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언급된 구상은 신창역에서 합덕역까지 연결하는 13km의 철도를 신설해서 삼각선 형태로 선로를 구성하고, 전동차를 연장운행하자는 주장입니다. 장래적으로 평택선을 끼워 순환운전까지 하자는 뉘앙스도 포함이 되어 있는데, 나쁘지 않은 접근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전동차를 굴리기에는 해당지역 주변은 그리 개발되어 있지 않은데다, 저 구상의 중심인 합덕역의 경우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라 실제 유효 수요가 나오려면 도시계획이 집행되어 한 10년은 넘게 지나야 뭐가될까말까 한 수준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왜 하필 분기시점이 신창역인가 싶긴 한데, 아마도 도고온천 일대의 쇠락 문제를 교통으로 해결하려는 의도가 깔려있고, 현재 전철의 종착역이니 그렇게 잡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사업은 과거 예타중에 서해안 산업철도라고 장항선에서 안흥항에 이르는 철도 구상이 있는데 이것과 어느정도 맥이 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당시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전에 제기되었던 여객노선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원래 경부선 성환역 접속으로 제기되었지만 중복노선을 피하기 위해 도고 분기로 예타를 돌렸고, 일단은 사업성은 인정받았지만 국지적 사업을 국비로 하는건 의문시되며 인근 서해선 철도와 여타 도로, 고속도로로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는 이유로 기각되고, 이후 서해안고속도로 이래로 충남에 X자형 고속도로망 확충이 되면서 결국 추진력을 잃고 묻힌 사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석문산단 철도가 결과적으로 달성된 지금에서는 물류 운용면에서 이 노선이 필요하게 되긴 했습니다.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기관차 거점은 천안역인데, 서해선 개통 이후 이쪽 연선에 기관차를 투입하려면 평택선의 완공을 전제로 경부선을 거쳐 안중까지 우회해 오거나, 아니면 홍성에서 방향전환을 수반해서 운행해야 하는 난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간소요가 늘어나고, 또 용량문제가 있는 여러 노선에 추가 부담을 줘야하는 그런 약점이 남게됩니다. 그렇다고 물류용 열차를 위해서 기관차 거점을 신설하는건 요즘의 경영합리화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문제도 따라오고 말입니다. 또한 예상되는 주요화물 중 철강재의 수송문제로 가면 석문산단에서 수도권의 철강취급시설이 있는 의왕까지 한번에 넘어가지 못해서 합덕에서 한번, 평택서 다시 한번 방향전환을 하거나, 홍성까지 크게 우회하여 방향전환을 하는 좀 괴상한 경로를 취해야하는 상황도 나오게 됩니다.
물류적 필요성 외에 여객면에서는 아직 연선개발이 부실하고 이미 도로나 버스로 이동하는 루트기 때문에 당장에는 수요가 있을만한 상황은 아니기는 합니다만, 장래 연선개발이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석문산단선의 여객영업이 개시된다면, 서해선에서 아직 여객계획조차 불투명한 평택선으로 안중을 거쳐 2회 환승을 하거나, 아니면 홍성까지 크게 우회해서 와야하는 난점이 남겨지게 됩니다. 여객노선을 단독으로 만들기는 애매하지만, 물류의 필요와 결합해서 한번정도는 다룰만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다만, 현재 이야기되는 신창역 분기보다는, 과거 예타에서 다뤄졌던 도고온천역 분기나, 좀 우회기미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접속선형이 잘 뽑히고 수요면에서 어드밴티지가 좀 있는 신례원분기로 계획해 보는게 낫지 않나 생각됩니다. 개통되면 1호선의 연장은 당연히 기각이고, 천안을 거점으로 구간운전을 하는 방향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된다면 구태여 질러가는 선형에 얽매일 이유도 없고 건설거리도 13km에서 10km전후까지 단축이 가능할겁니다.
아직 논의 초기단계기는 하지만, 불씨를 살려볼만한 안건이 아닌가 생각은 듭니다. 물론, 당국이 여객으로서의 논의를 뭉개고, 물류용 삼각선으로 그냥 삽교에서 서해선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가망도 없지는 않습니다마는, 이쪽의 여객노선 요구는 꽤 긴 뿌리가 있기도 하고 또 장래적으로 수요가 성장하지 않을 거 같은 노선은 또 아니긴 하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