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적을 구현하는 방법에는 그냥 선로자체의 건축한계를 크게 만들거나 아예 노천구간만 다니게 해서 그냥 통상 평판차에 컨테이너를 2단으로 올리는 굉장히 터프한 방법과, 이번에 개발한 것 처럼 포켓 타입, 이른바 낙입식으로 만들어 저상구조로 만드는 좀 더 스마트한 방법이 있습니다. 대개 전자는 대차와 차륜의 높이상승을 억제하긴 해도 후자에 비해 1미터 이상 높은 적재고를 만들어 버리는지라 특정 노선만으로 한정되는 약점이 있고, 후자의 포켓 화차는 높이 상승을 많이 억제함은 물론 무게중심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차상부 공간이 낭비되기 때문에 유효장을 줄이는데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개발한 화차는 유효장도 최대한 우려먹고, 1차당 적재량을 비록 로우 프로파일 타입만 쓸 수 있지만 6TEU를 적재하게 만들어서 얼핏 보면 2단적 방식의 장점을 취한 것 처럼 보입니다. 국적선사도 말아먹은 이 와중에 지극히 로컬성이 강한 로우 프로파일 컨테이너의 보급이 얼마나 가능할지 걱정은 되지만 일단은 높이제약을 극복하고 그야말로 킹왕짱스러운 화차를 만든거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해외의 개발진들이 짱구라서 포켓식 화차를 4TEU 적재로 만든게 아닙니다. 공간 낭비가 있지만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낙입식 구조를 만들면서 화차의 제동관련 기기류나 기타 장비류를 적재할 공간으로서 그런 구조를 확보한 면이있습니다. 또한 저상화차로 만들면서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관절대차를 끼워넣고, 이걸 4~7연으로 구성해 1개 화차를 만드는 식으로 해서 열차 길이를 최대한 억제하고, 또한 연결기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운행중 분리나 제동관 체결 작업 등 인적오류나 결함의 최소화가 가능하도록 배려하며, 입환의 번거로움을 줄이도록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더 길게도 만들 수 있지만, 화물열차의 특성상 작업선이나 측선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긴 고정편성이 되면 입환이나 하역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또 열차의 운전에서도 열차 출발시에 연결기 유격이 없어지면 출발저항이 커져 동력차 부담이 커지니 그런걸 감안해서 고정편성 길이를 그정도로 잘라두기는 합니다.
게다가 이번 개발품에서 적재량 증가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화차로서는 지나치게 긴 차체에 3축 대차까지 동원을 한게 여러모로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횡압 증가라는 약점이 있다보니 어쩔수 없이 축 숫자를 늘려야 하는 기관차에서나 쓰는게 3축대차고, 사실 2단적 개발 초기에 관절대차를 쓴 4TEU 2단적을 고르지 않은 이유중 하나가 저 3축대차 사용을 피하려고 했던건데 다시 돌고 돌아 이걸 썼다는 점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미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해 봤자 답이 없기는 합니다마는... 차라리 2단적이 비효율적이라면 아예 터키에서 하듯이 2량을 관절대차로 묶어서 경량화와 화차 길이 단축을 노리거나 하는 방향이라던가, 러시아나 동구권에서 쓰이는 4TEU장대화차를 같은 방향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듭니다. 좀 우려가 되는 결과물이라 향후를 좀 지켜봐야 할듯도 싶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