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고속철도는 중정비를 자체 수행하지 않는다는 건 틀린 이야기입니다. 가오슝 시 옌차오(燕巢)에 자체 공장을 설립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립 자체는 2005년이라고 하지만 고양기지나 가야기지 처럼 전체 설비가 설립당시부터 되어 있던건 아닌 눈치인데, 이전에 지나가는 뉴스를 봤던 기억으로는 2013년 이후에 중정비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한다는 걸 얼핏 보았던 거 같은데, 아마도 2005~2012년 정도 사이에 설비를 보강해서 자체 시설에서 해외 기술지원 하에 추진하게 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완전하게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라는 걸 변명하긴 어렵겠지만... 이런 오류를 낸 이유를 변명하자면, 우리나라도 동일했지만, 초기 차량도입 계약에서는 중정비 사항이 포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건 자체 수행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기술이전 당시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다가 2009년 경에 알스톰이 아닌 SNCF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해서 실시했는데, 대만은 좀 더 늦은 시점에 하게 된걸로 보입니다.
일단은 대만 고속철도도 프랑스식의 검수 체계를 도입한 걸로 보이는데, 정작 기술지원 자체는 일본 회사쪽으로부터 받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옌차오 기지(타 기지와 달리 總機廠으로 표기)에서 수행가능한 업무범위를 레벨4 및 5 수준으로 언급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기존 검수체계에서 대수선으로 다루는 범위의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는 레벨4만 수행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레벨5는 사실상 차량재생을 이야기하는 거라서 우리는 논외로 해두는 거 같고 말입니다. 이 외에 사진에 첨부했듯이 차체인양 후 편성을 분리하거나, 대차분리 점검과 같은 레벨3 부품교환 검수 수준의 업무는 초기부터 하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이건 3~4년 단위로 실시하는 사업이기도 하니.
사실 용어적으로 경정비와 중정비는 세부 내용을 모르면 딱 부러지게 말을 하기가 간단치 않고, 국가마다 조금식 업무범위가 달라지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요즘은 어느정도 좀 수렴은 하긴 한다지만, 전통적으로 실시하는 시설을 기준한 경정비(차고 내지는 차량사업소, 차량기지)와 중정비(철도공장, 정비창 내지는 차량관리단)으로 나누기 보다 공종을 기준으로 한 5레벨 구분으로 설명하는게 더 보편적이 된것도 있는 듯 하고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계 차량들이 지금은 레벨4의 가장 극단인 반수명대수선을 안하고 아예 정밀점검 후 연장사용을 하는 방향으로 정비 시스템이 짜여져 있는데, 그 시점이 도래하면서 차량시스템을 개편해야 하는지 아니면 독자적인 정비체계를 확충해야 하는지 대만으로서는 꽤 고민이 되지 않을까 추정은 됩니다. 일본측 보도에서는 2020년 정도에 차량시스템을 현재의 N700S 기반의 신세대 차량으로 일괄 교체하는 걸 기대를 하는 눈치인데, 이건 보통 15년차에 실시하는 반수명대수선을 안하고 폐차하는 걸 전제로 하는거라 이 비용부담에 대해서 고민이 없을 수가 없을겁니다.
사실 차량진부화 부담을 막고, 정비공종을 단순화하면서 재고부담도 경감하는 수명단축 전략은 수익력이 양호한 JR 계통 회사에서는 잘 써먹는 방식이기는 합니다. 저렇게 하면 일단 차량을 재조달하는 비용은 좀 더 많이 들어가지만, 대신 차량조달가 자체는 낮추는게 가능하고, 자체 중정비 부문, 이른바 철도공장의 규모를 축소하는게 가능은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대만으로서는 어차피 수입조달을 해야하는 차량조달가를 낮추는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고, 저렇게 따라가기 시작하면 기술종속을 피할 길이 없어지니 고민이 없을 수가 없을겁니다. 규모가 작다보니 직접 차량조달이 쉽지 않고, 회사도 고속과 일반으로 양분되어버린게 저기서는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