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호남고속선/전라선 계통이나 경부고속선 계통이나 포화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단 평일수요는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겠지만, 피크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흐름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현재로서는 차량 자체도 여력이 없고, 또 차량의 여력이 있어도 서울시내쪽으로 선로용량이 없다시피 합니다. 게다가 일반열차를 삭감해서 수도권고속선용 증차분을 기껏 넣어주면 나중에 수서에다 그 용량을 밀어줄 거라는 불안감이 있으니 철도공사가 호구도 아니고 이런걸 밀어줄 이유도 없다시피 합니다. 수익을 못내서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정부가 욕하는데, 오늘만 살겠답시고 그 수익을 줄여 국민에게 봉사하는 병신짓은 할 이유가 없을테니.
결국 과제는 차량의 증비방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할겁니다. 일단 원강선용 EMU투입이 궤도에 오르면, 거기에 충당하려고 산 KTX 10량 15편성을 돌려쓸 수는 있지만 역시 공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만한 물량이라기는 좀 어렵고, 지금의 문제는 1열차 당의 공급이 문제가 더 큰 판입니다. 즉,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1열차당 공급량을 극대화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결국 답은 16량 편성의 해무밖에는 없습니다. 일단 이걸로 가면 1000~1050명 정도의 정원공급이 가능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충분하다기는 좀 어려운데, 여기에 한가지 꼼수를 쓸만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T차를 편성 중간에 몰아주고 이걸 모조리 2층차로 전환하는 겁니다. 즉, 일본의 100계 V편성 "그랜드히카리"와 비슷한 편성을 취하는 것입니다.
2층차를 투입하는 것으로 대충 80명 정도의 정원 증가 효과는 2+2배치에서 가능할 걸로 생각이 됩니다. 좀 꼼수기는 하지만, 1층부분에 출입구를 두고, 박스시트에 가까운 구조의 좌석배치를 하면서 단층부분에 추가로 좌석을 끼워넣어 1층을 모조리 자유석으로 박아버린다면 100명 정원 증가도 기대해 볼 수 있을겁니다. 통상대차인 만큼 축중제한도 그리 크지 않으니, 입석 집중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고, 또 1층에 출입문을 박으면 저상홈에서 단차없는 승차가 가능하니 일부 공간을 할애해서 장애인 대응 공간으로 하기도 좋을겁니다.
물론 그랜드히카리 편성은 버블기의 개념이 듬뿍 묻어있어서, 식당차 1량에 1층부분에는 컴파트먼트실을 대량으로 배치하는 방향이고 정원증가효과를 크게 보는 방식은 아니기는 합니다. 또, 편성간의 좌석배치가 안맞다거나 배치가 복잡해지고, 2층구조기 때문에 검표의 어려움도 상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뭐 그렇지만, 해무 기반의 차량이라면 6M2T가 기본이고, 2T부분이 선두차가 아니라 중간차로 맞춘다면 저런 레이아웃을 만드는 건 가능할겁니다. 2층차량구조에 대한 검증작업이 따르기는 해야할겁니다만.
뭐 2층차 끼워넣기는 그야말로 극단적인 방향에 가깝긴 하니 일단 단층차로 가더라도 좌석 레이아웃을 좀 잘 우겨넣거나, 1량당 차량편성장을 25m로 늘려서 좌석숫자를 한줄 정도 늘리거나 하는 식으로 하는 건 가능할 거고, 이정도만으로도 16량 풀 편성을 지르면 단층차 1100명 근처까지 해볼 수 있을거라 봅니다. 중간에 2+3자유석이라던가 박스시트 우겨넣기라는 극단적인 대안도 꺼낼 수 있을거고. 여하간, 차기 차량을 좀 더 빠른 시점, 2020년까지 한다고 치고, 한방에 20편성을 추가 증차하면서 KTX-1 조기대차분을 10편성 정도 끼워넣으면 뭔가 좀 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