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대전역 존치 문제
호남고속철은 인프라 비용을 감안하면 흑자가 기대되기 힘든 사업임에도 열심히 부채를 끌어댄 결과, 현재 시설공단은 그야말로 불붙은 수레 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긴 합니다. 그 불붙은 수레가 철도공사란 탄약고에 뛰어들어볼라고 하는게 지금 상황쯤 될겁니다. 그러다보니, 무조건 비싼 고속선에 몰빵을 쳐서 어떻게든 인프라 비용을 이용객에게 바가지 씌우고, 기존선을 궁핍화 시키는 방향을 관료들이 강압하는 모양새로 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가면 또 기존 호남선 이용객이 빠지고, 로드팩터가 빠지게 되면서 소수의 이용객, 소수의 열차에 인프라를 포함한 모든 비용이 전가되어 적자가 더 커지는 안습상이 벌어집니다. 그야말로 "일반선의 적자가 나서는 안된다. 그러나 일반선을 활성화 하면 고속철이 죽어 적자가 더 커진다."라는 캐치-22의 전형이랄까.
그러나, 이런 고속선 몰빵 정책을 취하게 되면 놓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익산-서대전 간에 깔리는 수요 문제입니다. 호남선 수요의 1/3 정도는 이쪽에서 나오지 않나 싶은 느낌이 있는데, 사실 여기가 허리쯤에 있는 수요인데 정작 호남방향으로의 수요보다 서울방향으로의 수요가 많다보니, 열차를 채우는 효과보다 비우는 효과가 나는 객층이라 마케팅을 강화하기도 껄쩍찌근한 그런 층이라는게 난맥이라면 난맥입니다.
그렇다고 이 수요를 다 버리기는 애매하기도 하고, 또 기존선 열차의 감축이 포함되는 시점에서 그야말로 노선의 황폐화가 그대로 들어가는 매우 안좋은 상황이 벌어지기 좋기 때문에 사실 이쪽 경유 KTX는 지금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존치가 필요하기는 합니다. 문제는 수요나 이익면에서 기여못하니, 존치 규모는 한정적이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어차피 다 살릴 수 없다면 구포경유 같은 식으로 소수를 존치하는 식의 개선을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이용객의 혼선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게 키가 될겁니다. 여기서 좀 볼 수 있는 건, 익산, 김제, 전주 같은 "어중간한 위치"의 역들을 서포트 해 주는 용도로 이 기존선 경유 노선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호남고속철도가 익산 발착을 거의 안잡고 최대한 목포나 여수까지 열차를 보내는 방향으로 운용이 될건데, 차량의 여력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 서대전 경유 열차 절반 정도를 김제/전주 시종착으로 운용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경우 승무원의 운용면에서 낭비가 좀 생기고, 시종착을 위해 해당 역에 관련 직원이 배치되는 낭비가 생기기는 합니다만, 또 여기를 그냥 놔두면 장거리 승객의 좌석 공급을 갈라먹기 좋은 위치기까지 하니 하루 4~6왕복 정도를 김제/전주 시종착으로 돌린다면, 특히 김제같은 경우 KTX전멸이라고 비상이 걸린 상태이니 나쁘지 않은 보상이 될 수 있을겁니다.
2. 훈련소역 요구
이건 정말 어거지도 이런 어거지가 없는 핌피질인데, 여기에 교통연 같은데서 또 떡밥공급이나 하는 무책임한 짓거리를 해대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할 만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건 사실 우물을 깨고 소금을 뿌려 두번다시 싹을 틔울 수 없게 해 버려야 할 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까놓고 말해 공주KTX역이 병맛터지는 위치에 들어선 거 자체가 주변 지자체에서 정치력으로 지지고 볶아대서 어거지로 3국정립세 비슷하게 만들어놓은 건데, 그 원죄를 반성하긴 커녕 또 약팔이질을 하고 있으니, 전남도에서 우기는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추진론보다 더 악질이라면 악질일겁니다.
이런건 일거에 짤라버리는게 맞는 거지만, 대신 기존 KTX정차를 하던게 논산이니, 서대전역 KTX를 존치하면서 논산역 정차를 잡아 이 문제를 해결보는게 맞을겁니다. 솔직히 논산시 측이 주장하는 대로 고속선 역을 만들라면 앞뒤 정차역 간격도 아주 망해먹은데다, 정작 입지면에서 좀 납득이라도 갈만한 호남고속선 교차점이 아니라 그야말로 이상한데 가져다 붙어서 도로도 뭣도 없는 신호장 하나 더 만드는 꼴 밖에 안될겁니다. 이럴바엔 차라리 기존선역을 살리는 방향이 차라리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겁니다.
3. 광주역 진입
이쪽은 뭐... 배선계획에서 이미 스텝이 꼬여버린 판이라서 어찌 할 방법이 없이 직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 할겁니다. 광주와 광주송정은 이용객 숫자가 엇비슷하고, 광주송정쪽이 점차 비중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이번 정차역 조정으로 인해 일단 양역 이용객 합계의 30% 정도는 한동안 철도에서 떨어져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이건 뭐 어쩔 수가 없달까.
사실 스위치백이라 부르는 반대방향 운전 대안은 열차장이 좀 짧은 경우에나 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한데다가, 이걸 한다손 쳐도 고속선에서 기존선을 건너 광주선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그냥 건널선 신설해서 가는거에 비해서도 장점이 빈약한 대안이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쪽에서 개념정도로 검토를 한 듯 하지만, 정읍역에서 분기들어가는 걸 생각해 보기는 한 듯도 합니다.
여하간 사실상 폐안이 된 상황에서 결국 셔틀운행으로 가닥을 잡을 수 밖에 없는게 현재의 상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기관차 열차를 셔틀로 돌리기도 그렇고, 운영거점이 마땅찮은데다 디젤운전인 RDC를 써먹기도 그렇고 어중간 합니다. 누리로 같은걸 내리기에는 돈도 안되는데 이용객 많은 동네에서 빼돌려 쓴다는 것도 마땅찮고. 여기서 좀 엽기적인 대안이지만, 현재 좀 용처가 애매해진 경의선용 4량편성 전동차를 2~3편성 광주고속철 기지나 광주역의 차량기지에 전속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비가 가능할지는 좀 고민이 되긴 하지만, 일단 그나마 대량생산이 된 차량이다 보니 부품이나 운용 자체가 부담될 거 같지는 않고, 어차피 돈도 안되는 노선이라면 차값싸고 동력비도 싸게 치이며, 1인승무로 퉁치기가 되는 전동차를 내려서 광주송정-광주간 운행을 시키면 이래저래 적자 축소 효과는 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광주송정, 극락강, 광주 3역에 고상홈을 설치해야 하고, 기왕 전동차를 박는 김에 자동개집표기 같은걸 쓰는 등의 수고는 해야하긴 할겁니다만, 어차피 고상홈 까는 건 철도시설공단의 소관이니 철도공사 입장에서 적자부담이 있다긴 어렵고, 자동개집표기 설치도 정 안되면 에드몬슨 표를 살리거나, 통근열차 취급하는 방법으로 갈 수도 있긴 할겁니다.
뭐, 이게 잘 풀리면 아예 광역전철의 밑밥으로 쓸 수 있을거고,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광주시가 광주선 복선화나 도중 정차역 증설사업, 역 개량 같은데 지원을 적극 하는 방향으로 틀어볼 수도 있을테니 그럭저럭 시도는 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