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가 몇 일 된거긴 하지만, 이거 덕에 수소 버스들이 전부 마비 상태가 터졌다는 점에서 대중교통 시스템에 수소연료전지를 쓰는 것의 리스크를 좀 알 수 있지 않나 그리 생각이 듭니다. 일단 다른 정보소스를 찾아보니, 해당 플랜트는 LNG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가 아니라 바이오메탄에서 개질로 얻는 수소를 공급하는 경우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미처리된 메탄이 혼입되거나 아니면 일산화탄소같은 다른 이물질이 혼입되어서 연료전지가 맛이 가버린 경우로 보입니다.
사실 이런 케이스 자체는 처음이 아니라서, 지난 6월에도 한 케이스가 있었기는 합니다. 평택에서 출하된 가스에서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가 혼입되었는데, 이걸 검지하는 장치가 고장이라 잡아내지 못하고 출하해 차량 고장을 일으킨 경우였습니다. (링크) 아직까지는, 품질관리 면에서 시행착오가 제법 있는 그런 상황으로 볼 수 있을겁니다.
물론 석유 기반 연료라고 혼입이나 품위 사고가 안나는건 아닙니다. 가장 흔한 케이스로 경유차에 휘발유를 꼽아버리는 경우가 있겠고, 왕년에 전설로 전해지는 항공유에 물이 섞여 전투기가 추락했다거나 이것도 연료품위 사고라 할겁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가 되는 건 이정도지만, 장기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등유 혼합사용이나 솔벤트 사용, 그리고 과거 문제가 되었던 커먼레일 엔진의 바이오디젤 사용 트러블 같은 것도 있고, 석유연료가 반드시 우월한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굴려먹어본 짬밥의 수준이 1세기 단위로 다른것도 있고, 그래서 예방적인 허용공차가 좀 충분하다거나, 사후적으로 조치를 하는 것들이 어느정도 체계화 절차화가 되어있는 경우와, 아직까지 전인미답에 가까워서 앞으로 몇 년 몇 십년쯤을 더 두고봐야 하는 그런 시스템은 상용으로 쓰는데의 난이도 차이가 크다 할겁니다. 그리고 수소연료전지는 그 전인미답에 가까운 영역에 물건이고 말입니다. 들리는 말로 수소 연료전지용 수소의 요구품위가 거의 99.9% 수준이라고 하는데, 물론 정상적인 플랜트에서 생산이라면야 문제가 없을테지만, 경우의 수가 이렇게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아직까지 백업 시스템이 불충분하다는 점에서는 역시 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백업용의 디젤동차를 더 사들이든, 아니면 디젤기관차를 활용해서 어떻게든 굴려볼 수 있는 객차를 좀 사들이든 그럴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일단 모터카 차량 기반으로 400마력 정도의 동력차에 객차를 연결한 PP형태의 차량이나, 아예 대형 전기모터카를 기반으로 2량이나 3량 고정편성형으로 최고속도 80~100km/h정도의 차량은 동력계가 검증되어 있으니 객실부만 잘 설계되면 승차감 빼고는 쓸만한 차가 나올 수 있긴 할겁니다. 장래 빠른 안정화가 되어서 수소차량이 일반 디젤이나 전기 차량만큼의 사용성이 담보된다면야 잉여투자가 되어 감가상각을 까먹는 요소가 되긴 하겠습니다마는, 이정도 여력을 가지고 있는게 국가의 기본 사업자로서는 반드시 단점은 아니라고 보고, 관광이나 국제사업에 유용할 수 있는 여력의 자산으로 쓰일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결단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