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자 허덕이는데…코레일에 고속열차 강매한 국토부
이건 뭐랄까 까라면 까라 식으로 밀어붙여서 뒷맛이 지저분하긴 하지만, 사실 이렇게 푸시를 안하면 차량체계를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게 있어서 좀 필요악이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듭니다. 일본국철의 가장 큰 패착으로 꼽히는 0계를 0계 차량으로 대체하는 시도랄까 그런게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투자가 들어가고, 그걸 굴리면서 차회 도입분에서의 개량점을 찾아가는게 필요하기는 합니다.
사실 KTX-1의 공식 사용개시가 2004년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차량은 2002년경에 반입되었고, 프랑스에서 넘겨받은 차량 중에는 현지 시운전을 뛰느라 97년에 완성된 차량도 존재합니다. 시설쪽의 지연때문에 국수역에 KTX차량이 유치되었었다거나 그런 것도 알려진 이야기고 말입니다. 이걸 기준했을때 97년 도입분은 30년 운용이라면 2027년에는 교체가 필요하고, EMU-300도입 시점이 빨라야 2020년, 아마 이것저것 딜레이까지 가면 2022년까지 밀릴걸 감안하면 시간차이는 5년 정도로 그리 긴 시간은 아닙니다. 당장에 KTX-1의 진부화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좀 더 일찍 폐차가 결단될 수도 있어서 타이밍 적으로는 그리 심하게 빠른건 아닐겁니다.
오히려 향후에 지선계통 추가 같은걸로 야금 야금 이루어질 증차분을 계속 KTX-산천 베이스로 밀기보다는, 동력분산식을 도입해서 실제 영업일선에서의 운용성이나 기술적인 특성을 파악하고, 이걸 바탕으로 2030년 전후해서 발생하는 KTX-1의 대규모 교체 전에 완성도를 확보한 설계를 확립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해외사업은 어차피 덤으로 붙는거니 좀 타이밍이 맞을때 질러보는 것도 필요하고 말입니다. 다만, 이게 강압에 비슷하게 밀어붙인 점이나, 이런 걸 해볼만한 수익 여력은 하나도 안남기고 독박을 씌워버리는건 개선이 필요하다 봅니다.
2. 국토부, 朴정부때 '한반도 통합철도망 마스터플랜' 마련
좀 부실하게 용역이 돌아갔다면 문제긴 하겠지만, 이런걸 하는 거 자체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형정보 외에 도시나 인구구조, 산업배치까지 아울러서 이루어져야겠지만 북한이란 동네가 워낙 이상한 데라서 신뢰가능한 자료가 없으니 제한적으로 지도에 줄긋기 정도밖에 안되기는 할겁니다마는.
지도만 가지고는 어렵고 실제 트래픽의 추이가 나와야 결정할 수 있는거지만, 기왕에 우리나라 고속철도가 유럽식의 바이패스 개념을 처음에 들여와 쓰던거 처럼 북한에서도 이런 개념을 좀 적용할 필요는 있을겁니다. 즉, 경의선 같은 경우 어차피 화물까지 고속에 올리진 못하니 개량선과 고속선이 같이 건설되어야 할건데, 한방에 이걸 정비하는 건 중국에서 약팔이가 있었다 해도 쉽지 않은 만큼 어느정도 끊어서 단계적으로 올리는 작업을 하는게 맞을겁니다. 평라선 같은 곳도 비용효율화 차원에서 전구간 미는 건 장기과제로 돌리고 바이패스 우선 정비 후 개량이라는 방법이 있을거고 말입니다.
그래서 좀 봉창 두들기는 감은 있을지 몰라도, 타임테이블을 놓고 개량과 건설을 쌓아놓은 계획이 들어가 있어야 할거라고 보는데, 4억 예산이 들어간 거에 이런게 없을거라고는 생각은 안들기는 합니다. 그게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했을지는 불확실하기는 합니다마는.
3. '무궁화호 개조 사업', 코레일 수익 올리는 변칙 요금인상?
아마 알려지면 좀 까이겠단 생각은 든건데 이렇게 직구로 까이는 건 참 안습하기는 합니다. 이게 관광열차 개조로 무궁화를 새마을 특실까지 운임을 올려보고서 맛을 들인거 같기는 한데, 사실 좀 과하게 까이는 감은 있습니다. 워낙에 무궁화호 운임이 박한데다 운임인상을 억제당한지 10년이 넘다보니 이젠 정기권 기준으로는 무궁화가 전철보다 싼 경우도 나오기 시작하는 판입니다. 이렇게 무궁화호 가치가 쳐박혔다 보니, 과거 통일호가 그랬듯이 등급자체를 진부화시켜서 축소하고, 새마을로 유도해서 인상을 하는 방법밖에 남은게 없어서 이렇게 된거라 봐야할겁니다.
개중에서 비교적 차령이 오래되지 않은 차들 위주로 새마을화를 하는 거 자체는 나쁜 발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들 차량은 나중에 객차열차 자체가 소멸단계에 근접하게 되면 마지막 남겨질 차량이기도 하니, 어느정도 운임수준을 높혀놓는게 경영상으로는 합리적인 방책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2000년대 도입분일테니 객차 리뉴얼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니 기왕에 이렇게 하는 게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언급되는 디테일에서 좀 재미있는 점이, 52량이라는 숫자에서 장항선 새마을의 대폐차 용도로 들인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경부선이나 호남선 용도로 언급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일각에서 돌던 말 대로 야간열차의 등급향상 의도라면 승객 입장에서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차피 야간열차에서 창밖은 크게 기대할 것도 없으니, 좌석을 고급화하고 개별 USB 콘센트 같은걸로 서비스를 개선하며, 차음성이나 조명을 개선한다면 야간열차의 그 피곤한 느낌은 많이 덜 수 있을거라 봅니다. 물론 베스트는 구 새마을 특실차들 위주로 편성해서 그야말로 달리는 안락의자화 하거나, 아예 좌석차와 평상차, 그리고 개실 침대를 혼합한 야행전용 객차겠습니다마는... 이정도까지는 제도적으로도 안받쳐주고, 이용객도 운임을 내줄 사람은 별로 없으니 저정도로 타협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4. "일반철도 운영손실 1조원…3개 노선만 흑자"
일반철도 손실문제는 해묵었지만 수치적으로 업데이트는 해둘만 해서 꼽아봅니다. 선별 데이터가 나온거 같은데, 전체 데이터가 오픈되지 않아서 좀 아쉽기는 합니다.
여기서 좀 포인트는 그래도 흑자선이 세 개나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과거에 비해서 꽤 숫자가 올라가 있다는 점에서 희망이 보인달까. 경인선 277억원은 10년전 데이터에서 60억 내외 흑자이던거에 비하면 꽤나 화끈한 숫자고, 경원선 125억원이나 분당선 300억원은 좀 놀라운 숫자라면 숫자입니다. 경원선은 중앙선 직결계통으로 먹는 물량과 의정부, 양주, 서울 동북지역 인구 증가압력을 그대로 받아서 CDC운행과 의정부 위쪽 지역의 좀 애매한 통행량에도 불구하고 버닝한 거 같고, 분당선은 왕십리~수원 연결덕에 그야말로 포텐이 터졌다고 봅니다. 분당선은 너무 벌어서 앞으로 8량화 요구가 꽤나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반면 적자쪽은 PSO쪽에서 펑크나는 거야 그렇다 치지만, 적자의 중핵은 사실 PSO노선보다는 경부선과 호남선이라고 보아도 무방할겁니다. 화물 적자 포함 2,230억원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상 철도공사 적자의 중추가 여기라는 이야기와 같다 할거고, SR개통이 본격화된 올해 실적에서는 그야말로 핵폭탄이 터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호남선도 115억원 손실에서 KTX의 고속선 이전과 수요이탈로 453억원까지 적자가 벌어진것도 주요간선의 화물보전과 비채산 여객이 가장 근본적인 적자원인이라 할겁니다.
여기서 PSO의 보전 방향을 어떻게 바꿀것인가를 이야기 하는데, 사실 PSO만 볼게 아니라 선로사용료와 유지보수비 부담 문제, 그리고 수익성이 있는 고속철도 부문의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도 묶어서 봐야할겁니다. 이건 이야기가 많이 커지지만, 사실 철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다루기 위해서는 재원의 배분과 관리가 결국 핵심인지라.
좀 나간 이야기지만 건설투자와 운영보조의 재원배분을 좀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구조의 운영보조 보다는, 지방광역철도나 마침 몇일전 이야기가 나온 폐선 내지는 이설선의 운수시설 재활용 같은 걸 보조하는 식으로 철도이용률을 올리고 간선외 철도의 수단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배분을 하는게 필요할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