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번에 건설하는 노선은 다마치에서 도카이도 본선에서 단선으로 분기, 하네다 공항 제2터미널 하부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도쿄에서 하네다 공항까지 환승없이 한번에 연결하는 일종의 직통노선으로 계획된 노선입니다. 건설 완료 이후에는 현재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고, 환승이 수반되는 루트를 18분만에 환승없이 주파가능할 예정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일단 완공 목표는 2031년을 이야기하고 있고, 아직 확정적인건 아니지만 하루 운행횟수는 72개 열차 정도가 될거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볼만한 부분은, 이 사업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다마치~도쿄화물터미널 인근 까지의 구간은 실은 이미 철도가 부설되어 있는 구간을 개량해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오오시오 선(大汐線)이라 불리는 도카이도화물선의 사용중지 구간을 활용하는 건데, 다마치 인근 접속구간 외엔 궤도까지 아지 남아있는 복선 시설물로 그야말로 반쯤은 날로 먹는 느낌의 공사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중지 시점이 1998년경으로 거의 20년이 넘게 방치되어 오던 시설물인데다, 건설 시점도 구 국철 시절의 것이다 보니 보수보강이 상당히 들어가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지금은 전부 개발되어서 흔적이라고는 복원한 역사 정도만 남은 시오도메 화물역이나, 지금은 철거해서 개발 중인 츠키지 시장 등지로 각종 화물의 운행에 쓰이던 선로로 흔히 말하는 잉여시설인 셈이니, 어떤 의미에서는 금의환향이라고 할 수 있을법도 합니다.
사실 이 사업이 이야기가 나온건 거의 20년도 더 된 사안이고, 현재의 노선계획도 2016년에 정부에 의해 획정이 되었던 것이었는데 정작 JR동일본은 소극적이어서 말이 좀 나오던 편이었습니다. 일단, JR동일본은 2002년에 도쿄모노레일을 인수하면서 도쿄에서 하네다공항으로 가는 궤도사업을 하나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철도와의 접속이 불편하거나, 철도에 비해 수송력이나 속도면에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던 기존 사업을 확보해 굴려오던 상황인데 이걸 하게되면 결국 자기 사업으로 자기 사업을 때려잡는 제살 깎아먹기가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우에노도쿄라인 개통 이전에는 도쿄역의 도카이도 본선 착발능력을 그야말로 한계까지 우려먹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런 분기 지선을 추가하는건 물리적으로 무리라고 해도 과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뭐, 우에노 도쿄라인에 해당하는 도심 연결선 공사가 워낙 장대한 사업이다 보니 도심지에 새로 선로연장 공사를 벌이는 건 무리가 있기도 했고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태도가 소극적이었지만, 주무관청인 국토교통성은 반대로 적극적이었는데, 철도쪽 보다는 항공쪽에서 압박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나리타공항은 토지문제로 70년대 내내 전쟁상태에 가까운 혼란의 도가니를 거쳐, 지금의 괴상한 설비조건으로 개항해서 용량의 한계가 상당했고, 하네다공항은 나리타공항 건설 시점에 이미 포화지경이다 보니 국내선 전용으로도 빡빡한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을 필두로 아시아 국가들이 각각 대규모 공항정비에 착수, 개항하면서 이른바 "허브공항" 쟁탈이 벌어지게 되고, 일본은 지방공항이 많은 반면 정작 허브가 되어야 할 국제공항은 설비가 다들 애매하다 보니 항공사의 허브 유치에서 밀리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게 정말 그정도로 대단한 경제적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는 좀 애매하지만, 어찌되었던 2000년대 내내 일본 항공정책을 두들기는 논란이 되어버렸고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나리타는 나리타대로 계속해서 현지 토지문제를 풀어가는 한편으로, 하네다 공항은 도쿄항 수로 문제와 하천 유로 확보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제4활주로 추가 안건을 극한의 비용을 들여서 교량구조물 형태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여타 활주로의 규격이나 방향문제도 이래저래 해결해서 하네다 공항의 용량 확충에 매진해서 국제선 취항이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또 그 덕에 이용객도 상당히 늘어났는데, 이에 맞게 교통 인프라의 핵심인 철도를 끌어다 댈 필요가 늘어나서 급거 이 사업을 푸시하게 된 모양새입니다. JR동일본은 사실 국가 및 공공지분이 사실상 0인, 민간기업인 상태지만 정부가 까라는 걸 계속 뭉갤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보니 결국 저 사업을 하게 된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그나마 정부에서 무작정 "해줘"만 할 수는 없으니, 도쿄화물터미널에서 하네다공항까지는 국토교통성이 건설하고 JR동일본에 시설을 대여하는 사실상의 공공사업 형태로 하기는 합니다마는.
결국 철도라는게 그렇지만, 공공사업으로 정책방향에 따라 이래저래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사업일 수 밖에 없고, 더욱이 자본 소요량을 생각하면 그 리스크를 민간의 온전한 책임으로 할 수 있는 건 애초부터 먼 이야기라 할 수 있을겁니다. 이번 사안도 딱 그런 느낌으로 눌러담겨진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우리는 워낙에 기성투자가 빈약하기 그지없으니 무리긴 하지만, 워낙에 과거의 시설이 많고 그걸 잘 활용해서 새 사업을 뽑아내는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봐둘 필요가 있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이래저래 괴상한 직결, 분기사업을 마구 만드는건 좀 아니긴 합니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