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철도, 착탈식 화차 개발
이걸 보면서 먼저 든 생각이 철도공사가 운용하고 있는 철강수송용기나 테레프탈산 수송용기였습니다. 컨테이너 화차를 베이스로 해서 적재부를 컨테이너 규격을 베이스로 제작해 운용한게 한 5~6년 정도 된 일인데, 어째 엉뚱하게 핀란드 철도에서 오스트리아 회사의 협조를 얻어 개발에 들어간단 이야기를 들으니 그야말로 철도공사 의문의 1승인거 같습니다. 뭐 상회입찰 하지마라고 해야 할 건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실 이 아이디어 자체는 수송의 현대화 차원에서 나온거라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운임상 우대를 받는 컨테이너 화물로 차급화물을 전환하려는 꼼수에서 시작된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소뒷발에 쥐잡기 식으로 얻어걸린 케이스기는 합니다. 외려 전통적인 석탄, 석유, 시멘트, 광석 종류의 화물을 제외한 유개차 수송쪽에는 이게 의외로 유의미한 전환방식이 될 여지도 있어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컨테이너 특유의 화차회전율은 얻을 수 없기는 하지만, 차급화물 수송에서 가장 난제였던게 적재편의나 구조를 얻기 위해서 25년짜리 투자부담이 생기는 사유화차를 써야 하는 문제가 묘하게 해소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부는 철도회사가 컨테이너용으로 범용사용이 가능한 화차로, 그리고 화물부는 기업이 자기부담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전용 컨테이너로 해결하는 식의 투자부담의 명확화가 가능해지니, 일종의 중간계투적인 철도수송방식 정도로 생각해 볼 부분은 있기는 합니다.
물론, 이게 철도회사의 관점에서는 화차가 특정 화물 수송에 전속되어 공통운용에서 빠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약점이 있고, 컨테이너 화차 수급이 꼬이는 문제는 있지만, 대신 사유화차보다는 짧지만 컨테이너 보다는 좀 더 장기적인 수송계약을 유치할 수 있는 점에서 반드시 단점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전용 컨테이너는 초기투자가 좀 들기는 하지만 사유화차처럼 정비부담 문제도 적고 사용기간도 투자상각을 보기는 해야하지만 화차의 수명기간보다는 짧을테니 지나치게 장기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한 사유화차 투자보다는 좀 낫긴 할겁니다.
겸사겸사 화물철도에서 가장 골아픈 부분인 기업 대 기업의 계약구조다 보니 발생하는 물량의 불안정성을 어느정도 이걸로 헷징해 볼 수 있지 않나도 싶습니다. 결국 물류 수송이라는 체인 구조에서 누가 어디까지를 부담하는지를 두고 미스매치가 생기는 판인데, 이런 식의 분담구조가 동작할 수 있다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타협가능한 거래구조는 나오는 택이니, 컨테이너 전용화나 지선수송 민간화의 대안으로 좀 돌릴만한 여지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듭니다. 물론, 여러 대안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게 어느정도 먹히는 안이 된다면 구태여 해외사례를 들면서 고민할 이유는 적지 않나 싶고 말입니다.
여하간, 요즘 내리막 일로 분위기의 철도화물이기는 합니다마는 이런데서 선빵이 터져준건 좀 재미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