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KTX 마비' 코레일 부실 안내에 승객불편…개선할 것"
구토부 나으리들이 지연정보가 부정확하네 어쩌네 하고 또 지랄병이 도진 모양입니다. 사건이 하필 하행 여객이 폭주하기 시작하는 금요일 오후다 보니 상황이 굉장히 안좋았던게 있고, 그래서 대체차량이나 운휴 결정이 지극히 어렵고 쇄도하는 여객들 때문에 어지간한 인력 투입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그런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여기에 들리는 말로는 전력공급이 두절된 구간 내에 차량이 2대, 전기 문제로 고장차량도 있었던 모양이라 운전정리도 굉장히 난감한 그런 상황이었을겁니다.
이 상황 자체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지만, 입출고가 전면적으로 막히면서 운행이 심각한 파행상태가 되는데 있습니다. 여기에 정보 제공에서도 원활하게 정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닌게 열차가 운행을 마치고 승강장에 잡혀 있는 한편으로, 기지에서 새로 나오는 차는 없어서 열차에 충당될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 차량 충당을 임시변통해서 종착한 열차를 어떻게 쓰네 마네 하면서 의사결정이 따라붙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됩니다. 즉, 운전관제 단독으로 판단을 내릴 수도 없고, 지원관제업무라 할 수 있는 차량관제라던가, 아마 서울역에 배치되어 있는 청소용역원의 업무관리자와 3인4각의 형태로 변통을 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난장판이었을겁니다. 뭐, 이미 관련개소에서 반대선 운전 같은 대용취급이나 복구작업통제, 이미 착발선 부족이나 순서 맞추기 때문에 열차를 잡아두거나 하는 각역의 로컬관제원과 유지보수 관계직원까지 모조리 엮여있는 상황이지만, 이쪽은 열차 충당과는 좀 부차적으로 관계가 있으니 좀 접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차라리 대전이나 대구 정도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져 있다면, 이미 각 시종착역에서 올라오는 열차들의 운용여부나 발착순서, 우회 여부가 거의 결정이 나 있는 상황에서 운전관제가 상황을 주도하는게 가능했을겁니다. 하지만, 기지 주변, 시종착역 근처에서 발생한다면 저 차량의 충당 문제가 걸리기 때문에 차량측 지원관제의 의사결정이 운전관제의 판단과 충돌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게 됩니다. 더욱이 입출고 열차가 올스톱 내지는 아주 제한적으로만 가능한 상황이 되어있다면, 정말로 차량의 입출고나 충당여부 판단이 운전의 판단, 즉 어느 열차를 보낼 수 있는지를 오버라이딩 해버리게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질 수 밖에 없고 말입니다. 또 이렇게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중간에 이걸 받아정리해서 각부에 정보를 분배하는 그런 작업을 할 사람이 붙어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력부족과 과부하가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이런 관리가 제대로 될리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 할겁니다.
지금 구토부 나으리들의 말은 국가사무인 관제가 까라면 까야지 말이 왜 많냐 수준의 주장을 비틀어 말하는 그런 수준인데, 까란다고 없던 차량이 갑툭튀로 생겨나고, 까란다고 1폐색에 2개열차를 우겨넣고, 운행 불가능한 선로에 차가 다녀지고 그런게 아니라 할겁니다. 또 운전관제들이 주로 보고 판단을 내리는 궤도회로 기반의 스케마틱 영상만으로는, 어느 선로에 어느 차가 있는지 까지만 알지, 열차의 발차가 가능한지 아니면 차내의 혼잡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고장이나 승객 트러블이 있는지를 알 수 없고 이런 정보는 결국 현장의 관계직원과의 직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어렵습니다. 이걸 AI를 통환 고도관제가 어쩌고 하는 건 그야말로 언어도단에 가까운 만용이라 할거고 말입니다. 또 모든 직원들이 떠드는 걸 소수의 관제직원이 받아내는 것 또한 물리적으로 무리가 있는거고. 이걸 도막쳐서 안그래도 오류와 혼란의 가능성이 다분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해체하려고 하는 현재의 상황은, 상황을 더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이지 사무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는 가기 힘들다 할겁니다. 즉, 현실에 발을 디디지 않은 "컨트롤"이라는 건 1945년 4월 말일의 벙커에 쳐박혀서 편제가 유지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SS부대에 공세를 지시하는 히틀러와 같은 모양새와 크게 다르지 않달까.
이번 상황에서 안내 자체는 미시적으로는 좀 잘못나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거시적으로 보면 복구예정시각을 현장확인 이후에 꽤 정확하게 안내를 했었고, 이후 오래 밀려있던 열차들이 장시간 지연을 달고 출발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어찌되었든 운행재개 자체도 그런대로 잘 맞춰졌던 걸로 보입니다. 이걸 더 정확하게, 실수없이 맞추는 방법을 요구한다면... 일본철도의 방식을 그대로 쓰면 되기는 합니다. 해당 사고구간과 관련된 모든 열차들은 각 역에 전부 세워두고, 복구예정, 가급적이면 여유를 충분히 두어 잡은 시각이 나오는 시점에서 운행재개 계획을 짜서 각역에 팩스를 통해 업무연락 문서의 형태로 통지하며, 조기복구가 되건 말건 상황이 어떻게 되건 그 통지 기반으로 재개를 돌리면 사안의 7할 정도는 관리가능하게 실수없이 재개가 될겁니다. 그 동안 임시변통이고 뭐고도 없고, 각 역에서 분노한 여객들이 멱살잡이를 하건 폭동을 하건 말건이고 오로지 플랜의 실수없는 실행만이 평가체계가 된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아마 이렇게 하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네" 라는 모호한 인상평가를 기반으로 아마 두들기겠습니다마는.
사실, 이번 상황은 한국철도가 가지는 기저의 문제들이 다시 한번 연쇄해 나와버린 그런 케이스라 할겁니다. 고속선은 사방팔방으로 분기를 치는 구조로 복잡한 네트워크가 되어 있어서, 어느 결절에 문제가 생기면 그게 거의 모든 부분의 파행으로 확산되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수도권고속선을 새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거의 모든 고속열차와 간선열차가 경의선 서울~신촌구간을 거치게 되어 있어서 여기가 터지면 간선이 거의 마비가 될 정도로 파급이 근 구조입니다. 구간열차가 없어서 서울착발의 간선이 두절되는 순간 지역간 교통이 파행이 나고, 우회선도 부실해서 이런 사고를 피해 다른 루트로 다닐 수도 없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간선은 지정석, 지정열차 기반으로 돌아가다 보니 여행변경을 위해서는 앱이든 전화든, 인터넷이든 통신이 불가결하고, 아니면 창구에 몰려가서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어 사고시 과부하 문제가 반드시 노정되게 되어있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창구와 직원 숫자는 경영합리화를 위해 대폭 줄여놨고, 개집표 업무도 없애놔서 상황이 생겼을때 투입가능한 자원도 극히 제한적일 뿐더러, 정부 등의 공공홍보 목적으로 전광판에 쓰잘데기 없는 정보를 돌려 송출하느라 상황을 안내해 줄 시설내 미디어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게 되어 있습니다. 로컬의 사정따위 알게뭐냐라는 중앙정책 우선 덕분에 구내방송을 뭉개고 중앙방송과 차임이 나가기 일쑤고, 그 정보는 로컬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고 말입니다. 이걸 해결하라고 뭔가 지시나 권고를 떨궈대지만, 중앙정책에 찌들은 사람들이 떨구는 건 현실성보다는 행정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들 투성이라 또 다른 문제를 만들기 일쑤가 될거고.
잘했다 못했다는 논평하는 것 보다 중요한건 결국 무엇을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찾는 것이고, 또 군중을 대상으로 하는 대량수송기관이라는 특성상 가능한 범위를 한정짓고 할 수 없는 것은 확실히 할 수 없다고 컷 오프를 하는 정책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뭐 그런거를 잘할 거 같으면 이지경이 되지도, 또 저런 식의 보도자료나 내던지고 다니지는 않았을겁니다. 다음 상황이 어떻게 닥쳐올지는 모르겠지만, 뭘 어떻게 하든 자기 책임은 없고 코기방패나 세워서 면피할 나으리들이 또 나오게 될거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