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전철화 사업이 삼척까지 정리가 될 예정이다 보니 전동차 기반으로 갈 가망이 상당히 높고, 그래서 아마도 누리로나 EMU-150을 기반으로 한 차량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좀 밋밋한 열차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설계를 맞추기가 꽤나 어렵기도 한데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안전기준은 좀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승객의 자기책임을 철저하게 봉쇄하는데 방향이 맞춰진 감이 있어서 해외에서 가능한 사업이라도 국내에서는 어림도 없다 암! 하고 블로킹되어 버리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폐지선로나 궤도시설 정도로 내려앉혀지지 않은 일반철도에서 다닌다면 완전히 개방적인 방향이 될 수도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정도 요구하는 바가 있다면, 위의 전망형 돔 객차 같이 정말로 풍경에 올인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좀 시도해 봐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사진은 객차열차기는 하지만, 과거 객차의 중간부분에 전체연장의 1/3정도의 규모로 올라간 라운지 형의 전망 돔이 대세이던 시절에, 풀 스케일 돔을 때려넣은 그야말로 파천황의 디자인을 가진 차입니다. 보통은 작은 구획을 2층으로 나누거나, 높이 제약이 있다면 이른바 하이데커 디자인이라 불리는 객차 바닥면을 높히는 디자인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건 그야말로 인심좋게 일반 2층객차의 상층부를 전부 전망 돔으로 도배해버린 그런 방식입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저런 디자인이 용납되기는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 일단, 전복사고시의 승객보호 문제도 있고, 낙하물에 대한 방어가 불충분한 구조기 때문에, 아마도 최근의 안전기준으로는 저런 디자인이 일반철도구간에 여객영업용으로 다니는 게 허용되기는 어렵기는 할겁니다. 여기에 한국은 극단적인 기후, 여름의 혹서와 겨울의 혹한이 교차하기 때문에 공조 및 냉난방을 대응하기에는 효율도 나쁘고 에어컨의 설치 공간도 확보가 되지 않는 난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차량의 높이 제한을 가장 강하게 받는 영동선 구간이라는 한계점도 있을거고 말입니다. 하지만, 대안으로 쓸만한 디자인이 없지는 않습니다.
바로 스위스의 이른바 파노라마 객차라 불리는 디자인인데, 객차의 창을 최대한 크게, 그리고 지붕 모서리까지 연장해서 그 시야를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전후방향 전망이 확보되지는 않지만, 개방감을 최대한 살리는게 가능하기도 하고, 또 앞뒤 서비스 공간은 유지를 하기 때문에 언더프레임 부분만 확실히 강성을 확보하는 조건이라면 충분히 현대적인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겁니다.
사실 이 디자인 요소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 차량도 일단은 존재하기는 합니다. 바로 ITX-청춘의 2층 부수차입니다. 이 부수차 구조에서 1층 부분을 전동차용 기기와 냉난방기를 적재하는 기계실로 설계를 변경하면 쉽게 하이데커 디자인의 객차설계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억지로 2층 전동차를 신조설계하기 보다는 상당히 빠른 설계를 뽑아낼 수 있을 뿐더러, 창문을 상부와 전면부 쪽으로 확대했을때의 구조안전을 검증한다면 비교적 빠르게 설계를 뽑을 여지가 있을겁니다. 이게 어렵다면, 아예 이 2층 부수차 디자인을 기반으로 선두제어차를 설계하거나, 아예 Mc차를 만들어서 2층차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편성을 디자인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을겁니다. 이거 조차 못한다고 하면 기술력이 없는 회사라는걸 자인하는 꼬라지가 될수밖에 없는거고.
현재 간선전동차의 최소 편성인 4량 구성이라면 2량은 2층차 내지는 하이데커로, 남은 2량은 전망형 객차로 디자인해 넣는다면 충분히 바다열차 다운 디자인이 뽑혀나올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저상홈 대응 문제는 2층차의 하층부에 출입문을 설치하는 조건이라면 2층차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고, 장래 고상홈 전환에 대비해서 단층 부분에도 출입문 설치 공간을 미리 골조설계에 반영해 두거나, 좀더 극적인 설계라면 이 부분은 도어를 달되 수동으로 고정 내지는 개방하게 하고, 안쪽으로 덧붙이는 펜스를 달아서 날씨가 양호한 날에 개방공간 식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겁니다. 이런 디자인을 일본의 관광열차에 적용되기도 했는데, 좀 더 개선된 디자인을 잡아보면 될거라 봅니다.
사실 관광용 열차를 새로 제작한다는건 여러모로 부담이 크기는 하고, 일단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여객수요라는 리스크를 크게 겪어봤기 때문에 기존의 구형 저등급 객차를 모체로 개조하는 방안이상의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는 좀 곤란한 그런 분위기일 가망이 높기는 합니다. 마침 기재부에서 쪼인트를 까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 더더욱 이런데서 비용 조이기를 할 여지가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느정도 수요가 검증되어 있는 롱런 관광열차에 조차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건 어디에서도 창의혁신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 없다는 이야기기도 할 뿐더러, 관광열차가 가진 여러 외부경제효과, 지역진흥효과나 해당노선의 수요유발효과, 또 차량업계에 있어 디자인이나 기술개발 장려 효과를 너무 도외시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더욱이, 바다열차에서 신조차량이 하나 나온다면, 이걸 바탕으로 동해산타열차같은 기존 관광차량의 후계열차 디자인으로 응용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바다열차의 디자인 요소를 무비판적으로 복제재생산 하는 방향이 되면 곤란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풍경 요소를 중시할 수 밖에 없는 관광열차에서 전망이라는 요소를 극대화하고 적은 량수로도 다양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은 관광차량 플랫폼으로서 꽤나 좋은 방향이 될거라 봅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동종 차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장래의 유지관리에도 기여할 수 있을거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