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근래 강북 낙후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두더니, 좀 절감한게 있어서 아이디어를 들고 온거 같단 생각은 듭니다. 6호선과 비슷하게 비교적 교통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에 궤도교통 공급을 하겠다는 접근이어서 사업성 면에서는 좀 검토가 깊게 가긴 해야겠지만 다른 경전철 노선과 함께 묶어서 본다면 나쁘지 않은 접근이라 생각은 듭니다.
노선 자체는 공사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접근을 한 모양새가 보입니다. 그래픽에서는 내부순환로 하부 활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 직하부는 고가 교각 기초등에 지장을 받는데다, 하천 바로 아래로 공사가 어렵고 인근한 도로축선을 활용하는 걸로 생각을 하는게 맞을겁니다. 아마 홍은동 일대에서 북한산 자락을 넘어 정릉으로 넘어가는 루트는 내부순환로가 아닌 일반도로 축을 따라가는 방향으로 계획이 되었을거고, 일련의 도로축에서 살짝 어긋난 청량리로 가는건 홍릉동의 공공기관 하부 통과로 가닥을 잡은 접근으로 보입니다. 노선 축으로서는 동쪽구간은 최선이라고 해도 그리 틀리진 않을거고, 서북부 축도 명지대 앞을 지나가지 못하는 정도를 빼면 그런대로 잘 골라진 느낌입니다.
다만, 경의선 남쪽으로의 진출은 마포구청역의 선시공부 같은걸 활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도 노선을 좀 틀어야 하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일단 가좌역은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지하로 관통하면서 사실상 여기를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대충 견적으로 지하 20~50m 범위를 두 철도가 관통해 지나가 있어서 길을 내기가 굉장히 어려울 걸로 보입니다. 대흥동 부근에서 처럼 6호선이 실드터널 비슷하게 단선병렬로 지나간 구간처럼, 두 철도의 사이를 관통하는 방법을 쓸 수는 있겠지만 과거와 달리 그런 공사를 할만한 여건도 못되는데다, 또 마침 지하차도가 하나 지나가고 있어서 걸리적거리는 시설물이 굉장히 많은게 문제입니다. 여기가 적정비용과 적정한 심도로 큰 무리 없이 건설 가능하냐 마냐가 노선계획이 성립 가능한가 아닌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거라 보입니다.
이외에 고민이 되는건 차량기지 쪽인데, 노선연장을 생각하면 면적이 작기는 어렵다 보입니다. 1회 왕복운전에 들어가는 시간이 표정속도 40km/h정도로 가정하면 대충 45~50분 정도가 나오는데, 편성 량수와 배차간격을 감안해서 보긴 해야하겠지만 첨두 4분시격을 가정하면 최소한 12~15편성 정도를 확보해야하고, 역 숫자나 노선 연장 등이 생기기 시작하면 20편성에서 25편성 정도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생깁니다. 이 시점에서 아마 현재 생각중인 부지인 월드컵경기장 일대 공원 하부는 충분한 시설용량을 확보하기가 난감할겁니다. 또 노선이 대심도화되면 지하차량기지 건설도 그만큼 환장하는 물건이 될거고. 인입선을 한바퀴 돌려치는 짓을 하면 이걸 해소할 수는 있는데 지하건설이면 돈이 막 폭발할거고 말입니다.
여기서 좀 해볼건 이걸 경전철로 계획하지 말고 원종-홍대선과 직결하는 중전철로 계획을 하면 어떨까 하는 점입니다. 원종홍대선의 경우 홍대 들어가는건 노선중복도 일단 심하기도 하거니와, 홍대에서 막장환승이 예상되는지라 차라리 시내방향 접근은 경의중앙선에 몰아주거나 6호선 경유로 분산시키면 나을거라 봅니다. 원종홍대선의 차량기지 사용 문제도 인천등에서 자꾸 끌고오려 들지만 김포공항 활주로 서남단 일대의 농지를 전용한다면 충분히 시설규모도 갖춰지고, 기지 자체를 지상에 건설하는것도 가능할겁니다. 대충 마포구청역을 찍고 그대로 서쪽으로 틀어서 난지도공원 북쪽으로 돌아서 간다거나 하면 될걸로 보입니다. 신목동 접속이 좀 아쉽다면야 노선을 좀 틀어서 등촌-염창간을 9호선과 병행해서 진행하고, 강서구청에서 남하하는 방법도 있긴 할거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노선연장만 보면 신규지하철 수준의 대규모 노선이라 해도 될법 하고, 마침 산간구간 같은게 들어가기 때문에 비교적 운행속도를 잘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을겁니다. 대신 시내로 들어가는 노선이 아닌 일종의 순환선이 되기 때문에, 시내접근을 위한 각 노선과의 접속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단점은 남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노선으로 보이고, 아간선에 가까운 서부선 및 그 연장선 과의 역할관계를 잘 다듬는다면 수익은 몰라도 편익은 확실히 있음직한 노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