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나 형태관련은 동영상을 참조하면 적당할 듯 합니다. 당연히 나올 거라 생각했던 시설물이 나온 택이고, 이미 광화문광장 조성 당시에도 해당 유구가 나온 바 있기는 합니다. 요즘이라면야 깨끗하게 철거하고 시설을 조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는 철거작업 자체가 상당한 노동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사안이다 보니 그대로 매립해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로라는건 보통 노반이 두꺼워지면 두꺼워지지 낮아지는 경우는 예외적인지라 해외에서도 궤도시설물에 대해서는 종종 이런 경우가 있는 모양이고 말입니다. 특히나, 이번에 발굴된 효자동선 노반의 경우는 1966년 광화문지하도 건설로 인해 조기 폐지된 이후, 존슨 미 대통령 방한으로 도로 정비 공사를 급거 서두르는 와중에 궤도철거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덧씌우기 공사를 한 경우였던지라 안나오는게 이상한 경우였다 할겁니다.
되살리는 건 일단 선형이 아주 옛날 도로의 중앙기점으로 맞춰져 있는지라 도저히 무리기도 하고, 또 기면도 수십cm아래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손대서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시설물이 결코 아니기는 합니다. 또 위치상 이걸 보존처리하기도 어렵고, 그 아래 지층에 또 다른 시설물이 들어가있기까지 한 모양이니 기록 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겁니다. 아쉽기는 합니다마는, 손대기로 한 이상에는 답이 없는 경우일거라. 저기다 경복궁역도 있고 하니 지하도로 저 아래를 정비하고 하는건 도저히 무리에 가까운 이야기일 수 밖에 없고, 도로를 비틀어버리네 마네 하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걸거고 말입니다.
이전 발견 이래 노면전차 흔적들이 종종 보이기도 해서인지 마침 광화문 방향의 세로축은 궤도교통이 제대로 닿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2.3km짜리 트램 축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작년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 축의 궤도교통이 없는 이유는 아마 권위주의 시대부터 내려오는 시민통제나 비상대책의 일환이었을거 같지만, 이젠 시설배치가 완전히 뒤집혀버린 상황인지라 접근을 바꿔볼 만한 여건이 된 거 같습니다. 일단은 비슷한 소리를 했던 전력도 있는지라, 검토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현 서울도심의 통근중심적인 위치는 이미 강남보다 약해졌고 여기에 주요기업의 본사나 행정관서들도 빠져나간 상황에서 이 중심가를 도시상징성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도구로서는 꽤 괜찮은 아이템이긴 할겁니다.
2.3~2.4km 정도의 단거리 노선이라는 점은 사실 지나치게 짧은 감은 있긴 하지만, 아마도 이걸 해본 다음에 북쪽 또는 동서축으로의 연장이나, 지선의 추가같은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긴 할겁니다. 또, 초기 사업에서 장대한 노선을 계획하는 건 그만큼 많은 사업비가 필요하게 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협의와 조정이 필요하고, 검토과정이 길어진다는 점에서 사업범위를 적당한 수준으로 묶어 접근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생각이 됩니다.
좀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보면, 기점을 서울역으로, 종점을 광화문으로 잡은 건 서울의 중심가로 축을 지상에서 관람하며 이동할 수 있으니 관광객으로서는 꽤나 매력있는 시설이 되기는 할겁니다. 다만, 이 도로축에는 그만큼 버스가 집중되고, 또 도로교통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집중되는 구간인지라 노면공용 조건으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루트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특히 애로가 많을 걸로 보이는 지점은 남대문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구간이 그러한데, 편도기는 하지만 버스중앙차로가 운영중이고, 상당히 많은 버스가 이 도로축을 지납니다. 자가용 트래픽이야 일단 별론으로 하더라도, 버스가 저정도로 집중되는 축에 트램이 섞이면 정류장 운용부터 상당한 곤란이 있을거라 예상되고, 장기적으로 궤도측의 유지보수가 들어가야 할때 정말 손쓸 방법이 없어질 가능성도 다분하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 서울역 앞 도로는 버스들의 일대 터미널이 되어 있어서 이 사이에 트램 승강장을 끼워넣을 수 있을지도 많이 회의적입니다. 당장에 횡단보도를 꺾어서 배치해 놓을 만큼 도로 트래픽 관리가 아주 민감한 지점인데다, 이 버스 승강장들을 설치하기 위해 역 광장을 파고들고 서울스퀘어나 남대문서 앞쪽의 인도까지 빡빡하게 깎아들어간 그런 판인데 여기에 어떻게 끼워넣을 수 있을지 솔직히 엄두가 안난달까. 그나마 근래 GTX-A공사 이유로 개착공사가 돌아가는 중이어서 공간을 이리저리 흔들어놨고, 그걸 좀 어떻게 써볼 여지는 있을법도 합니다마는 아마 실제 검토에 들어가면 각이 정말 안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지만, 칠패로와 염천교를 경유해서 서울역 서부에서 출발하는 형태가 되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기존 역 고가를 보도화 하면서 염천교 트래픽이 좀 늘어난 게 걸리긴 하지만, 일단 구 민자역사 앞 교차로 공간은 상당히 부지여유가 생기기도 했으니 시종착 시설을 넣기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기도 하고, 또 마침 서울역 북부 개발이 슬슬 시동이 걸리는 중인 만큼 궤도교통을 맞춰넣는다면 다중시설의 유효활용 효과나 도로 교통 분산 효과도 얻을 수 있을겁니다.
장래의 북단측 연장은 효자동선의 전통을 따라 자하문로 축을 따라 북상하는 것도 가능할거고,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송현동 방향으로 꺾어나가는 것도 가능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송현동 쪽으로 접근해서 해당 부지의 활용을 연계하고, 더 나아가서 혜화동까지 뻗어서 각 고궁을 연계하고 지금은 좀 많이 주춤해진 대학로 주변의 문화거점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을 좀 모색해 볼 가치는 있지 않나 봅니다마는, 장래 효자동을 거쳐 세검정에서 강북순환선과 연계해서 단순한 관광 트램을 넘어 도심 세로 대중교통축선을 하나 만들어내는 것도 해볼만 한 이야기가 될거라 봅니다. 마침 청와대도 비었으니, 보안 관계로 궤도사업을 하네 마네하는 건 좀 해소가 될 거같고 말입니다.
법 문제도 걸려있고 해서 실제 추진까지 엄청나게 오래 걸릴 가망이 높고, 또 이후의 전개과정에서 어떤 논란과 분쟁이 따라올지 또 모를 일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좀 검토 자체로도 의미는 있을만한 그런 사업이 아닌가 생각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