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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자진납세 : 대만고속철의 중정비.

27/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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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고속철도 옌차오 기지의 대차교환(출처 : flickr)
 근래에 대만고속철의 중정비 수행과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오는 거 같아서 따로 특기해 둡니다. 한 10년도 넘은 글의 오류를 이제와서 고치는게 좀 계면쩍기는 합니다마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해 두는게 좋을 듯 싶으니.

 대만의 고속철도는 중정비를 자체 수행하지 않는다는 건 틀린 이야기입니다. 가오슝 시 옌차오(燕巢)에 자체 공장을 설립해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립 자체는 2005년이라고 하지만 고양기지나 가야기지 처럼 전체 설비가 설립당시부터 되어 있던건 아닌 눈치인데, 이전에 지나가는 뉴스를 봤던 기억으로는 2013년 이후에 중정비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한다는 걸 얼핏 보았던 거 같은데, 아마도 2005~2012년 정도 사이에 설비를 보강해서 자체 시설에서 해외 기술지원 하에 추진하게 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본적으로 완전하게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라는 걸 변명하긴 어렵겠지만... 이런 오류를 낸 이유를 변명하자면, 우리나라도 동일했지만, 초기 차량도입 계약에서는 중정비 사항이 포함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건 자체 수행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기술이전 당시에 포함이 되어있지 않았다가 2009년 경에 알스톰이 아닌 SNCF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해서 실시했는데, 대만은 좀 더 늦은 시점에 하게 된걸로 보입니다. 

 일단은 대만 고속철도도 프랑스식의 검수 체계를 도입한 걸로 보이는데, 정작 기술지원 자체는 일본 회사쪽으로부터 받는 걸로 보입니다. 일단 옌차오 기지(타 기지와 달리 總機廠으로 표기)에서 수행가능한 업무범위를 레벨4 및 5 수준으로 언급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기존 검수체계에서 대수선으로 다루는 범위의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는 레벨4만 수행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레벨5는 사실상 차량재생을 이야기하는 거라서 우리는 논외로 해두는 거 같고 말입니다. 이 외에 사진에 첨부했듯이 차체인양 후 편성을 분리하거나, 대차분리 점검과 같은 레벨3 부품교환 검수 수준의 업무는 초기부터 하기는 했던 모양입니다. 이건 3~4년 단위로 실시하는 사업이기도 하니.

 사실 용어적으로 경정비와 중정비는 세부 내용을 모르면 딱 부러지게 말을 하기가 간단치 않고, 국가마다 조금식 업무범위가 달라지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요즘은 어느정도 좀 수렴은 하긴 한다지만, 전통적으로 실시하는 시설을 기준한 경정비(차고 내지는 차량사업소, 차량기지)와 중정비(철도공장, 정비창 내지는 차량관리단)으로 나누기 보다 공종을 기준으로 한 5레벨 구분으로 설명하는게 더 보편적이 된것도 있는 듯 하고 말입니다. 

 여담이지만 일본계 차량들이 지금은 레벨4의 가장 극단인 반수명대수선을 안하고 아예 정밀점검 후 연장사용을 하는 방향으로 정비 시스템이 짜여져 있는데, 그 시점이 도래하면서 차량시스템을 개편해야 하는지 아니면 독자적인 정비체계를 확충해야 하는지 대만으로서는 꽤 고민이 되지 않을까 추정은 됩니다. 일본측 보도에서는 2020년 정도에 차량시스템을 현재의 N700S 기반의 신세대 차량으로 일괄 교체하는 걸 기대를 하는 눈치인데, 이건 보통 15년차에 실시하는 반수명대수선을 안하고 폐차하는 걸 전제로 하는거라 이 비용부담에 대해서 고민이 없을 수가 없을겁니다.

 사실 차량진부화 부담을 막고, 정비공종을 단순화하면서 재고부담도 경감하는 수명단축 전략은 수익력이 양호한 JR 계통 회사에서는 잘 써먹는 방식이기는 합니다. 저렇게 하면 일단 차량을 재조달하는 비용은 좀 더 많이 들어가지만, 대신 차량조달가 자체는 낮추는게 가능하고, 자체 중정비 부문, 이른바 철도공장의 규모를 축소하는게 가능은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대만으로서는 어차피 수입조달을 해야하는 차량조달가를 낮추는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고, 저렇게 따라가기 시작하면 기술종속을 피할 길이 없어지니 고민이 없을 수가 없을겁니다. 규모가 작다보니 직접 차량조달이 쉽지 않고, 회사도 고속과 일반으로 양분되어버린게 저기서는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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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축의 향후.

24/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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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철도 연결에서 현재 키가 되고 있는 곳은 경의선과 동해선입니다. 이중 경의선은 이미 선로 연결이 되어 있지만, 동해선은 북한측은 연결이 되어 있지만 남측은 100km가 넘는 미연결구간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건설을 했어야 했다면 진즉에 속초 정도까지는 노선을 회복했어야 할 곳이고, 사실 한국전쟁 이전에 이미 양양까지는 철도가 들어갔다가 분단으로 인해 폐선되고, 또 70년대에 경포대까지 연장을 했다가 폐선을 하고 이후 드문드문 철도용지를 구획해 놓기까지 했었던 곳이어서 사실 의지의 문제라는 의심도 들기는 합니다.

 문제는 강릉에서 더 이상 노선이 뻗지 못하고 있고, 춘천~속초간 철도는 노선조차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또 정작 속초시는 현기증이 나는지 빨리 해달라고 하면서도 정작 역은 시내가 아닌 고성 부근까지 내치는 걸 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하고 있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아예 제진~강릉 간의 철도는 개략적인 선형도 제대로 그어져 있는 눈치도 아니고 말입니다.

 당장에야 남북철도연결로 넘어오는 물동량은 철도가 지금 당장 연결된다 해도 5년차 정도에서는 열차 서너편 정도면 퉁치는 수준일겁니다. 북한 관내를 통과하는데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라 컨테이너 같은 경우엔 선편보다 딱히 유리할 상황이 아니고, 그 외에 벌크 화물류는 넘어다닐만한 물량이 많기가 어려운게 현실이고 말입니다. 당장 영동지방에 대규모 벌크 화물을 충당할 만한 곳도 적고, 있다손 쳐도 대부분 항만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입니다.

 문제는 이런 극소한 물량이라 하더라도 강릉 지하구간은 건설을 눈물이 나오도록 잘 지어놔서 개통 초기에 이미 용량 한계에 근접해 있다는 점입니다. 주말에 강릉선 KTX 26회에 영동선 20회, 그리고 바다열차 4회가 들어가고 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올림픽 당시의 최대용량에 육박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정도 용량을 쓰는 상황에서 화물열차같은 불안정 요소가 몇개 들어가고, 여객열차의 고장이 하나정도 파급되면 뭐 아주 너저분한 정시성이 벌어질거라 예상이 됩니다. 정말 일을 훈늉하게 해놨달까.

 그래서 대안으로 검토를 하던게 강릉 주변의 내륙부로 우회하는 화물 우회선로를 구상으로는 계속 그리고 있는데, 정작 실제 이걸 할 수 있는 구조로 건설을 하지도 않았다는게 문제입니다. 남강릉신호장을 지어는 놨지만, 중앙역으로 쓸 수 있을만한 시설조건을 해놓은 거솓 아니고, 또한 차량기지를 묘하게 배치를 해놔서 정작 남강릉신호장에서 종착을 시켜도 입출고가 안되는 안습한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우회선이 강릉선 본선을 입체교차할 여지도 없다시피 한지라, 향후에 정말 물동량이 터져나오면 받아칠 만한 구조가 전혀 안되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서는 그래서 그냥 지하선을 복선화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미 개판으로 건설해놔서 부지 추가확보부터 시작해서 아주 골아프겠지만 그나마 가능한 길이 그정도 밖에 없달까. 우회선을 짓는 비용이나 아예 실드터널로 관통을 따내는거나, 토지확보부터 다 개판이 난 상황이라 그게 그거가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후 관건은 속초 주변의 배선 처리일겁니다. 일단 속초 남쪽이든 북쪽이든 조차장에 상당하는 물류거점이 하나 정도는 배치가 되어야만 할겁니다. 이정도 평탄한 부지를 확보할만한 곳은 속초~고성 사이 정도밖에는 보이질 않는데, 이렇게 되는 경우라면 수도권 방향 물동량을 돌리기 위해 춘천~속초선 방향의 삼각선이 필수적이라 할겁니다. 동해선 방향으로 계속 남하하는 물량과 수도권 방향으로 가는 물량을 분류처리하고, 구배조건이 보나마나 개판일 동서선 측과 막장은 좀 면한 동해선 측의 재조성이 따라야 할테니 대규모는 아니라도 방향별 5선 이상의 조차시설과 기관차 거점이 필요할겁니다. 선로용량을 최대화 하려면 여기서 분기가 되는게 바람직할거고 말입니다.

 그리고, 춘천~속초선의 경우 물류기능을 넣게 되면 수도권 병목을 뚫고 나갈 길이 없는것도 사실 현재의 문제라 할겁니다. 1930년대 같으면야 서울 관통으로 화물을 넣는게 문제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열차 한편의 선로용량 조차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만큼 과밀이 심각하고, 객화분리나 우회선 확보같은 용량확충 대책같은게 전혀 없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동부 우회선 중 경춘선에서 경부선 까지를 연결하는 선로 계획이 춘천~속초선의 물류기능과 함께 검토가 되어야만 할겁니다. 

 사업 자체가 언제 될지도 모르겠고, 남북관계가 종종 수년 단위로 부침하는지라 예산투입의 확신이 서기도 어려운 조건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좀 더 구체성을 가진 선형 계획과 운영 구상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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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우편수송의 부활.

18/7/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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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CF의 우편(La Poste) TGV 열차
 7월 16일자로 무궁화호에 우편차 연결이 재개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과거 2006년 부로 우편차 운행이 폐지된지 12년 만에 다시 부활을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사건이라 하겠고, 철도가 다시금 육상교통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물론 우편물의 철도 수송 자체는 사실 이미 KTX특송을 경유해서 몇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고는 합니다마는, 이번에 무궁화호를 활용해서 본격적인 전용차량까지 투입하게 된건 여러모로 인상깊다 할겁니다. 주로 택배수송, 그중에서도 당일특급이라 불리는 최상위 서비스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서 철도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해도 과한 말은 아닐겁니다. 사실 철도우편수송은 철도의 극초기 부터 있었던 일이고, 정부가 사설철도 회사들의 철도 부설 특허를 주면서 반대급부 형태로 우편의 무상운송 의무를 부과하는 법을 통해 이루어지다 보니 철도의 공공성 내지는 사회적 책임의 상징과도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고질적인 공적 서비스 의무의 반대급부 문제도 그때부터 꾸준히 따라다닌 택이라면 택이고 말입니다. 

​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90년대의 우편수송 관련한 논문을 하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92년도 논문으로, 한참 비둘기호가 폐지되고 점차 새마을호가 증강되는 과정에서 철도우편수송의 향후를 논했는데, 좀 알기 어려운 약호들을 많이 써서 그렇지만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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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평균 수송량이 상당히 화끈한게 보이는데, 아무래도 인터넷은 커녕 데이터통신조차 흔하지 않던 시대의 것이라 그런 감이 있습니다. 저때는 전화가 겨우 1가구 1대가 들어가고 시골동네에서는 전보로 급한 소식을 보내기도 하던 시절이라, 우편도 지금처럼 고지서 통지서 외에도 다종다양하기도 했고, 지금은 택배가 대체해버린 소포도 많던 시대기도 합니다. 여하간, 서울~부산 간에는 경부선 2왕복에 중앙선(서별) 2왕복이, 호남선 쪽으로도 2왕복에, 서울~대구(서구)간, 서울~마산(서마)서울~여수(서려), 서울~강릉(서강)에 지금은 지선취급 받을만한 조치원~제천(조제), 부산~목포(부목) 까지 꽤 루트가 많은게 특징적입니다.  80년대에는 제천~구절리, 제천~철암(88년 11월 10일 폐지), 천안~장항(88년 2월 1일 폐지)도 굴러갔고 그 전에는 더 루트가 많았던 걸로 보입니다.

  저러한 노선을 대부분 무궁화호 이하의 일반 여객열차에 우편차를 연결하는 형태로 운행했는데, 91년 시점에는 전용차량 6량과 소화물차 활용 20량으로 저 노선들을 운용했었다고 합니다. 이걸 승무원 184명과 지상측 근무자 90명을 포함해 274명의 인원으로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이당시에는 자동화된 분류체계가 미흡해서 과거 여타 해외의 철도우편처럼 열차수송을 하면서 분류작업까지 이루어졌고, 덕분에 인원소요가 많이 들어감에도 배달사고도 생기고 했었던 모양입니다. 이걸 그당시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인원부족을 과로와 혹사로 때우고, 육체노동이 많이 필요하던 참 고단한 체계였던 모양이고, 특히나 완행열차에 연결해서 보내는 편이 여럿 있어서 13시간 가까이 차에 시달리면서 일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의 우편열차는 일단 분류를 차내에서 하지 않고 롤테이너를 사용해서 그룹별로 바로 적재해 굴려내리는 식으로 일을 하는걸로 보입니다. 다만, 관련된 영상을 보면 램프를 사람이 직접 설치해야 하는 등 인력 투입 자체는 제법 있긴 하겠습니다마는, 과거의 우편차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체계가 되고 있는 거 같기는 합니다. 이게 잘 먹힌다면야 향후에 노선 확대나 일반 우편이나 택배편들도 활용할 여지가 생기기는 할겁니다. 사실 택배 시스템 자체가 한계에 부딛히는 상황에서 철도의 특장점을 활용해 효율성을 올리는건 꽤 긴요하다 할겁니다. 

 향후에는 준고속구간의 고상승강장 운영이나 지방도시의 광역철도 확충에 따른 고상승강장 보급을 적극 활용해서, 각종 전동차를 전용편성으로 활용하거나 준고속차량의 일부공간을 활용하는 식의 운영방안을 찾아볼 수 있을겁니다. 이런 기반이 잘 확보가 된다면, 정보기술이나 전자, 기계기술을 활용해서 자율주행 롤테이너나 ULD 로봇을 쓴다거나, 더 공격적으로 나가서 아예 간선수송에서 환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럽에서 보이는 차량째로 적재하는 시스템을 써볼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생산성이 수익에 연계가 되어야 이런 체계가 제대로 나오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여객수송에서의 철도복권은 아직 빈약한 재무구조나 수익력, 그리고 적정한 비용과 수량의 인프라 확보라는 여러 과제를 안고는 있지만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는데, 물류에서의 철도는 아직 간단치많은 않은 모양새고 유관산업 전반으로 보더라도 정말 복마전이라는 표현이 걸맞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하나 둘씩 시도가 따르다 보면 뭔가 맞아들어가는 건 나올거고, 그게 앞으로의 길을 열 수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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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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