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고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고, 그렇다고 꽤 심각한 장애사안이 될 뻔 했지만 그럭저럭 수습된 케이스인데... 신호를 잘못내서 잘못된 선로로 여객을 태운 열차가 가버렸고, 그걸 바로 수습하지 못하고 화물 및 임시열차가 운행하는 별도의 노선으로 빙 돌려서 수습하는 꽤나 독특한 사건이라 할겁니다.
대충 해설로는 아침 6시 반 경에 오후나 역에 도착했어야 할 도카이도 본선의 전동열차가 잘못해서 도카이도 화물선 방향으로 개통된 상태의 선로로 진입, 그대로 도중의 4개역, 오후나, 토츠카, 요코하마, 가와사키에 정차하지 못하고 별도의 경로를 거쳐 무사시코스기 임시정차 후 시나가와에서 본선으로 복귀해 정차했다고 합니다. 도카이도 본선에는 오다와라 부터 이른바 객화분리라고 해서 여객열차와 둔중한 화물열차의 운행선을 분리하기 위한 복복선이나 연결선 공사가 여럿 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사건이 생기고, 또 그 덕에 열차를 도중에 운행중지 하지 않고 수습을 그럭저럭 한 경우라 볼 수 있을겁니다.
사건이 왜 생겼는가는 좀 더 말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운전사가 신호를 착각해서 들어갔다는 해명은 이래저래 이해가 안되는 해명이기는 합니다. 일단 여객열차가 분기 앞에 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신호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한 점이고, 또 오진로 상황에서 왜 퇴행같은 응급조치가 안된건가가 이상한 점입니다.
첫번째 엉뚱한 방향 신호가 난 이유로 덧글에서 언급되는 레일운반용의 업무용 동차가 앞서서 운행했다는 이야기가 뭔가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추정으로는 아마도 열차인식에서 오류가 나서 업무동차에 부여할 신호를 PRC나 담당 관제사가 잘못 신호를 냈을거 같은데, 정작 관제 이야기 없이 운전사 이야기가 나오는 걸 봐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가망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마도 신호를 취소하려고 해도 너무 임박해버리거나, 아예 신호를 넘겨서 정차해 버려서 이도저도 못하게 되었던게 아닐까 추정이 됩니다.
두번째 퇴행을 하지 않은건 일단 관계직원이 현장에 가서 선로전환기를 수동으로 취급하거나 해야하는 문제가 있어서 역에서 약 1km떨어진 해당위치까지 적시에 대응이 안될거라 본게 컸을거라 봅니다. 아마 후속 열차가 줄줄히 밀려 있는 상황이고, 아마 바로 뒤의 열차가 역에서 억지 상태로 대기하고 있는게 아니라서 열차를 퇴행시키는게 많이 곤란했던걸로 생각됩니다. 도카이도 본선의 전동열차는 보통 15량 편성으로 운행되고, 10량이면 "예외적으로 짧은" 열차 취급까지 받는 구간인지라, 퇴행으로 400m쯤을 이동해야 하면 수습에 너무 장시간이 걸려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좀 예외적인 사안이긴 하지만, 결국 본질은 PRC나 집중관제 형태로 집약하다 보니 현장력이 떨어지고, 크로스체크를 해 줄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해진게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업무용 동차같이 특수한 사양, 특수한 경로의 열차가 다니는 경우라면 이게 원인이 되어 지연이 생기거나 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서 이래저래 초조감이나 혼란상황이 벌어지기 좋은데 이 상태에서 몇가지 실수가 겹치면 이런 해프닝으로 이어지기 좋습니다. 이때는 시스템이 방어를 해준다 해도 한계가 생기기 좋고, 결국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인원이 백업을 해 줄 수 있어야 했을겁니다. 물론 무한정 인원을 늘릴수도 없고, 또 둘 다 뚫리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완벽한 대안이 될수는 없겠습니다만, 업무설계에서 비용절감과 인원합리화 일변도로 진행되어 왔던 역사가 여기에 이르게 된 감이 없진 않을거라 봅니다.
이게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추가정보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번 JR동일본 가와고에선의 데드록 사건도 후속보도가 따로 나오지는 않았던지라, 이번 것도 그렇게 유야무야로 넘어갈 거 같단 생각은 듭니다. 물론, 모든 이례적인 사건을 사고나 장애로 다루어서 엄밀한 조사가 시행되고 결과공표를 강제하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을 후달궈 놓으면 안날 사고도 나기 좋아지기는 하니 나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 받아들이는게 답이겠습니다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