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딜레이 기미가 보이던 인천발 KTX를 본격적으로 밀어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태워지기는 꽤 일찌감치 계획선에 올라가 있었지만 본격화는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일단 계획은 송도역을 기점으로 해서 수인선을 경유해 어천에서 경부고속선으로의 복선 연결선을 신설해 고속선에 진입하는 노선으로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사업비 4,238억원은 일단 연결선 건설과 송도역의 착발선 신설, 그리고 차량 제작비, 그 외에 전력설비 증강과 신호시스템의 개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이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 여유있는 예산이라기는 어렵습니다. 연결선만 해도 근 2천억 정도는 들어가는 사업인데다, 송도역의 모양변경은 설계여하에 따라서 상당히 금액이 커질만한 부분이기도 하고, 차량제작비 역시 단 1편성 제작만으로도 300억 이상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인지라.
어찌되었든 일제강점기 이래로 오로지 경인선 열차에 국한되었던, 전철개통 이후로도 간선열차는 화물과 임시여객만 다니던 인천시에 간선을 누비는 고속열차가 투입되는 것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논란의 사자성어(?) 이부망천도 있듯이, 인천은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외진 지역으로 치부되는게 있었고, 실제 통계를 보더라도 다른 도시와의 이동이 그리 활발하지 않은 도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꾸어볼만한 상황이 왔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고, 또한 수도권에서도 서울 이외의 간선 기점이 새로 생긴다는 점에서는 철도망의 다변화와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됩니다.
다만, 이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인천쪽의 터미널역 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금부터 장기 비전을 가지고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예 내항 일대에 적극적으로 지상 터미널역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해서 해륙연계 터미널의 확충과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 좋겠지만 이건 그야말로 10년짜리 사업이 될터인데다 아직도 내항의 개발 구상이 정해진게 없을테니 무리겠고, 과거 논란이 나오다 끝났지만 지하구간에 KTX를 투입할 수 있도록, 인천역에 정차하지 않더라도 장기구상에 있던 인천공항 착발 KTX를 잡아넣을 수 있게 설계를 잘 잡아내는게 필요할겁니다.
우선적으로 현재 두단식 승강장으로 계획된 송도역의 기본 설계를 크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구내를 키우는 조건으로 해서 현 송도역 상행 승강장을 KTX-이음 중련 규격의 전용 착발 승강장으로 연장 개축하고, 전철용 상행 승강장을 현 선로 북쪽에 새로 만드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건설비도 많이 들어가고, 현재 건널선과 주박용 인상선을 대거 이설하고 토지도 추가로 확장해야 하는 등 일이 상당히 커지기는 할겁니다만, 일단은 이렇게 개축한다면 장래 인천역 및 인천공항 방향으로의 연장에 대비한 설비를 완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어차피 두단식 승강장과 동일하게 운용 가능한 구조가 되거니와, KTX의 착발로 인한 교차지장도 최소화되는 만큼 편의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동선분리를 위해서 별도의 과선통로와 맞이방을 준비해 설치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
인천역 진입 문제는 현재 설비조건으로는 일단 매우 어려운 이야기고, 억지로 투입을 결정하더라도 승강장 안전문 규격의 불일치, 유치 및 착발선로의 부족 문제로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기는 합니다. 지상설비 배치로 미루어 보아, 수인선 북쪽 인상선은 동인천 방향으로 곡선형으로 들어가 있을 가망이 높은데다 위치 또한 인천역 구내 북부의 정비시설 하부까지 도달해 있는 듯 한지라, 여기서 터널을 연장해 영종도 방향으로 꺾기는 상당히 비싸게 치일 가망이 높기는 합니다. 따라서, 이쪽의 방향은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기는 할겁니다. 하지만, 인천역 정차는 차치하고라도, 인천역을 경유해 장래적으로 제2공항철도에 KTX가 직결해서 현 인천공항1터미널역의 유휴 승강장까지 진입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미래 구상으로 밀어볼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2040년 즈음의 인천공항철도 민자사업 종료 이후, 현 용유기지의 확대개편을 통해 인천시내의 차량기지로 운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말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안산역의 서해선 연결선을 활용해서 서해선 및 장항선 방향의 고속열차 역시 착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발 KTX가 호남선 방향으로 운행하는건 상대적으로 우회가 있는 노선이 되기 때문에 도로와의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지기에 약간 한계는 있을거라 생각은 듭니다. 그렇기에 이를 보완하는 노선으로서 서해/장항선 KTX-이음을 일부 받아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우려가 드는 부분 중 하나는 안산선/수인선 공용구간의 용량문제입니다. 이미 현재의 인천발 KTX가 개통하게 되면 과거 공항철도나 경의중앙선에서 이야기 되듯이, 약 3회분에 해당하는 선로용량을 잡아먹는 문제가 따라오게 됩니다. 이미 수인선으로 인해 피크시간대에는 용량포화가 발생해 이로 인한 상습지연이 나오는 지경이기가지 합니다. 인천측에서는 그래서 뭐? 라고 반응할 수 있겠지만, 장래 열차 횟수를 늘리고자 할때 이 부분은 심각한 저해요인이 될 가망이 다분합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한대앞~오이도 구간의 복복선화를 요구할 필요가 있고, 이 복복선화 계획시에 특히 안산~오이도 구간에서는 기지 입출고로 인한 교차지장을 해소할 수 있도록 방향별 복복선 배선을 통해 수인선/KTX와 안산선의 계통분리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설계와 구상이 전개될지는 발표 당일에 살펴보기는 해야겠습니다만, 단기적인 성과나 예산절감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그림을 가지고 계획이 나올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