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급행화는 계획은 여러곳에 박혀있지만, 현재로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현재 상행 4편, 하행 3편이 투입중이라서, 그래도 개중에선 좀 나은 급행운전 케이스기는 하지만 역시 성에 차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설 개량을 통해 급행운전을 하겠다는 계획이 나오고 있는데 기술적 난관이 워낙 많아서 언제 될지도 모르고, 경부선 전철 급행 증강에서 보였듯이 '데즈쿠리' 다이야로는 이걸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추태를 보인지라 실제 추진단계를 가기는 할까 의구심도 드는 지경입니다.
여러모로 이런 복잡한 여건 속에서 꽤 오래전에 나온 떡밥이, 사당~금정 구간에서 이용객 추이가 애매하고 쓸데없이 우회해 가는 모양새인 대공원역과 경마공원역, 그리고 이용객이 별로 없다시피 한 선바위역과 남태령역 4개 역을 아예 무정차 통과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온바 있습니다. 급행운전에서도 그 이야기가 다뤄진 바 있고, 환승거점인 선바위역 정도를 빼면 뭐 그래도 되겠거니 하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문제는, 이들 역을 무정차 통과할때의 비용 문제입니다. 역 자체를 폐지하는건 이 역들이 아무리 통근통학과 무관하다지만 이용객이 없는 역도 아니고, 또 여기에 부속된 공공시설물들의 경영문제도 엮이게 되니 전부 폐쇄나 주말만 개방 같은 방법은 여러모로 언어도단이라 할겁니다. RH만이라도 무정차를 하겠다고 하더라도, 이 시간대에 이 역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민폐가 상당히 클 수 밖에 없고, 대안으로 셔틀버스같은 서비스를 넣어줘야 대책이 될건데 이건 급행으로 추가수익이 나는 상황이 아니라면 돈낭비라서 재정당국이 "님 맞을래요? 네?"하고 시비를 털 사안이 되니 논외라 할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제"로 한쪽을 운영중지하면 어떨까 라는 겁니다. 즉, 아침 출근시간대, 즉 7시 30분 부터 9시 30분까지는 당고개행 열차는 환승거점이 될 만한 선바위역을 제외하고 대공원, 경마공원, 남태령 3개 역을 전 열차가 무정차통과하도록 하는 겁니다. 반대로 저녁 퇴근시간대인 6시 부터 8시까지는 반대로 하행을 전부 통과로 돌려버리는 겁니다. 대신 반대방향 열차는 전 역에 정차를 유지해서, 반대방향 열차를 일종의 완행열차로서 활용하게 하는 겁니다.
이 경우 각 역의 접속은 반대방향 열차 접속을 활용하는, 즉, 뒤집어 말하면 반대방향 열차가 완행의 역할을 하도록 떠넘기는 방식입니다. 물론 통과역 접속시간이 굉장히 벌어지는데다,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문제까지 부담하는 문제가 생기기는 합니다만, 대신 아침저녁의 다수의 통근객들은 3개역 통과로 모든 열차에 대해 6~7분의 시간을 절약시키는게 가능해집니다. 이 메리트는 결코 작지 않으며, 운영기관 입장에서도 차량확보나 지연 내성을 두는게 가능해지는 만큼 정시성이나 배차면에서도 이득이 있을거라 봅니다. 또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수인선 개통 후 한대앞 회차가 생겨나는데, 운전시분 단축분 만큼 투입차량 수를 절감한 만큼 사당행을 한대앞이나 산본행으로 연장한다면 이 구간의 배차개선과 함께 사당착발로 생기는 운전정리 부담도 같이 줄일 수 있을겁니다.
만약 해당 구간 초입에 위치한 선바위나 과천역이 섬식 승강장을 갖춘 역이라면 접속문제를 굉장히 편하게 풀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긴 한데, 이건 건설단계에서 잡지 못한 사안이니 어쩔수 없기는 합니다. 대신 환승편의 확보 차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확보하거나, 환승통로를 추가하는 조치를 한다면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거고, 환승거점인 선바위 대신 섬식 승강장을 갖추고 있고, 마침 사당역 회차문제가 걸리는 만큼 남태령을 정차역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겁니다. 물론 안내 체계와 역의 운영도 여기에 따라올 수 있게 배려가 되어야 할겁니다. 통과역에서는 안내문은 물론이고 개찰중지와 조명 감축을 통해 잘못 입장하는 일이 없도록 통제하고, 열차 내에서도 안내방송 체계를 바꿔야 할겁니다. 노선도에서도 RH 통과역을 별도 안내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거고 말입니다.
이 모델은 사실 어찌보면 언론에 간볼때 마다 극혐하는 반응이 나오던 스킵 스톱의 변형판인지라, 잘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반반이기는 합니다. 또한, 이걸 실험적으로 해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서 정말 과감한 결단 없이는 실시하기 어려운 그런 대안이라 할겁니다.여기에 유사시의 운전정리시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문제도 따라오는지라 아이디어에서 실행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할겁니다. 하지만, 토목이나 차량 투자 하나 없이, 역의 동선정비나 안내체계 개선과 시각표 개정 범위만으로 아침시간 전 열차에 5분 수준의 시간절감을 줄 수 있다는 건 메리트가 작지 않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