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포 까지는 아니지만, 이번엔 경북도 주도로 광역전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원래 대구경북권 광역철도의 1단계로 구미~경산을 추진하면서, 장래 2단계로 검토되던 축이 대구선 축이었는데 이걸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북도가 확장을 하겠다고 이야기가 나온 택입니다.
구상 자체는 하루 38회 투입, 최고속도 110km/h급의 일반 전동차를 운영하고 평균시격 30분이라고 다뤄지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편도 38회를 넣는 걸로 계획을 잡은게 아닌가 생각은 들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또 어떤 방향이 될지는 좀 여지는 있을거라 봅니다. 당장에 이쪽 주변이 사실상 서비스 초토화 상태인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접근이기는 합니다.
다만, 누가 돈을 낼 것인가로 갔을때의 대안이 문제가 남는다고 봅니다. 일단 광역전철의 건설, 그리고 차량 조달은 지자체가 일정분담을 가져가고 국가가 70%의 보조금을 내는 걸로 가능은 합니다. 문제는 이후의 결손보전을 누가 할 것인가로 가면 다들 꼬리를 말고 폭탄돌리기를 하는데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가가 사업결정을 하면 철도공사가 손익의 판단없이 받아드는게 보편적이었지만, SR 분리 이후에는 이 암묵의 룰이 파탄이 났고 이건 SR의 재통합이 이루어지더라도 복구되기 어려운 규칙이라 봐도 될겁니다. 동해선의 경우도 이 문제로 사업진행의 지연과 별개로 보전문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고, 부마선 쪽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 경북권과 충청권 광역전철 역시 일단은 시도가 보전을 하겠다고 나서긴 했지만 개업후에는 반드시 내홍이 있을걸로 예상이 됩니다. 사실상 확정적으로 적자상태인 대구선의 영업을 생각하면 저정도 대량배차를 하면 반드시 적자보전 문제가 나올겁니다.
수도권이라면 운임인상으로 총량 흑자를 만들거나 하는 걸로 어찌저찌 대응할 수 있겠지만, 지방 광역시 주변에서는 어지간한 운임으로는 이건 택도 없는 이야기에 가깝고, 사실 세계적으로 봐도 대개의 근거리철도수송은 비채산사업이라서 수익보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늘 문제가 나오는 사업영역이긴 합니다. 그야말로 전인미답의 영역이라 누구도 책임질 생각이 없는, 기재부 역시 재정 안쓰고 자기들이 책임져야하는 운임인상 등의 문제는 철저하게 방기하는 상태인, 그런 상황이라 할겁니다. 여기에 광역전철로 전환하면 경로, 장애, 유공자 무임정책이 그만큼 확장이 되는데, 안그래도 지방으로 갈수록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척되고 있는 만큼, 부산처럼 이용객의 4할이 무임객이더라 라는게 농담이 아니게 될겁니다. 광역전철 확장의 가장 큰 재정적 과제중 하나기도 하고.
일단은 이 보전 문제를 지자체가 덤태기를 쓰던지, 국가재정에서 책임을 지던지 결정이 난다면 포항~대구간은 광역전철 전환이 상당히 바람직한 노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궁화 선택정차로 찔끔찔끔 공급을 제공하느니, 과감하게 경부선축과 같이 2량편성의 광역전철 차량을 도입해서 고빈도 공급을 한다면 편의성도 개선될 뿐더러, 일단 무임문제를 제껴놓고 본다면 비용효율성도 어느정도 담보가 되며, 동시에 기껏 건설해놓은 복선전철의 활용수준도 높힐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 추진중인 대구1호선 금호 연장도 정리가능해서 국가적으로도 에산절감이 가능하고, 그 사업비 정도면 아마 개량사업비에 10년 정도의 보전비용까지 충당이 가능할거라 봅니다.
다만 조건이 있다면, 대구선 무궁화의 전폐가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즉 중앙선이나 동해선, 영동선 등지의 직결 무궁화 내지 장래 EMU-150운행은 남더라도, 현재의 동대구~포항간의 무궁화는 전폐, 그리고 동대구~태화강 구간의 무궁화 역시 폐지 내지 축소 조건은 걸려야 가능할거라고 봅니다. 구 경주역이 폐지된 지금에서는 사실상 KTX의 병행선 정도의 의미밖에 없기도 하거니와, 장래 중앙선 EMU-260까지 투입한다면 실질 구간영업의 의미도 없는 만큼 사업조정의 명분은 있다고 봅니다.
대구경북권 광역철도는 상대적으로 재정에 적극성이 있어서 그런지, 그만큼 국비 교섭을 할 자신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 적극적으로 내지르는 감이 있습니다. 반면 경남도가 주도하는 부마선 등은 영 껄쩍지근한 재정분담 교섭이 지속되고 있어서, 아마도 경남도가 소극적인 재정 부담 태도를 견지해서 그런게 아닌가 보이고 말입니다. 재정문제가 지자체에선 굉장히 민감한 사항이기는 하지만 적극성이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P.S.:대구경북권에서는 추가로 청도 연장이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나쁘진 않다고 보는데, 좀 우려가 되는건 해당구간이 경부선 최대의 난구간인 남성현터널을 끼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종종 화물열차 고장으로 지연파급이 일어나는 구간중 하나인데, 광역전철이 끼어들면 이 구간이 정말 대대적인 지연을 파급시키는 그런 곳이 될 가망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추가 대피선은 물론이고, 도중역의 영업역화를 포함해 검토가 필요할 수 밖에 없을거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