니라 할겁니다.

 결국 일본이 인수해 운영하게 된게 좀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당시까지는 적극적인 병탄의 의향이 있는 시대는 아니었던데다 청일전쟁으로 나가떨어진 청을 빼면 미국이나 러시아라는 상대가 남아있었고 그래서 경제적 침탈이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체는 일본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외교적 개입에 의존했지만, 외견상으로 민간사업인 양 그리고 경제적 목적의 철도사업으로서 운영이 되었습니다. 서울 주재 각국 외교공관들의 주된 이동수단이다 보니 마구잡이로 들이댈 만한 노선도 아니었고 말입니다.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된게 제3공화국 당시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민정이양 후 대통령선거 이후에 이루어진 일인 만큼 독재의 유산이라고 할 수도 없는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해방 이후 아직 당대의 기억이 곳곳에 남아있고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되기 이전에 내려진 것이라서 단순히 일제의 답습이라고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말로 일제의 부정과 극복을 의도했다면 해방 이후의 굵직한 철도사의 중요 사건들, 예를 들어 1946년 5월 17일에 단행된 "조선철도의 통일" 군정령 시행개시일을 연원으로 잡거나, 철도청 창설일인 1963년 9월 1일, 그리고 이번에 대안격으로 나온 대한제국 철도국 설립일 6월 28일을 기준했을겁니다. 

 사실 정부조직 설립일을 기준하는 것 자체도 좀 마뜩찮다고 보는데, 철도의 날 제정 당시에는 "기간교통 수단인 철도의 의의를 높이고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함이다."라는 목적이 있었고 이 때문에 철도가 처음으로 운행이 이루어진 날을 지정했다고 봐야합니다. 즉 첫 기적을 고고지성으로 삼은 것은 현장과 실물을 중시하는 의도에 나온 것으로, 정부 내 사무분장 변경일을 기준하는 것은 여러모로 마뜩찮다 해야할겁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무능하고 무력한 대한제국 정부의 책상물림 따위를 기념해 뭐할거냐라고 까여도 변명하기가 어렵달까. 뭐 요즘 철도의날 돌아가는 꼬라지가 현업을 치하하기 보다는 공무원들의 논공행상 잔치판이나 되어가는 분위기니, 그렇게 가서 국민들 뇌리에서 잊혀져 평범한 하루가 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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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 하나 : 운전실 출입문 뒤 격자의 용도

13/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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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니가타 동차라 불리는 액압디젤동차(DC)의 사진인데, 운전실 출입문 뒤켠에 저런 보안창살 같은 격자가 붙어있는 차가 종종 보입니다. 안붙은 차도 사진에 확인이 되지만, 현존차는 다 붙어있는 상태이고, 또한 사진상으로 NDC에서도 설치가 확인이 됩니다. 이전에 쓰이던 DEC동차에도, 그리고 현재 박물관에 들어와 있는 특별동차와 비즈니스 동차에도 붙어있습니다. 저게 왜 달려 있는건지 꽤나 궁금했는데, 근래에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실은 저 부속은 통표 때문에 부착되는 물건이었습니다. 열차가 통과하면서 통표를 받을 때 낚아 챈 통표의 수수함 부분이 뒤쪽으로 튀어오르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 경우 무게도 제법 나가기 때문에 차체를 호쾌하게 두들기게 됩니다. 기관차라면야 일단 차체에 부딛히는 정도고 대개 워낙 튼실한 차체덕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동차의 경우는 객실 벽을 제대로 때려서 사람들을 놀래키거나, 아예 유리창을 쳐서 깨트릴 위험이 있습니다. 위 사진의 격자가 보호하는 범위를 보면 어느정도 견적이 나온다 하겠습니다. 또한 동차의 차체는 그리 튼튼한 편이 못되다 보니 저렇게 부딛히면서 도장이 깨져나가거나, 차체가 우그러지는 경우도 있었던 모양이라 광범위하게 설치가 된 걸로 보입니다.

 NDC나 특별동차 등에도 붙었지만 오히려 사진으로 보면 DC차량 중엔 안달린 경우가 있기도 한데, 이는 NDC나 특별동차는 무정차로 거의 전국 각 노선을 망라해 운행하기 때문에 자동폐색식이 아닌 통표폐색식 구간도 다닐 가능성이 다분했지만, DC차량 중 경원선 같은 곳을 다닐 경우 무정차 통과할 일도 적고 대부분 구간이 자동폐색식을 도입해서 별 필요가 없었던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이젠 통표폐색 자체가 희귀한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다보니 저 부속품을 현업에서 볼 일도 이젠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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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전설 : ATP 신호의 25km/h 운행 문제

12/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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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그림은 관련 논문 등지에 종종 인용되는 ATP의 개념도입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ATP는 열차자동방호라는 기술 개념이라 할거고, 세부적인 기술에 들어가서 ATS니 ETCS니 하는 것들이 나오는게 맞습니다마는, 개념정립이 부실한 상황에서 외래기술을 도입하다 보니 좀 용어가 꼬였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누가 최초 유포자인지는 몰라도 ATP 신호가 결함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역 구내에서 정차 후 출발시까지 25km/h로 역을 벗어날 때 까지 주행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떠든게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 운전을 하고 있는건 맞는 모양이지만 이게 흡사 ATP가 가진 고유한 문제인 것 처럼 말을 하는데, 실체는 그렇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점제어방식 ATS를 제외한 모든 ATS방식이 공통된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ATP(ETCS Level 1)나, ATS나 선로의 궤도회로에 근거한(유럽엔 차축계수기 같은 사마외도의 기술도 있다지만) 폐색구간의 점유 여부를 근거로 제어 정보를 생성하고, 이걸 지상자라 불리는 장치를 통해 각 폐색의 접속지점에서 차량에 전송하여 위험 운전을 예방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어떻게 쓰느냐를 가지고 단순점제어식이냐, 속도조사식이냐, 패턴조사식이냐, 차상연산제어식이냐라고 세부적으로 구분을 치기는 합니다만, 단순점제어식을 제외하면 어떤 방식이든 해당 지상자에 도달하기 전에는 직전 폐색의 정보에 기반해서만 제어가 동작한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ATS-S니 ATS-P니 ATS-D니 하면서 날고기어도, 정보 갱신이 안되니 위험측 동작을 막는걸 전제로 움직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문제는 정지신호를 바로 앞둔 폐색에 열차가 진입했을 때입니다. 현재 모든 역에서는 전동차를 제외하면 무정차 통과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출발신호를 정지신호로 하도록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에 정차하게 되는 경우 정지신호 앞 폐색에 진입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 경우 영원히 열차가 안갈게 아니라면 앞의 운행여건에 따라서 정지신호는 진행신호로 바뀌겠지만, 문제는 직전에 받은 정보는 ATS의 경우 25km/h 속도 이하 운전, ATP의 경우는 해당폐색 종단점(운행권한의 종단점)에서 정차라는 지령이 들어와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때 ATS는 25km/h로 정지신호였던 폐색에 진입하면 새로운 정보를 전송받으니 해소가 되는데, ATP에서는 그게 불가능하게 됩니다. 여기서 ATP는 일정 속도 이하를 유지해서 종단점을 넘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여 이 문제를 피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정속도가 25km/h로 지정되어 있기에 역에서 그 속도를 유지해서 출발신호기를 넘어가는 운전을 하게 되는 겁니다. 

 즉, 어떤 기반기술에 근거한 ATS이건, 또는 ETCS 레벨1 열차제어건 상관없이 각 규정대로 정상적인 운전을 한다면, 역에서 정차한 후에는 25km/h운전으로 움직여야 하는건 동일하단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역에 진입할때 반드시 정지해야 할 위치만 지정하고 특정 폐색에서의 준수속도를 규정하지 않는 ATP 쪽이, 폐색마다 속도를 계단처럼 낮춰야 하는 ATS보다 더 융통성 있고 더 조밀하게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고속, 더 촘촘한 시격을 써야하는 지금의 철도에서는 저걸 광범위하게 보급해 가는거고 말입니다.

 이 25km/h 운전을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셋으로 갈립니다. 하나는, 저 정보를 전송하는 지상자를 중간중간에 신설해서 정보교환을 더 조밀하게 실시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무선 통신망을 써서 운행 정보를 계속 갱신해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전자의 방법이 승강장 중간즈음의 정차위치 근처에 지상자를 추가로 설치해서 출발신호기의 정보를 미리 전송하는 이른바 인필 발리스 설치라는 것이고, 후자의 방법이 요즘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이니 하면서 보급을 모색하는 이른바 KTCS 입니다. LTE 통신 기반으로 저런 정보를 전달해서 운행여건의 변동을 지상자를 건들지 않고도 알 수 있게 처리해 주게 되는겁니다. 뭐 어느 쪽이건 시스템이 보급될 때 까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거라 어느정도는 안고 갈 수 밖에 없는게 현재의 상황이고 말입니다.

 물론 이걸 더 쉽게 하는 마지막 세번째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그냥 예전처럼 내지는 지금의 전동차처럼 출발신호를 모두 진행신호를 내 놓고 기관사 재량껏 열차를 정차시키도록 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번씩 통과사고가 날때마다 기관사가 군기가 빠졌네, 직원들 빠다를 쳐야하네, 어따대고 신성한 우리 철도에 방만경영™ 짓거리야라고 드립이나 치면서 화풀이나 하고는 걍 방치하던가 말입니다. 어느게 합리인지는 뭐 알아서 판단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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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혓바닥이 길어 고생 많으십니다.

6/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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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예산 무리한 감축… 노후열차도 교체 못해

 뭐 어느동네 용어로평론하자면 "捏造乙"라고 하면 될 듯 싶습니다. 한국의 철도와 궤도 사업자 중에서 노후차 대폐차에 국고 보조금이 출자된 역사가 없는걸로 아는데 이걸 가지고 약을 팔면 서로 곤란해지는거 아시면서 이런걸 하십니까들. 마침 정부도 할 말이 없으니 이거 사실 아니라고 해명까지 던졌더이다.

 일본에서도 근 10년전부터 제도를 만들어서 하고 있는게 이 차량 보조금이라서 시의성이 없지는 않습니다마는, 지금까지 있지도 않았던 걸 가지고 사실인양 던지면서 SOC예산 삭감 문제에 허위사실을 던지는건 언론으로서 문제가 있는 행태라 할겁니다. 그리고 노후차를 바로바로 교체하는거 전형적인 방만경영™ 아니겠습니까? 그거에 쓰는 돈이면 무임승차 보전 못받는걸 그만큼 노오오오력 벌충하는게 가능할 거 같은데 말입니다. 

 보나마나 차량쪽 업자들의 우국충정®에 감화되어 이런 혓바닥 놀리기를 하셨나 본데, 뭐 협조 받아드시는 시간에 하다못해 관련 철도회사에 전화라도 한통화 해봤으면 저런 골대 위로 장외홈런은 안냈을겁니다. 저거 때문에 장항선 복선전철 예타하면서 드잡이질을 하고, TTX 구매예산 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빚고 그랬던 역사가 있었던지라 나름 업계에서는 어느정도 알려진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교체예산 지원이 가능했다면 똥차라고 맨날 까이는 1호선 저항제어식 S차들이 지금쯤 폐차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타면 두드러기 돋는다고 까이는 경인급행 저항차들도 고려장 시켰을겁니다.

 그리고 노후차량의 연장사용 자체가 무슨 절대죄악인양 이야기를 하는데, 유지보수가 적정히 이루어진다면 30년 정도까지는 쓸 수 있고, 작정하고 재생작업을 돌리면 40~50년도 사용하는게 철도차량입니다. 물론 여기에 드는 노력이 만만한건 아니지만, 또한 부품 단종이나 차량효율성 저하만큼의 부담도 비교형량해서 판단해야 하긴 하지만, 정말로 재정이 쫄리는 경우라면 일정기간을 버티기 위한 방법으로서 쓰는 것도 한 방편이기는 합니다. 물론 그걸로 일관하다 망하면 문제겠습니다마는. 오히려 5~8년 정도 연장사용을 바탕으로 신차 투입으로 채산을 맞추기 어렵지만 성장가능성이 있는 운송루트를 개척하거나 하는 식의 대처도 가능할겁니다. 노선을 처음 만들고 수 년간은 사실상 시장개척을 하느라 재무적으로 몰리기 쉬운데, 이런데서 제2의 삶을 살다가 신차들에게 임무를 물려주는 식의 점진적 변화라는 것도 방법이랄까.

 SOC 투자가 갑자기 줄어드는건 사업의 관성 문제가 있으니 좀 완충적인 조처는 필요하지만, 사실 한국정도의 인프라가 깔렸다면 어느정도는 당연한 귀결이기도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젠 건설비용까지 부담가능한 노선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고, 사실상 운영비 이상을 건지는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한 노선들만 남은 상황에서 계속 SOC투자를 반복해 봤자 효용은 체감하고 유지보수비 등으로 재정부담은 점증해가는 문제가 생길건데 언제가 되어도 한번정도는 브레이크가 잡힐 때가 되었다고 봐야할겁니다. 더욱이 가장 굵직한 투자인 원주강릉간 철도나 수도권고속선 같은게 일단락이 되었으니 더더욱 그렇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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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서울역이 바뀌는 듯.

4/9/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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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정도 전에 서울역 경의선 관련한 입찰정보가 보였는데, 이후 나오는 이야기들을 추려보니 좀 재미있는 변경이 있을걸로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이기는 하지만, 현재 서부역을 쓰는 경의선 승강장을 1번선, 즉 동부역 쪽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온 정보들을 조합해 보면 역 북동쪽의 서울역전우체국 근처의 부지를 활용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선로 배선 변경도 포함하고 출입구도 별도 건립으로 가닥을 잡는걸 봐서는 좀 본격적인걸로 추정이 됩니다마는. 규모는 1면 1선일 걸로 보이고 승강장 길이는 150m로 4량 내지는 6량편성까지만 수용가능한 구조가 될 걸로 보입니다. 기왕하는 김에 편성 운용의 효율화 차원에서 175m 홈을 만들어 8량 내지 4+4량 전동차도 사용가능하게 만들면 좋겠지만 애매한 길이로 보건데 배선상의 제약이 커서 그렇게 되는걸로 보입니다. 

 아마도 천안급행 승강장 처럼 두단식 홈으로 계획된 걸로 추정이 되고, 기존 경의선 홈은 저상홈으로 만들어서 올림픽 기간 중 경강선 열차 착발용으로 사용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마침 현재 경의선 승강장 자리는 경원선에서 용산역을 거쳐 넘어올 때 진입할 수 있는 선로기도 하고, 착발 가능한 승강장을 늘려두지 않으면 기존 경부선 방향 열차의 조정까지 해야하니 이번기회에 추가로 선로를 확보하는 걸로 생각됩니다. 대대적인 공사 없이라면 300m 정도 승강장 1면 1선이 될듯 한데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왕 손을 댄다면 현행 15개 선로에서 동측 경의선 착발용의 1면2선을 추가하고, 서부역 측에도 공항철도역이 점유한 주차장을 일부 철도용지로 사용해 400m급의 1면2선을 확보해서 총 17개 선로 체제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여기에 여력이 된다면 급행용 승강장은 1면2선에서 현재 안쓰는 최외측 측선을 개량해 2면3선화 해서 경부본선을 타는 급행을 증강할 여력을 확보했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말입니다. 이걸로 총 18개 선로 체제를 확보하고 그만큼 열차착발의 융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래적으로는 용산역에서 경원선 측에 홈 1선을 더 확보하고, 서울역 북부의 부지 여력을 사용해서 경원선 경유 정기간선열차, 예를 들어 중앙선 ITX새마을의 착발도 시야에 넣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말입니다.

 일단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거고, 개통초기부터 반드시 써야하는 역은 아니기도 하니 실제 어떻게 완공이 되는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마는 좀 재미있는 변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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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혐한과 개는 출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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