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좀 아이디어를 얻은 건, 이른바 "승차율"이라는 데이터입니다. 즉, 열차가 얼마나 점유되었는지를 계산하는 건데, 열차의 인km, 즉 해당 열차의 승하차객이 여행한 거리를 합산하고, 이를 열차킬로 X 열차정원으로 나눈 값입니다. 즉, 얼마나 열차를 채워서 여행했냐의 척도로, 각 열차, 각 노선계통의 영업효율성을 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건 사실 좌석지정이 없는 전철에서도 쓸 수 있는 지표이지만 그리 정확하진 못하고, 좌석지정열차에서는 굉장히 효과적인 지표기도 합니다. 실무적으로 산출하는 방식 등은 뭐 너무 디테일하니 넘어가고...
여하간 이 숫자와 해당노선의 양단간 이동 운임을 알면 각 열차의 매출액을 추계할 수 있습니다. 정밀하게 추계를 하려면 실효임율같은걸 알아야 하겠지만, 이걸 알아내는 과정은 아주 깊은 연구를 하던가 아니면 직접 원 데이터를 까보고 계산하는 수 밖에 없을겁니다. 뭐 어디까지나 러프하게 어느정도의 매출액이 나올 수 있는가를 검토해보자는 차원이니까, 그냥 열차 정원 X 양단간 운임 X 평균승차율을 통해 열차당 매출액을 계산하고 이걸 열차횟수와 영업일수로 누적을 해보면 노선별 연간 매출액을 어림잡아 볼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하루 4개열차씩이 다닌다는 가정 하에, 현재 주장되는 각 지선, 전라선, 경전선 그리고 동해선의 직결편 연간 매출액을 뽑아봤습니다. 운임은 수서 착발이라서 정밀하게 계산을 해봐야 하지만 계산하기 귀찮으니(...) 그냥 경쟁체제 약팔이들이 떠들어대던 10% 할인 기준으로 그냥 러프하게 후려서 산출을 했습니다. 실제로 일반선 구간에서 임율을 10% 까면 기존 운행열차들 영업을 빨아먹는 덤핑질이 될테니 현실이 굉장히 골때려지긴 할거같지만, 뭐 이런거 생각하는 국토부 나으리들이었으면 10% 드립을 안쳤을겁니다. 여하간 계산해 본 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승차율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니 좀 러프하게 40%~80% 별로 각자 추계를 내봤습니다.
열차횟수가 포화, 정확히는 평택~오송구간이 포화라서 안되지 않냐라고 하지만, 여기서 전제는 복합열차 운전입니다. 즉, 전라선이라면 익산, 경전선과 동해선이라면 동대구에서 열차를 분리, 결합해서 운행하는 조건이라면 열차횟수가 늘어나지는 않게 됩니다. 물론 연결실패나 열차고장 지연시에는 대혼란이 되기는 하겠습니다만, 이건 일단 동대구나 동익산에 동일한 예비차를 배치해 둔다면 경감할 수 있을거고, 이러려고 사실 강릉선 차량의 잉여율을 좀 높게 잡아서 노선별 4개열차 정도로 묶은 거기도 합니다. 만약 열차 횟수를 좀 더 증강, 특히 경부선 배차가 많은 경전선과 동해선에 추가 배차로 2~4회를 더 밀어넣는다면 저 매출액이 1.5배, 2배가 된단 이야기고 이쯤되면 뭐 연간 매출액 증가는 더 커질겁니다. 그만큼 경영개선 효과도 극대화될거고 말입니다.
여기에 또 간과하는 부분이 선로사용료입니다. 특히 고속선 선로사용료는 열차 매출액에 비례해서 증가하는데, 기존선에 걸쳐서 운행을 하는 저 열차들은 고속선 사용구간이 절반 내지 3/4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선로사용료 증액 효과는 좀 제한적이긴 할겁니다. 하지만, 열차가 순증하는 만큼 매출액도 순증하게 되는거고, 결과적으로 선로사용료 역시 순증 효과를 보일겁니다. 대충 추계로 때려잡아보면 50% 평균 승차율시 3개노선 각 4개열차 투입으로 약 100억원 정도, 70% 평균승차율시에는 130억원 정도의 순증 효과가 나옵니다. 물론 수천억원이 오가는 거래에서 저정도는 좀 짜긴 하겠지만, 재무적으로는 1~2%의 차이가 꽤 크다는 걸 감안하면 저걸 그냥 뭉개고 가기엔 많이 아까운 이야기라 할겁니다.
일타 쌍피를 넘어서, 지역 민원까지 해소가 되는 일타 삼피 정도의 대안을 두고서 경쟁체제와 철도구조개혁이 훼손이 되니 어쩌니 하는 사람들은 뭐랄까...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 광신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리 생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