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통도에 붙은 설명은 여러모로 재미있긴 한데, HSR350을 개발할 당시의 구상안에서 벌써 현재의 해무 개발로의 브랜치가 갈라져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이 계획안에서 제외된게 관절대차형 동력분산차량이라는 컨셉이 없어지게 된 점인데, 초기엔 이걸로 가려다가 결국 축중제한 문제나 기술적인 난점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분산식, 비관절 차량이라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KHST20이 산천의 모체가 된 그 차량으로, HSR-350x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이후 한빛350이 되었던 그 시험차량입니다. HSR21이 해무의 원조 컨셉이다가 결국 관절형이 포기된 현재의 기획안으로 바뀌게 된 셈입니다. 결국 병행추진이라는 구상은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한 세대가 밀리게 되었는데 뭐 이건 개발능력이나 자원 투입의 문제가 있다 보니 그리 된 셈입니다. 근래의 분산식 개발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도 이 타이밍의 문제에서 한 스텝이 꼬인 결과라면 결과일까 그렇습니다.
근래 산천 20량 버전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냐 라고 말이 있는데, 사실 저때 이미 컨셉 자체는 있었습니다. 이른바 동력거점식이라 불리던, 동력객차(M차)를 중간에 끼워넣어서 앞 6축, 뒤6축에 중간 4축으로 산천 중련에 해당하는 동력차 4대분의 동력대차를 탑재하는 방식인데, 현재의 KTX-1에 비해서 공간면에서 이점도 없고 그렇다고 산천 중련보다 유리하지도 못한지라 포기되었던 걸로 보입니다. KTX-1의 레이아웃 대로 만들기에는 역시 성능면에서 제약이 너무 큰지라 이게 포기되었다 봐야 할겁니다. 지금와서 만들려고 하면 유도전동기+IGBT버전의 동력객차를 새로 만들어야 할테니 비용면에서나 시간면에서나 이득이 전혀 없는 행태가 될겁니다.
이제는 뭐 결국 해무의 양산버전을 개발하거나, 아니면 더 시간을 들여서 2층차량 같은걸 기다려야 할건데, 그리 여유가 풍족하지 않은 만큼 대안은 빤할겁니다. 410석 버전의 산천 차량을 만들어서 그냥 많이 만들어대는 것으로는 결국 선로용량 한계나 1열차당 생산성 면에서 향상효과가 없는 만큼 미래가 없는 대안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