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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훈련소역 : 왜죠?

28/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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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선 개통전부터 약팔이들이 장사를 하던 논산훈련소역의 타당성 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세금 1억원이 이걸로 공중에 날아가게 될 걸로 보이고, 이걸 가지고 역을 만들어달라고 그야말로 좆징징댈 일군의 사람들 덕에 갈등비용은 그 이상으로 깨질걸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일단 서대전 KTX를 존속하는 조건으로 논산역과 계룡역에 이미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걸 구태여 천억 단위의 비용을 들여서 중간역을 짓는 것도 그야말로 돈지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고, 서대전이 안그래도 망해 나자빠지는 판에 아주 이 계통의 묫자리를 친절히 파주겠다고 덤비니 대전을 먼저 좀 설득하고 와 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많은데, 현재 호남고속선은 오송~공주간이 43.8km, 공주~익산간이 46.0km로 비교적 안정적인 거리배분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천안아산-오송-대전으로 이어지는 30km 미만 역간거리에 대한 반성의 결과라면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KTX-산천 기준으로 최고속도를 내는데 드는 거리가 약 15km이기 때문에 상용감속거리 10km 정도를 감안하면 30~35km의 역간거리가 확보되어야 각역 정차라도 자기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0km정도쯤 급구배/급곡선이나 분기기 등으로 어느정도의 로스를 감안해도 회복운행이나 순항구간을 확보하는게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논산역을 중간에 끼워넣게 된다면 공주~익산간의 역간거리는 20km 수준이 되고, 아마도 익산 필정차를 해체할 수 없으니 익산방향으로 30km정도를 확보하는 지점에 역을 설치하려 들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KTX-산천조차도 정상성능을 내는게 불가능하게 됩니다. 즉, 공주와 논산 양쪽에 동시정차하는 열차 설정을 완전히 제한해야만 하게 되며, 또한 정차역 안배과정에서도 가감속 구간이 겹치기 때문에 열차간격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기술적으로 무리수가 된단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되면, 정상운해을 하게 되면 논산과 공주 간은 어떤 열차로도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환승하면 모를까.

 이런 병맛 돋는 정차역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딱 한가지 방법, 10km미만 거리에서 300km/h까지 가속하고, 10km 미만 내로 감속을 마치는 그야말로 초 고가속의 동력분산식 차량을 써야 합니다. 물론 이걸 위해서는 전력설비의 보강, 차량의 일제 개량, 신호의 개선 등등 오만 추가투자가 들어가야 합니다. 호남고속철 인프라 비용 회수 못할거란 예측이 나오는 판에 이런 막대한 투자를 하면 거시기 말고 뭐가 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새로 역을 만들면 철도부문 투자 외에도 도로 공사도 더 해야하고, 거기에 시가지 개발을 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구 논산역 주변의 상권은 폭삭 자빠질거고. 뻘짓거리 하지 말고 그냥 그 돈으로 기존선 고속화 사업을 해서 현행 우회 KTX의 시간효율을 잡는게 차라리 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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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층대 통과 문제를 변명한다고 해결되나?

24/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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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수서 고속철 연기' 현장 요청 묵살

이런 보도가 있었던 거에 대해서 정부의 해명을 보니 "공정관련 민간전문가의 현장 진단 등을 통하여 적정한 공정계획을 마련"했다고 하고, "현장관리조직(수도권 고속철도 건설단) 신설, 터널내 계측강화, 안전요원 추가배치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관료어로 되어있어서 좀 해석이 어려운 분들이 많을텐데, 좀 현장식으로 말하면 "현장 가서 어떤 놈이 이빨을 깠는지 색출작업을 했고", "쪼인트 깔 놈들을 더 배치하고, 좀 신경쓰는 시늉을 하라고 시켰"다는게 맞을겁니다.

 왜 터널공사가 어려운지는 이쪽에 대해서 사례들을 좀 본 사람들이나 알긴 하지만, 땅속은 정말 파보기 전에는 모르는 동네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전에 관정을 내서(보링) 지층구조나 암반구조를 분석하기도 하고, 물리탐사라고 해서 지진파 같은걸 분석해서 지하구조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도 정말 파 내려가 보기 전에는 명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편이다시피 하고, 시가지가 이미 발달한 곳은 저런 조사도 어렵기 때문에 애먹기 쉬운 면이 있습니다. 다우징이니 하는 방법이 흡사 그럴싸하게 쓰이는 것도(실제로는 아무 효과도 없다지만), 워낙에 매장물이나 지하구조는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층은 사실 터널공사의 최대 강적 중 하나입니다. 단층대를 관통하는 터널은 당장에는 유지가 될거 같아도, 장기적으로 계속적인 유지보수가 들어가야 하고, 자칫하면 터널 사용 중단까지 갈 수 있는 문제를 초래합니다. 현재도 움직이는 활단층이라면 더더욱 심각할 수 박에 없어서, 원전같은 중요시설물의 경우 활단층과 이격거리를 두는 걸 원칙으로 할 정도입니다. 이런거 때문에 일본같은데서는 지하화 공사를 좀 꺼려하기도 하고, 단층대를 가로지르는 상황을 왠만하면 피합니다. 오래된 구조물이지만, 유명한 이다 선의 "건너지 않는 교량"도 활단층대를 피하려고 생긴 괴한 구조물이기도 합니다. 뭐 당장에 우리나라도 황악터널이었던 걸로 알지만, 경부고속철 공사 당시에  터널시공을 하다가 활단층대를 만나서 이걸 피하도록 새로 터널을 판 전례도 있고. 

 일단은 터널공사가 불가능한건 아니기는 하지만, 장기존속여부에 영향이 갈 수 있는 사안이고, 그만큼 보강공사가 필요하게 됩니다. 또 공사 당시에도 이 부분을 파다가 모래나 지하수가 뿜어나오는 일이 생기거나, 막장면이 와장창 무너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굴착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구간이고. 일반철도라도 단층은 민감한 사안인데, 하물며 고속철도, 그것도 50km가 넘는 장대터널로 통과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대충 현장 쪼인트 까서 시간단축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는 발상은 용감함이 아니라 용렬함이라고 해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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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 지평 연장 건.

22/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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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급물살을 타는 거 같은 분위기가 감지가 되는데, 운영비 보전문제를 해결을 본게 아닌가 싶은 추정이 듭니다. 

 1역 증가가 무슨 문제가 있냐 라고 하기 쉬운데, 의외로 일이 커지게 됩니다. 도중정차역 1개 정도는 약간의 시간조정으로 되지만,. 1역간 연장은 일단 운행시간을 해당구간의 2배 이상 증가시켜야 하고, 기존계통이 그야말로 다 깨져나가는지라 다이어 전개정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청소작업이나 승무원 배치문제도 걸리게 되는 등 일이 커지는데다, 가장 크리티컬한게 차량증차를 피할 길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문~지평간이 약 3km를 좀 넘기는 수준인데, 1역간 연장만으로도 최소 3분, 전철기 통과로 4분에서 4.5분은 나올테니 10분 정도의 운행1회당 추가시간이 들어가게 됩니다. 안그래도 배차문제로 골아픈 경의중앙선에서는 뼈아픈 로스가 됩니다.

 게다가 지평역을 지나가 본 분들은 알겠지만, 유독 중앙선 복선화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과선교나 지하통로가 없어서 건널목으로 승강장을 통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공사물량 못만들어서 안달난 양반들이 왜 여기만 유독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전철 연장을 했을때 급증하는 이용객을 제대로 쳐내기에는 꽤나 리스크가 있는 시설이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쪽에 고상홈을 미리 선시공해 놓아서 가장 뼈아픈 건설비 문제를 좀 피해갈 여지가 있다는 정도일겁니다.


이런 악조건을 두고 연장사업을 한 택인데... 어떻게 정비를 할지는 모르지만, 기존 용문발착 열차를 전부 연장하는건 일단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용문엔 차량기지가 있어서 입출고열차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라 이걸 억지로 삭감하는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앞서 말한대로 운행시간 연장 문제를 해결할만한 차량증강책이 없다면 배차를 까먹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차라리, 이 구간을 용문을 거점으로 해서 4량편성이 셔틀 수송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무궁화 정차 삭감을 하지 않을거라면 어차피 무임수송이나 할 열차인 만큼 환승을 의무부여 시키는 정도는 걸어야 한다고 봅니다. 배차압력을 지속적으로 걸어댈테니, 컷 오프를 미리 해 두는게 방법이 아닌가 싶달까. 1역간 정도라서 문제다 라고 제기될 거 같다면 양평 정도까지 일부열차가 들어오는 식이 되면 족할겁니다.


 사실 가능하다면 지평연장을 4량편성으로 하면서 양동까지 중간 무배치역들도 고상홈으로 올려두고 간이개찰을 두는 식으로 개편한 다음, 무궁화 정차를 일괄 삭감치는 방법도 해볼 수 있을겁니다. 무궁화 이용객에게는 속도개선이라는 강점을 줄 수 있고, 이 간이역들은 배차개선 효과를 가질 수 있게 될겁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무임객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이용 모럴을 확보할 수 있을지부터가 문제고, 그나마 돈이라도 받던 무궁화에서 아예 돈도 못받는 전동차를 넣어서 외려 혹떼려다 혹을 붙일거 같은지라 그냥 그런 방향이 있겠구나 정도로 끝날거라는거겠습니다만.

 여하간에 간만에 노선연장 이야기다 보니 좀 재미는 있는 이야기인데, 온양온천, 소요산에 이은 무임쓰나미만 늘리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신중년이라고 미화하지만 그야말로 노답모랄들이라는 판인지라 아마도 지역에서 진절머리를 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철도공사 적자에도 대폭 기여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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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정의 : 쌍용역 보도 건.

18/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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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승객 15명인 驛에 역무원 17명(정정보도문 하단 첨부)

노조쪽에서 제기해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에 대한 법정판결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작년께에 두어다리 너머서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과연 모가지 뻣뻣한 "조중동"이라 그런지, 아니면 항소까지 해서 이제야 겨우 확정판결을 얻어맞고 부랴부랴 한건지 이제서야 정정보도가 나온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파업에 대한 가치판단이야 얼마든지 다르게 생각 할 수 있는 사안이기는 하고, 누군가가 비판받지 않아야 하는 특권을 가지고 있을리 없는 만큼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보도 자체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나름대로 주류언론이라는 족속들이, 악의적으로 엉터리 자료를 만들어 유포시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단순히 정정보도 정도가 아니라 이런 기사를 내보내게 한 데스크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심지어 이런 엉터리 기사 유포의 백자료가 정부의 출연연이 만든 자료고, 기사의 배포까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했다는 건 편향 이전에 해당 정책 분야에 대한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공직추방도 검토해야 할 케이스랄까.

특히나 쌍용역 건이 지랄같은건, 교통도 불편하고 환경면에서도 분진피해 등을 뒤집어쓸만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식충이로 모욕하는 수준의 기사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그해 연두에 선로 제설작업을 하다 순직한 직원이 나온 역에 대고 저런 개소리를 던졌으니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케이스라 봅니다(링크). 

뭐, 이번 정권에서 출세하려면 죽은 사람의 주변인들을 비웃고 모욕하는게 기본 코드라서 그랬다면 더 할 말은 없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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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의 여객용 전기기관차?

15/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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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종의 목적으로 자료조사를 하던 중에, 재미있는 내용을 하나 찾았습니다. 70년대의 단편이기는 하지만 이런 게 있었습니다. 

Picture

여기서 현대조선중공업은 지금의 현대중공업에 상당하는 회사던가 그런데, 철도차량 부문은 이후 현대정공을 거쳐 지금의 현대로템의 뿌리가 되는 회사입니다. 1979년에 신문에 게시한 광고인데, 여기서 EMD 7500호대야 잘 알다시피 현재의 특대형의 원형이 되는 기관차ㅏ인데, 옆에 큰 사진으로 포함된 전기기관차가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이 기종은 광고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스웨덴 ASEA사의 Rc4 전기기관차입니다. 최고속도 135km/h, Bo-Bo 대차 구조에 사이리스터 위상제어를 기본으로 4800마력(3600kW) 출력을 내는 본선 양용기관차로, 1960년대 개발되어 스웨덴 국철의 주력 전기기관차로 활약했던 명차입니다. 이런 물건을 기술도입으로 생산하겠다는 내용은 그야말로 지금 봐도 충격적이라 하겠고 만약 실현되었다면 8200호대까지 포함해서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 미국 차들이 모두 돌아다니는, 속된말로 "지리는" 풍경이 되었을거 같습니다.

 Rc4 차량은 Rc 시리즈 중에서 객화양용으로 충당하기 위해 개발한 차량군으로, 지금은 전부 스웨덴의 화물철도회사인 Green Cargo사가 이어받았다고 합니다. Rc 시리즈들 자체가 범용기이고, 이중에서 Rc2의 개조차량인 Rc3나 Rc4 개조차는 160km/h까지, 그리고 Rc시리즈의 방계인 미국 앰트랙의 AEM-7(EMD가 제작) 같은 경우 출력증강을 전제로 하고, 또 북동회랑선 한정이지만 201km/h까지 주행가능한 무지막지한 성능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협력관계이던 GM-EMD를 통해 기술도입을 하다보니 이 모델이 낙점된 거겠지만 그야말로 명품을 제대로 노렸달까.

 하지만 불행히도 도입에 이르지는 못했는데, 일단 산업선 전철화와 수도권전철화 이후 경부선 전철화 사업을 하려고 복안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일쇼크의 습격과 경기침체가 몰려오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던 점이 컸습니다. 실제 수도권전철화 개통 후 경부선도 하겠다고 보도발표가 나가지만 이후 사업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상황이고, 마침 75년에는 일본과 프랑스 주도로 고속철도 건설과 경부선 복복선화가 제안되어서 경부선 전철화와 저울질 되는 상황이 이후 이어졌을걸로 보입니다. 경부선 전철화가 안되는 상황에서 135km/h짜리 전기기관차가 쓰일 수 있는 구간은 없다시피 하니.

 덤으로, 당대의 기술력이나 재정여건에서도 쉽지가 않은게, 8000호대의 국산화 과정에서 차가 너무 비싸고 기술적으로 복잡하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리스터 제어 등 비슷한 기술기반을 가진 Rc4 기관차 역시 비슷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을걸로 보이고, 50량 이상의 대량도입이 아닌 이상에는 채산을 맞추기도 상당히 어려울 가망이 높았습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으로 산업선의 8000호대와 간선의 7100호대로 가닥이 잡히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이유가 있다보니 꿈으로 끝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감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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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Hauptbahnhof).

11/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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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유럽의 중앙역 이야기를 구 블로그 시절부터 언젠가 해보려고 하다 미뤄뒀는데, 살짝 근처에서 이야기가 나오길래 꺼내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지역에서 편의적으로 'xx중앙'이라는 역명을 붙이지만, 사실 독일 등지의 hauptbahnhof, 흔히 중앙역이라고 번역하는 이 단어의 함의는 단순히 지역의 중앙이라는 의미로 쓰는 말이 아닙니다. 의외로 함의를 포함한 용어랄까.

 우리나라는 구한말에 일제의 주도하에 철도건설이 시작되다 보니 이런 부분의 체감이 덜하지만, 유럽의 경우는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초기의 철도부설을 국가 외의 주체가 주도하였습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는 19세기 내내 민간자본에 의해 건설이 이루어졌고, 독일은 통일 이전부터 개별의 소국들이 자기의 편의대로 건설을 하는 식이었습니다. 프랑스는 그나마 국가주도라고 하지만, 반관반민적 건설이 이루어지던 상황이다 보니 국가주도성이 들어가긴 했어도 좀 편의적 건설이 곳곳에 있었고. 

 이런 중구난방적인 건설이 이루어지다보니 대도시에 이르러서는 저마다의 터미널이 난립하는 모양새가 되기에 이릅니다. 즉, 각 노선별로 역이 이곳저곳에 자리하는 상태로 건설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 결과 도시는 도시대로 매연과 난립한 철도망으로 인해 도시기능이 나빠지고, 토지를 점유당하는 문제가 생기고, 철도 또한 환승이나 연계이용이 난해해지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즉, 철도의 강점, 네트워킹과 집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철도들은 합병과 역의 통합을 통해 효율화와 체계화를 힘쓰게 되는데, 이점에서 특히 앞서간건 프로이센 주도로 통일을 달성한 독일연방이었습니다. 뭐 아무래도 소국들이 난립해 건설하던 철도망이 영국만큼 방대하지 못한 덕도 있고 해서 그런 듯도 하지만, 일단 철도망 정비에 국가적인 관심을 들이면서 추진하였고, 이중에서 각 도시의 역이 난립하는 걸 정리해서 하나의 커다란 역에 집약시키는 정비를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즉, 중앙역이라고 흔히 하지만 정확히 의미를 풀자면 "통합역"이라고 하는게 맞달까.

 이런 통합역으로의 정비는 독일이 앞서가는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이건 철도나 지리적인 부분도 좀 작용하기는 합니다. 영국의 경우 런던 자체가 유럽에서 손꼽히는 거대도시인데다 워낙 사철이 난립하다 보니 하나로 몰아놓는게 좀 무리기도 했고, 프랑스 또한 파리가 사실상의 철도망의 심장 같은 위치였기 때문에, 모조리 한 역에 몰아치는 건 좀 어려운지라 방면별 터미널을 정비하는 모양으로 했습니다. 또 당대의 건축기술 사정상 지금의 베를린 중앙역처럼 다층 구조의 대규모 역을 만드는건 상당히 어려웠고, 항속거리가 짧은 증기기관차에 의존하는 사정상 장거리를 한번에 달리는 열차보다는 중간중간 기착이 필수적인지라 차라리 두단식과 같은 평면구조가  유리했달까 그런 것도 있습니다. 또 역 건물의 정면을 크게 보여 위엄을 세우려는 그런 감각도 작용했지 싶고.

 미국의 경우도 이런 종합역 개념이 있는데, 바로 유니언 스테이션이 해당합니다. 미국은 철저하게 민간투자를 전제로 하되, 노선별 독점권을 인정하는 식의 철도정비 정책을 유지하는데, 역시 도시에 역이 난립하는 상황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보니, 합자 내지는 별도의 회사가 각 방면의 열차를 받아들이는 역을 세우는 방향으로 정비가 진행됩니다. 뉴욕의 상징이라 할만한 그랜드 센트럴 역이 이런 식의 정비를 대표한달까. 물론 시카고 등지에도 유니언 역이 따로 있어서 여러 노선이 한 역에 기착하는 식으로 정비가 됩니다.

 이런 중앙역 정비의 개념은 실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찌감치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정비사례가 바로 서울역인데, 원래 서울의 터미널은 용산, 남대문, 서대문으로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용산은 경의선 및 경원선의 거점역으로(물론 열차 자체는 남대문까지 갔던 모양이지만), 남대문은 경부선의 거점으로, 서대문은 경인선의 거점으로 하는 식으로 한 노선상에 있으면서도 각기 터미널을 따로 쓰는 구조로 운영이 되어 왔는데, 이를 도시를 가로지르는 직결선(신촌~서울 간)의 건립과 서대문역과 남대문역을 폐지하고 남대문 역 인근에 통합 서울역을 설립하는 식으로 정비를 한 바 있습니다. 즉, 서울역에 경의, 경부, 경인, 경원의 각 방면을 집약시키고자 했달까. 

 이런 중앙역 정비는 해방전엔 서울역 정도였지만, 해방 후 60년대를 거치면서 지역 거점역들에 대해서도 제법 이루어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정비사례가 동대구와 마산을 들 수 있습니다. 마산의 경우는 구마산, 신마산, 북마산 등으로 난립한 구조에 심지어 시가지의 협소한 철길을 헤집고 가서 스위치백 운행을 하던 판이다 보니 이걸 지금의 마산역으로 통합했었던 전례가 있고, 동대구의 경우는 대구역이 협소한 바 대구선이나 경전선 직결열차의 처리가 불충분하던 차에 아예 기관차거점과 화차중계 등을 모아 지금의 동대구역으로 정비한 전례가 있습니다. 좀 류는 다르지만 성동역 폐지도 청량리로의 통합정비 차원에서 이루어진 셈이라면 셈이고.

다만, 이후 KTX개통으로 용산과 서울의 분화가 이루어지듯이, 철도망이 확장되고 물리적으로 한 역에서 모든걸 처리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차라리 프랑스 처럼 방면별로 터미널을 지어두고, 이걸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사실 차라리 나을수도 있기는 합니다. 물론 환승객에게는 불편이 생기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과밀로 인해 불편과 불경제가 생기는 상황보다는 낫달까. 결국 철도가 얼마나 발전했는가, 또 수송량이나 그 밀도는 어떠한가에 따라서 그 방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게 중앙역의 입지와 위상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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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인 이야기지만...

10/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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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고속선과 동해선 KTX 개통으로 두 지역의 주요역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어서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어떤의미에서는 지역의 비원을 풀었던 셈이기도 하고, 그만큼 교통개선에 대한 열망이 있었단 이야기기도 하니. 혹자는 너무 부정적으로 모든걸 본거 아니냐는 식으로 비관론자들을 공격하고 다니는 모양인 듯도 합니다.

 뭐, 비관론적인 입장에서 종종 이야기를 하던 입장이긴 해도 지금의 잘 돌아가는 분위기는 반가운 일이기는 합니다. 이용객이 슴풍슴풍 떨어져나가는 철도만큼 비참한 것도 없는지라. 하지만, 이 활황의 내면을 좀 찬찬히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동해선 KTX가 주말에 2300명 이상을 찍었단 이야기를 하면서 잔치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과연 이 수요가 없던 수요를 새로 창출한 것인가에 대해서 좀 고민이 필요합니다. 즉슨, 포항에서 신경주나 동대구를 거쳐 환승하던 수요가 단순히 포항착발KTX로 변경된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입니다.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으니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일단 동대구나 신경주의 KTX승강인원 감소라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고, 그 감소량이 의외로 저 2300명 정도의 수요치랑 엇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동해선 KTX가 활황인 다른 이유로, 포항공항이 현재 폐쇄상태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300~400명 정도의 수요가 나오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항이 개량공사를 이유로 폐쇄중인 만큼 이 수요가 결국 KTX로 넘어왔을 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실제로 포항발 수요는 결국 동대구, 신경주, 포항공항의 전이수요에 불과한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물론, 전이수요라고 하더라도, 버스나 항공으로 빠져나가던 수요를 대체한 것이니, 철도의 수송분담률 증가효과를 어느정도 유발한 셈이기는 한지라 사회적 편익효과는 있다 할겁니다. 또한, 기존의 철도 환승으로 이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동대구~분기점까지의 고속선 임율에 분기점 이후 신선 경유 KTX임율 부담으로 인해 기존 보다 운임인상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철도전체로 봤을때 경영개선 효과도 어느정도 있긴 하니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 수요를 만들어낸게 아니라는 건 아쉬운 부분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호남고속선의 경우도, 광주송정역이 근 3배 가까이 수송량이 늘었다고 하지만, 이는 광주역이 KTX 운행이 중단되면서 이쪽의 수요가 광주송정역으로 일시에 몰려들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광주와 광주송정은 KTX 이용객 규모는 비등한 편인지라 수요를 통합하더라도 2배 언저리긴 한지라, 이보다는 더 늘었지 않냐고 반론할 여지는 있습니다. 또, 호남고속선이나 전라선의 이용객이 소폭이나마 증가하긴 한 모양이고, 기존 호남선과 달리 대전 수요가 빠지는 걸 감안해야 하는지라 수요 창출, 내지는 기존에 철도로 받아내지 못했던 수요를 새로 받아낸 모양새가 되기는 한 택이긴 합니다.

 하지만, 호남고속선은 동해선과 달리 8조에 달하는 투자를 벌여서 사실상 복복선화 사업을 벌인 케이스인 만큼, 이런 수요증가가 정말로 막대한 투자를 합리화할 정도가 나오는가에 대한 논란은 남습니다. 이거야 하루아침에 결론낼 수 있는 사안이기 보다는 장기추세의 변화가 중요하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좀 우려가 된달까.

 여기에다 초기 컨벤션 효과 내지는 대기수요가 반영된 점도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실은 수원발 KTX도 개통 초기에는 20량 편성을 가득 채워 다닐 정도로 꽤나 호들갑이었지만, 어느정도 기간이 지나면서 주말엔 만석을 찍지만 평일엔 그정도는 아닌 모양새가 되어버린 전례가 있습니다. 즉, 초기엔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또 기대가 크다 보니 예상 이상으로 이용객이 나오지만, 조금 지나면 실제 자기에게 최적화된 루트로 재편되면서 이런 컨벤션효과는 줄어들게 됩니다. 호남고속철이나 동해선 KTX 역시 지금에서야 악플성 보도든 뭐든 자꾸 회자되니 사람들이 덤비지만, 하계수송이나 명절 시즌을 지나고서의 수요를 좀 두고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과거 경부고속선 개통당시 처럼 사람들이 고속서비스에 대해 전혀 모르다가 아주 느리게 전이되던 상황보다는 많이 좋아지기는 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부러 다이어까지 개편해서 일반열차의 장거리 직통을 줄이기까지 했지만 고속으로의 이동은 매우 느리게 이루어졌었는데, 이번 개통은 기존선 다이어의 삭감이 없음에도 초기에 꽤 이용객이 몰렸다는 점은 고무적이기는 한 점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개척가능한 잠재시장이 작다는 한계도 있는지라 수요에 대한 고민이 없어진건 아니랄까 그렇습니다.

P.S.: 광주선의 광역전철화를 전제로 해서 한번 알고 있는 비용데이터들을 가지고 계산기를 두들겨 봤는데, 1시간 시격으로 전동차를 투입해서 대충 하루 15,000명 정도 유상고객을 확보하면, 수지균형점을 어느정도는 맞출 수 있을걸로 일단 개인적으로는 추산이 나오기는 합니다. 도중역 증설 등을 끼고 가면 1만명 정도까지는 어찌저찌 맞출 여지는 있을듯도 한데, 지방정부에서 10년 정도 기간의 MRG를 걸고, 도중역의 주요시설(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해서 전동차 운행을 요구해 볼만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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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역 :  exit wounds

5/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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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왕 걸음을 한 김에 아직까지 타보지 못했던 광주선을 답파하기 위해 광주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의외로 광주역을 방문할 일이 좀처럼 없어서 좀 기이하단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이번에 이걸 좀 풀었습니다. 또 방문하면서 어중간한 사진이나, 지도로만 보던 공간이던 만큼 과연 어떤 공간을 가지고 있는지를 실제로 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일단 방문의 첫 느낌은 단순한 지방도시역 정도가 아니라 쇠락한 거점역이라는 이미지였습니다. 대개 지방 도시의 구도심 역앞은 고층 건물 보다는 고만고만한 오래된 작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고, 협소한 도로 덕에 사람이 많아 보이는 그런 이미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트여있기 보다는 좀 눈앞을 가로막는게 많이 있는 오밀조밀한 분위기가 흔한데, 광주역 주변은 완전히 구도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도심은 아닌, 오피스로 쓰였음직한 큼지막한 건물들은 여럿 있지만 정작 건물을 채울 사람들이나 산업이 마땅치 않은 그런 분위기랄까 그렇습니다. 이런 오피스 빌딩의 1층을 지역의 PC방이나 요식업 같은 자영업이 채우고 있는 점이 이런 분위기가 도드라지게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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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하간 나름 지역도심으로서 잘 꾸며져 있는 만큼, 광주역 자체도 과거 경전선의 주요 정차역 정도가 아니라, 노선의 중추를 이룰만한 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단순히 지역본부나 승무거점이 있는 정도를 넘어서, 기관차와 객차의 정비거점, 보선 기지, 커다란 소화물 홈을 위시한 화물하치장 등등, 그야말로 전라남도 호남선축의 거점이 모두 몰려있던, 해외로 치면 중앙역 내지 터미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역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경전선을 구축하고, 이번에 KTX가 빠지면서 이런 방대한 시설은 오히려 을씨년스러움을 강조하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 지역언론 보도에서 개통 당일의 광주송정역이 약 9,900명, 저번 주 대비 44%가 급증했다고 보도한 반면, 광주역은 3,200명에서 700명으로 77%가 감소했다는 언급이 나온바 있습니다. 2013년 까지의 통계에서는 두 역의 이용인원이 비등했던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ㅜ락이라는 말을 써도 될겁니다.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이용인원이 빠진 택인데 덕분에 역 주변의 분위기가 더욱 그렇게 비춰진게 아닌가도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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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선구간의 역으로서 3면 6선, 이중 두단식 홈 1개소를 빼고 3면 5선이라는 규모는 사실 상당한 규모기는 합니다. 그러나, 하루 700명에서 1천명짜리 역에는 사실 분에 넘치는 규모기도 합니다. 단순히 사명을 다했다고 내버려두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수준인 만큼, 좀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각 시설의 효율화를 위해서 통폐합과 폐지는 피할 수 없기는 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에 점차 땅을 내주게 될 수 밖에는 없을 겁니다. 그게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즉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는데 역할을 한다면 좋겠지만 단순히 개발용지만 늘어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닐겁니다.

 결국, 광주역의 재생을 위해서는 광주시내의 도시교통의 축으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할 겁니다. 결국 도시의 생사는 입지와 교통일 수 밖에 없고, 적극적으로 교통공급이 이루어져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기가 생기게 될겁니다. 그 점에서 버스체계 정비니, 도시계획 재수립이니 하는 것 보다 광주선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 특히 도시 및 광역교통 기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게 지역으로서 가장 급선무가 될겁니다. 특히나 전철화가 완비되어 있고, 비교적 잘 다듬어진 거점이 있기까지 한 만큼 통근전철이나 트램트레인같은 대안을 적극 찾아보는 노력이 필욯랄겁니다.

 해외에서도 트램화나 트램트레인 같은 새로운 지역밀착형 교통의 도입으로 죽어가던 노선을 살리고, 연선의 활기를 일으킨 예는 많습니다. 일본에서 한동안 우수사례로 다뤄지던 도야마 라이트 레일이나, 만요센 같은 케이스도 그렇고, 트램트레인의 선두주자로 다뤄지는 카를스루헤, 간선기능으로부터 분리되어 지역밀착형으로 체제를 바꿔서 사철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온 JR서일본의 게이한신(교토-오사카-고베)지역이나, JR동해의 나고야권 광역망 등이 좋은 사례일겁니다. 나고야 같은 경우 주간선인 도카이도 신칸센의 중간경유지로 크기도 했지만, 지역교통의 활성화가 상호 상승작용을 이루면서 주변의 자잘한 로컬선을 통근전철로 개량하거나, 제3섹터로 분리되었던 노선이 흑자를 내면서 우수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등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단순히 혐오시설로 땅이나 먹고 있는 쓸데없는 시설 취급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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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도, 첫 인상.

4/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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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들어가며

 호남고속철도 사업 진행에 대해서 재무성 면에서나 노선선형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긴 하지만, 일단 90년대 고속3선 구상에서 제2선으로 다뤄지던 노선이 개통을 본데 대해서는 일단은 축하할 일이라고 해야 할겁니다. 마침 현지 내려갈 일이 잡혀서 과감히 행로에 올랐습니다. 

 1. 신형산천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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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차편을 잡다 보니 마침 신형산천이 예정시간대에 있길래 이 열차로 잡았습니다. 개통효과인지는 몰라도 거의 가득 채워 내려가고, 일부 자유석 승객까지 데크에 타고 있었는데 이대로 쭉 갈 수 있다면 호남고속철 사업도 한 숨 돌리기는 할겁니다. 물론, 투자회수 면에서야 그래도 거리가 멀기는 합니다만서도. 보통 오전시간대 열차는 좀 여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느데, 막상 뚜껑을 따보니 거의 만석으로 내려가다시피 합니다. 

 실내는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카메라를 휘둘러대긴 좀 거시기한 분위기인데, 좌석이 구형산천보다 12열, 47석이 많은 구조인데 일단 카페칸이 없어진 점이 가장 크긴 하지만 구조에 대한 가치공학을 적극적으로 했음이 보입니다. 데크 공간의 여유도 좀 줄어들었고, 짐칸 공간도 얇아진게 느껴집니다. 가장 포인트로 삼는 좌석구조는 합격점을 줄만 합니다. 좌면이 슬라이딩 되는 기존의 슬라이딩 리클라이닝 방식은 무릎공간이 좁은점이 늘 지적되던 점인데, 단순 리클라이닝 방식으로 바꾸면서 기구적으로 간단해지고 무릎공간에 대한 불만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좌석을 기울여 뒷좌석 공간이 점유되는거에 대해서 좀 관대한 감이 있는지라 평가가 나쁘진 않을거 같긴 한데, 현재의 시트피치 자체가 좀 좁다 보니 아무래도 나중에 뒷말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듭니다. 또, 좌면이 슬라이딩 되지 않다 보니 리클라이닝 시 앉는 자세가 좀 나빠지는 점은 작은 불만점이라 생각됩니다. 취향의 문제기는 합니다만.

 테이블을 접이식으로 한건 좀 두고봐야겠지만, 좀 튼실하고 넓직한 테이블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좀 불만이 있을듯 싶고, 과거 새마을이나 누리로의 팔걸이 수납식을 쓰던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만족할 듯 합니다. 다만 테이블이 비교적 턱아래까지 바짝 들이대는 느낌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긴 합니다. 이 방식이 직관적이고, 무릎공간 확보에 효과가 크기는 합니다만서도. 출입문 조작법 같은 건 기존 차량의 직관적인 방법을 잘 이어받았다고 봅니다. 다만, 공압식이던 기존차와 전기식인 신형산천 간의 조작 위화감은 좀 있긴 한데, 익숙해지면 될 일이라고 봅니다. 


 외관적으로는 창문이 좀 작아진 느낌이고, 사람들의 불만사항 중 하나인 분할형 블라인드가 채용되지 않은 점이 좀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분할형 블라인드는 KTX의 비상탈출로로 지정된 유리창 파괴 후 탈출에 악영향을 주다 보니 폐지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내 디자인 면에서도 좀 튀는 부분이라서 좀 꺼리는 것도 있음직 하고. 화장실은 불행이 이용하진 못해서 평가를 할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승차감 면에서 기존산천 차량과 크게 대별되는 점은 없는 편인데, 기존 산천은 차량편차가 워낙 심해서 어떤 차는 250km/h를 넘어가면 차가 크게 흔들리는게 느껴지는 아주 못쓸 차가 있는가 하면, 다른 차는 고속에서 잔진동 정도만 있는 정도로 신형산천과 동등한 수준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1단계 구간에서는 좀 흔들림이 있던 편이지만, 호남고속선 구간에서는 그야말로 슬라이딩 하는 느낌이라 할 정도로 매끄러운 편이었습니다. 다만, 공구리 도상의 특성상 소음의 톤이 높고 크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일단 한 해 겨울을 나 봐야 좀 전반적인 평가가 나올거 같습니다.

2. 호남고속선의 위용

 경부고속철도에 비해서 비교적 비용절감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말이 빈 말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용객 입장에서 체감할만한 점에 티나게 하지는 않긴 했지만, 일단 타면서 눈에 띄는 점은 경부고속선과 달리 도중 건넘선이 전혀 없고, 역에만 집중배치되어 있는 점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고속전용역이 공주와 정읍 정도라 좀 확 띄는 점은 아니지만, 전철기 규격을 기존의 46번 분기기(170km/h까지 허용하는 무지막지한 대형 분기기)대신에 좀 더 낮은 번수를 가지는 분기기를 쓴걸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20번 정도, 시속 75~85km/h정도의 것을 쓴걸로 보이고, 역의 부본선 연장도 그만큼 작게 한게 느껴집니다.

 이 분기기 문제는 그 노선의 여건이 묻어나는 부분인데, 경부고속선의 경우 그만큼 트래픽이 많다보니 가급적 본선에서 가감속을 줄이고 역 구내에서 속도를 최대한 살리는 쪽을 노려서 그리 한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호남고속선은 트래픽 면에서 일단 한 풀 꺾이는 만큼, 본선 감속은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는 요소라 본 것으로 보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신칸센 처럼 본선정차라는 극약처방도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던데, 거기도 본선정차는 정말 도저히 안되는 데만 하다시피 한데다, 정말 유사시엔 대형사고 터지기 좋은지라 일단 현재 정도가 적당한 타협이라 봅니다. 

 우려가 되는건 오송역의 분기인데, 거시선형으로는 노답이긴 해도 실제 현지 선형은 그정도로 노답은 아니긴 합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고가구조물을 깔아버린건 대전분기가 아닌 이상에는 어쩔수 없는 요소고. 다만, 단선고가를 높게 올려두고 있는데 여기를 100km/h이상의 속도로 주파하도록 설계해 둔 점은 향후가 좀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현재는 별 탈이 없지만, 강풍시에는 꽤 센 운전규제가 잡혀야 할 걸로 보이고, 이 구간이 아마도 "기관사를 울리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단선 합류지점 인근에 상행선으로 건너갈 수 있는 건넘선이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긴 한데 안보이는 걸로 봐서는 좀 우려는 됩니다. 

 3. 공주역, 우려된다

 공주역에서는 그런대로 약간이나마 승강이 있긴 한 듯 한데, 고속철도가 여럿 정차하는 역에 승강인원이 없을리가 없으니 당연한 귀결이긴 하지만... 문제는 역 주변 풍경을 보면서 정말 한숨이 나올 지경이라는데 있습니다. 보통 정차역은 주변에 개발가능한 용지를 어느정도 끼고 입지를 잡는게 보통입니다. 역 단독이 아니라 민간이나 공공에 의한 역세권 개발효과를 보기 위해서기도 하고, 또 역세권 개발에 더불어 2차적인 개발을 좀 촉진하려는 의도도 있는게 보통입니다. 이게 안되면 하다못해 도로접속과 버스 등의 터미널 기능을 어느정도 수용하는게 보통인데, 공주역은 둘 모두 쉽지 않아보이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단, 역 주변은 꽤 가파른 구릉지대로 되어 있는데다 분묘가 잔뜩 있어서 개발이 매우 성가신 구조입니다. 물론, 엄청난 대규모 도시개발, 예를 들어 세종시나 동탄신도시 정도의 규모로 밀어붙인다면야 이정도 구릉을 죄다 파버리고 개발하는 것도 시야에 넣을 수 있긴 하지만 공주시 정도의 규모로는 택도 없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도로 접속이 양호하냐 하면 구릉이 가로막는 상황에서 간선도로를 당겨오기도 어렵고 해서 이것도 좀 무리수가 넘치는 이야기라, 그야말로 암담한 상황 그 자체입니다.

 공주역 입지 결정은 주변 지자체의 정치력 결투의 장이다시피 했고, 결과적으로 최적위치인 공주 시내 인접, 국도접속이 되는 지점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3개 지자체의 중앙으로 잡혀 모두가 불편한 구조가 되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이도저도 아닌 역이 되어버렸달까. 그나마 철도공사와 지자체가 안되는 역이라도 어떻게든 활성화 해 보려고 관광역장을 배치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4. 광주송정, 웰메이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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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송정역은 비교적 컴팩트한 구조로 역을 잘 지어둔 편이었습니다. 정읍역의 승강장 통로에다 이어붙인 역사횡단육교같은 병크도 별로 없고, 과도하게 크게 짓기 보다는 비교적 스무스하게 이용객이 이동할 수 있게 흐름을 짜 붙인건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거의 한 역에 가깝게 배치된 지하철 연결계단이 막혀있긴 해도 조만간 정비 후에는 나쁘지 않을거라 보입니다.  사감이 넘치는 남측 3개노선 평면교차 크리와, 어중간한 기지인입선 배치는 뭐 역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결국 건설자의 자기욕심으로 저지른 병크니 뭐 앞으로 지고 가야 할 요소라 생각이 들고. 

 다만, 좀 아쉬운건 경전선용 홈 쪽인데, 셔틀 열차를 위한 배려가 전혀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광주역은 현재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라서 사실상 그 대규모 역이 거의 개점휴업 수준으로 급전직하한 판이고 결국 광역철도로의 활용과 기존선 열차 배분을 통해 그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인데 복선화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못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셔틀서비스 같은걸 개발하는 노력이 아쉽습니다. 지금 구조로는 셔틀이고 뭐고 거의 안되는 상황인지라 지자체와 고민을 좀 해봐야 할 상황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부지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광역환승센터 같은 투자가 좀 더 적시에 이루어지고, 역과의 연계가 잘 된다면 이 문제는 좀 풀리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일단 이걸 고려한 건지 모르지만, 위 사진을 촬영한 자유통로 구조가 좀 재미있는 편이었는데 아마도 남측의 컨테이너 야적장 등을 활용한 방향으로 뭘 하려는 걸로 생각이 됩니다. 환승체계까지 갖춰진 이후 어찌 바뀔지가 좀 두고볼 포인트라 생각이 듭니다. 

 4. 총평

 일단은 포항이 의외의 히트를 치고 있는 와중에, 광주송정역도 상당히 호조를 달리는 모양새입니다. 개통 당일 9,893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1주일 전에 비해 3천명이 늘었다는 지역언론의 보도가 있고, 대충 2배 정도의 이용객 증가효과가 나오고 있는 눈치입니다. 광주역이 대신 3.2천명 수준에서 7백명으로 대폭 줄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양 역의 수요보다는 좀 더 늘어난 수요가 나와준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보입니다. 광주송정역이 서울로 치면 거의 오류동이나 금천구청 정도의 입지임에도 비교적 호조를 보이는 건 시간경쟁력의 위력일겁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고속선 비중이 늘어나면서 운임도 올랐고 이런 상승작용이 있어서 철도공사의 수지개선에도 어느정도는 기여할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듣기로는 전라선이나 익산, 정읍, 나주 등지도 꽤 수요증가가 있다고 하니, 일단 당장은 좋은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을거고, 올해는 일단 큰 사고나 불상사가 없다면 좋은 한해가 되지 않을까도 싶은 느낌이 듭니다. 

 향후 호남고속선의 성패는 연계교통의 확보에 달려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도상으로 보면 정읍이나 광주송정은 서해안고속도로 연선의 수요를 환승만 잘 된다면 어느정도 당겨올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 시장이 크다긴 어렵지만, 또 무시할만한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 기존 호남선이 고속화 위주로 가면서 연선의 중소역들이 쇠퇴일로를 걷는 상황이지만, 향후 얼마나 정규적인 공급을 해 주냐에 따라서는 방향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답은 연계교통에 있다고 보이고, 여기서 기존철도의 역할도 아직 제법 남아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존선 방치정책의 극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P.S.:
 광주지하철은 정말 썰렁하긴 한데, 보기보다는 승객이 있고 대개 광주송정에서 농성 이서, 아마도 남광주까지 들어가는 수요들이었습니다. 급행운전은 여건상 도저히 무리고 현재의 10분 헤드 다이어에서는 할래야 할 수도 없기는 합니다만서도. 다만, 여기도 볕들날이 온 셈인데, 광주송정에서 광주 중심지까지의 연계는 현재로서는 광주1호선이 가장 강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긴 합니다. 올해 말쯤에는 광주지하철의 실적도 제법 올라가고, 내년엔 볕이 좀 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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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공철 직결, 급물살?

3/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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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철' 비명에...서울시 “9호선에 공항철도 열차 투입을”


 일전에 9호선-공항철도 직결사업을 활용해 차량유용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고(링크), 차량한계가 클리어된다면 이라고 전제를 단 바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격적으로 위의 보도가 뉴스를 타버린지라 "어라?"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억이 난게 9호선 건설지 전체가 온라인 공개되어 있던게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내용을 체크해 보니, 직결반영 설계를 해 둔게 명확했습니다. 차량규격은 지붕 높이를 낮춘 도철차량의 설계를 그대로 따다 쓴게 맞는데, 실은 건축규격은 직결을 반영해 두어서 높게 해 두고 있었습니다.

 건설지 하권(민간투자사업편)의 3편 3장에 '지하부 전차선로의 구성'이라는 내용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습니다(pp.3206) 
 "전차선의 높이는 4,560mm(표준)를 최저높이로 한다."
 이 언급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일단 가장 큰 부분이 클리어되어 있다 봐도 됩니다. 광역철도 및 1기지하철의 차량한계는 4,750mm이지만, 현재 광역전철용 전동차는 ITX청춘을 빼면 대개 4,200mm 이하의 차고를 지녀서, 일단 통과는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권(토목공사)의 1장 내용에 차량방식 항목 아래 기재된 차량제원의 주요치수에는 직결운행을 고려해서 판토그라프의 접은 높이를 직류와 교직류 둘을 별도의 항목으로 기재해 두고 있습니다(pp.645). 직류는 4,000mm 이하, 교직류는 4,310mm 이하로 적고 있는데, 직류차는 작은 애자를 달아두지만, 교직류차는 25kV에 대한 안전이격거리 30cm를 확보하기 위해서 더 큰 애자를 붙이기 때문에 저만큼의 높이를 추가 확보하게 되어 있고 그걸 반영해 두었단 이야기입니다. 전차선고와 판토 최저고 사이에 20cm 이상이 확보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걸로 보이고, 공항철도 쪽에도 이 내용은 반영이 되어 있을 걸로 보입니다.


 즉, 차량의 지붕높이가 3,600mm(9호선, 도철 규격 원용) 대 4,000mm(공항철도)인 상황에서 건축쪽에서는 가선 높이를 더 높게 두는 선택이 되어 있는 만큼 물리적으로 차량이 못들어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게 일단 설계수준에서는 확인이 되었다 하겠습니다. 신호는 건설지의 언급에서 명확히 확인은 안되지만, 이전에 듣기로 둘이 같은 회사가 공급한 동일 신호장치를 쓰고 있어서, 연동처리가 되는지 체크하고 관제에서 다룰 수 있는 상태만 된다면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과거 공철 KTX직결때 신호때문에 사업이 지연된 전례를 감안하면, 당장에 직결은 좀 제껴두고 차량만 우선 급한대로 당겨와 쓰는 방법은 가능할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문제는 이런 기술적인 사항을 정말로 검증해 보는 것과, 개조작업에 쓸 수 있는 예산과 시간, 그리고 이런 과정을 추진하기 위한 각종 협의과정이 충분히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일겁니다. 국가 대 지방자치단체라는 문제나, 민자사업자가 여럿 끼어있는 이 빌어먹을 파편화의 본산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가장 큰 도전일거고, 이걸 스무스하게 처리하는가가 결국 "수완가" 자격의 입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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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 v 2.0

    철도와 관련된 이것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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