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야기를 듣고 생각난 것은, 아마도 구내작업 현황자료에서 입환작업자들의 실제 현장 가동상태를 보고 그렇게 이야기한게 아닌가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본의 사례기는 하지만, 보통 조차장이나 화물취급역, 또는 차량기지의 구내(構內)에서는 구내다이야라고 부르는 구내작업계획도를 작성하고, 또 실제 이동상황을 사후적으로 기록하는 절차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이는 실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또는 작업이 지연되거나 변경될 경우의 이유등을 분석하기 위한 기록으로, 아마도 사후적으로 근무상황 등을 감독하기 위한 자료로서 작성을 하는 걸로 보입니다. 아래 첨부한 건 개념설명을 위한 예시자료인데, 웹 검색을 해보면 실제로 사용하던 양식들을 수집가들이 확보해서 올려놓은 사진들(대개는 판매목적이지만)이 다수 보입니다.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직접인용은 하지 않지만 검색을 해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여러 샘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근거로, 하루 2시간 반 정도를 근무하고는 실제 근무 없이 휴무에 들어갔다...라는 주장이라면 업무관리에 허점이 많았다라는 지적이 그리 이상한 건 아니긴 할겁니다. 물론, 저런 구내운용에 여유가 어느정도 있어야 하는 부분이 없는건 아닌게, 화물열차는 생각만큼 정시성이 좋은 것이 아닌데다, 가끔 사고나 대량지연이 누적되면 운행중지를 결행하는 경우까지 있으며, 또 중간에 입환 등의 구내작업이 원할하지 않거나 시설측의 작업관계로 지연이 생겨나기도 하는 등, 빡빡하게 운용하기에는 변수가 많다는 이유가 있기는 합니다. 또, 철도측이야 교대근무를 하니 심야시간대 외에 거의 전일에 걸쳐 작업이 가능하더라도, 반대로 하역을 수행해야 할 하역업체나 창고, 연계운송 사업자, 또는 화물의 소요업체들 조업일정이 맞지 않거나 그쪽 사정으로 작업이 안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됩니다. 즉, 이런 저런 미스매치나 여유때문에 구내작업은 "우격다짐"으로 다져넣는게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사람이 야외 현장에서 위험작업을 주구줄창 하는 것은 거의 살인 방조에 가까운 짓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라면 "다수 존재"라는 말을 쉽게 쓰지는 않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생각해보니, 마침 노조측에서의 반론에서도 언급된 거지만, 야간근무 마지막의 새벽근무 이후 비번 휴무에 들어가는 것을 2일을 쉰다는 주장을 한게 아닌가 라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철도공사의 근무체제는 통상일근, 교대, 교번의 세 종류가 있는건 이쪽의 자료나 이야기를 찾다보면 자주 발견을 할 수 있습니다. 교번은 말 그대로 철도업계의 정번 근무라 할만한, 열차 등의 시간표에 따라 매일마다 출퇴근시간이 변경되는, 불규칙 근무이고, 통상일근은 이른바 주5일제 9-to-5 근무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교대 근무는 회사나 업종마다 다양한 패턴이 있지만, 철도공사의 경우는 언론에서 언급되는 3조2교대와 4조2교대 패턴 두종류가 운영되고 있는 모양이고 말입니다.
2교대 근무는 보통 하루를 12시간으로 쪼개서 낮시간대와 밤 시간대의 근무를 잡는, 즉 하루 중 교대 횟수를 이야기 합니다. 노동관계법상의 기준을 맞춘다면 원칙 하루 8시간씩 근무를 해서 3교대를 하는게 상식이겠지만, 보통 심야시간에는 조업 자체가 이래저래 무리가 많아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보통은 조업가능 시간대 위주로 8시간씩을 근무하는 방식으로 짜지만, 철도처럼 24시간 조업이 돌아가는 경우에는 중간에 무급휴게시간을 야간측에 끼워넣는게 보통이고, 그래서 주간근무는 9시부터 19시까지, 야간근무는 이를 뒤집어 저녁 19시부터 14시간 뒤인 9시까지 근무를 하는 형태를 잡습니다. 무급휴게시간 문제는 민간분야에서는 별 해괴하게 휴게를 비틀어넣거나 하는 식으로 유급근로시간을 억지로 까뒤집는 악용례가 많은데, 철도의 경우는 인건비 문제도 있지만 근로기준법 준수 문제가 있어서 저렇게 되었다던가 그렇습니다.
좀 이야기가 빙 돌았지만, 저 야간 근로시간 도중의 휴게시간을 심야시간대에 열차가 없는, 그리고 하역 등의 조업이 안되서 실제로 입환이 불필요한 시간대에 배치를 한다고 가정하면, 아마도 심야시간인 1시부터 5시까지 약 4시간여를 휴게시간으로 설정해 두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화물열차 시간표를 보면 실제로는 새벽 2시대나 새벽 4시대에도 화물열차의 시종착이 있기에, 하역작업이 아닌 열차의 착발관련으로 기관차의 연결분리나 편성단위 이동같은 입환작업 소요가 존재할건데 아마도 근무자 전원이 동일한 휴게시간을 받는게 아니라, 특정인원들은 2~6시를, 또 어떤 인원은 23~3시를 휴게시간으로 배정해서 심야 착발열차에 대응하는 그런 체제가 존재하기는 할겁니다.
여튼, 여기에서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주목해 보면, 2시부터 6시까지의 휴게를 한 인원들이 아마도 이 2시간 30분의 주인공들이 아닌가 라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즉 업무종료에 다른 정리나 디브리핑 시간, 또는 일일업무 전의 준비시간 등을 이래저래 30분정도를 빼고 나면 전일저녁 근무 후 새벽 2시에 휴게에 들어갔다가 6시에 다시 나와 2시간 반을 입환작업에 나서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9시에 업무를 종료했다면 저 2시간 30분 근무라는 이야기가 엇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사람을 "하루 2시간 30분을 근무하고 이틀 연속 쉬더라"했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논평할 말은 하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일상 생활 가능하세요?"
정말 저런 근무체제에 대한 정보를 알고서 저런 주장을 했다면 문자 그대로 악의를 듬뿍 담아 선동과 날조를 한거고, 모르고서 저런 주장을 했다면 직무수행이 가능한지 의심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런 내용이 아주 섹시하다고 생각해 브리핑을 했을 철도행정 당국의 주요 역직자들 모두가 말입니다. 2013년에 방만경영™ 드립으로 언론플레이 치다가 국가배상 사례를 만들었던 "그 조직" 답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