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망에 대한 접근성 제고는 좋은 이야기기는 합니다. 카셰어링이나 주차편의, 파생형 버스 이야기는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될 이야기인데, 셔틀 열차 도입, 그것도 마침 강릉~동해와 포항~영덕 구간을 우선한다는 이야기는 뭐랄까 철덕들을 설레게 하는 떡밥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어느정도 고속철도망의 규모가 올라왔기 때문에 슬슬 해야 할 일이기도 했긴 했지만 말입니다.
사실 1월 26일 개통한 포항~영덕 간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다른 간선 노선과 달리 포항~영덕구간만을 반복운영하는 방식이라는 파격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 좀 예외적인 위상의 상행 막차를 제외하고는 전부 KTX열차와 접속 다이어 형태로 계획을 한데다, 심지어 운용차량인 RDC는 동대구를 거점으로 하는데, 동대구~포항 간의 운행과 포항~영덕 간의 운행이 연계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차번호를 잘라 운영하기까지 하는 모양새입니다. 동해중부선 구간개통의 경우 수요가 충분하기 어렵기에 다른 PSO노선들처럼 기존 무궁화열차 연장형식으로 통근시간대 1왕복씩과 낮시간 1~2왕복 정도의 3~4왕복 체계로 뭉개지 않을까 예상을 했는데 그걸 넘는 7왕복 체제라는 것도 좀 눈에 띄는 변화라 할거고 말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강릉~동해간의 셔틀열차 도입이 이야기가 나온건 확실히 풍향의 변화가 느껴진다 생각이 듭니다. 뭐, 사실 강릉~동해간에 기존 무궁화 연장형태 운영은 시설을 개판으로 해놔서 도저히 각이 안나오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변화당해졌다라고 생각은 됩니다만. 과연 어느정도의 다이어 변화가 따를지는 실제 나와봐야 알겠지만, 언급한 걸로 봐서는 전 정기 무궁화의 동해 타절은 거의 기정사실이고, ITX새마을 같은 동차열차나 정동진 임시, 바다열차나 해랑 같은 정도만 진입하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투입량이 얼마나 될지, 어떤 차량을 투입할지는 아마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야 어느정도 그림이 나올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전까지 전차선도 다 걷어내버린 영동선에 차를 넣기도 어려울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놔둘수도 없는게, KTX개통 이후 첫 여름을 제대로 된 영업체계 없이 맞이했다가는 오만 욕은 다 들어쳐먹을 뿐더러, 장사도 개판날게 뻔한지라 그보다는 빨리 정리는 하긴 해야할겁니다.
당장에 마땅한 차량이 떠오르는게 없는데, ITX새마을 차량은 여유가 그리 충분하지 않은데다 셔틀정도에 쓰기엔 너무 비싸고 호화로운 물건이고, 더욱이 6량이라는 수량은 여름철이 아니라면 확실히 과잉이 될겁니다. 그나마 좀 손이 남을 만한 차라면 누리로 차량이 있긴 한데, 문제는 호남선/전라선 운용을 전폐한다 쳐도 계륵같은 서울~신창 운행 2왕복은 지역 민원열차라 손대기가 어렵고, 이거 하나 때문에 차량운용을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게 양분시킬 수도 없거니와, 운용거점을 옮기지 않는 이상에는 셔틀 운용이 매우 난감하기까지 합니다. 동해중부선 처럼 하루 7왕복 운용 정도면 2~3편성으로 하겠지만, 그보다 회수가 늘어나면 차량총량이 모자라고 말입니다. RDC가 그나마 만만하고, 바다열차와 정비시스템 공용이라는 점은 있지만, 기껏 전차선까지 완비한 구간에 전기차를 한대도 안쓰는건 언어도단에, 차령이 다해가기 때문에 한두해 쓰고 갈아치워야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투입 가능한 차량의 종류나 수량에 따라 바뀌겠지만, 적어도 강릉~동해 구간에서 제대로 된 셔틀 수송을 제공하려면 주요 영업시간대 매시 운행 정도, 즉 06~22시 매시 1왕복으로 15왕복 정도 설정은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현재 경강선 KTX 26회에 회송이나 임시 여력을 감안하면 저정도까지 적극적으로 밀어넣기는 좀 어려울거라 예상은 됩니다. 그정도 영업이 될까도 사실 의문이 남기는 할거고 말입니다. 그래도 셔틀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수준이 되려면 10왕복 정도까지는 나오긴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좀 엇나간 생각이긴 하지만, 차라리 수도권 전동열차 중 4량편성 열차를 3~4편성 동해나 강릉기지에 배치해서 셔틀 운용 전담으로 돌리고, 여기에 맞게 량당 4개의 출입문을 2개 정도로 줄이고 승강장도 향후 EMU-250 정차역은 고상홈 개량, 그 외의 셔틀전용역은 승강장 가설발판 형태로 정리를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수도권전동차가 남아도는 건 아니지만, 인버터제어 4량차량 중 차출하거나, 아예 구식의 저항제어차 중 차령연장을 할 수 있을만한 걸 골라서 전철구간 셔틀서비스 전용으로 편성을 뽑아다 쓰는 방향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운임은 무궁화 자유석 베이스를 전제로 하면 납득가능할거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서 향후 지선의 구간열차로 KTX나 EMU-250서비스를 연계하는 걸 확대할 거라면 작정하고 이런 서비스에 맞는 단편성 전동열차나 디젤동차 디자인을 개발해 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도 듭니다. 강릉~동해의 경우는 당장에는 시설이나 차량여건상 단구간 서비스만으로 운영을 해야겠지만, 향후 여기에 맞는 차량이 개발되고 수량면에서 확보가 된다면 바다열차의 대체차량이나 동해~철암간의 연장운행이나 아예 관광전용편성을 투입한다거나 하는 것도 생각해 볼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런 차량 투입에 더해서 재정면의 대책도 좀 병행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교차보조를 문제시해 왔던 정부의 태도를 생각해 보면, 현 정권의 성향에 맞춰서 적자압박을 덜한다고 해도 조금만 분위기가 돌아서거나 정권 교체가 일어나면 바로 말을 뒤엎고 칼부림을 벌이려 들던가 적자열차 방치플레이를 적극 조장할거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구간열차 투입에 대한 재정보전 장치를 뭔가 개발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나 싶습니다.
여하간, 이건의 세부적인 정보는 3~4월 정도가 되어야 뭔가 정보가 나올거라 생각이 되니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