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중앙선의 경우 RH시간대엔 아예 일반열차를 편성하지 않고, 화물열차도 최대한 축소시켜가면서 열차를 우겨넣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경춘선 차가 좀 들어간다고 무슨 문제가 있는가 라고 하기 쉬운데, 일단 단순 용량문제만 걸리는게 아니라 평면교차 문제가 걸리고 있다는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교차지장 시분은 보통 8량편성이 1분 내외로 들어갈건데, 이 시간 동안은 선로가 모두 잠겨있게 됩니다. 즉 열차운행의 병목이 되고 사고시의 파급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가급적 최소화하는게 좋고, 하더라도 보통 시간당 1~2회 내외, 그나마도 배선이 잘 짜여져 있는 경우에 한해서, 필요최소한으로 하는게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이미 경춘선은 ITX가 평면교차를 실시하고 있으며 하루 20왕복 이상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나마 상행은 합류기 때문에 지장시분이 그나마 적지만, 하행은 평면교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시간당 20회가 잡혀버리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걸 완화시키기 위해서 필요시 망우역의 화물착발선을 활용하는 등 그야말로 관제의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하루 10회를 더 끼워넣는다는 건 그야말로 열차 정시성은 물말아먹겠단 이야기밖에 안됩니다. 앞으로 지연문제가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질건데, 이건 모두 그동네 사람들의 책임이고 모두 자기가 덮어쓰겠다고 각서라도 받아야 할 판이랄까.
더욱이, 전동차를 직결운행하기 시작하면 RH에 배차를 넣어달라고 주장하기 시작할건데, 이미 RH는 중앙선도 포화상태인 상황이고 배차를 더 넣기는 쉽지가 않고 이 시점부터는 중앙선 연선과 경춘선 연선의 자원배분을 놓고 쌈박질이 벌어지는 형세가 됩니다. 그야말로 가면 갈수록 답이 안나오게 꼬이는 판국이 되는데 이걸 당장 빼먹어보겠다고 덤볐으니 뒷감당을 누가 할 수 있을지 참 우려가 됩니다. 집단민원 대난투, 더 나아가 양평, 덕소 지역과 평내, 사릉, 퇴계원 간의 쟁탈전이 되지 않을까 싶기까지 합니다.
사실 이 문제의 근원은 경춘선과, 중앙선의 접속구조를 아무 생각없이 짠 건설당국의 예산절감 오타쿠가 문제긴 합니다. 경춘선은 망우~청량리간 복복선이 일단 안되어 있더라도 금정역과 같은 입체교차 정비를 해 두었어야 합니다. 망우역에 쓸데도 없는 대피선을 경춘선에 대대적으로 시공할 돈으로 단선 고가를 둘러서 합류형 배선을 잡아놓았다면, 개통 초부터 직결운행 압박은 생겼겠지만 지금에 와서 열차운행이 꼬이는 문제는 없었을겁니다. 이제 와서는 그야말로 대책이 안설 지경이 되었으니 호미로 막을거 가래로 막는 형국이랄까.
차라리 광운대 연장을 좀 더 활성화 했다면, 신이문~광운대 간을 복선으로 정비하고, 신이문에 환승역을 설치했다면 시간당 1왕복은 안정적으로 광운대까지 넣을수 있고 1호선과 1회 환승이 성립되면서 용량 부담을 경감할 수 있었을겁니다. 나중에 경춘선의 도심방향 직결선이든 망우~청량리 복복선이든 되면 해당 선로는 독립지선으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고, 이러면서 중간역을 덧붙이거나 할수도 있었을겁니다. 지금에 와서도 사실 별로 늦은 대안은 아닌 만큼 이쪽을 더 먼저 추진해봐야 할겁니다. 지금처럼 1왕복을 시늉만 하는 상황에서는 활성화 될 수가 없는데다 광운대역만 운영을 하게 되면 활성화가 될래야 될 수가 없는 상황이랄까. 차라리 남는 4량편성을 광운대~청평 왕복으로 굴려도 현재보다는 나을겁니다.
그리고, 정히 청량리 연장을 한다고 하면 입체교차 설치가 복복선 사업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겁니다. 현재로서는 이미 답이 없지만, 망우역 중앙선 측에 1면2선의 승강장을 신설해서 중앙선을 1개 홈씩 역 안쪽으로 넣고 최외측의 현 중앙선 상행 승강장을 경춘선 상행 승강장으로 전용해야 할겁니다. 별로 좋은 동선배치는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랄까. 어차피 이 선로는 전동차 전용으로밖에 못쓸 판이니 30퍼밀 수준의 급구배로 계획해서 최대한 부지점유를 줄이고, 선형을 최대한 편하게 뽑아 신내역 인접지점에서 합류하도록 어떻게든 만들어야 할겁니다.
여기에 청량리역의 개량도 필요한데, 일단 ITX와 동선이 꼬이고 평면교차까지 생기는 1/2번 승강장을 쓰는 건 문제가 있는 상황이니, 현 3/4번 승강장 왕십리방향 쪽으로 회차용 인상선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겁니다. 1개 열차만 들어가기 때문에 기능의 한계가 뻔하기는 하지만 ITX와의 승객이 섞임으로 생기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 방향밖에는 마땅히 없달까.
일단 청량리-망우간 복복선은 장기계획으로 돌린다고 했지만, 당초의 지상 복복선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 가깝습니다. 당장에 상봉역을 완전히 개조하지 않는 이상에는 복복선 설치는 불가능한 구조가 되어 있는 판국이니. 그나마 할 수 있는건 간선열차용 별선을 확보하는 정도로 해서, 중앙선 일부열차를 급행화 후 청량리 착발로 전환하거나 하는 정도일겁니다.
여하간, 이번 건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굉장히 심각한 건수라는 걸 좀 알고 다뤄야 할겁니다. 이런 걸 쉽게 도장찍어준 정부당국부터 문제가 있는 건이랄까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