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참 갑갑한 사람들이 사고친걸 수습하는거 같은데... 전철구간 노선과 따로 떨어진 노선을 붙여놓으니 안내에 착오가 다발할 수 밖에 없고, 잠정개통이라고 하더라도 호칭 문제는 명확히 정리를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경강선 노선이름 자체에 대한 논쟁은 별론으로 보더라도 실무적인 고민 없이 노선이름을 떡하니 붙여먹은 대가가 좀 쓰다면 쓰긴 합니다.
경강선이 일제의 잔재라는 논쟁은 좀 우려는 드는게, 원래 구한말부터 쓰던 이름이기도 하거니와, 청대의 중국에서도 이런 작명은 사실 흔합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의 논쟁이랄까. 베이징-펑텐간의 철도를 경봉철로(京奉鐵路)라 부르는거나, 담천우를 기사장으로 해서 중국이 자력 건설을 처음으로 했던 경장철도(京張鐵路)도 그게 애초의 명칭이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일본에서는 주요철도 중에 경X선이라 불리는 노선은 딱 하나 게이힌선(京浜線) 정도 밖에 없는게 아이러니랄까. 외려 XX선이라 부르는게 일본식 관례에 가깝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표현에 대해서는 별로 태클이 안걸리는 거 부터가 좀 재미있달까.
경강선이라는 이름을 따로 떨어진 두 선구에 붙인거 자체는 왕년에 안산선 때문에 선구가 두도막난 수인선의 예에서 끌어다가 그리 한거고, 의도자체가 예산 쟁탈전에서 여주~원주선이나 월곶~판교선에 발이라도 밀어넣어 보려고 그런거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덕분에 안내체계가 개판이 나고, 노선 체계의 원칙이 흔들렸으니 적절한 행정행위였다기엔 많이 민망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걸 까기 위해서 일제 잔재 드립을 끌고오고 하는건 많이 벗어나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차라리 공사선명이던 원강선을 그냥 그대로 쓰는게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원선이라는 이름이 좀 너무 큰 감이 있어 부담이 된다면, 기종점을 기준하고 적당히 다르게 부를 수 있는 원강선 정도가 적당할겁니다. 물론 이름을 뒤집는거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니 꺼렸을듯 합니다마는. 그렇다고 1968년에 현 노선과 유사하게 가던 동서고속전철 계획에서 원용할수 있는 동서선은 90년대에는 춘천~속초/양양에 쓰기 시작해서 사실상 그쪽이 선점을 했으니 이걸 쓰기도 그렇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