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호남고속선 좌석 수급 문제 가지고 KTX-1 차량을 안넣고 열차 증편도 안해서 차별이라는 식의 언플이 보입니다. 구형차량 투입한다고 까이던게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인데, 이젠 반대로 좌석수 많은 구형차량을 안넣는다고 까이는 걸 보면 참 세월의 변화가 느껴진달까 그렇습니다.
뭐... 길게 말할 것도 없고, 그냥 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어서 증차고 뭐고가 지금 안되는 상황이라는게 맞습니다. 그러다보니 숫자가 어떻든 간에 대책이 없는게 현실이고 말입니다. 카더라로는 호남선이 상대적으로 승차율이 다른 노선대비 저조한 면이 있다고는 한데, 이건 장사가 시원찮은 서대전 경유편들과 촌탁성 열차인 서대전 시종착 열차가 희석하는게 있어서 그렇지, 다른 노선보다 월등히 작은건 아닌걸로 추정은 됩니다. 수%정도의 승차율 차이라는건 말단구간에서 얼마나 채워가느냐로 갈리는 부분이 있을거라 10%단위로 차이가 벌어지는게 아니라면, 열차별로나 비교할떄 유의미하지 노선별로는 큰 의미가 없는 비교지표인 경우기도 하고 말입니다.
사실 호남고속선 계통은 평택~오송 구간 병목에 가장 취약한 계통이기는 합니다. 경부선은 현재도 대전까지 기존선을 태워서 보내는 것으로 병목구간을 회피해서 운행시키는 방법이 있고, 실제 이걸로 고속선 임시편이 봉쇄된 현 상황에서도 약간이나마 임시편을 운영하는게 있습니다. 하지만, 호남선은 이렇게 하다가는 서울서 익산까지 기존선으로 주파를 해야하니 실익이 거의 없다시피 한지라, 사고로 인해 고속선이 막히더라도 기존선 우회운전은 정말 최소한도로 검토하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요즘처럼 수송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정말 쓸만한 대안이 없는 문제가 생겨버리는 거고 말입니다.
일단은 이걸 풀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대안은 SRT의 중련운전을 실시하는 겁니다. 물론, SRT의 자체 차량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긴 합니다마는, 기존선 직결운행을 KTX를 붙여서 하게 된다면 1~2편성 정도의 SRT 운용여력을 확보해서 호남선 SRT의 중련운행 편수를 좀 만들 수 있을겁니다. 운용을 잘 짠다면 기존선 직결을 갔다온 KTX들을 광주기지 입출고로 돌려서 시간대가 좀 아쉽더라도 좌석공급을 늘리는 용도로 쓸 수 있기도 할거고 말입니다.
그 외에는 결국 평택~오송 복복선 건설이 끝나고, 관련해서 차량도입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그런 영역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EMU-320 발주가 나간게 있고 이게 들어올 즈음이면 차량면에서 여력이 늘어나게 되고, 설사 그게 단순히 KTX-산천을 EMU-320으로 1:1 대체하더라도 열차당 1량 분 정도의 좌석은 더 공급이 이루어지니 그즈음엔 좀 숨통이 트이기는 할겁니다.
그보다 더 열차횟수를 늘리려면... 일단 노조측 주장이라서 정부는 일축하는 이야기긴 하지만, SRT와 KTX를 통합해서 차량운용을 단일화시키고 회사가 갈려서 열차시각 경합을 억제시키기 위해 안전마진을 세게 잡아넣은 선로용량 일부를 풀어쓰면 되기는 할겁니다. 카더라로 듣기로는 이 마진으로 30회 정도의 여력이 고속선에 있다고 하긴 하는 모양인데, 이 여력의 절반 정도를 주말 한정으로 차량운용 단일화로 얻은 차량 운용상의 여력을 쥐어짜 넣으면 경부선 외에 호남선으로도 증차를 뿌릴 수 있기는 할겁니다. 물론, 국민의 이익보다 나으리들의 일자리가 소중한지라 아마도 "그런거 없다 식고자라"로 대응할거긴 합니다만.
KTX의 증강에만 한정이기는 하지만, 장래 EMU-150 차량 투입이 안정화되면, 호남/전라선 계통으로 보내는 ITX-새마을들은 익산 위로는 복합열차 기반으로 보내서 금천구청~서울 구간의 용량을 벌고, 이렇게 확보한 열차 슬롯을 저 안전마진으로 잡아넣은 평택~오송간 용량여력을 활용하는데 충당하는 것도 방법이 되기는 할겁니다. 또, 겸사겸사 호남, 전라선이 각각 쓰던 일반선 슬롯을 통합해서 EMU-150 복합화하면 적어도 하루 4~6왕복 정도 일반선 열차를 증강하는 것이 가능할테니 이것도 일단은 제한적이지만 용량대책이 될거긴 할겁니다. 무궁화가 퇴역하고 나면 다시 공백이 되긴 하겠지만.
사실 주말 수요가 워낙 주중대비 크다는게, 즉 파동수요라는게 이 모든 원인의 근원이기는 합니다. 광역전철이나 도시철도에서 RH대비 NH수요가 과소한 몇몇 노선들 처럼, 결국 수송력 여력을 충분히 갖추어야 받아낼 수 있는 수요인데, 이건 사실 경영상으로는 투자 과다를 깔고있어야 받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 되지 않는 수요라 할겁니다. 그래도 철도가 가지는 공익성을 생각하면 이건 좀 감내해야 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그냥 해줘로 일관하고 운임 인상같은 수요측에서의 대책이 없는 현실에 대해서 당국자들은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