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의제화가 되다 보니 그동안 꿈같은 이야기 취급하던 서울관통 고속선이 급거 물망에 오른 듯 합니다. 필요한 사업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재원과 공사난이도, 그리고 기껏 공사를 했더니 충분할 만큼 열차편수를 채우지 못할 우려 때문에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사업이긴 했던지라.
다만, 기사에서 언급하는 것 처럼 현실적으로 전부 지하화로 공사를 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대심도가 만능의 도깨비방망이도 아니어서, 충분한 면적의 지하공간을 확보하는게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면 거의 불가능했고, 재난관리 면에서도 그리 득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 간선역으로 맞이방 공간 전체가 대심도에 들어간 곳은 SRT동탄역 정도인데, 이용객 수에서도 그렇고 열차운행 측면에서도 통과선 2선에 저상2선, 고상2선(GTX용) 정도로 2면4선에서 3면 6선 정도의 제한적인 공간확보에 그치고 있습니다. SRT수서역의 경우도 3면 6선 제한을 가지고 있는 구조고 말입니다.
또한 현 경부선을 따라 지하를 관통하는 시설물이 굉장히 많고, 예정된 시설물도 여럿 있다는 난점이 존재합니다. 대충 금천구청 북단부터 보더라도 가산디지털단지역의 7호선, 신도림역의 2호선, 영등포역 서단의 신안산선, 대방역의 신림선/난곡선 경전철, 노량진의 9호선, 용산 북단의 6호선, 서울 북단의 2호선 및 5호선이 있고, 인접 지하에 박힌 노선도 공항철도, 5호선 등이 난립해 있습니다. 여기에 지하차도나 각종 전력, 상하수도 공동구 관통도 다수 존재하고, 이들 시설물 대부분이 매우 사용률이 높아서 임시폐쇄나 대체같은걸 고려하기 어렵다는 난점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적어도 용산~서울 구간은 저심도 내지는 지상 공용을 전제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보고, 비용적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서울~신촌도 저심도로 지하 구조물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건설을 하는게 적정할거라 봅니다. 물론, 토지매입이나 수용에 매우 애를 먹긴 할거고, 또한 서울역이나 용산역의 기존 시설물을 공용하는 것에 대해서 용량제약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마는, 대심도로 가더라도 지상까지의 출입통로 확보같은게 줄줄히 걸려서 어차피 기존 시설물의 훼손을 피할 길이 없는걸 생각하면 이건 어쩔수 없는 사안이라 해야할겁니다.
다만 관통이 매우 난감한 광명~노량진 구간은 지하화를 피할 길이 없다고 보고, 여기는 대심도 관통을 포함한 지하화를 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은 듭니다. 어차피 도중역을 둘만한 여건이 전혀 안되기도 하니 한강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구간과 광명역에서 고속선 접속을 위한 구간만 해결이 되면 이거 외엔 답이 없달까.
일단 수색~신촌 구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건설비용이 과다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가좌역의 유휴부지를 행복주택으로 소모해버려서, 현재 수색기지 입출고선 부분까지 복복선을 넣는 이상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할겁니다. 물론 서울~신촌 구간은 도시화가 엄청나게 되어버려서 이미 복복선은 커녕 기존선로의 개량도 불가능한 지경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래서 좀 과감하게 지른다면, 가좌역 지상역은 매몰비용으로 보고 폐지를 전제로 복복선 부지로 활용하고, 내측 복선을 KTX 및 경의선 전동 및 국제열차 본선으로 사용하고, 수색기지 측의 인입선은 외측 복선을 사용하되, 내측 복선은 가좌~신촌 사이에 지하로 인입하도록 계획을 합니다.
지하로 인입한 내측 복선은 외측 선로를 지하에서 건너가서 서울역 서부측으로 인입하도록 배선을 합니다. 현재 서울역의 승강장은 통과가능한 승강장이 11개에 구 경의선 고상홈 1개를 포함해 12개가 있는데, 이걸 서부측의 고속선계통 및 강릉선에 8개를 전용으로 배정하고, 남은 4개를 일반선계통에 배정하되, 사이에 낀 1개 승강장은 공용 및 건너주기용으로 사용을 합니다. 일반선이 너무 작다고 할 수 있긴 한데, 일단 통과선이 2선, 그리고 두단식이 저상1선에 고상2선이 있으니, 여기에 용산과 기능 분산을 좀 하고 고상 1선을 더 추가하면 남측방향으로의 열차인입을 감당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서울~용산간은 서측 고속선과 동측 일반선으로 현재 4개 선로를 각각 2선씩 사용하는 것으로 정리하되, 토지수용과 도로용지 일부 전용 또는 고가통과를 전제로 전용 단선을 하나 신설합니다. 복선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복선이 들어갈 만큼 용량도 안나오니. 다만, 서울역 구내에 공간 여유가 있다면, 화물의 평면교차용으로 용산 북측의 대피선과 비슷하게 분리된 측선 하나를 두어서 평면교차 대기 겸 남측 인상선으로 사용하도록 조치를 해둘 수 있을겁니다.
서울역에 8개선 중 강릉선 용으로 2개선로, 그리고 공용 1개선을 제외시키면 5개선로가 나옵니다. 이걸로는 평균 5분 시격을 내려면 체류시분이 30분 남짓으로 제한되기에 좀 무리수가 있어보이지만, 용산시종착으로 2선 정도를 분산하고, 행신 시종착으로 다시 2선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운용 평균 40분을 확보하는 것은 가능할거라 봅니다. 또 기존선 경유같은 특수계통을 일반선 공용선로나 일반선 구내로 넘겨주면 여력도 확보가 가능할거고 말입니다.
용산은 현재 개발보류로 남은 서측 공간을 철도용으로 편입해서, 1면을 추가하여 2면 4선을 고속선에, 기존 승강장 2면 4선을 일반선이 사용하는 형태로 합니다. 교차지장을 줄이기 위해서 배선정비를 통해 각각 외측은 통과 내지 계속운행편에, 내측은 반복편에 쓰이도록 정비를 해둡니다. 다만 한강하저를 통과해 넘어온 고속선의 구배조건 등을 고려해서 고속선 측은 반지하로 변경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이야기한 1개선로씩 밀기를 통해서 현재 안쓰는 고상승강장을 철거하고, 고상홈 정비 및 완행상선 이설을 넣는 식으로 전철 승강장 재정비를 실시하여, 강릉선 운행여건 개선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쪽은 중앙선 서빙고~용산간의 지하화 및 용산삼각선 선로증설 등과 맞물려 검토를 해야하니 꽤 장대한 계획이 따로 나와야 할겁니다.
한강도하는 하저 도하를 전제할 수 밖에 없는데, 부지 확보가 일단 한강변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 그렇습니다. 그나마 한강측을 침매터널로 도하해서 최대한 심도를 줄이고, 선로와 아파트 및 성당 사이의 공간에 복선을 박스형태로 어떻게든 우겨넣는 정도가 그나마의 대안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이러면 한강제방보다 낮게 위치한 용산역의 입지상 용산역에 반지하 내지 지상으로 인입할 수 있을겁니다. 구내분할로 역 초입의 분기부를 단축하는 효과도 얻는게 가능할거고 말입니다.
광명에서의 지하구간은 광명주박기지 인입선로에서 분기하는 것으로 계획하되, 가능하다면 신안산선 건설시에 병행 건설해서 경의선처럼 상하구조를 하거나 또는 지하 4복선을 넣는 방향으로 구상을 하는게 좋을거라 봅니다. 이경우 용산역 구내 활용을 완전히 포기하고 여의도에 도중역을 하나 두고 용산기지 중앙을 관통해 현 경부선축에 붙는 꽤 장대한 노선계획도 가능하겠지만, 이건 일단 배제하고 노량진을 경유해서 침매터널로 한강하저를 가급적 얕게 통과하는 걸 전제로 합니다.
시흥연결선은 일단 그대로 활용을 하는데, 일단은 기존선 경유가 필요한 열차를 배려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로 두절시에 대체가능한 선로를 두어서 지연을 좀 각오하더라도 우회를 할 수 있도록 해두는 차원입니다. 사실상 광명과 가좌에서 고속선과 일반선 간에 대향 평면교차 없이 선로 교환이 가능하도록 구성하는 만큼 융통성있는 선로사용이 가능할거고, 또한 회송선 기능을 2개 선로로 분산시킬 수도 있는 만큼 용량 편중을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일단 선로증설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포화지경인 경부선 축을 분산시킬 수 있는 만큼 수익개선 효과와 열차부족으로 인한 좌석공급 제한을 풀 수 있을겁니다. 또 고속선 배차여력 증강이 이루어지니 현재 매우 하고싶어하지만 경제성에서 답이 없는 평택~오송간 고속복복선을 하는데도 논리를 확보할 수 있을겁니다. 사업비 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신안산선 사업에 선시공을 포함시키고, 서울역 북부 개발 계획에 서울~수색간의 관통 계획을 반영시켜서 토지확보를 연계시키면 일단 비용을 절감하는 건 가능할거라 봅니다. 사업 타당성도 남북연결사업의 일환으로 본다면야 납득가능할거고. 다만, 장래적으로 보았을 때, 이것과 함께 화물 우회선로 확보와 경원선 시내구간의 용량확보 대책도 같이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는 필요할거라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