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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차량의 충돌강도 : 표 한장으로.

18/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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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질에 인생을 건 찌질이의 악플놀이에 대응하는 거 부터가 굉장히 한심한 짓이지만, 혹자의 제보를 받았으니 간단히 해명은 해야 할 거 같아 옮겨 둡니다. 

 저 표의 내용은 각 고속차량 별 충돌대응 값들의 요약정리입니다. CEM(충돌 에너지 관리)에 관한 미국 논문에서 인용한 자료인데, 단위계가 마일인치긴 하지만 대체적인 이해에 어려움은 없을겁니다. 잘 보면 의외로 ICE-2, 3나 TGV-R에 대해서는 CEM 설계, 충돌 대응 에너지 용량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저건 설계시에 명시되지 않아서 적지 않은것으로 실제 충돌시의 완충 대응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열의 최소압축력은 충돌시에 차량이 버텨내는 강도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유일하게 이 값이 명시되지 않은게 일본의 신간선 차량 N700입니다. 값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걸 대외적으로 말 할 수 없으니 저렇게 명시했다 보면 됩니다.

 일본의 신간선 차량이 해외 고속철도 입찰에서 번번히 실패했던 이유중 하나가 충돌대응성능 자체를 입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전용선로와 ATC로 이른바 "충돌 회피(Crash Avoidance)"를 중심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충돌대응은 중량증가와 정원 감소 등을 일으키는 낭비일 뿐 없어도 된다고 주장을 합니다. 물론 기존선에서의 혼용 조건이나, 고속선에서도 다종 차량의 혼합운행이 기본인 해외 사업에서는 '아 네 좋은 제안 감사하고요, 저희는 쓰기 어려울 거 같네요' 라는 대답을 많이 들었던 모양입니다마는. efSET같은 수출지향 고속차량 개발을 새로 하는 이유도 이 충돌 회피 조건을 하나도 못맞추는 현행 개발모델들로는 노답이라 그리 하는 거라 보면 됩니다.

 기존선 운용을 전제로 한 차량은 일본에서도 충돌대응 설계를 포함하기는 합니다. 고운전대 사양이니, 본넷 운전대니 하는 것들이 그런 조건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이건 1960년대의 차량에서도 어느정도 반영이 되어 있는건데, 당시에 건널목 사고로 직무사상이 종종 생기자 노사협의 등에서 문제가 되어 도입되고 그런 역사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고속철도 차량에 대해서는 애초에 그런 조건을 배제하기 위해 전 구간 전용선로와 전용 신호, 그리고 각종 방호대책에 더해서 운행방해행위에 대한 처벌 법규(1964년 입법)까지 올려서 특별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저 표와 같이 아무런 지표 내지 설명이 없는 결과로 나온 거고 말입니다. 

 반대로 프랑스나 독일, 미국은 기존선 구간을 공용하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애초에 기본설계에 차체강도를 일정 이상은 충족하도록 만들어두고 있고, 명시적인 CEM 설계는 없지만 충돌에서 기관사 등을 보호하는 설계를 차량에 반영해 두고 있습니다. TGV차량의 경우는 가스터빈 베이스로 만들던 프로토타입 시절부터 완충기+운전실 보강골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뭐 이건 사진류 조금만 찾아봐도 나오는 거니 따로 첨부는 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충돌대응설계가 전혀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차량은 승객과 직원을 외부의 비래물이나 기후, 강풍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주행중에 심각한 변형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강도는 확보하는 건 기본적인 상식이라 할겁니다. 그 정도의 강도는 어느 차량이라도 확보는 되어 있는거고. 다만, 그 차량이 차량 간의 충돌, 또는 건널목 등지에서 자동차 같은 대형 장애물과의 충돌에서 보호를 보장하는 가는 별개의 문제고, 그 입증을 유럽산 고속차량들은 국가별 및 EU의 안전규제에 근거해 맞추고 있지만, 일본산 고속차량은 규제 자체가 명시된게 없기 때문에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뭐 안전에 대해서 워낙 잘 방어가 되어서 충돌 사례가 없으니 입증이고 뭐고가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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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철도 차량 : 닮은듯 아닌듯

13/1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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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사전규격 공개 덕에 대구광역철도용 차량의 구성이 일단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위 사진처럼 차체 디자인은 현재의 수도권전철용 철도공사 차량과는 큰 차이가 없어보이고, 출입문도 한쪽당 4개가 달린 롱시트 차량으로 계획되어 있어서 실제 이용객 입장에서는 2량화된 광역전철이라는 점 외엔 상이한 부분이 없을 걸로 보입니다. 차량 최고속도도 100km/h에 설계속도 120km/h 라는 꽤 밋밋한 그런 사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꽤 새로운 시도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외관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전기기기 배치입니다. 전통적인 전동차와 달리 판토그래프를 편성 앞머리에 설치하고, 보통 차량 하부에 달리던 주변압기를 천정에 적재하는 변칙적인 설계가 우선 눈에 띕니다.

 이는 철도공사 차량으로서는 최초에 가까운 제어동력차(Mc)로만 구성되는 Mc+Mc 구성의 전M차 사양이 투입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하철용 차량 중에 제어동력차는 몇몇 있었지만 철도공사용 차량은 반드시 선두차는 제어부수차(Tc)를 투입해왔던 전력이 있습니다. 이는 전동차라는 차종이 도입된 이래 거의 변동이 없다시피 하고, 차량개조가 들어간 광명셔틀 등의 경우에서도 Mc는 채택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관례를 깬 신차종의 도입이라는 점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이라면 이례적이랄까 그렇습니다. 

사실 기술면에서 Mc를 철도공사가 채택하지 않은건 건널목이라던가 외부 장애물에 피해를 입기 쉬운데다, 신호장치를 여러 종류 내장해야 하는 사정상 하부공간에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추정됩니다. 덤으로 Mc차의 경우엔 단가도 별로 싸지 않고 정비성이 그리 좋지 않을 가망이 높아서 기피되었을 것이고 말입니다. 그런 상황이지만 2량으로 편성을 최소화하면서 Tc+Mc 구성으로 바꾸는건 아무리 해봐도 안전면에서 실익이 별로 없는데다, 주행계나 제어계통의 이중화가 안되는 구성이 되어서 운행장애시에는 기관차 열차만도 못한 구성인지라, 그리고 차종만 불필요하게 늘어날 우려가 있어서인지 기존의 수도권전철 차량과 기술적으로 달라진 구성을 채택한 걸로 보입니다.

 실차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중량배분의 문제가 약간 남기는 하더라도 편성은 완전히 대칭형에 가까운 구조로 가되, 대차는 부품단일화를 위해 1축구동 대차로 가던가, 아니면 T대차와 M대차로 구분해서 1량에 각각 1개씩을 넣는 구성으로 가던가 그리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차량에 대해서 깊게 아는 건 아니지만 일단 어느쪽이라도 꽤나 도전적인 설계라고 보이는데, 비대칭 구조의 대차라는 건 노면전차에서는 종종 쓰이기는 해도 역시 구조면에서 복잡하고, 활주방지장치나 제동장치 같은 데서 좀 고민이 많아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T대차와 M대차로 구분하는게 설계면에서는 편하지만, 중량이 M대차로 쏠리는 문제같은게 있어서 의와로 난점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형 대차 설계를 필요로하는 전자보다는, 그나마 쉽게 갈 수 있는 후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뭐, 정말 막나간다면 전부 M대차를 쓸수 있긴 한데, 이경우엔 기기설치량이 늘어서 차량하부가 아주 빽빽해지고, 디스크제동을 적용할 수 없어서 기계제동력 확보 문제가 남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Mc가 가능하면 단량전동차로 만들어서 2량을 연결하는 설계는 안되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경우에는 계통의 이중화가 안되는 약점이 가장 크리티컬 하게 다가옵니다. 전통적으로 교류형 단량전동차는 주변압기 공간 확보의 문제가 있는데, 위에 보시다시피 이걸 지붕위로 올리는 방식으로 공간확보를 하게 되면 그나마 여유가 나오긴 하지만 대신 대차 중심점에 맞춰서 설치해야만 하는 판터그래프를 1개만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집전계통 트러블시엔 그야말로 구원기 없이는 꼼짝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주변압기를 억지로 차량하부에 설치하면 인버터/컨버터와 공기압축기, 배터리 등의 기기를 설치할 자리가 안나오고, 이걸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동력축수를 줄여서 대응하는 방법을 쓸 수 있겠지만, 이건 유사시 이중화가 안되거나 부실해서 고장이 생기면 무조건 아웃이 됩니다. 여기에 뭔가 서비스 기기류를 더 달아야 하거나, 운전대를 추가하거나 할 경우에는 공간의 압박이 너무 커서 정비성을 희생하거나, 객실면적을 희생하는 설계가 되어버릴거라 하지 않는다 생각하면 편할겁니다. 여기에 운전실에 관통문을 두는거까지 가면 뭐 초저항 시절처럼 너무 비좁고 시야가 나쁜 운전실 문제가 생겨버릴거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량편성을 도입하면서, 장래 수요증가가 예상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차량을 증결하기 보다는 중련으로 2편성을 붙여서 쓰는 그런 설계로 가는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시설쪽의 대응이 남겨지긴 하지만, 차량면에서는 그냥 이번에 만들어진 기본설계대로 조달하면 되니 차종 다양화의 문제는 확실히 억제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보다 더 증결해야 하면 그때는 수도권 차량을 가져다 쓰는 방향으로 가야하겠습니다마는. 수도권에서는 광명셔틀을 이런 운용을 전제로 만들었지만, 한 편성은 승무원이 없어서 유사시의 대처가 안되는 문제라던가 승차위치가 어긋나는 문제 때문에 결국 포기했었는데, 대구권 차량에서는 여기에 대한 대응 방안을 설계에 반영해서 장래 수요증가로 증결 이야기가 나올때 적극 대응할 기반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량성능 면에서 100km/h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경부선 운용이라는 조건에서라면 영업속도 120km/h, 설계속도 135km/h정도까지는 뽑아야 실제 운행 시각표를 뽑을때 EMU-150이나 컨테이너 화물열차에 지장을 덜 주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경부선 급행전철의 경우 1선 운행을 하면서 최고속도 문제로 종종 뒤에 따라붙는 기관차 열차에 지연을 일으키는문제가 있었던 모양인데, 복선을 공유하는데다 도중역을 상당히 억제한 대구권의 경우는 좀 더 적극적인 사양을 취해야 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장래 지방 광역철도나, 몇몇 재래선 구간의 지역 서비스용 차량의 기본 설계로서 활용될 수 있는 차량이 이번 대구광역권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 조달물량은 2023년 하반기쯤 18량 9편성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후 충청 및 대전 광역권 쪽이 2024~2025년 정도 목표로 건설될거라 그 전후로 조달이 들어갈 것이고 이외에 차량만 나온다면 여객 서비스를 요구할만한 구간이 여럿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선 완공 후의 평택선이나, 근래 슬슬 입질이 있는 석문산단선, 그외에 아직 이래저래 각이 안나오고 있지만 대구산업선이나 광주선 같은 곳들이 그렇습니다.  이점에서 좀 더 야심찬, 그리고 장래의 운행여건을 감안한 기본설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P.S.:GTX-A차량 쪽은 3비차 채용이라는 이야기가 도는데, 개인적으로는 차량공간을 확보할 거라면 차라리 ITX-청춘의 선두차 처럼 비대칭 출입문 구조를 취하는게 낫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출입문 위치를 틀어지게 배치해서 착석정원을 늘리고자 하는 의향은 알겠지만, 차라리 그런 목적이라면 크로스시트를 잡아넣는 쪽이 나을거고, 가능하면 기존의 표준인 4비차 구조를 답습하는게 차량의 유용이나 직결운행 시 추가적인 공사나 비용지출을 줄일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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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산악지형에 약하다는 TGV

29/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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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반복하는건 귀찮으니 그냥 동영상 하나로 대체합니다.

 제목대로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즈음해서 TGV차량이 알프스 한가운데까지 겨울에 밀고 간 영상입니다. 저 이후로 알베르빌 행 TGV는 주말 내지 계절열차로 겨울철에 꾸준히 운행을 했고, 해당 구간이 샴베리~알베르빌 간으로 단선 전철로 최급곡선은 R=300까지 있습니다. 구배는 정확하진 않지만 20퍼밀 이상이 나오는 선로고 말입니다.

 근본적으로, 기관차 견인열차가 눈에 약하다는 것도 정확한 이야기는 아닌데, 어차피 마찰계수가 안나오는건 매한가지인 상황에서는 동차라고 특별히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건 매한가지입니다. 구동 면에서는 좀 낫기는 하겠습니다마는. 대신 바닥 아래 기기류를 탑재하는 동차라면 냉각용 흡기로 눈을 먹어서 모터를 저승보낸다거나, 차체에 붙었다 떨어지는 눈덩어리로 인한 자갈 비산에 기기가 터져나간다거나 하는 난점이 존재해서 제대로 보강대책이 없다면 역으로 눈에 취약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교류전기기관차라면 주변압기가 대차 사이에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고, 이게 또 데미지를 입는 가능성은 있지만 중량제한에 둔감하다 보니 보통은 매우 튼튼하게 만드는게 보통이기는 합니다. 

 결국에는 방식이 어떻건 기후대책을 충분히 적용했는가가 관건일 뿐, 특정한 방식이 근본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기는 좀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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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역 북부의 신호취급실 관련.

2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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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과거의 대한뉴스 영상이 우연찮게 걸려 떴길래 보는데, 미카3-31로 추정되는 증기기관차나 구식 객차의 풍경이나 운전사령으로 추정되는 전화교환실의 풍경 들이 여러모로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 후반에 보이는 신호레버 취급 장면 부분에 좀 포인트를 맞춰볼만 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개 재래식의 신호시스템에서 완목신호기와 함께 다뤄지는게 기계식 연동장치입니다. 인력으로 레버를 동작시키면, 각 분기기들이 동작을 하게 되고, 여기에 맞물린 캠과 키 들이 교차하면서 이후 진로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굉장히 구식의 시스템입니다. 일전에 미국의 공압시스템을 인용했었지만, 영국에서는 여전이 저런 기계식 시스템이 현역으로 남아있거나 보존시설로 남아있는 곳들이 곧잘 있습니다. 아래 2012년 영상의 풍경이 그런 사례입니다. 복선구조로 이른바 쌍신폐색기와 동등한 장치를 써서 서로 열차의 진입을 통지하고, 신호기와 분기기를 취급해서 각 폐색신호기를 제어하는 그런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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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우리나라 철도에서는 완목신호기는 있지만, 저렇게 한 신호취급실에 모든걸 집약한 구조는 그리 흔치 않았습니다. 손이 많이 가기도 하거니와, 기계적으로 꽤 복잡한 장치다 보니 막 질러댈 만한 여건이 아니었던게 컸던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제2종 연동장치라 해서, 분기기는 각 현장에서 취급하고, 신호는 그나마 집약해서 동작시키는 식의 물건들이 보편적이었습니다....만, 저 대한뉴스 영상 후반은 제1종이라 불리던 집약된 신호취급실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꽤나 귀중한 영상클립이라면 클립입니다.

 저걸 어디서 찍었는가를 보니, 지금도 건물이 남아있는 서울역의 북부 구내, 그러니까 경의선 승강장 북쪽 끝단에 있는 폐건물에서 찍은게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도로쪽에서는 간판으로 가려져 안보이지만, 승강장 끝단이나 서울로7017에서는 보이는 건물인데, 위치상으로는 신호관계 시설 아니면 도로측의 노면전차 관련 시설이 아니었나 생각했는데 위 영상에서 신호취급실인게 확실히 확인이 됩니다. 아마도 건물의 최상부는 유리로 둘러쳐진 레버 등이 집약된 취급실이고, 아래쪽 공간은 연동장치 기계가 들어가 있는 구조였을겁니다. 영상은 단등식 신호기들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완목신호기를 대체해서 전기식으로 동작하도록 개량이 된 상태로, 수색역 정비 이전에 서울역 승강장이 3면 5선에 두단식 1선, 그리고 나머지는 화물 등의 구내로 쓰이던 시절의 광경으로 보입니다. 

 사실 서울역은 보안시설적인 성격이 있어서 개방하기가 만만치는 않아보이지만, 이 시설물을 일종의 신호기기류 전문의 박물관이나 카페 정도로 개발해서 개방하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설로, 해방이전 신호시설물 중에 건물까지 통으로 남은건 이거 뿐인데다, 또한 이런 시설물은 대규모 역에나 설치되던 거라서 의미가 클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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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화 구간의 대안?

8/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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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첫 '수소트램' 울산서 달린다

 몇일 지난 이야기지만, 현대로템의 제안으로 울산시가 실증노선 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대상노선이 불명확한데, 폐선인 장생포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4.6km라는 킬로 표시를 보면 울산항선을 이야기하는게 아닌가도 싶고 애매합니다. 아마도 킬로정이 착오라면 순수 연구선으로서 장생포선 쪽을, 킬로정이 맞다면 울산항선을 활용해서 장생포 어항까지의 제한영업까지 생각하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2010년대 초반에 울산시가 야심차게 떠들었다가 흐지부지 되었던 온산, 장생포 통근열차 사업을 좀 비틀어서 하나 해보려는 생각에서 접근하는게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마침 요근래 장생포를 관광지화 하던 시도가 있기도 했으니, 저 사업을 하면서 조금 잘 된다 싶으면 노면공용구간을 만들던가, 모노레일을 연장하던가 해서 접속교통으로 써먹어볼 여지도 없지는 않고 말입니다. 

 뭐 그건 그렇고, 이 사업은 사실 철도공사 측도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할 사업이라 생각이 듭니다. 현재 RDC는 폐차가 임박해 있고, CDC역시 조만간 내구연한 도래로 연장사용이 없는 한 1~2년 내로 폐차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차기의 비전화구간에서는 디젤기관차+무궁화호 정도만 남는데, 현재 개통지연이 거의 확정적인 장항선 운용차나, 조조 심야시간대의 운용차량을 감안하면 이걸 가지고 사방팔방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합니다. 더욱이 기관차견인 열차는 조성입환이 반드시 따라야 하니 운용가능한 노선의 제약이 크고, 효율문제도 남습니다. 결국 비전화 구간용의 동차 시스템을 뭔가 사기는 사야 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게 수소연료전지 추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검증이 아직 제대로 되지도 않았고, 가격이 아주 호되게 비쌀 가망이 높은지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는 도저히 지를 수 없는 물건이 수소연료전지차기는 합니다. 여기에 부수되는 인프라 투자, 즉 수소 플랜트와 공급시설, 저장시설 같은게 따라야 하니까 더더욱 막 지를수는 없는게 현실이고 말입니다. 다만, 앞으로 수소 기반으로 돌리는 건 어느정도 예측의 컨센서스가 모여지는 부분이기는 하니, 이쪽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일단 수소 기반 차량은 2000년대 초반에 캐나다나 일본이 시험차량을 개발해 본 적이 있고, 2016년 이노트랜스에서 프랑스 알스톰이 좀 성급한 거 같지만 영업차량을 출품한 바 있기도 합니다. 초창기의 일본의 연료전지 동차는 차량의 절반을 미국제 연료전지스택을 쌓아넣어야 할 정도의 막장이긴 했지만, 지금은 상식적인 크기의 물건까지는 오기는 한 걸로 보입니다. 근래엔 일반적인 승용차에 넣어볼만한 모듈도 나오고 있고, 좀더 크기가 커지긴 하지만 운용면에서는 좀 더 규칙성과 안정성이 있는 상용차에 적용도 모색이 되는 와중이니, 철도나 트램 정도 레벨에서도 접근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물론, 수소 기반 차량의 대중화나 기술 발전 자체가 아직은 리스크의 영역인지라, 다음 시대의 차량을 전부 수소 기반으로 충당하는 건 여러모로 무리수가 많기는 합니다. 따라서 대안이라면 디젤-전기식 동차를 우선적으로 필요한 범위에서 조달을 하고, 이후 신조 소요분에 대해서는 수소 기반 차량으로 조달하는 식의 안분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대량조달시의 가격 이점같은걸 많이 손해보고, 디젤전기식 동차는 총중량이나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많이 적기는 합니다마는, 근래 해외의 조달도 대개 이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전기구동을 적용하면 하이브리드화 개조도 검토해 볼 수 있는데다, 설계여하에 따라서는 장래 수소연료전지 적용개조시에도 개조범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조사 측에서도 동력원과 구동계의 분리라는 좀 리스크가 있는 설계가 필요하지만, 제대로만 해 둔다면 이래저래 돌려쓸 수 있는 기본설계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재정적인 압박이 있다면 한번 정도 정부 범부처 사업으로 산자부나 환경부의 펀딩을 좀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이건 정부의 결단이 필요는 하겠습니다만서도. 여하간 시간적으로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인 만큼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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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의 춘추전국시대.

6/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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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진산전, 코레일 발주 1·3호선 160량 전동차 사업 수주

 좀 늦었지만 이걸로 국내 차량제작사 중 성신RST만 제외하면 3개사가 모두 통근형 전동차를 제작, 공급하는 실적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지하철은 좀 더 일찍 그렇게 되었지만, 국철까지 3사 체제가 된건 여러모로 시장정책의 큰 변화라 할 겁니다.

 아는 분은 다 아는 거지만, 철도청 말기의 저가수주가 워낙 문제가 되었고, 또한 IMF이후의 과잉설비 정리와 규모의 경제 확보라는 이슈때문에 빅딜 정책이 추진되었고, 그 결과 당시 차량제작 3사인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3사를 합쳐 지금의 현대로템을 구성하게 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 이 합병에 들어가지 못한 중소회사가 있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객차 및 동력차를 단 하나의 단일기업이 받아가는 체제를 거의 10여년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뭐 철도구조개혁을 내걸고 민영화라 쓰고 산업의 축소를 전망하던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의 정세에 비추어 보면, 그렇게 해서 대외 경쟁력을 갖추면서 서서히 축소되는 국철차 부문을 줄여나가고, 지하철이나 경전철로 산업 파션을 대체하 가고자 하던 정책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니기는 할겁니다. 지금보면 뭔 뜬금없는 개소리냐 하겠지마는, 철도의 사양산업론을 80년대 내내 우려먹었던걸 생각하면 그런 선입견을 당시의 정책결정자들이 안가지고 있을거 같지는 않았을거라. 실질적으로 합병된 대우나 한진의 캐파를 전부 날리고 오로지 창원 라인만 유지한데다, 당시 90년대의 결정사안이던 청리 공장계획도 없애버릴 정도였으니, 대외적으로 말만 안했지 그런 배경이 있었을거라 봅니다. 과잉캐파는 덤핑압력만 키워서 철도청만 좋은 일을 한다고 보기도 했을거고.

 그러나, 영업키로가 1999년에 3,118.6km이던게 이젠 철도공사 단독으로 3,918km.에 도달한데다 SR과 공항철도 등을 합치면 4,000km를 돌파했고, 인킬로는 철도공사 단독으로 280억 인km에서 400억 인km까지 증가해서, 사업성으로는 몰라도 철도수송 자체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철도건설 투자가 계속 이루어졌고, 국가 시책이 어떻든 간에 사람들은 자가용 만큼이나 철도를 이용하기 시작했으며, 지자체의 도시철도나 교통 투자가 상승작용을 해 온 결과라 할겁니다.

덕분에 지금에 이르러서는 교체수요 만으로도 1개 회사의 캐파를 넘겨서 여러 업체가 먹고 살 정도의 물량이 나오고 있다 할겁니다. 철도공사의 경우 2017년 말 기준으로도 20년 이상의 노후차가 700량 이상, 저항차 잔존 수량은 136량 정도였고, 서울교통공사의 경우는 무려 1,929량으로 도데체 이걸 어떻게 교체할지 감도 안잡히는 막대한 숫자가 물려있습니다. 여기에 간선차량도 객차는 400량 이상, 디젤기관차는 90량 이상이 밀려있으니 이걸 연장사용으로 소요를 조정해서 소요량을 평준화 해도 교체수요만으로 매년 500량 정도는 계속 제작이 돌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와 있습니다. 여기에 신규노선이나 증차 소요분까지 감안하면 10년 정도는 차량제작 소요량은 꾸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와중에서 춘추전국시대 처럼 제조사가 여럿 굴러간다는 건 개인적으론 일장일단은 있다고 봅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은 사업체가 여럿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면에서의 다양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 경쟁같이 뜬구름 잡는 비교경쟁 보다는 좀 더 명확한 제품 스펙, 메커니즘, 유지보수성, 비용 등에서 비교를 해볼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물론, 한국의 철도차량 시장은 어디까지나 발주자 주도성이 강해서 유럽처럼 제조사가 완제품 모델을 개발해 제안하는 수준에 비할바는 못되고, 부품 레벨에서도 에이전시의 차이일 뿐 수입부품들이 고만고만한 경우가 많아서 예전의 선진국들 처럼 상당한 차별성을 제공하긴 어렵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여러 업체가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상호간의 기술, 사업모델의 발전이나 철도회사의 운영의 질에 기여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동호인으로서도 다양한 디자인이나 모델이 다니는 철도가 되면 볼 거리가 늘어나고 효율화의 단조로움도 좀 해소가 되긴 할거라 봅니다. 뭐 이건 당장에 도색 편의 위주, 유지보수 편의 위주로 일하는 철도회사들의 마인드도 극복해야 합니다마는.

 다만, 문제가 되는건 모델이 다지화 되면서 그야말로 유지보수의 파편화가 우려된다 할겁니다. 발주 규격에서는 여러 인터페이스들을 서로 맞추도록 나가긴 하겠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호환성이 담보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올거고, 이렇게 파편화된 부품이나 정비방식들이 누적되면서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문제가 나오기는 할겁니다. 물론 당장에 제어방식으로 저항차, 초퍼차, 인버터차가 따로 놀고, 인버터차도 소자방식 등에 따라 연식별로 차가 달라지는 문제들이 있는 상황이긴 한데, 여기에 제조사까지 파편화되는 상황은 효율성의 문제까지 이어질 가망이 높습니다. 

 물론, 이런 효율성을 너무 강조하다가 거의 20년 넘게 같은 모델을 주구줄창 사들였던 일본의 신간선 0계 차량 케이스처럼 시대에 뒤쳐진 기술을 계속 굴려먹는 문제가 생기기는 합니다. 또, 모델의 단일성을 강조하다가 결함이나 개량개소를 제대로 손보지 않고 들어가는 경우의 위험도 존재할 겁니다. 그렇지만 제조사 파편화는 이것 이상의 리스크가 있는 부분인 만큼, 여기에 대한 대책 내지는 대안이 좀 검토는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파편화를 막겠다고 경쟁제한적인 정책을 가져가는 건 요즘엔 거의 불가능한 문제도 있을거라 봅니다. 결국 교체분 차량발주를 단년도에 개별 입찰로 굴리기 보다는 다년도에 걸쳐서 노선당 한두 업체로부터 꾸준히 공급을 받고, 모델 변경을 어느정도 억제하는 그런 방식을 제도화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뭐 그 전에 참담한 사업수지를 가지는 철도운영 부문의 개선이 필요는 하긴 할겁니다. 물론 정책적으로 저운임을 때려넣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마른수건을 비틀어도 적자는 적자일 수 밖에 없는데, 적어도 보조 정책을 좀 온정적으로 가져가던가, 아니면 저운임 기조를 좀 포기를 하던가, 그도저도 아니면 임대사업이나 개발사업이라도 좀 밀어줘서 누적적자나 금융부채를 좀 떨게라도 하던가 뭐라도 뽑기는 해야할겁니다. 차량을 자급할 수 있어야 좀 더 융통성이 있는 발주체제를 가지든 말든 하는데, 지금은 매년 예산사정 따라 널뛰기 하는 보조금 눈치를 보면서 굴러가야 하니 혁신적인 차량이고 비용효율이고 산업 육성이고 제끼고 먹고사니즘 발주를 하게 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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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기기의 "캐딜락".

19/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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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영상은 사용 중단된 펜실바니아 철도의 해리스버그 신호실(해리스 타워)을 시뮬레이션 형태로 복원해서 동작시켜놓은 박물관의 영상입니다. 상당히 중요한 시설물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는 거의 보여지지 않는 금단의 시설물쯤 되는데, 사용이 폐지되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게되어 영상으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철도신호는 철도를 안전하게, 그러면서도 효율적으로 다니게 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장치입니다. 그만큼 당대에는 최신의 기술을 집약한 것들이 사용되어왔고, 특히 20세기 전반에는 미국의 기기들은 그야말로 공업력을 집약해 만들어진, 경제력에 부합하는 고급품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의 것이 바로 그 대표적인 신호기기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제어조작반에 해당하는 기계로, 흡사 핀볼 머신 처럼 생겼지만, 기계식 컴퓨터와 공압장치의 원격제어 기능, 그리고 그 동작상태를 피드백하는 표시부까지 갖춰진, 거의 기능을 그대로 갖춘 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이아웃이 지금 보면 좀 단조롭게 보이지만, 실은 저게 전통적인 신호취급소의 구조를 옮겨놓은 거라서 그렇습니다. 영국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던 2층건물 구조의 신호취급소들도 레버의 배치는 저렇게 일렬로 죽 늘어놓고, 각각의 레버 앞 선반에 동작상태를 현시하거나 관계처에 알림용 벨이 동작하도록 하는 그런 방식들이 쓰였는데, 이것이 이어져 온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모자이크 패널이나 컴퓨터를 사용한 방식이 보급되면서 2차원 평면에 배선도를 그리고 거기에 조작스위치를 배치하는 방식이 되었지만, 이때의 넘버링이나 배열 기준은 여전히 쓰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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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신호취급실의 배치(출처 : 위키미디어, Nils Öberg)
 일단 저 해리스 타워의 기계장치는 연산부는 기계식 계산기와 비슷하게 톱니바퀴와 래칫 등으로 연동 동작하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걸로 보이고, 여기에 연결된 스위치들의 동작에 따라서 각 선로전환기에 공기압력이 공급되어서 동작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인 와이어 내지는 현장에서 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는 동작의 속도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없기에, 아예 공기압으로 기기를 굴리는 방식을 쓴겁니다. 신호기는 그나마 완목식이나 단등식이라면 모터 등에 의해 동작하는 방식을 취했을거고, 다등식을 썼다면 릴레이로 동작을 했을겁니다. 지금 사용하는 장치에 비교해서도 기능적으로 전혀 떨어지지 않는 물건인데, 보급 초기에는 그야말로 전통적인 방식에 비하면 매우 편리하고 정교했기 때문에, 당시의 고급차인 캐딜락에 비교할 정도의 물건이었다고 합니다.

 2차대전 이후에는 트랜지스터로 대표되는 전기기술이 발달, 보급되었기 때문에 전기에 의한 방식이 세계적으로 보급이 되고, 몇몇 나라에서 쓰인 공압과 기계식 연산장치에 의한 방식은 그리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습니다. 워낙 정교하고 비싼데다, 유지보수가 까다로운 물건이었고, 그래서 이걸 도입할 만한 곳은 선진국이라 불리는 곳들의 대규모 터미널 정도에나 한정될 정도였고, 그나마도 2차대전 이후 전후복구 과정에서 전기장치로 동작시키는 쪽으로 대체가 많이 이루어졌기에 이후로도 희소한 장치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해리스버그는 펜실바니아 주의 주도로,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왕년에 미국의 주요 철도회사로 손꼽히는 펜실바니아 철도의 주요 터미널중 하나였습니다. 현재에는 행정기관들이 시 인구의 고용을 상당부분 책임지지만 원래는 철강이나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법 되던 곳이었고, 뉴욕과 시카고를 연결하는 펜실바니아 철도의 본선을 1930년대에 전철화를 했을때 그 종단점이 이 해리스버그였다고 합니다. 이 해리스타워는 1928년에 건립된 것으로, 이후 해당 철도가 파산하여 이래저래 이합집산을 거치면서도 계속 사용되어 오다 1990년에 신형 기기로 대체되면서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비슷한 기기들은 설치된지 10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의외로 여전히 쓰이는 곳들이 남아있는 편인데, 현용의 것은 미디어 보도 정도로만 노출되는 만큼 저렇게 동작을 디테일하게 보여지지는 않는 편입니다.

 철도에 있어서 차량이나 역 정도만이 보존의 관심이 되는 편인데, 사실 철도는 기술과 제도, 노동의 총합체라 할만큼 다종다양한 서브시스템들이 존재하고 이것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동작하고 있습니다. 저런 사례를 보면 단순히 그 기물 정도에 천착하기 보다는 좀 더 복합적인 관점에서 다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뭐 극단적으로 영국에서 증기기관차와 통표폐색 시스템 하에 돌아가는 보존철도까지는 무리가 있겠지만, 그냥 폐지된 고물을 모아놓는 것 이상은 우리도 이젠 해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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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의 숙명과 미래.

24/1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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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께 철도공사의 시설 직원 순직 사고가 있었습니다. 보도에서는 수평 작업을 하다 드릴 소리로 경보를 듣지 못해 일어났다고 하는데, 아마도 타이 탬퍼 작업 때문이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주간에 이런 작업을 경부선 같이 고밀도 복선구간에서 했었다는게 좀 뜨악스럽지만, 이런 문제는 사실 해묵은 문제기도 합니다. 아래 영상은 기기제작업체의 홍보용 인스트럭션이지만, 어떤 작업인지를 설명해 주는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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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설 유지보수는 철도의 직역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직역중 하나입니다. 다니는 열차 사이에서 시설을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그걸 해결하는 작업을 하는 업무인 만큼 사고의 위험도 많고, 야외에서 중량물을 다루는 일인 만큼 육체적으로도 상당히 고단한 일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한국처럼 정시성과 항상성을 굉장히 중시하는, 그러니까 열차가 제때 못가거나 운행 중단이 되면 철도 근무자들이나 당국자를 죽일놈 취급하는 풍토에서는 안전때문에 차를 세우거나 할 수 없다시피한지라, 그야말로 이들의 피와 땀 위에서 한국의 철도가 굴러간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 할겁니다. 그야마로 철도의 숙명과도 같은 일이라 할겁니다. 뭐, 그런건 안중에 없이 그놈의 20분 보상규칙 강화했다고, 막차시간을 연장하고 24시간 열차운행을 하겠다고 자랑하는 당국자는 수십명이지만, 그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도 책임지는 당국자 하나 없는게 "사람이 먼저다"라고 떠드는 정부의 현실이라 할거고. 

 혹자가 말하듯이 열차가 다니는 선로에서의 작업을 폐지한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을때 수 시간에서 반나절 정도를 전부 중단시키는 것을 국민들이 수인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또 위의 영상에서처럼, 열차가 다니는 상황 하에서 확인하거나 점검할 수 밖에 없는 사안들도 있고, 또한 현실적으로도 심야시간대에 모든 작업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물론, 수도권전철 구간이나 고속철도는 심야작업이 기본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 교대근무를 늘리는 만큼 상당한 인건비가 들어가는 건 물론이고, 해외에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지만 심야할증으로 급여를 주더라도 근무가 고역인지라 인원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또, 그렇게 확보한 인력들이 주간에 일을 하지 않아 비효율이라 생각하는 예산당국이나 경영진은 그 사람들 일시켜 먹어야 하니 또 주간 작업을 압박해 오는게 현실일거고 말입니다.

 또 누군가가 주장하듯이 시설업무와 운영 업무를 묶어서 문제라는 것도 그렇다고 둘을 나누면 잘 돌아갈 것인가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운영을 위해서 시설을 희생시키는 구조만 문제가 아니라, 시설 자체가 독자 경영 체제로 돌아갔을때 예산 억제나 손익을 시설 단위에서 따지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상시고용체제가 아니라 외주와 하청으로 돌아가는 체제가 될겁니다. 아니면 반대로 시설의 유지보수와 분리된 운영에 시설사용료를 과도하게 부담시켜서 경영이 불성립, 열차운행 자체가 크게 중단, 폐지되거나, 아니면 엄청난 운임부담 내지는 공적 보조금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겁니다. 뭐, 영국 레일트랙의 파탄 상황에서 보듯, 처음에 절반 정도 비용절감을 했지만 그게 시설 보수부담을 날린 결과가 되어서, 열차 운행시간이 2~3배가 걸리고, 그나마도 운행이 취소되거나 중단되는 상황이 속출하게 될겁니다. 결국 균형과 조화의 문제로 끝날걸 구조와 체제의 문제로 바꾸어버려 아무것도 해결이 안되는 우를 범하게 된달까.

 특히 이런 어렵고 힘든 일을 외주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모로 난맥이 넘친다 할겁니다. 어렵고 힘든 일에 보상을 더 주어야 하는 사회정의에도 반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또한 직고용 형태로 시설을 밀착 관리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가 아닌 이상 하루 이상의 운행중단같은게 없이 안정적인 운행이 유지되어 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상근자가 있기 때문에 뭔가 트러블이 있을때 즉시 출동을 할 수 있던 거고, 한 지역에 오랫동안 근무한 숙련자가 있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빠르게 결단할 수 있던 거기도 합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늘 최적,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고용 문제를 틀게 되면 나아지기 보다는 더 악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겁니다. 

 앞으로의 보선은 어찌되었든 건설단계에서 최대한 소요공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또한 지금처럼 고속화와 고밀도화가 장려되는 상황에서는 야간집중작업 위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는 할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화, 그리고 각종 검측의 차상화, 그리고 센서를 활용한 원격점검 방식의 확대가 들어갈 수 밖에 없을겁니다. 또한, 해외에서 늘어나는 집중보수공사 방식도 도입을 검토해 봐야 할겁니다. 지금은 공사관계로 밤차나 막차를 단축하는 방식이 흔하지만, 아예 유럽이나 미국에서 하듯이 3일에서 보름 정도까지 아예 운행자체를 차단하고, 버스대체수송을 실시하거나 단선사용이나 우회선 사용으로 감편, 저속운행을 실시하면서 그 기간동안에 일정 구간을 전면 공사하는 방식도 이제는 도입해야 할거라 봅니다. 이게 기계화면에서도 유리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력투입을 집약화해 절감하면서 심야, 휴일 근로를 덜 쓰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처럼 하루만 열차 안다녀도 큰일나는 줄 아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냐가 문제기는 합니다마는.

 사람이 하는 일에 완전완벽은 없는 만큼, 사고가 없을 수는 없을거고, 그것이 철도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다만, 이용자에게만 안전한 철도가 아닌 일하는 사람에게도 안전한 철도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궁리가 따라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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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제트 냉방 기술.

10/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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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방 이야기를 하면서 만철의 아지아 호의 전차량 냉방을 특기해 적는 기사가 근래 자주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번역된 책이 나온게 있다 보니 그걸 인용해서 말하는게 편해서 그럴거라 보이는데, 거기 달린 시스템이 어떤건지에 대해서 맥락이 전혀 없어서 한번 정도는 언급해 두고자 씁니다.

 만철 아아지아의 냉방장치는 이른바 "증기냉방장치"라 불리는, 뭔가 말이 안되는거 같은 그런 설비가 들어갑니다. 보통 증기기관차에서 쓰는 과열증기는 300~400도 정도의 고온에, 초고성능기라면 거의 20기압 수준, 통상 쓰는 차들도 10기압 정도는 뽑아내는 고압의 것이어서 이걸 난방에 쓴다는 건 이해가 되도 냉방에 쓴다는건 얼핏 보면 이해가 어렵다 할겁니다. 처음 이 장치의 언급을 보면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뭐여 했을건데, 사실 이게 지금의 가스 냉매 기반의 냉각시스템보다 먼저 개발되어서 2차대전 이전엔 굉장히 광범위하게 쓰인 증기 제트 냉각기술이라는 걸 몰라서 그렇습니다. 지금도 산업용으로는 좀 쓰이기는 할겁니다만, 일반 용도로는 거의 보기 어렵긴 합니다.

 원리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이해가 되는 분들이라면 훈련된 HVAC 기술자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테니 부연을 해 두자면... 일단 고압증기를 노즐을 통해 초음속으로 분출을 합니다. 이렇게 뿜어낸 증기는 노즐을 거치면서 진공을 생성을 하게 됩니다. 이 진공은 냉각실을 부압 상태로 만들게 되고, 이 부압 상태의 냉각실에 물을 흩뿌리면 부압으로 인해서 물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물이 냉각됩니다. 이렇게 냉각된 물을 냉방장치 회로에 걸어 순환시키면 대기온도보다 낮은 기온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전에 읽었던 책에서는 이걸로 최대 섭씨 10도 전후까지 냉각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런대로 냉방장치에 쓸 수 있을만한 품질은 나오기는 합니다.

 사실 냉각장치를 열차에 올리기 시작한건 미국 철도가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다가 1931년에 전격 도입이 개시되어 급속히 확산된 거고, 이 유행을 보고 일본에서 도입시도가 이어진 결과에 가깝습니다. 물론 설비가 워낙 복잡하고 비싼데다, 냉방장치는 상당한 동력을 필요로 하는 설비가 되다보니 전 객차에 도입하는 경우는 적고, 대부분은 식당차에 적용을 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좀 더 나가면 1등객차나 전망차 정도에만 추가로 붙이는 정도로 돌아가고 말입니다. 이건 미국도 비슷해서 구태여 편성 냉방같은 건 할 필요가 별로 없고, 또한 미국의 여름 기후가 아시아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은 편이어서(물론 이상고온이 가끔 있긴 하지만) 창문을 열어두는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일겁니다. 비슷한 이유에서 유럽에서는 근래까지 냉방설비가 없는 차가 널리 쓰였고, 근래에 도입되어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우악스런 수준의 냉방장치를 달지는 않기는 합니다. 

 아지아 호가 전차량 냉방을 도입한건 선구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해당열차가 1등, 2등만 이용하는 최고급 열차인데다, 만주의 기후가 굉장히 혹독했기 때문에 그렇다 봐야할겁니다. 1930년대 기준으로 각 등급별 여객을 비교할때 1등은 거의 0.1%미만, 2등도 1% 정도에 그치던 수준이고, 장거리 여객으로 가야 수 % 정도의 점유율이던걸 생각하면 대중적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경우라 할겁니다. 

 그리고 사실 설비 측면에서도 대중적이기가 어려운 경우인데, 저 증기제트식 냉각장치는 기본적으로 고압증기회로가 들어가 있어야 사용 가능한 장치에 가깝습니다. 물론 당시 객차는 증기난방을 위해서 증기관을 기관차로부터 말단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설비가 되어 있긴 하니 이 회로를 사용하면 되긴 하는데, 난방과 달리 압력 자체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동력차의 출력을 갈라 써야 하는 약점이 생기게 됩니다. 문제는 이 객차용 증기회로를 써야한다면 선두차량은 지나치게 고온, 고압이, 후미차량은 불충분한 저압상태로 동작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전용의 보일러를 붙여 쓸리가 없으니 이 경우 최후미의 전망차는 냉방이 썩 잘들지는 못했을 가망이 높다 할겁니다. 또한, 냉각수를 순환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부압 증발로 소비하는 양이 있기 때문에 일정 수위를 가지도록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고, 증기 제트 노츨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라는 압박도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냉방이 된다는 점 하나만 강점이 있지 그 외엔 그리 쓰기 편한 설비라긴 어렵다 할겁니다. 이 문제 때문에 사실 냉방차가 열차에 1, 2량 정도만 달렸던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

 물론 가스 냉매 방식도 2차대전 이전에 실용화가 되어서 쓰이기는 합니다. 다만, 당시에는 가스냉매는 그리 다루기 쉬운 물질도 아닌데다, 냉방회로가 밀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야만 하고, 증기 제트식과 달리 별도의 동력을 가진 컴프레서가 반드시 부수되어야 했기 때문에 열차에 보급은 꽤 밀렸고, 일본에서도 당시 이 기술의 도입은 증기 제트식과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지만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되어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에야 제대로 쓸 수 있게 되어서 지금과 같이 객차냉방이 전 차량에 걸쳐 당연히 이루어지게 되고, 그것도 초기의 것에 비해 어마어마한 출력의 것들이 달리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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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분기기.

10/6/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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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 찾아보다가 우연찮게 알게된 기이한 분기기 장치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노면전차에서만 주로 쓰는 물건인데, 일명은 캘리포니아 분기기(California Switch)라고 하지만, 독일어 명칭으로는 승월분기기(Kletterweiche) 또는 가설분기기(Auflegeweiche)라고 칭해지는 물건입니다. 얼핏 보면 일본 철도 현업에 쓰이는 횡취장치(橫取裝置)랑 비슷해 보이는데, 그쪽은 이 가설분기를 일부 상설화하고, 설치부를 최소화해서 간단하게 둘 수 있게 해 둔 정도의 물건에 가깝습니다.

 이 분기기는 얼핏 봐도 대충 그렇지만 임시로 부설할 수 있는 분기기입니다. 한덩어리로 취급하는거 같지는 않지만, 여러 토막으로 분할해서 현장에 조립설치하는 식으로 사용을 합니다. 이때 기존 선로 위를 덮어서 설치하되, 분기 시종점부만 기존 레일과 체결을 위해서 포장을 철거하는 정도로 조치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노면전차의 경우는 도중분기를 설치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보수에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철도처럼 상설분기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필요시에 활용하는 식으로는 운용의 한계가 있다보니, 장기적인 보수작업을 해야 되어서 해당 구간을 폐쇄하고 양쪽으로 반복운전을 해야 하거나, 또는 단선 운전을해야 할때 사용하는 걸로 보입니다. 물론 임시시설물이니 통과속도가 극히 제한되기에 진출입부에 경고표지가 세워지고, 운행속도도 보행속도 정도의 극서행이 이루어지긴 합니다. 

 제한이 많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의 가치는 유지보수를 융통성있게, 그러면서도 장기간에 걸쳐서 심도있게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데다, 평소에 쓰지 않아서 꾸준히 보수부담이 생겨나는 운행선 상의 상치 분기기를 두지 않을 수 있고, 또한 단선운전이나 반복위치를 융통성있게 줄 수 있다 보니 보수작업에 따르는 파급을 줄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설비가 워낙 단촐하기 때문에 신호에 기반한 일반철도에는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니고, 시계운전을 하는 노면 공용 구간에나 쓸 수 있기는 합니다. 

 사실 노면전차는 철도에 비해서 유지보수 노력이 잘 눈에 띄지 않는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구간이 포장되어 있어서 보수작업이 상당히 번잡한 경향이 있고, 또 그러면서도 보수 작업 소요량이 적냐 하면 또 그런건 아닌 모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갱신공사를 위해서 장기간 차단하고서 버스등으로 대체수송을 해야하거나 하는, 철도와 도로의 약점만 모아놓은 듯한 그런 취약한 지점이 또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바로 저런 기법들일겁니다. 우리에게 없는 시스템 도입을 하면서 그냥 건설에만 주목하기 보다는, 저런 운영과 유지보수 문제도 같이 놓고 볼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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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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