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준고속선 정비 사업이라 할만한 서해선, 부마선 및 경전선, 중부내륙선 세 사업의 진행상태입니다. 돌발변수도 있고, 재정적 이유도 있고 그렇지만 한결같이 특정구간이 발목을 잡아서 적시개통에 완전히 실패하는 그런 모양새가 되고 있습니다. 사업 중 하나 내지 두개가 그렇다면 모르겠지만, 모든 사업이 그모양이라는데서 사업관리가 제대로 되기는 하는건가 라는 의문을 안가질 수가 없습니다.
서해선의 경우 신안산선 민자사업을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서울 시내구간으로의 진입을 재정문제로 환승으로 가닥을 잡아버리면서 사실상 2030년 이전에 서울 진입이 불가능해져 버렸습니다. 대안으로 나오는건 가뜩이나 병목문제가 존재하는 경부고속선에 집어넣겠다는 방향을 잡아서, 서해선에 기대되었던 “독립된 고속간선”이라는 기능을 완전히 방기해 버렸다는데 있습니다. 여기에 연관사업인 장항선 전철화는 광천 구간의 석면 문제로 장기지연되어서 2025년 이전에는 익산까지 넘어가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통근전동차로 개통하면 족할 구간 셔틀 수준의 운전을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마선 및 경전선의 경우는 경전선 쪽은 그나마 사업이 순조로운 편인데, 부전~장유구간의 하저터널 공사가 그야말로 완전히 망해서 개통 일정 자체가 모호한 지경입니다. 현재로서는 2023년 이야기를 하지만, 공사 자체의 난이도도 일단 망한데다 책임문제로 소송이 오가면 개통일정 자체가 어찌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보입니다.
중부내륙선은 이 둘을 보면 그나마 선녀같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서울은 커녕 성남에도 못들어가는 부발 종착이라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개통 자체는 그나마 꼬이진 않았고, 추가사업비나 장래의 계통변경이 걸려서 저모양인 경우인지라. 하지만, 그렇다 쳐도 명확한 목표관리도 안되고 일단 대충 개통시키고 보자 수준, 아마도 수요 미진과 배차 부족으로 까이고 또 까여서 사업을 왜 이렇게 했냐라는 비판은 반드시 나올거라 봅니다.
사실 경강선 전철구간은 거점역이라 할만한 판교나 경기광주에 부본선을 하나도 안만들어 놓은 막장 설계 덕분에 저모양이 나버렸다고 해도 될겁니다. 애초에 화물우회 기능을 어느정도 부여해서 부발에 여주~원주와 부발~평택, 중부내륙을 집결시켜놓은 거였음에도, 지하화 구간에 뭔놈의 화물이냐는 이유로 화물 기능을 싸그리 날려버린 덕분에 이모양이 되어버린건데, 참 사업계획의 허당스러움을 잘 보여주는게 아닌가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중부내륙선과 서해선 양쪽은 간선차량하고 현행 광역전철용 안전문하고 규격 불일치가 걸려서 추가비용을 들여 설비개량을 하지 않으면 직결운행 자체가 불가능할 판이 되어버리기 까지 했으니, 이건 문언 그대로 지리멸렬 그자체라 할겁니다. 말로만 상하분리가 선진정책이고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떠들었는데, 차량, 영업 일선과 전혀 조율도 안되고 그냥 건설편의 꼴리는 대로 질러댄 결과가 이모양 이꼴이라, 일상생활이 가능한 지능을 가졌다면 자괴감들고 괴로워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고 말입니다.
일단 중부내륙선은 의사결정을 빨리 해서, 판교연장을 조기에 결정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서~광주선의 경우 아직 삽도 못뜬 상태고, 경강선 전철구간을 하도 훌륭하게 건설해 놔서 깔끔하게 건설이 안될거라 생각이 듭니다. 나도는 썰로는 경기광주역에 부본선 설치를 안해놓은데다, 빠른 도시화로 인해 개량공사 자체도 견적이 안나와서 삼동역에서 몸비틀어가면서 분기를 치네 마네 하는 상황이라던가. SRT를 제2사업자로 키우기 위한 야망의 노선이라 적극행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순수 시공에 5년, 설계와 사전절차에 2년 정도는 날아가는지라 2030년 즈음에나 개통을 점쳐볼 수 있을겁니다. 즉, 10년 가까이 이른바 ‘고자’ 노선으로 매몰비용을 쳐박느냐, 아니면 장래에 변칙운용을 하더라도 판교를 개량해서 7~8년 정도 잠정운행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거라 봅니다. 특히, 성남~광주선은 일단 용인시의 연장요구도 있고, 시내 지하구간인 만큼 추가역 설치나 환경민원이 반드시 따라올거고, 막상 삽을 떠도 지연 가능성은 다분한 만큼, 판교 연장 자체는 적극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겁니다.
현재 판교역은 경강선 판교~경기광주 구간의 빠른 연담화로 인해서 통근시간대 혼잡이 생기고 있긴 하지만, 배차 자체는 평균 12분 정도로, 왕년에 중앙선이 용산역 단선 착발선 체제로 최대한 빡세게 굴릴때 배차간격보다는 여지가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인상선 활용 회차까지 하고 있는 만큼, 이음 열차용 승강장을 따로 운용해 볼만한 여지는 충분히 있기는 합니다. 승강장 길이가 12량 규격이라는 카더라가 맞다면, KTX용 정차위치와 전동차용 정차위치를 분리하고, 인상선 운용만 바꾼다면 신호와 안전문 개량 정도로 어떻게든 해볼 수 있단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경우 청소나 차량운용에 따른 회송 부담이 좀 생기고, 통근시간대 영업체계 문제가 따라오기는 하겠지만 불가능한 안은 아니라 할겁니다.
일단 판교 개통 이후의 운용에 대해서는 월곶~판교선 직결운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려있는데, 적어도 광명역을 거점역으로 쓸 생각이라면 월곶~판교선 광명역을 최소 서울도시철도식의 2면3선, 또는 섬식+상대식 구조로 별도의 간선 착발 승강장을 1~2면 가진 구조로 건설을 하던가, 아니면 아예 현 KTX 광명역 공용 사용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전자의 경우는 최소 건설비 증가로 해결이 가능한, 말 그대로의 응급적인 대책이고, 후자는 비용을 들여야 하고, 장래 수색~서울~광명 지하별선을 진지하게 할 거라면 장기구상과 어떻게 매칭시킬건지 고민이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은 영업체계와의 정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이라 할겁니다.
서해선의 경우는 어차피 신안산선 사업으로 건설되는 시화호 횡단구간의 문제가 있기까지 해놔서, 개통시점에서 구간열차화 되는건 피할 길이 없을겁니다. 대신, 시화호 횡단구간이 조기에 완료된다면 서해선 지하구간 직결을 서둘러서, 아예 광명 직결은 장기사업화 하더라도 경의선 일산 착발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량기지 문제가 있는 상황이니, 아예 문산기지를 활용하는 걸 생각하면 될건데, 아마 이러면 운정에 세워달라거나, 행신역 추가같은 아우성이 꽤 나올거라 주저주저 하지 않을까 생각은 들지만, 지금까지 아무생각없이 건설사업을 질러댄 후과라 생각은 해야할겁니다.
서해선 지하구간 중 영업 가능한 지점은 현재 꼬라지로는 김포공항 정도밖에 남지 않았나 싶은데, 가능하다면 초지역과 소사역은 어떻게든 정차가능하도록 대안을 찾아보던가, 아니면 아예 EMU-260 대신에 광역구간 공동운영을 전제로 한 ITX-청춘의 200~220km/h화 차량을 도입해 운용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이럴경우 장항선 공용구간 승강장 규격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일단은 경부고속선 직결선 개업과 장항선 광천구간의 복선전철화 개업까지는 사실상 홍성종착의 잠정개업이 확정적인 상황이고, 직결선을 개업하게 된다면 안중~송산 구간은 전철 전용선으로 전환해야 할 판이라 이것도 민원소지가 다분하니, 차라리 개량형 청춘을 이 구간의 상급열차로 아예 확정시켜 버리는게 맞다고 봅니다.
좀 여담이긴 하지만, 이 개량형 청춘은 GTX-B, C선의 기본사양 차량이 될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일단 이 두 선은 180km/h규격 선로로 지어지는 전용선 구간이 있지만, 양단으로 광역전철 구간을 공용하도록 계획이 되어있습니다. 즉, 청춘과 동일하게 20m차량, 광역 안전문 호환이라는 규격을 맞춰야 한다는 조건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되고, 객실설비는 GTX-A와 맞춰지겠지만 신호, 주행장치는 청춘에 준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즉, 장래 차량숫자에서 규모의 경제는 맞춰질 수 있는 만큼, 서해선 쪽에 개량형 청춘을 운용하는게 별 무리는 없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춘천~속초선 같은데도 이 규격을 쓰는 방향으로 적극 규격활용을 해보는 것도 검토하는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부전마산선 쪽은… 대안이고 뭐고가 없고 일단 구간을 살려낸 다음에나 이야기를 하는게 맞을겁니다. 외려 대안을 찾는다면 경전선 일반열차를 정리해서 순천을 환승역화 하고, 삼랑진 우회로 KTX-이음 투입을 소량이나마 하는 걸 검토할 수 있긴 하겠습니다만, 배차를 늘리자니 장래 이 구간을 정리하는데 민원이 작렬할 가망이 다분하고, 또 무궁화를 삭감하면 중간 소규모역인 화명, 삼랑진, 한림정, 진례 각 역이 공백지가 되는 문제가 따라오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가 되기는 합니다. 이쪽은 그냥 답이 없으니 일단 부전마산선 개통까지 홀드, 아니면 최소한의 우회선 개통 정도로 머무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래저래 꼬여있는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시설 불일치로 인한 개수 비용을 더 쳐박고, 아니면 개통일시를 하염없이 밀고 이런 상황은 정말 제대로 된 사업관리라고 할 수 없는 참담한 꼬라지라 할 수 있습니다. 좀 반성이 있어야 할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