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면에서는 전통적인 역사책 처럼 통사적 서술이 아닌, 주목할 만한 사건을 서술하는 에세이 형식의 글을 모아놓은 구성입니다. 제목의 무게에 비해서는 볼륨 면에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단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범위로 정리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읽을 만 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단 통사적 서술을 하기 시작하면 양장본 큰걸로 4~5권 정도는 너끈히 들어가야 할 뿐더러, 개인이 서술하기에는 이미 볼륨이 많이 커진 문제가 있기까지 한지라. 당장에 한국철도100년사 책이 단권이긴 하지만, 1천페이지 가까이 되는 볼륨의 압박이 있고, 이것 조차도 구간 한국철도사 1~5권을 정리하고, 누락사항을 압축해 넣은 것이 그정도인지라.
볼륨과 깊이의 아쉬움은 대신 해방이후 철도사의 서술에 새로운 이야기나 사실이 많이 늘어나서 읽어볼만 한 감이 있습니다. 물론 깊이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흑역사 취급이던 서해안선 같은 사업들의 디테일이 다루어진거나, 현대 인물들의 일화 같은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고 정책 내지 기술사 위주로 다루어지는 현대사 서술에서 약간 새로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해외처럼 굉장히 심도있는 일선의 운영이나 생활사 단위까지 다루어지면 좋겠지만, 그쯤 까지 갈만큼의 저변이 아니니 그런 아쉬움은 좀 어쩔수가 없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일독의 가치는 있는 이야기가 많은 편입니다.
어찌되었든, 본격적인 수준의 철도 역사 탐구를 하는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는 깊이기는 하지만, 그정도면 적어도 100년사 중 한두권 정도는 독파했을만한 사람이긴 할거고... 그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철도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정도 살펴볼 만한 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