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짧게 몇 역을 둘러본 바로는 생각보다 혼잡도가 제법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3량이라는 굉장히 작은 수송능력과 여기에 철저하게 맞춘 역 설비 때문에 체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겠지만 열차가 도착했을때 멈칫 할 만큼 입석 승객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점, 특히 아침 RH가 한참 지나간 오전시간대에 그랬다는 점은 하반기 부터는 이슈가 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건 일단 연선에 비첨두시 이용객이 끌릴만한 관악산이나 보라매병원같은 수요처가 많은게 일단 한몫하는 듯 하지만, 일단 승하차 추세가 좀 누적이 되어봐야 구체적인 모양새가 나올거 같기는 합니다.
선형 자체가 꽤 다이나믹하다는 느낌인데, 왜 AGT를 여기에 채용했는지 좀 체감이 될 만큼의 꽤 격심한 선형이 느껴집니다. 대충 신림역 이북으로는 곡선도 곡선이지만 상하방향으로의 경사도 제법 격렬한 편이었는데, 다만 도림천을 따라가는 신림역 이남은 생각보다는 그렇게 격심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도에서 보이는 역 위치를 보면 이 사행하는 도로에 어떻게든 최적선형을 뽑으려고 애를 쓴 티가 나기는 합니다마는. 2축차라는 한계가 있어서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승차감은 확실히 철차륜 방식보다 그리 좋지 못하다는 약점은 있습니다. 고무차륜 특유의 빠른 가속을 적극 활용해서 그런 감도 있는 듯 한데, 장래 좀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동력이나 제동쪽에서 울컥거리는 느낌이 없다는 점은 이젠 어느정도 완숙한 제어가 되는 덕이 아닌가도 생각이 듭니다.
몇몇 역에서 내려서 둘러본 바로는, 역 설비가 많이 좁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대방이나 관악산역 만큼은 꽤 수요가 몰릴거라 예상해서, 아마 장래 구내영업을 유치할 생각도 있어서 설비를 넓게 했지만, 이외의 역은 기존의 지하철을 이용하던 사람입장에서는 압박감이 들 만큼 비좁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승강장은 그래도 혼잡대비 겸 법정기준이 빡빡해서 넓직한 편이긴 한데, 다른 설비를 정말 알뜰하게 삭감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물론 넓은 공간이 많은 만큼 관리부담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통행하는 사람이 조금 압박을 느낄 정도가 되면 좀 그렇지 않나도 생각은 듭니다. 우이신설선의 경우는 건축쪽에서 개방감이 있도록 설계를 뽑았는데, 신림선 쪽은 이점에선 조금 아쉽습니다.
환승동선 면에서는 신림역이나 샛강역은 나쁘지 않게 뽑아진 듯 한데, 대방역은 좀 많이 아쉽고, 보라매역도 좀 동선이 얽힌 느낌이라 아쉬운데가 있었습니다. 대방역은 급행선 하선에만 환승통로를 넣었는데, 공사비용 절감 차원이긴 하겠지만 좀 이래도되나? 싶은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덕분에 신길역에 이은 트레인스포팅 스팟이 될거같은 전망이 나오기는 했습니다만서도. 지하로 내려가는 동선도 높낮이 때문인지 빙빙 도는 느낌이라 이점은 좀 아쉬운 구성이었습니다. 보라매역은 아마도 상하동선을 억제하려고 비운임구역을 분단해서 통로를 내서 착오가 생기기 좋은 구조라는 느낌이었는데, 안내체계를 다듬거나 통로의 디자인을 좀 바꾸거나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보라매공원역은 장래 난곡선의 분기역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미 이를 반영해서 설비를 미리 공사해 두고 있습니다. 샛강 방향으로는 열차 합류가 있기 때문에 승강장을 더 만들어뒀는데, 확실히 민자사업이다 보니 공간만 미리 만들어두고 궤도설비는 전혀 설치한게 없는 점이나, 승강장 끝단에서 추가로 터널시공 한거 없이 가벽체로 막아둔게 좀 뜨악한 부분이랄까 그렇습니다. 당연히 입체교차가 전제되어 있으니, 최소한 운행선로와의 교차부분까지는 시공이 있을거라 생각을 했는데, 사업비 문제가 첨예하다 보니 이건 빠져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직 난곡선 공사가 들어가진 않았으니 먼 이야기긴 하지만, 상호직결운행이 전제되니 아마도 운영주체도 일원화해야 할거고, 차량형식이나 신호형식 역시 단일하게 구성해야 할거라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감도 있고 복잡한 기분이랄까 그렇습니다.
차량이나 궤도 쪽은 깊게 살펴보진 않았지만, 나도는 전면영상들을 보면 부산4호선과 분기기 방식이 달라진게 가장 눈에 띕니다. 시종착역 한정으로 보이긴 하지만 가드레일이 돌출되는 형식의 것이 쓰였는데, 이건 일본 닛포리-도네리 라이너가 지진때 분기부에서 탈선했던 사례 때문에 바뀐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외에 궤도 중앙에 나와있던 유도레일 같은게 없어졌는데, 이건 신호방식이 KRTCS이라 불리는 무선통신제어로 바뀐 덕인듯 합니다. 무선통신제어(CBTC)는 김해경전철이나 서해선에서 쓰이는 방식이긴 했는데 외산 장비를 썼고, 카더라로 듣기로는 음영지역이나 터널구간의 신호간섭 때문에 초기 설정에 꽤 애를 먹었다고 했는데, 이번 KRTCS는 이점에서는 안정적인 걸로 보입니다.
이번에 둘러본 신림동 일대, 행정동으로는 서림동, 서원동, 대학동 쪽은 대학가이자 고시촌이기도 하고, 또 비교적 저렴한 임대로 덕에 상경한 사회초년생들이 많이들 입성하는 좀 속되게 비유하자면 양산박 같은 동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법고시가 없어지면서 고시촌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많이 희석되어버렸고, 왕년에 흔히 보이던 고시서점이나 학원가도 거의 없어져서 차분해진 동네 분위기가 되긴 했습니다마는. 사실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대에는 교통문제가 굉장히 심각했던 기억이 있고, 아마도 그래서 경전철이 사업화 되었기는 했겠습니다마는, 지금은 대체도로들이 생기고 해서인지는 몰라도 그정도는 또 아닌 듯 싶기도 합니다. 개통 초기인 만큼 변화가 일어는 나겠지만, 어떻게 지역이 다시 바뀌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